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으로 넘기다 큰 병…추석엔 부모님 척추 건강 살피기 [추석특집]

오랜만에 부모님과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은 그간 소홀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퇴행성질환은 만성이 될 경우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관절과 척추에서 오는 퇴행성질환은 노년층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즐거운 명절 추석 연휴, 부모님의 척추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특징을 미리 알고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부모님의 척추 건강을 파악하려면 3가지를 확인해보면 도움이 된다. 첫 번째, 통증의 위치와 특성이다. 허리 통증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으로 방사되는지, 통증의 강도와 성격(날카롭거나 둔탁한 통증) 등을 확인한다. 두 번째, 활동에 따른 변화로 걷기, 앉기, 서 있기 등 특정 활동에 따라 통증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한다. 세 번째, 통증 외 기타 증상으로 다리저림, 당김, 무감각, 작열감 등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다리의 감각이 내 살 같지 않고 둔하다면 증상이 심각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퇴행성 질환으로 올 수 있는 대표적인 허리질환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이 있다.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허리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하지관절 쪽으로 이어지는 방사통과 당기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고 엉치나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 허리디스크 :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하고, 뒷짐 지고 걷다 보면 좋아질 경우 대부분 허리디스크의 통증은 허벅지 통증이 많다.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찌릿찌릿한 통증으로 40도 이상 다리를 들어 올리기 힘들거나,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했다가도 서 있거나 걸을 때 증세가 점차 좋아져 허리에 뒷짐을 지고 걷는 모습이 특징이다. ■ 오래 걸으면 엉치가 빠질 것 처럼 아프고 허리를 숙이고 쉬어야 편하다면 반면 허리를 펼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구부리는 자세가 편하면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디스크와 반대로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좋아져 자신도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구부정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해져 부모님이 5분 이상 걷기 힘들고 허리를 숙여 자주 쉬시는 모습을 보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오리처럼 엉덩이가 뒤로 빠져 걸을 때 뒤뚱뒤뚱 걷는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은 협착증의 증세와 비슷하지만 척추의 구조적 이탈로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앞쪽으로 밀려나면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외관으로도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위쪽 척추뼈가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저절로 배를 내밀게 되고 골반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마치 오리가 걷듯이 걸음걸이가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면 의심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앞으로 빠지는 정도(전위)가 심한 경우 허리뼈가 들락날락하면서 척추의 불안정성이 동반되어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악화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차경호 원장은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을 거쳐 기능에 점차 변화와 손상이 일어나면서 서서히 진행되며 통증이 간헐적으로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늘 달고 사는 만성통증으로만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외적인 체형변화나 걸음걸이 변화가 발생한다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요통 없이 엉치나 골반, 무릎 아래로 통증이 있다면 허리 질환보다는 퇴행성 고관절염이나 무릎관절염일 수 있다.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 없이 국소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나이가 들면 여러 퇴행성 질환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특집]

