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2-⑤ 신에게 바친 해골제단과 성스러운 우물

■ 촘판틀리 ‘촘판틀리(Tzompantli)’는 ‘해골 제단’이라는 뜻이다. 치첸이트사가 당시 아스테카 제국의 테오티우아칸 문화권과 교류가 있었다는 증거로 신에게 인신공희 제물로 바친 사람 머리뼈를 그대로 묘사해 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보통 베어낸 사람 머리를 막대기에 소시지 끼우듯이 끼워 줄줄이 세워 놓는 특이한 조형물을 촘판틀리라고 부르며 메소아메리카와 멕시코 지방에서 유행했다. 이 제단은 그 촘판틀리의 모습을 돌에 정교하게 새겨 놓은 모습이다. 그 잔혹성과 독특함 덕분에 치첸이트사의 명물이기도 하다. ■ 성스러운 우물 ‘성스러운 우물’로 마야 문명이 번성했던 유카탄반도는 전체가 거대한 석회암 평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 덕분에 석회암 침식 작용으로 군데군데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는데 이곳에 물이 고인 우물을 세노테라고 한다. 그중 치첸이트사에 있는 세노테는 지름 60m, 깊이 27m에 달하는 대형 세노테에 속한다. 야인은 이 세노테를 숭배해 제물을 이곳에 바쳤는데 발굴 과정에 호수 아래를 샅샅이 조사한 결과 수많은 옥, 보석, 도자기, 황금, 흑요석, 조개껍데기, 옷, 그리고 다수의 유골이 발견됐다. 인간을 이곳에 던져 넣어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는 증거다. 박태수 수필가

하남서 뮤지컬 ‘애니’ 드레스 리허설… 장소영 하남문화재단 대표, 음악감독 참여

5년 전 국내 무대에 오르며 호평을 받았던 뮤지컬 ‘애니’가 하남에서 다시 선보인다. 하남문화재단은 뮤지컬 ‘애니’의 공개 드레스 리허설(최종 총연습)을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에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하남시민 대상으로 무료로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된 유니버설아트 센터 공연에 앞서 최종 공개 드레스 리허설로 공연 전 출연진 등 관계자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최종 점검하는 실제공연 성격이어서 의미가 있다. 공개 드레스 리허설 ‘애니’ 공연 하남 유치는 뮤지컬 음악감독이자 현 하남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장소영 대표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하남시민을 상대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된다. 장 대표는 ‘애니’ 공연 음악 감독을 맡고 있다. 뮤지컬 ‘애니’는 미국 대공황 시기의 뉴욕을 배경으로 고아 소년 애니가 부모를 찾는 여정을 그리는 이야기다. 지난 1976년 미국 초연을 시작으로 무려 48년 동안 세계 32개국에서 공연된 기록을 갖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5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재탄생 됐다. 관객들에게 세대를 연결하는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은 감동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하남문화재단은 뮤지컬 ‘애니’의 아역배우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뮤지컬 애니 공개 드레스 리허설은 사전 하남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지난 10일 오전 10부터 하남시민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선착순 접수 결과, 무려 25분 만에 전체 600석(1인 2매)이 매진됐다. 본 공연에 앞서 일찌감치 기대되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남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참조하면 된다.

