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요원이 주차장에 자리가 있는데도 들여보내지 않고 도로에 줄을 세우네요. 도로를 주차장으로 쓰는게 맞는지 의문이네요.”
지난 주말 오전 인천 서구 한 대형 음식점 주차장. 주차칸이 3~4개나 비어 있지만, 주차요원은 입구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 대로변에 줄을 세운다. 점심 시간이 다가올 수록 차량은 밀려들었고, 비상등을 켠 차량들은 급기야 식당 인근 주유소 입구까지 길게 줄지어 선다.
식당이 도로를 사실상 주차장으로 사용하자 편도 3차로 도로는 순식간에 편도 2차로로 좁아져 차량 정체까지 이어진다.
줄지어 선 차량들이 시야를 가려 골목에서 나오는 빠져나와 대로로 진입하려는 운전자들은 진땀을 뺀다.
김미자(63)씨는 “이곳은 점심·저녁 시간이면 손님이 많아 항상 정체가 생긴다”며 “주차장 안에 자리가 남았는데도 들여보내지 않아 생긴 긴 줄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동구 한 식당 건물 앞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차요원 통제하에 많은 차량이 건물 주차장 진입을 위해 도로에서 대기했다.
골목에서 나와 우회전하는 차는 버스전용차로를 피해 도로에 진입,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1번에 2개 차로를 넘기도 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인근 주민 A씨는 “항상 복잡한 구간이라 지나갈 때마다 위험하다고 느낀다”며 “빠져나가는 차량 1대를 10분 가량 기다리기도 하는데, 왜 불법 정차 단속을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10시께 남동구 한 외과의원 역시 주차요원은 배치했지만, 방문객들 차량을 대로변에 줄세워 두며 사실상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일부 영업장들의 일방적인 차선 통제로 시민들이 통행 안전에 불편을 겪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이곳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식당이나 병원 또는 주차요원들은 이를 책임질 의무가 없으며 오로지 운전자가 책임을 져야 해 대책 마련은 더욱 시급하다.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수가 아닌 사람은 일반도로에서 수신호 등으로 교통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경찰은 인력이 부족한데다 주차요원이 질서유지의 목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단속은 하지 않는다.
각 지자체 역시 도로를 점유한 채 주·정차 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업무를 하지만, 이 같은 식당이나 병원 대기 줄은 단속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량 안에 운전자가 대기 중이며, 5분 이상 정차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안팎에서는 경찰과 각 지자체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주차요원이 일반도로에서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부분을 법적으로도 막을 수 있는 규제나 조치가 없다”며 “교통체증 및 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지자체나 경찰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주차요원들이 질서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단속하지 않았을 뿐, 민원이 들어오거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단속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식당 이용객 뿐만 아니라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