농경사회에서의 추석은 한 해 걷이를 앞둔 시점의 큰 축제와도 같았다. 지금의 명절은 연휴와 휴가가 주어지는 공휴일의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추석은 모든 것이 풍부하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가장 좋은 계절이다. ‘가을의 저녁, 가을이 저문다’ 음력 8월 보름에 해당하는 추석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지정한 우리 민족의 5대 대표 명절 중 하나이기도 한 추석은 강강술래부터 송편까지 다양한 세시풍속을 보유하고 있어 명절의 꽃으로 불린다. 가을 추(秋)에 저녁 석(夕)을 쓰는 추석은 ‘가을의 저녁, 즉 가을이 저문다’는 뜻으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곡식 수확이 완료되는 시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계절적으로는 아직 가을이 한창이지만 한 해의 농작물을 수확하기 직전 가장 풍족한 시기를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며 기쁘게 맞는 명절인 것. 햇곡식으로 밥과 떡을 빚고 술과 햇과일을 정성껏 준비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전통적인 추석의 가장 큰 의미였다.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 음식을 서로 교환하며 넉넉한 인심을 나눴고 한 해 농사의 마감과 다음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전통 농경시대의 미덕이었다. 추석의 유래는 다양하게 전해져 내려오지만 정확하게 기록된 것은 없다. 12세기 삼국사기에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명절로 언급된 것으로 미뤄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됐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배(嘉俳) 또는 가배일(嘉俳日)은 신라 3대 유리왕 32년부터 시작된 가배놀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짐작된다. 가배놀이란 매년 음력 7월 중순부터 8월 보름까지 여자들이 두 편으로 나눠 베틀 짜는 경기를 벌이고 왕이 심사하는 놀이였는데, 이때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장만해 푸짐하게 대접하고 춤과 노래를 더해 신나게 논 것을 ‘가배’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외에도 추석을 부르는 말은 다양하다. 순우리말인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를 합친 말로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조선 후기 학자 김매순이 한양(서울)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책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4대 명절 중 하나였던 추석이 중요한 명절이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 있다. 이 책은 추석에 대해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추석엔 으레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은 잡아 반찬을 만들고 안주나 과일도 상에 가득 차렸다”고 기록하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명절에만 즐기는 음식 명절에 먹는 음식을 ‘절식(節食)’이라고 한다. 추석에 먹는 음식은 사실상 설날의 음식과 큰 차이는 없으나 추수를 앞둔 계절이라 모든 것이 제철에 갓 생산한 재료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햇곡식으로 지은 밥은 유난히 기름지고 신선하며 그 쌀로 빚은 떡도 맛이 좋다. 대표적인 추석 음식인 송편도 햅쌀로 빚고 속에 넣는 콩, 팥, 밤, 대추 등도 모두 햇곡식으로 빚었다. 추석 음식은 먹는 것 그 이상이다. 이는 한국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요리로 표현한 것이다. 이 명절에 제공되는 각 요리는 한국의 정체성을 형성해 온 땅, 사람,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들이 밥상에 모여 전통 음식을 나누면서 계절의 맛을 즐길 뿐만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세대를 연결해 온 의식에 참여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추석 음식은 몸과 마음 모두에 영양을 공급하며 축제의 지속적인 유산의 필수적인 부분이 된다. 풍년을 기원하는 여성들의 놀이 추석의 대표 놀이문화로는 1966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보존, 계승되고 있는 ‘강강술래’를 빼놓을 수 없다. 호남지역의 여성들이 즐겨하던 집단놀이로 시작된 강강술래는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밤에 외출하는 것이 어려웠던 과거의 여성들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였다. 우리나라 춤 중 유일하게 손을 잡고 추는 집단무용이기도 한 강강술래는 손을 잡고 도는 원형을 기본으로 하되 춤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선창자의 노래에 맞춰 원을 그리며 왼쪽으로 돌기 시작하는데 진양조의 느린 가락으로 진행되는 춤을 ‘늦은강강술래’라고 한다. 그러다가 보통 걸음 정도의 빠르기로 중모리·중중모리 장단에 해당하는 ‘중강강술래’로 이어지고 점차 자진모리장단으로 향하면서 도는 속도가 빨라져 손을 잡은 간격도 넓어지고 원의 크기도 커진다.

민속놀이 즐기며…뮤지엄에서 즐거움 두 배 더 [추석특집]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에 풍농을 기원하고 조상과 신에게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세시풍속이다. 아침에는 조상께 감사 차례를 지내고 저녁에는 한 해 중 가장 밝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가족·이웃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전통이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뮤지엄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른들은 전통 세시의 추억을 공유하고 어린이들은 명절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 세대 넘어 온가족 즐길거리 가득 국립민속박물관은 15·16·18일 3일간 ‘2024 국립민속박물관 추석한마당-한가위를 ‘힙’하게’를 선보인다. 전통 세시를 즐기며 추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우선 남성들의 민속놀이었던 ‘한가위배 씨름대회’와 ‘씨름체험교실’이 열린다. 풍농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가족대항 전래놀이 릴레이도 펼쳐진다. 특별공연으로는 민속공연인 강령탈춤과 한가위 여성놀이인 강강술래가 이어지고, 사물놀이와 비보이가 만나는 퓨전공연도 마련된다. ‘7080 추억의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추억의 거리 약속다방에선 ‘DJ 오빠’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스타의상실에선 7080 유행했던 스타일의 옷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골목 어귀에서 비석치기, 사방치기 등의 골목놀이를 하다가 만화방과 분식집, 문구점 등 동네 골목을 누비다 보면 어느새 땅거미가 진다. ■ 추석 지식 쌓고 전통 놀이 즐기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선 활동지 ‘모여봐요! 