“공연장으로 변한 학교, 문학작품이 눈 앞에”…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

수원시립공연단이 이번 달부터 개학을 맞이한 수원시 관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서에서 보던 문학작품을 안무와 노래, 연기가 곁들어진 작품으로 감상하는 ‘찾아가는 예술무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찾아가는 예술무대’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사회복지시설, 학교, 도서관, 기업체 등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가 적은 시민 및 공연장 접근이 어려운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올 9월부터 학교를 중점으로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교육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목했다. ■ 공연장으로 변한 ‘우리 학교’ 하반기 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의 테마는 ‘낭독’으로 서양의 명작동화 ‘신데렐라’와 국내 초중고 필독 소설인 김유정의 ‘봄봄’이다. 첫 번째 낭독극 ‘신데룰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명작동화 ‘신데렐라’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구성한 낭독 뮤지컬이다. 생생한 연기와 함께 학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와 노래가 공연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의 여성상에 대한 성찰을 통해 학생들이 지금의 사회에서 스스로의 가치와 역할을 고민해 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두 번째 낭독극 ‘봄봄’은 작가 김유정의 단편소설을 해설과 연기가 더해진 낭독 콘서트 형식으로 꾸민다. 일제강점기 농촌 사회의 일상과 인간 본성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을 수원시립공연단 극단원들이 섬세한 연기로 각각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을 낭독이라는 장르로 접했을 때 나타나는 새로운 경험과 교육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 직장인 위한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 올 2월을 시작으로 공직자 대상 직장교육, 빛누리아트홀 개관식 등 다양한 곳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업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수원상공회의소와 협력, 하반기에는 관내 기업을 두루 찾아다닐 예정이다. 지역경제 발전에 힘쓰는 중소기업을 찾아가 뮤지컬 한 편을 통해 조직 내 올바른 소통과 팀워크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찾아가는 예술무대 초청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공연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국악 세계화에 온 힘”

“이전에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국악관현악’의 길을 연주자들과 함께 땀 흘리며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예술단이 되도록 단원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도전과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김성진 예술감독은 국악관현악과 서양 오케스트라의 ‘경계’를 걷는 지휘자로 통한다. 동서양의 뛰어난 작곡가, 연주자들과의 협업으로 국가와 장르를 넘어선 새로운 음악을 창작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수장이 된 김 예술감독은 ‘고향의 정서로 국악의 세계화’를 모토로 한다. 그를 만나 예술단 운영 구상을 포함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 경기시나위 음악의 역동적 변화·국악당 활성화…‘정상’으로 가는 여정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1996년 ‘경기도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전통 음악의 계승 및 발전’을 목표로 창단한 경기도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다. 정악, 민속악, 궁중음악부터 무용음악, 관현악,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 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유일의 예술단이기도 하다. 김 예술감독은 취임 이전부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연주력과 레퍼토리를 다각도로 분석했고 취임 후에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꼼꼼히 설계했다. 그는 “취임한 직후에는 ‘음악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경기도는 땅도 넓고 인구도 많은데 용인에 있는 경기국악원 국악당엔 좀처럼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시나위의 음악이 역동적으로 변화해 정점에 올라야 하는 건 물론이고 국악당 역시 경기도민과 음악을 만드는 단원 모두에게 국내 최고의 장소가 되도록 제반 시설 등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클래식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지휘법을 공부한 김 예술감독은 1993년 KBS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며 국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 청주시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서울시청소년국악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특히 서양음악 전공자로는 최초로 국악관현악단장, 예술감독 등을 맡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악기 간 조화, 박자 등을 다듬어 정교함을 더하고 한국적 정서를 소리로 구현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 서 있는 국악지휘자로 이름을 떨쳤다.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국악의 대중화’, ‘국악의 세계화’라는 지향점이 같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보석’ 같은 경기시나위 단원들은 모두 음악에 ‘진심’이다. 연주회 레퍼토리가 정해지면 전체가 함께하는 연습 외에 단원 개개인이 모두 연습실을 찾아 밤 늦게까지 곡을 분석하고 쉼 없이 연습한다”고 말했다. ■ 성공 신호탄 쏘아 올린 ‘국악당 활성화’ 김 예술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경기국악원 국악당의 활성화를 과제로 꼽았다. 용인 경기국악원은 한국 전통예술을 활성화시키고 도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2004년 개관했다. 공연장과 함께 강습실, 합주실, 악기보관실 등 제반사항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 시설이 노후하고 국악 공연만 진행되는 데다 그마저 코로나19 등으로 공연이 줄어들자 점차 국악당을 찾는 관객들도 뜸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대부분 공연을 국악당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 이뤄진 경기시나위의 세 차례 공연이 모두 국악당에서 진행됐는데 특히 모든 공연이 매진을 기록하며 국악당 활성화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월30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경기시나위의 레퍼토리 공연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관현악, 민요, 사물놀이, 전통음악, 무용 등의 친숙하고 쉬운 음악으로 주말 콘서트를 진행했다. 국악이 어렵지 않도록 방송인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린데만이 해설자로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각기 다른 테마로 5월25일(효), 7월27일(전통) 공연을 이어갔고 모두 큰 인기를 얻었다. 