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폴리텍대 교직원 아파트 수년째 흉물 방치 [현장, 그곳&]

산업인력公, 3년째 활용안 못찾아...건물 녹슬고 잡초·쓰레기 ‘수북’
안전사고 우려… 부지 정비 등 시급, 공단 “출입 막고 CCTV 통해 관리”

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 전경.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고, 단지 안에는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황남건기자
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 전경.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고, 단지 안에는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황남건기자

 

“교직원이 살던 곳인데…. 지금은 흉물스럽고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아요.”

 

9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 건물 외벽은 페인트칠이 저저분하게 벗겨져 있었고, 곳곳엔 잡초 덩굴이 우거져 폐가를 연상케 했다. 아래로 늘어진 전깃줄이 바람에 흔들리고, 창문이 열린 집 안에는 가구나 종이상자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잡초가 성인 허리 높이까지 자란 데다 수풀 사이에 부탄가스와 비닐, 스티로폼 등 생활 폐기물이 지저분하게 버려져 있었다.

 

인근에 사는 주민 이현호씨(43)는 “집 근처에 낡고 방치된 아파트가 있는 걸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건물이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 정문이 닫혀 있다. 황남건기자
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 정문이 닫혀 있다. 황남건기자

 

건물 주인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천지사가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직원 아파트를 3년째 방치하면서 도시경관 훼손과 안전사고 우려가 나온다. 지역 안팎에선 단지 정비와 활용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공단 인천지사에 따르면 지난 1976년 미추홀구 주안동 1389의3 일대 5천여㎡에 아파트 2개 동 59가구 규모로 교직원 관사로 쓸 아파트를 지었다. 공단은 이후 이 곳 부지를 자체 활용한다며 관사를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곳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비어 있다.

 

그러나 공단은 약 3년째 활용 방안을 정하지 못하고 입구만 잠가 놓은 채 방치하고 있다. 흉물스러운 아파트 건물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안전 문제마저 야기하고 있다.

 

김재동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국민의힘·미추홀1)은 “시민들이 오가는 공간에 아파트 건물 2개 동이 흉물처럼 방치돼 있어 보기에 매우 좋지 않다”며 “원도심 빈집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빈집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이 부지 안 폐기물 등을 정비하고 활용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10여년 전 해당 부지를 팔기로 했지만 유찰됐고, 지금은 활용 계획을 정하지 못해 건물 등은 정비하지 않고 있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들이 아파트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문을 걸어 잠갔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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