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수감됐던 윤석열 대통령이 52일만에 석방, 직접 도보로 서울 구치소를 나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이날 구치소를 찾은 국민의힘 김기현 국회의원 등 여당 인사들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도 석방을 지체한 검찰에 유감을 표한다”며 “헌법재판소 역시 국민이 불신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탄핵소추를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5시30분께 윤 대통령이 수감됐던 서울 구치소 앞. 서울중앙지법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판결에 대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곳을 찾은 윤 대통령 지지자 등 1천여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구치소 정문 앞에 모여들었다.
이윽고 오후 5시50분께 구치소 정문이 열리고 윤 대통령이 무장 병력을 뒷세우며 걸어나오자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윤석열 만세” 등 함성을 질렀고 경찰은 인파 통제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집회 참석자들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며 감사를 표했고, 이후 호송차량을 타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현장에서 윤 대통령 석방 현장을 지켜본 60대 지지자 A씨는 “마치 내가 해방된 것 처럼 정말 기쁘다”며 “구속 취소 결정 소식을 들은 직후 평택에서 이곳으로 왔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빨리 복귀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석방 직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발언에 나서 “나라의 법치주의를 지키고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뜨거운 애국심을 보여준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현직 대통령에게 억지로 내란죄 혐의를 뒤집어씌우며 수사와 탄핵소추를 하는 과정에서 온갖 불법, 직권남용이 횡행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도 위헌, 위법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재는 국민이 헌재를 불신한다는 사실을 신중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해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윤 대통령 복귀 소식을 듣고 3천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이 곳을 지나는 시민과 대학생 등은 거리에서 태극기를 구매하며 집회에 속속 참여했다.
오후 6시14분께 경호차량과 함께 도착한 윤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이들은 “한남동을 목소리로 휘몰아치자”라며 “(윤석열 대통령) 다시는 우리를 떠나지 말아요. 우리가 지키자”라고 외쳤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관저 안으로 진입한 후에도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한남동 일대에서 행렬을 이어갔다. 여자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B씨는 “대통령의 구속 취소는 당연하다”며 “관저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탄핵이 기각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는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으며, 검찰은 이에 대한 즉시항고 여부를 검토한 뒤, 이날 석방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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