김 예술감독은 “국악당에서 어느 날 반대편을 바라보니 대단지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며 “그 순간 아파트 주민들만 오셔도 국악당이 충분히 만석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후 4시’ 콘서트를 친숙하고 쉽게 바꿔 알렸고 결과가 좋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경기시나위와 국악당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선보인 국악인형극 ‘천하태평 지구를 지켜라!’는 어린이 관람객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전석 매진을 기록, 한 차례 예정이었던 공연을 두 차례로 늘려가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김 예술감독은 하반기 송년음악회를 비롯해 상반기에 성공을 거뒀던 레퍼토리 공연 등을 내년에도 국악당에서 꾸준히 선보여 국악당의 안정적 활성화를 이끌 계획이다. ■ 경기시나위만의 지속가능한 음악…‘레퍼토리 확장’ 그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 확장’이다. 서양 오케스트라의 경우 말러, 베토벤, 드보르자크 등 주요 레퍼토리를 내세우고 관객들이 찾는 반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손에 꼽히는 레퍼토리가 특별히 없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그동안 공들여 수많은 연습 끝에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도 연주회마다 새로운 레퍼토리가 등장하거나 초연되고 사라지는 곡이 많아 작품 간 연계성이 부족해 단절돼 왔다. 이에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도 무대에 올린 작품들이 축적되고 연속성을 가져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레퍼토리 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요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확장해 관객층을 두텁게 만들고 청중이 꾸준히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김 예술감독은 “찰나에 반짝이다 사라지는 음악이 있고, 지속적으로 사랑받으며 길게 가는 음악이 있다. 우리는 아직도 200년, 300년 전에 만들어진 클래식을 듣기 때문에 후자는 클래식에 속한다”며 “빛이 사라지는 동시에 청중도 사라지는 음악이 아닌, 고유의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연주되고, 청중에게 익숙해지는 곡, 경기도이기에 만들어질 수 있는 고유의 곡이 필요하다. 한 번 짓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어 수확물을 계속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4월 수원시립합창단과 함께 경기민요를 합창으로 선보인 ‘노랫가락’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5월에는 시대를 풍미한 대중가요 ‘봄날은 간다’를 국악관현악 버전으로 선보여 우리 악기에 대한 애정 등을 녹여내며 주목받았다. “듣는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는 김 예술감독은 “지휘자는 무대에 서기 전 80명의 소리를 듣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일 많이 듣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악을 일정한 틀에 가두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청중에게 사랑받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데에도 빈틈이 없다. ■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 알린다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 우리 여기에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김 예술감독은 ‘국악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달 튀르키예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달 이탈리아에서도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17일엔 이탈리아 밀라노 카르카노극장에서 우리 장단과 가락의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알리고 20일엔 제노바 폴리테아마 제노베제극장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이들 공연은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김 예술감독은 국악에 대한 우리의 익숙함이 외국인에겐 생소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생소함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조화를 찾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전통이 살아있는 곡, 또 이탈리아에서 사랑받는 곡을 우리 음악과 혼합한 곡 등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공연에선 한강수타령 주제의 의한 국악관현악 ‘이화 도화 만발하니’로 무대의 포문을 연다. 이 곡은 경기민요 ‘한강수타령’ 선율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곡명은 경기민요 ‘사철가’의 가사에서 가져왔다. 곡은 가야금의 잔잔한 선율로 시작해 봄의 신선한 바람과 희망을 상상하게 한다. 특히 다양한 리듬 패턴을 사용해 역동적 변화, 미래를 향한 도전과 희망을 힘차게 표현한다. 이어 대나무로 만든 한국의 전통 관악기 ‘파리’의 독특한 선율과 전통적인 색채가 잘 표현된 ‘창부타령’을 선보인다. 또 한국의 무속음악에서 유래된 ‘비나리’를 사물악기 반주와 국악관현악에 맞게 편곡해 우리 전통의 정서를 이어간다. 특히 국악관현악과 두 명이 이탈리아 오보에 연주자가 함께하는 협연곡 ‘Transfiguration’이 연주될 예정이다. 이 곡은 구슬프지만 서정적이며 우아한 선율이 돋보이면서도 빠르고 강렬하며 역동적인 리듬 전개가 특징이다. 국악관현악과 서양악기 오보에와의 새로운 음악적 구조의 배합을 시도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작곡돼 의미가 있다. 무대의 마지막은 ‘나부코아리랑’이 장식한다. 한국 대표 민요인 ‘아리랑’과 이탈리아 오페라 ‘나부코’의 합창곡 ‘Va, pensiero’가 조화를 이루는 곡으로 앞으로 계속될 한국-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만남을 희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 ‘가장 사랑받는 경기도 예술단’ 향한 도약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국악관현악을 연주하는 유일무이한 예술단이다. 우리의 전통음악이자 고유한 창작음악을 선보이면서도 다양한 예술장르와 융합하는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국악의 대중화,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예술감독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경기도뿐만 아니라 국내, 전 세계의 ‘보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김 예술감독은 경기민요를 통한 경기도 천년 유산의 지향, 판소리와 합창 등이 어우러진 복합적·입체적 무대, 관객들과의 쌍방향 소통, 찾아가는 음악회 등으로 ‘가장 사랑받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꿈꾼다. 특히 ‘대한민국 악단 중 앙상블이 가장 좋다’, ‘레퍼토리가 가장 많다’, ‘프로그램을 정말 잘한다’ 등의 평가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의 초연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十二 작곡가’ 공연과 미래의 명인을 발굴하기 위한 ‘젊은 명인’ 공연도 마련했습니다. 내년에도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와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작품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십시오.”

