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중 활용, 지역주민 의견 배제”…분당 주민들 국제교육원 이전 '반발'

주민 의견 배제한 채 일방 추진 주민들 “취지 안맞는 졸속 행정”
성남교육지원청, 내달 7일 설명회 “학생·주민 아우른 공간 만들 것”

성남 분당구 금곡동 옛 청솔중학교 입구. 경기일보DB
성남 분당구 금곡동 옛 청솔중학교 입구. 경기일보DB

 

폐교된 성남 청솔중 부지에 ‘경기도교육청국제교육원’이 이전한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제교육원은 학습 목적과 거리가 먼 교직원 연수시설인 데다 주민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으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이유인데, 교육당국은 이런 반발로 뒤늦게 의견 수렴을 준비 중이다.

 

29일 성남교육지원청, 주민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평택의 도교육청 국제교육원을 2026년 1월까지 315억원을 들여 분당구 금곡동 124번지에 있는 옛 청솔중 부지로의 이전을 추진 중이다. 청솔중은 1995년 개교 후 학생 수 감소로 관련 절차를 밟아 3월1일 폐교가 결정됐다.

 

이에 청솔중 인근 주민들은 국제교육원은 폐교재산 활용 취지에 맞지 않은 데다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이전을 추진한다고 반발한다.

 

폐교 부지는 관련법에 따라 교육용 시설이라는 목적에 맞게 청소년수련시설, 도서관, 박물관 등의 학습 용도로 제공돼야 한다. 그러나 국제교육원은 교육공무원 연수시설이라 학습 목적과 거리가 멀고 평택에 위치한 만큼 경기 북부권 교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청솔중으로 이전한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제교육원 이전을 위해 주민 의견 수렴도 없고 교육당국이 향후 공청회를 열더라도 이미 절차를 기정 사실화한 뒤 형식적으로 수렴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폐교재산 활용 관련법은 지자체 및 지역사회와의 협의 과정을 명시하는데 이미 대부분 행정절차를 완료한 상태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재산 용도변경 시에는 공유재산심의 등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데 ‘우리 땅이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주민을 행정에서 배제하고 있다”며 “청솔중 부지는 분당 개발 당시 학교용지로 무상 귀속됐다. 공익에 맞게 학생과 주민을 위한 시설로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반발에 교육 당국은 27일 청솔중 활용을 위한 주민설명회 자리를 준비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올렸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7월7일 설명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통한 지역 활성화 공간을 반영하고자 계획하고 있다”며 “학생, 교직원, 주민을 아우르는 교육시설 활용으로 국제교육원 이전 추진안을 마련하고 있다.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연수를 운영하기 위해 학생뿐만 아니라 대상을 확대해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공동체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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