추석대잔치’에 참여해 퀴즈를 풀어 추석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1층 체험공간에선 ‘올게심니 키링 만들기’가 이어진다. 올게심니란 익은 햇벼를 베어, 짚째로 문 위에 걸어 풍작에 대한 감사와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있다. 즉석 인화가 가능한 보름달 모양의 포토존에선 이날의 추억을 남겨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풀짚공예박물관과 협력해 14~15일 어린이와 동반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마녀빗자루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시풀을 활용한 마녀빗자루 만들기 체험을 하며 선조들의 슬기로운 지혜를 엿볼 수 있다. 16·18일에는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팽이 만들기’ 프로그램도 열린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14~18일까지(추석 당일 제외) ▲놀이마당 ▲상설마당 ▲동화마당 ▲퀴즈마당 등 총 4개로 구성된 ‘한바탕 추석마당’을 운영한다. ‘놀이마당’에선 동두천문화원 강사들의 지도로 전통놀이 8종(공기놀이·팽이놀이·비사치기·쥐불놀이·쌍육·윷이·산가지·투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상설마당’은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 누구나 언제든지 전통놀이(제기차기·공기놀이·윷놀이·사방치기 등)를 즐길 수 있다. ‘동화마당’은 박물관 인근에 있는 소요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설화를 주제로 동화구연이 펼쳐진다. 동화마당이 끝난 직후에는 ‘퀴즈마당’이 열려 추석과 관련된 퀴즈로 정답을 맞힌 어린이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 농촌 정취 느끼며 색다른 연휴 농촌 생활의 향수를 느끼고 민속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수원특례시 서둔동에 위치한 국립농업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박물관에선 다채로운 민속놀이 한마당 ‘가을보따리’를 개최한다. 박물관 남측 광장에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명절놀이 6종’에 참여할 수 있다. 투호 던지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활쏘기, 제기차기, 비석치기 등 현장에서 즉석 민속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은 현장 신청을 통해 ‘가을맞이 체험’ 머리띠, 팔찌 만들기를 할 수 있다. 농촌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박물관 식물원 앞 아산 외암 ‘마을 포토존’에선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법률플러스] 집합건물 임시관리인 선임 청구의 요건

아파트, 연립주택,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주상복합 건물 등 하나의 건물이지만 구조상 독립한 건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집합건물이라고 한다. 집합건물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의 적용을 받는다. 집합건물법은, 건물에 대해 구분 소유관계가 성립되면 별도의 설립 절차가 없더라도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해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3조). 이 경우 관리단을 대표하는 관리인은 관리단 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된다(제24조). 그런데, 현실적으로 관리인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집합건물의 관리에 공백이 생긴다. 관리인 선임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경우, 이사의 부존재나 결원으로 인해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때 이해 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임시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민법 제63조를 유추 적용해 임시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 과거 대법원(2009년 11월 19일 자 2008마699 전원합의체 결정)이 제시한 대안이었다. 그런데, 2020. 2.4. 법률 제16919호로 집합건물법은 제24조의2를 신설해 제1항에서 “구분소유자, 그의 승낙을 받아 전유부분을 점유하는 자, 분양자 등 이해 관계인은 제24조 제3항에 따라 선임된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 임시관리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이처럼 신설 규정은 ‘선임된 관리인이 없는 경우’만 임시관리인 선임 청구의 요건으로 정할 뿐 손해 발생 염려를 따로 요건으로 정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인이 없는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등 이해 관계인이 임시관리인 선임을 청구한 경우, 손해 발생 염려를 요건으로 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제1심과 제2심법원은 손해 발생 염려를 요건으로 보아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견해는 달랐다. 대법원은 집합건물법 제24조의2 제1항은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집합건물의 관리 공백이나 관리인 선임을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고, 임시관리인이 선임된 경우 그에게 관리인의 조속한 선임을 위한 관리단 집회 등 소집 의무를 부과하고 그의 임기도 제한함으로써 임시관리인의 지위가 임시적인 것임을 분명히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집합건물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선임된 관리인이 없는 경우 이해 관계인은 집합건물법 제24조의2 제1항에 의해 법원에 임시관리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곧바로 임시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하면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다는 사정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24년 8월19일자 2024마6239 결정 참조).