서장대를 둘러싼 성은 내탁일까 협축일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수원화성 시설물 중 최고 사령관이 머물며 전투를 지휘하는 곳이 서장대다. 서장대는 팔달산 정상에 있다. 팔달산 능선에서 가장 북쪽이다. 의궤에 “100리 안쪽의 모든 동정은 앉은 자리에서 변화를 다 통제할 수 있다”며 팔달산 정상부의 전략적 입지를 매우 좋게 평가하고 있다. 이런 입지 때문에 팔달산정에는 최고 지휘부인 서장대, 장대를 보좌하는 서노대, 그리고 보조 공간인 후당이 계획된다. 이런 시설물을 배치하고 사용하려면 평평하고 너른 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팔달산정은 온통 암반으로 들쑥날쑥하고 삼면은 매우 심한 급경사지였다. 급경사 입지와 함께 필자가 눈여겨본 것은 팔달산정의 성이다. 서장대를 둘러싼 성은 화성에서도 특이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성 안팎 모두 돌로 쌓았고 원성에 무수히 많은 큰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안팎을 모두 돌로 성을 쌓았다면 협축이다. 성을 쌓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낙안읍성이나 만리장성처럼 성안 쪽과 바깥쪽 모두 돌로 성벽을 쌓는 방식을 ‘협축’이라 칭한다. 반면 화성의 경우처럼 성 바깥쪽 면은 돌로 쌓고 성안은 자연의 산이나 인공적으로 흙을 쌓아 붙이는 방식을 ‘내탁’이라 한다. 협축과 내탁은 성을 축성 방식으로 분류하는 용어이고 개념이다. 수원 화성 성터를 보고 정조는 ‘천작내탁 불용협축’이라 했다. ‘하늘이 내려준 내탁이고, 협축은 허용하지 않는다’란 의미다. 이래서 화성은 내탁 방식의 성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그런데 화성에도 협축은 있다. 곡성 중 문 네 곳, 암문 다섯 곳, 수문 두 곳이 협축 형식의 성이다. 성 안팎을 소통하는 시설물이라 성안 쪽에 흙더미를 쌓을 수 없었기 때문에 협축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전체 성의 3%에 해당하지만 협축은 협축이다. 만일 서장대를 둘러싼 원성이 협축으로 밝혀진다면 수원화성은 곡성에도 원성에도 협축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즉, ‘화성은 모두 내탁이다’란 정의는 완전히 깨진다. 팔달산정의 성은 내탁일까, 협축일까. 협축이라 볼 수 있는 안팎으로 돌로 쌓은 부분을 살펴보자. 범위는 서암문부터 북쪽으로 정상이 끝나는 곳까지 44보로 약 52m다. 두께는 보이는 윗면 두께가 3.3m다. 여장 두께 90cm와 여장에 붙은 통로 폭 2.4m를 합한 수치다. 실제 아랫면은 이보다 더 두꺼울 것이다. 높이는 16척으로 약 5m다. 밖에서 보이는 높이다. 성안 쪽은 높이 전체가 보이지 않고 높이 1.2m 전후만 노출된 상태다. 나머지 아랫부분은 흙으로 메워진 상태다. 특이한 점은 노출된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점이다. 구멍은 35m 정도 구간에 아래위로 냈다. 흙 위 노출된 부분이 구멍 바로 아래까지인 것으로 보면 병사가 구멍을 활용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특이한 형식으로 성을 쌓았을까. 그 이유를 찾아보자. 이유는 복합적이다. 시공성, 안전성, 용도성으로 나눠 살펴보자. 첫째, 입지에 따른 시공성과 안전 때문이다. 서장대 앞쪽은 가파른 경사면이었다. 이런 지형에 너른 터를 만들기 위해 돌과 모래주머니를 쌓은 후 말뚝으로 지탱하고 그 안에 흙을 붙여 평평한 터를 만들었다. 흙을 돋운 높이가 10m이고 공사 범위가 사방 80m다. 면적으로 6천600㎡(2천평)나 되는 화성 최대 난공사였다. 성을 쌓을 팔달산정 서쪽 지형도 마찬가지였다. 바위들로 울퉁불퉁하고 급경사지다. 또 서장대 공사 일정을 보면 이곳 성 공사는 여름 장마철이다. 돌로 성 밖을 쌓고 성안에 흙을 붙이는 내탁 시공은 불가능했다. 흙을 메우고 비가 오면 흙은 모두 돌 사이로 빠져나갔다. 높게 쌓은 성은 자빠지는 위험이 컸다. 더구나 팔달산 능선에선 모래와 흙을 구하기 어려워 산 아래에서 인력으로 산 위까지 운반해야 했다. 이래서 성 안팎을 돌로 쌓은 것이다. 자재인 돌은 팔달산 능선에 무진장이었고 돌은 비가 와도 공사가 가능했다. 무엇보다 시공에서, 구조에서 안전했다. 따라서 시공 안전과 구조의 안전을 위해 돌로 안팎으로 성을 쌓은 것이다. 협축 방식이다. 둘째, 팔달산정 원성에 구멍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팔달산정 원성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성안에는 노출된 1.2m 부분에 위아래로 사각형 구명이 있다. 성 밖에 나가 살펴보면 이 구멍은 성 중간 높이 아래로 관통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벽을 관통하는 구멍을 내려면 내탁으로는 불가능하다. 흙으로 구멍을 낼 수 없다. 구멍 난 흙은 무너지기 때문이다. 성에 구멍을 내려면 성 두께 전체를 돌로 쌓아야 가능하다. 필요한 구멍을 내기 위해 성 안팎 모두를 돌로 쌓았다. 협축 방식이다. 문헌에 협축을 ‘성 내벽의 상당한 부분이 지상에 노출된 경우’로 정의한다. 이곳 성 내벽의 노출 정도가 상당한 부분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정의는 잘못됐다. 내탁과 협축은 축성 방식의 분류다. 축성이란 시공 방법을 말하는 것인데 겉에 보이는 외형으로 정의하면 안 된다. 서장대를 둘러싼 원성은 시공 방법이 분명 협축이다. 서장대를 둘러싼 성이 특이한 형태를 한 이유를 시공성과 구조성으로 봤다. 이는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은 깊은 전략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 다음 편에 구멍에 숨겨진 비밀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 가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지형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한 팔달산정의 협축에서 정조의 실험정신을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체질·일상생활 관리 중요 [알기쉬운 한의약]

