인천시민‧대학생 150명, 4t 규모 대형 백 20개 치워
지난 26일 오전 11시 인천 강화군 서도면 불음도의 영뜰해변. 2㎞의 긴 해변에는 각종 스티로폼을 비롯해 페트병 등 각종 해양 쓰레기로 가득하다. 주민들이 수시로 해안가의 쓰레기를 주워 모래사장 윗편에 모아둔 쓰레기 더미가 무려 40여개에 이른다. 이 쓰레기 더미에선 성인 남성 키만한 대형 스티로폼 부표를 비롯해 바다에서 떠내려오며 잘게 부서진 조각들, 그리고 엉켜있는 밧줄까지 가득하다. 여기에 각종 포장용으로 쓰이는 스티로폼 상자와 중국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음료 페트병은 물론 크고 작은 생수 페트병과 과자 봉지, 컵라면 용기 등도 잔뜩 쌓여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주민들이 수시로 해변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 윗쪽에 모아둔다”며 “하지만 대부분 고령자다보니, 이 모인 쓰레기를 치울 마땅한 방법이 없어 이렇게 쌓아 둔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많이 오거나 대조기 등 바닷물이 많이 찰 때는 자칫 이 쓰레기가 또 바라쪽으로 쓸려내려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해변 끝자락 사람이 오가기 어려운 바위절벽이 있는 곳은 이 같은 해양쓰레기가 아예 잔뜩 널부러져 있다. 크고 작은 스티로폼 부표부터 각종 플라스틱 생활쓰레기들이 파도에 밀려 바위 위까지 올라와 있다는데도 주민들의 손이 닿지 못해 치워지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섬 지역의 해양 쓰레기가 각종 장비와 인력 등이 부족해 해안가에 쌓여만 가고 있다.
이날 인하대학교(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 인천대학교, 볼음도생태계마을영농법인,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기후&생명정책연구원,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푸른두레생협 등은 공동으로 볼음도 해안에서 해양쓰레기 수거를 했다. 해양쓰레기 수거에는 시민과 대학생 150여명과 인천시 해양환경과 및 강화군 볼음출장소의 협조 등으로 함께 이뤄졌다.
볼음도는 주민들이 공공근로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부족과 함께 노령화로 접근이 어려운 해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거가 이뤄지지 않고 계속 쌓이고 있다.
볼음도가 한강하구의 바다 쪽 끝에 위치하고 동서로 길쪽하게 하구를 막고 있는 형태다보니, 북쪽 해안에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등 강에서 떠내려온 하천유입 쓰레기들이 쌓인다. 남쪽 해안에는 스티로폼 부표 등 바다에서 떠밀려온 해양쓰레기가 집중적으로 쌓이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수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집하장까지 운반문제와 최종처리까지 시간이 걸리다보니 다시 흩어지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이날 시민과 대학생 등이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4t 규모의 대형 백 20개 분량에 이른다. 이 해양쓰레기는 인천시와 강화군의 협조로 주민들의 트렉터를 이용해 해안에서부터 도로까지 옮긴 뒤, 다시 운반트럭에 옮겨싣어 당일 섬 밖으로 옮겨졌다.
박상영 인하대 학생은 “한강 하구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직접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해양쓰레기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볼음도는 한강 하구에 있다보니 하천유입쓰레기, 어업기인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행정기관에서 장비와 인력을 배치, 정기적으로 수거작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기후&생명정책연구원,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7월 업무협약을 통해 한강하구 부유쓰레기, 해안과 특정도서, 하천쓰레기에 대해 시민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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