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추석 맞아 지구촌 가족 ‘어울림의 장’ 형성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추석을 맞아 지구촌이 하나되는 따뜻한 잔치를 마련했다. 위러브유는 지난 11일 성남시 국제위러브유 교육관에서 ‘2024 지구촌 가족과 함께 나누는 행복한 한가위’ 행사를 열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초청해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유대를 높였다. 행사엔 어용바타르 작닥 주한 몽골 공사참사관, 잔카를로 브레냐 알레그레 페루 이등서기관, 수리야 버하두러 타파 네팔 이등서기관을 비롯해 필리핀, 라오스, 미국, 에콰도르, 카자흐스탄, 시에라리온 포함 19개국에서 온 외교관,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가족 등 약 180명이 참여했다. 타향살이의 어려움이 많았을 외국인들은 함께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위러브유는 이들과 한국 명절 음식을 나누고 전통문화 체험으로 어울림의 장을 선사하며 온 가족이 모이는 다복한 추석의 의미를 공유했다.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은 환영사에서 “추석은 가족과 함께 모여 정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끼는 날”이라며 “고향을 떠나온 여러분께는 그리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가족 같은 사랑과 위로가 가득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행복하고 건강한 한가위 보내기를 기원하는 덕담으로 용기를 북돋웠다. 기념식 후 마련된 잔칫상에는 푸짐한 음식들이 가득했다. 잡채, 불고기, 김밥, 소고기뭇국, 식혜 등 한식은 물론 토르티야, 카프레제 샐러드 등 이국적인 메뉴들도 상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어머니 손맛’이 담긴 음식을 나누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어 부대행사장에는 배씨댕기, 아얌, 복건, 노리개 등 전통 장신구를 하고 색색깔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송편 빚기 코너에서는 장길자 회장이 직접 송편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손수 시범을 보이는 장 회장을 따라 오밀조밀 송편을 만들며 행복한 한때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달고나를 맛보고 제기를 차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청사초롱과 전통부채를 만들어보며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조선시대 길을 밝혀 손님을 맞이하는 데 사용하던 청사초롱의 의미를 설명한 봉사자 임수연(30) 씨는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손님들에게 환영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며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5년 됐다는 한 베트남 다문화가정 주부는 “매년 추석을 맞아 시댁 가족들과 모일 때면 고국에 있는 가족들이 더 생각났다.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오늘 하루가 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사골곰탕, 육개장, 황태국밥 등 속을 든든히 채워줄 가정간편식과 밀가루, 부침가루, 당면 등 필수 식재료까지 총 20가지 먹거리를 정성껏 담은 추석 선물도 받았다. 이를 포함해 위러브유는 전국 60여 지역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연계, 홀몸어르신·한부모·조손·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 1천400가구의 행복한 한가위를 기원하며 식료품 1천400세트(7천만 원)를 전했다. 앞서 설에 기탁한 선물세트까지 포함하면 올해 총 2천800가구에 1억4천만 원의 물품이 전달됐다.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지구촌을 지향하는 위러브유는 20년 넘게 다양한 복지활동을 해왔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등 자선행사를 개최해 각국 취약계층의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겨울이면 다양한 직군의 회원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소외이웃의 노후 주택을 수리하는 등 맞춤형 보금자리 개선 활동도 펼친다. 유엔 DGC(공보국) 협력 NGO인 위러브유는 전 세계에서 헌혈하나둘운동, 클린월드운동, 맘스가든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긴급구호, 난민지원, 물·위생보장, 빈곤·기아 해소, 환경보전 등 여러 분야에서 7월 기준 85개국에서 95만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4400회 이상 복지활동을 펼쳤다. 이에 각국 정부와 기관들이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다수의 상을 수여했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제7회 경기도 물리치료사의 날’ 기념행사 개최