알레르기 비염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10~30%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성인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은 5.84%에서 2021년 8.99%까지 상승하며 뚜렷한 증가 양상을 나타냈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부모 중 한 명이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자녀가 알레르기에 걸릴 가능성은 50%,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75%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한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학습 능률과 업무 효율이 저하될 수 있으며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천식이나 축농증 같은 더 심각한 호흡기 질환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려운 체질적 질환에 가깝다. 원인 항원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체질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에 대부분의 이비인후과나 소아과에서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에 의존한다. 오히려 비염과 같은 체질적인 질환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식이요법 등의 관리를 통해 더 좋은 치료 경과를 이룰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고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렌지, 키위, 딸기 등의 과일과 브로콜리, 파프리카 같은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C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어, 고등어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우유 및 유제품과 같은 식품은 콧물이나 점막 분비물을 증가시키고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스크림과 같은 차가운 유제품은 비점막의 기능을 저하시키면서도 알레르기 면역관리에도 좋지 않으니 최대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한 23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를 너무 크게 만들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는 코와 기관지가 건조해지고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기도자비엔날레 주제전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함께 살아간다는 것’ 고찰

인종, 민족, 역사를 연결해 온 ‘도자’를 통해 ‘협력’의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한국도자재단은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제12회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주제전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를 통해 협력의 중요성과 현대사회의 소외에 대해 탐구한다. 경기도자비엔날레의 본전시인 주제전에서는 14개국 26명 작가의 작품 7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6세기 프랑스 철학가 미셸드 몽테뉴가 언급했던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찌 알겠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 ‘진정한 협력’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이번 전시의 특별한 키워드 중 하나는 ‘어린 아이들’이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아이 관련 작품을 찾아보며 미술관이 주문한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세계와 함께: 순환하는 대지의 질서’에서는 자연, 동물, 인간의 균형있는 상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이들의 영웅인 ‘삐삐 롱스타킹’과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을 형상화 한 마리떼 반 데어 벤 작가의 작품 ‘네가 어떻게 감히’가 관람객을 맞는다. 용감하게 우뚝 선 자세, 강렬한 눈빛 등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환경운동가로서 전쟁에 나서겠다는 그레타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작용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두 소녀를 융합해 작품의 의미를 더 강력하게 표현했다. 킴 시몬손의 ‘모스 피플’ 역시 아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다. 겉보기엔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숲 속의 요정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의 표정은 어둡고 공허하다. 현대사회의 분쟁 등으로 지구에 종말이 찾아오자, 아이들이 스스로를 이끼로 위장한 채 숲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작품을 통해 미래 세대의 건강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어른들의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 2부 ‘타자와 함께: 우정에 대하여’에서는 퀴어, 유색인종, 이주민 등 사회적 타자로 여겨지는 이들을 환대하고 세심한 관계를 맺는다. 