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코 앞인데… 파손 심각한 '시흥 거북섬 마리나 해상계류시설'

시흥시 해양레저관광 거점사업 수백억 투입… 지난해 ‘날벼락’
부방파제·부잔교 등 파손 심각... 전문가 내구·안전성 부실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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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가 조성 중인 거북섬 마리나 해상계류시설이 태풍 등의 영향으로 파손되면서 일부 부잔교가 부방파제로부터 분리된 채 섬처럼 위태롭게 떠있다. 김형수기자

 

시흥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해양레저관광 거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중인 거북섬 마리나 해상계류시설이 태풍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파손되면서 당초 예정됐던 올해 6월 개장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문제가 된 시설은 정박 공간으로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등으로 부방파제가 균열로 심하게 파손되고 부잔교(부유식 교량)가 떨어져 나가는 등 파손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시흥시와 시공사인 ㈜CKIPM, 평택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2020년부터 내년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406억원(국비 168억원, 도비 51억원, 시비 187억원)을 들여 해상계류시설, 육상계류시설, 경관브리지, 클럽하우스 등의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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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가 조성 중인 거북섬 마리나 해상계류 시설이 태풍 등의 영향으로 계류시설을 지지하고 있는 부방파제가 심각하게 파손돼 있다. 김형수기자

 

시는 지난해 7월 1단계 해양시설물 조성 공사를 준공하고 올해 6월 마리나시설 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후 클럽하우스를 포함한 최종 공사를 내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태풍이 불면서 해상계류장 부잔교 일부가 강한 파도로 변형이 생기기 시작해 최근 부잔교를 지지하고 있는 부방파제까지 일부 파손되면서 부잔교가 파손 분리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6차에 걸친 현장 대책회의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오는 5월까지 보수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인해 시설이 예상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현재 피해 규모를 정확히 조사 중이며 보수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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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가 조성 중인 거북섬 마리나 해상계류 시설이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정박시설인 부잔교가 변형 파손돼 있다. 김형수기자

 

이런 가운데 준공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시설의 70% 이상이 파손된 건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의 부실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방파제와 부잔교가 쉽게 무너진 점을 고려할 때 내구성과 구조적 안전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사업이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해양 전문가들은 “마리나시설은 기본적으로 태풍과 높은 파도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이번 사고는 단순 자연재해 때문이 아니라 초기 설계 단계에서의 안전성 검토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기상 이변에 따른 자연재해 수준의 강풍이 설계 당시 풍속 기준치를 수회 초과하면서 시설물 균열이 발생한 부분”이라며 “시와 협의해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평택항만공사 관계자는 “관리 운영사 입장에서 시와 협조해 조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해양계류시설 외곽으로 부방파제를 새로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사고에 대한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구조적 문제가 있을 경우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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