경기도물리치료사회(회장 김구식)는 지난 11일 도회 사무국에서 ‘제7회 경기도 물리치료사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경기도물리치료사의 날은 지난 2018년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도회 창립총회가 1988년 9월 11일이고 세계물리치료사의 날이 9월 8일인 점을 근거로 9월 11일로 제정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박주리 과천시의원을 비롯해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 이진수 수석부회장, 김가영 행정부회장, 권하은 교육부회장, 노근섭 정무부회장 등 3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했다. 박주리 시의원은 “언제나 환자를 위해 병원 현장에서 애써주시는 물리치료사 분들께 감사하다”며 “과천시민을 위한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근골격계 건강증진 관련 조례안을 발의해 통과됐는데, 앞으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경기도 물리치료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기념행사에서는 모범회원에 대한 표창 수여가 이어졌다. 강득구 국회의원 표창은 송노국·김가영 물리치료사, 김영진 국회의원 표창은 유민균·윤미나 물리치료사, 김준혁 국회의원 표창엔 이학순·박정수 물리치료사가, 민병덕 국회의원 표창은 박종겸·송경훈 물리치료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도지사 표창은 최영호·노현우 물리치료사가, 수원특례시의회 의장 표창은 이승용 물리치료사,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 표창은 김은샘·이현재·이나임·조중구 물리치료사에게 돌아갔다. 기념식은 경기도가 지리적으로 넓은 점을 고려해 유튜브 생중계가 동시에 진행돼 회원들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다수의 회원들이 평상시 궁금해했던 협회 소식에 대한 알림과 회원의 권익, 복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최근 물리치료사들은 의정갈등 및 정부의 의료종합개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기도회 집행부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절망보다는 희망을, 분쟁보다는 한마음으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나가고자 경기도물리치료사회는 회원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를 살아있게 하라! 최동호 시인의 사행시 ‘생이 빛나는 오늘’

“인공지능(AI)이 시를 쓰고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시의 새로움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이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의 쓸모를 따지고 디지털이 범람하는 시대. 시는 어떻게 생명력을 이어가야 할까. 평생 시를 통해 인간과 인류를 사유해 온 최동호 시인(76)은 고뇌 끝에 ‘사행시’를 꺼내들었다. 스마트폰 한판에 들어가는 극서정시. 이는 곧 인간 근원으로 ‘회귀’이기도 하다. ‘인간이 고양된 감정의 절정에 설 때 그때 최초로 발화되는 언어적 표현은 사행시다. 신라 향가 서동요처럼 수천년 전부터 이미 우리는 사행시를 노래로 불러오지 않았는가. 고도로 응축된 사행 속에 인간과 인류의 보편적 모습을 담아내자!’. 극서정시를 통해 깊은 사유의 공간을 천착해 온 최 시인이 사행시집 ‘생이 빛나는 오늘’을 최근 출간했다. 지난 3년간 디지털 시대에 시가 어떻게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창작한 시편 중 68편을 실었다. ‘날개 비비는 다리에 / 가을바람 오고 / 초록빛 사랑은 속절없다 / 여윈 울음 다리 긴 여치야’.(여치) ‘여치 울음소리 잦아들자 / 문득, 가을바람 나 / 여름날 그의 등이 어른거리는 / 유리창엔 가랑잎 속달’.(가랑잎 속달) 시는 사행시의 기승전결 구조를 사계절의 순환과 연계해 구성됐다. 형식적으로는 행과 행 사이를 비워서 1행이 곧 1연인 구조를 택했다. 행간의 호흡과 여백의 미를 살리려는 의도다. 한 자 한 자, 한 행 한 행 고도로 응축된 시. 오랜 시간 시인이 분투하며 추구해 온 시의 결실이자 시의 정수가 사행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최근 경기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동호 시인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발표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현대에도 아직 논의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승전결의 구조적 견고성”이라며 “오늘날 현대시는 시의 기본 논리 구조가 해체돼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길이가 짧다고 해도 그 짧은 가운데 어떤 견고한 구조를 갖춘 시는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를 담은 이번 시집은 간결하나 선언적이다. 급변하는 시대, 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물결을 만들어내려는 최동호 시인의 새로운 시도이자 운동인 셈이다. 이하석, 김수복, 박용재 , 윤수천 등 시인들도 이미 사행시를 선보였다. “노래가 시가 되려면 최소한의 요건인 사행이란 기승전결 구조를 갖춰야 하죠. 향가도, 금강경의 핵심도 모두 사구체예요. 인간이 집약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도 사행시가 늘 중요한 표현방식으로 얘기돼 왔죠. 사행시가 가진 기승전결이라는 미학적인 구조는 해체적 상황에 직면한 우리 시에 새로운 생명력을 되찾아 줄 것이라 생각해요.” 최동호 시인은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모시립박물관에서 열린 유럽 국제시축제 ‘유로파 인 베르시(Europa in versi)’에서 ‘올해의 최고 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시집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헝가리, 스페인 등에서 잇달아 출간되는 등 해외 문인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룰 때 사람들이 생각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면 놀라움을 표명합니다. 저는 더 많은 고뇌와 사유를 통해 더 나아져서 그런 결과물이 응축된 시를 계속 쓰고 싶어요. 인간이 시 쓰기를 멈추고 AI가 쓰는 시만 본다면, 우리 세계에 인간 상실이란 문제를 도래하겠죠. 그런 마음으로 매일을 사는데, 그런 의미가 조금 가 닿지 않았나 싶습니다.” 위기의 시대에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구하고 찾아나선 최 시인은 현재도 매일 두 세 시간씩 시를 쓰거나 썼던 시를 고치며 시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인간의 존재란 뭘까. 인간은 유한한 존재인데 그 존재를 뛰어넘는 것,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시의 최종적 목표이며 시인은 그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 생각합니다. 시에 대한 나의 탐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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