팁 톨랜드 작가가 만든 정교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도자 인물상 ‘백색증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가 대표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알비노 아이들의 신체가 부와 권력,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그릇된 미신이 있어 종종 그들의 신체 일부가 절단돼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 사람의 두 배 크기로 제작해 알비노 아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흑인가족의 비참함을 극대화하고 탄자니아의 비인격적인 이야기를 고발한다. 이어 전시의 3부 ‘자신과 함께: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개인 소외 등을 조명하며 관계의 회복에 집중했다. 강용석 작가의 작품 ‘귀로’는 디지털 환경 속 단절된 노인소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들의 신체를 양 옆으로 압축해 납작해진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이를 통해 연약함과 참담함을 극대화했다. 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리어카를 끄는 나이든 여성의 모습을 흰 자기로 표현, 정체성이 희미해져 하얗게 발화된 것을 묘사했다. 전시의 마지막은 황 춘마오 작가의 작품 ‘핑크 드림 미러’로 장식한 만찬장에서 끝난다. 그의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표면에 금칠을 더해 웅장함을 갖췄다. 식사를 하면서 유대감을 쌓듯 도자기가 가진 근본적인 힘을 통해 존중과 배려로 화합의 장을 이루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임미선 예술감독은 “세상을 이루는 4원소인 공기, 물, 불, 흙이 결합된 도자예술을 통해 지구 속 복잡한 이슈들 사이의 ‘투게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했다”며 “주제전을 통해 우리의 ‘삶의 토대’를 스스로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관해 공감하고 실천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립 뮤지엄 ‘연합展’⋯ 우리가 사랑한 실학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경기 남·북부의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북부 권역에 있는 사립 뮤지엄들과 똘똘 뭉쳤다. 실학박물관을 비롯한 동·북부의 공·사립 뮤지엄 7곳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연합전시를 추진해 경기 북부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시동을 건다. 16일 실학박물관에 따르면 실학박물관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3월까지 경기 동·북부 공·사립 뮤지엄 6곳과 함께 ‘다산 정약용과 한강’이라는 공동 주제로 연합전을 개최한다.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연합전은 경기도 내 최초로 공·사립 뮤지엄이 북부 권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서 경기 남부 권역과 북부 권역간에는 문화시설 불균형 등으로 인한 문화 격차가 심각한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연구회가 지난해 발표한 ‘경기도 남부·북부의 문화관광 분야 격차 해소 및 균형발전방안 연구’를 보면 2021년 기준 남부엔 박물관이 85곳(66.4%) 있는 데 비해 북부엔 43곳(33.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 역시 남부엔 36곳(66.6%), 북부엔 18곳(33.3%)이 있어 북부의 문화시설 수가 남부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연구회가 지난해 도 공무원 3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기북부가 남부보다 문화관광 분야가 낙후돼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57.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에 뮤지엄 7곳은 연합전시를 통해 동·북부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을 더욱 알려 북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한강·정약용 등을 통해 북부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서호미술관은 ‘다산, 강따라 마주하다(10월18일~12월8일)’ 전시를 통해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의 강으로 합쳐져 한강으로 흐르는 지점을 주제로 풀어낸다. 정정주, 고산금, 신형섭, 강애란 등 4명의 작가가 다산이 추구했던 실학의 세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펼친다. 한강뮤지엄은 정약용의 생각과 지혜를 재조명하는 현대미술전 ‘타라탁탁-열수(洌水)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雅言覺非)(10월1일~2025년 3월9일)’를 개최한다. 열수는 정약용이 고향인 한강변을 지칭했던 말이고, 아언각비는 유배 후 고향으로 돌아와 1819년 저술한 서적이다. 한강뮤지엄은 열수를 주제로 한 실외전에서 한강에 대한 정약용의 애정을 보여주고, 아언각비를 주제로 한 실내전에서 현대인의 말과 정보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실학박물관은 아버지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내린 ‘하피첩’, 정약용이 고향의 사계절을 노래한 ‘소천사시사’ 등의 유물을 현대예술로 표현한 전시 ‘정약용과 한강, 두강(斗江)에서 만나다(12월~2025년 2월)’를 선보인다. 실학박물관은 연합전시를 종합해 현대예술과 실학의 학술을 융합할 계획이다. 또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중심으로 한 교육 체험 행사 ‘정약용을 그리다(10월1일~31일)’를 기획했다. 광물, 화석, 암석 채취 자료를 바탕으로 ‘한강’과 ‘정약용’을 주제로 한 3종의 역사·과학 융합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모란미술관은 정약용의 기예론에 담긴 정신을 실현하는 ‘모란 청소년 입체미술 공모행사(8월22일~12월27일)’를, 프라움악기박물관은 정약용을 기념해 야외 오페라와 실내 한국 가곡을 공연하는 ‘음악이 흐르는 한강(10월26일)’을, 남양주시립박물관은 ‘정약용 문화제’ 기간에 ‘다산 정약용, 실학을 집대성하다(10월11일~12일)’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만나면 각각 다른 콘텐츠로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한 걸음을 뗀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며 “경기도의회와 경기문화재단 등의 도움으로 첫 단추를 잘 끼었으니 발전적으로 나아가 경기 북부의 자연, 역사, 유물 등을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지역사회,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며 “실학의 현재적 가치, 실학의 동시대성을 조명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현재 당면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실학의 가치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균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남양주 1)은 “뮤지엄들의 ‘유쾌한 반란’으로 관객들이 새로운 시도, 재창조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연합전시를 플랫폼화 해 해마다 동·북부 뮤지엄들이 도민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도 때도 없이 ‘부글부글’… 복부 적신호 무시하지 마세요

흔하지 않지만,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생존율이 20~30%에 불과한 암이 있다. 바로 ‘복막암’이다. 복막암은 복강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조직인 복막에 발생하거나, 위·대장·간·난소·자궁 등 복강 내 장기에서 생기는 암이 복막 전이를 일으키며 생긴다. 암이 복막에 발생하는 일차성은 드물고, 대부분 다른 장기의 암이 전이된 경우가 많다. 특히 난소암이 복막으로 잘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막암은 국내에서 인구 10만명당 0.68꼴로 드물게 나타나지만,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난소암·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유방암 유발성 유전자(BRAC) 이상을 가진 경우에 흔하게 나타난다. 다만 복막암은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흔한 증상으로는 복부에 가스가 찬 더부룩한 느낌과 복통이 있다. 암이 진행되면 배가 약간 부풀어 오르거나, 월경 이상,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있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더 진행되면 복수가 차면서 복부팽만, 구토, 설사, 변비, 식욕 저하, 빈뇨, 체중 감소,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의 복막암은 난소암과 유사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복막암과 난소암이 모두 복강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복부 통증이나 복부 팽만, 복수 등의 증상이 비슷하지만 복막암은 난소암보다 복부팽만이 더 흔하고 복수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난소암의 경우 골반에 종양 덩어리가 보이거나 생리와 연관된 증상, 골반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복막암은 진행이 급격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하복부나 골반의 불편함이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고 악화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여성은 산부인과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선 CA125 종양표지자 검사, 초음파 검사, CT, MRI 등의 검사를 하게 된다.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위·대장 내시경이나 유방검사도 병행할 수 있다. 김기형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복막에 암이 발견됐다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엔 꾸준히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비만과 당뇨병 관리를 철저히 하고 복강 내 염증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증도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독서도 놀이처럼, 책과의 벽을 허무는 ‘독서 캠핑 가볼까’ [공간의 재발견_여주도서관]

여주시는 시민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읍·면에 1개 관의 도서관을 설치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여주도서관은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처럼 여주시립도서관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남한강 품은 도서관 남한강은 여주시의 상징과도 같다.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원과 도시가 공존하는 여주만의 독특한 풍경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그런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도서관은 지역주민들에겐 독서에 대한 만족감을, 근교 나들이를 나선 방문객에겐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2012년 3월 29일 개관한 여주도서관은 여주시의 독서문화진흥정책, 도서관발전종합계획 등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여주시의 중앙도서관이다. 여주도서관의 특화 자료로는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다문화 도서와 도예 관련 전문 서적, 정기간행물을 꼽을 수 있다. 열람실 및 종합자료실 등이 있는 도서관동 건물과 각종 특강과 독서문화 프로그램,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문화동 건물이 나뉘어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연면적 4천245.11㎡의 도서관동은 지상 4층 규모로 돼 있으며 1층에는 북카페, 북큐레이션 전시공간이 배치돼 있고 2층엔 어린이자료실, 3층과 4층엔 각각 종합자료실과 디지털자료실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주도서관 자료실은 남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열람실 전면에서 풍경 조망이 가능하다. 이런 이점을 활용해 마련한 창가 자리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서도 놀이처럼, 책과 함께하는 삶 여주도서관은 좋은 휴식 공간으로 주목받는 만큼 책과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예로 어린이자료실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체험공간 ‘PLAY PLAY’를 조성해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독서뿐 아니라 블록놀이, 미로찾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아름다운 풍광을 활용해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도서관 야외 공간을 꾸밀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도서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특색 있는 장서를 구비하고 있으며 변별력 있고 수준 높은 독서프로그램과 독서진흥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여주도서관 사서들이 선정한 주제로 북큐레이션을 기획·전시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한 ‘여주 인문학 특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주도서관을 비롯한 여주시립도서관은 영유아 독서 습관 형성에 주목하며 ‘독서진작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임산부 및 0~3세(35개월) 영·유아에게 책꾸러미를 나눠주는 ‘북스타트’ 사업을 필두로 4~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천 권의 책을 읽게 하는 ‘내 아이 인생 성공 천 책(내천책) 프로젝트’, 7~12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초등학생 독서 능력 향상 프로젝트(초능력)’ 등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인 이용객들이 세계고전문학에 관심을 갖고 완독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고전문학 백 권 읽기(고백) 프로젝트’, 여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마라톤’, 마을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을 독려하는 ‘경로당으로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 등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촘촘한 독서진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 일곱 번째로 큰 여주시는 넓은 크기 탓에문화적 혜택이 고르지 못하다는 지역적 고민을 타파하기 위해 각 읍·면지역에 도서관 1개 관을 짓는 것을 목표로 공공도서관 확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주·세종·점동·흥천·금산·대신·도서관 및 북내작은도서관·산북작은도서관·여주기적의도서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2026년 말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강천면 공공도서관이 준공되면 각 읍·면 공공도서관 설치가 마무리된다. 여주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의 기본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할 수 있는 한 많은 시도를 할 생각”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이 소중한 장소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주도서관 주소 : 여주시 여양로 190-17(천송동) 운영시간 : 월~목: 오전 9시~오후 10시(어린이: 오전 9시~오후 9시) 토~일: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금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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