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한국축구 나아졌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한국축구는 분명 나아졌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보다 철저한 정보수집과 전력 강화를 통해 내년 월드컵에서 원하는 성과가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축구회관에서 취임 1년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나의 지도 방식에 대해 일부에서 불만을 표시했던 게 사실”이라고 전제, “그러나 월드컵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세계 수준과의 차이를 줄이려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유럽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을 지도하며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해왔다”고 밝히고 “아직 그 격차는 존재하지만 한국축구는 잠재력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슈퍼클래스팀과 맞붙어 이기려면 지금보다 더한 자신감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국민의 염원인 월드컵 16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관련,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고 정상적인 팀 운영 체계도 갖췄다”면서 “하지만 훨씬 세부적인 전술, 특히 정신적 면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19일 네덜란드로 출국해 이번 주말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의 기량을 체크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관전하는 한편 미국 등 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3팀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유럽팀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전문가들이 첫 승 및 16강 진출의 ‘제물’로 꼽는 폴란드에 대해 “조추첨 때부터 거의 모든 이들이 포르투갈에 울고 폴란드에는 웃었지만 나로서는 폴란드가 가장 까다로운 팀이라고 본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또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내년 월드컵에서 홈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지만 야심찬 계획을 세우거나 국민의 지나친 기대로 선수들이 긴장할 정도가 되면 곤란하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내년 1월 골드컵북중미대회에 출전함으로써 전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대 축구에 비밀이란 없으며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선수들이 어떤 상황과 환경에서도 슬기롭게 대처하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현재로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

인천SK 2연승 '쾌속질주'

인천 SK가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2연승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며 단독 선두를 고수했다. 인천 SK는 1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홈 경기에서 경기종료 33초를 남기고 터진 강기중의 역전 3점포와 조니 맥도웰(32점·14리바운드·9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강동희(20점·9어시스트), 김영만(18점) ‘토종 듀오’가 이끈 울산 모비스를 84대82로 제쳤다. 이로써 인천 SK는 14승6패를 기록, 대구 동양(13승7패)을 한 경기차로 제치고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날 인천 SK는 1쿼터에서 맥도웰과 조동현(17점)이 나란히 12점씩을 기록하는 수훈으로 29대19로 크게 앞선 뒤 2쿼터서도 문경은(18점)의 3점슛과 맥도웰의 골밑슛이 호조를 보여 강동희, 김영만 등 주전들이 고르게 분전한 모비스에 46대39로 리드한 가운데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인천 SK는 3쿼터들어 모비스의 집중수비에 막히며 추격을 내준 후 강동희, 이병석(10점)의 외곽포를 잇따라 허용, 59대63으로 역전을 당했다. 4쿼터 종반까지도 근소한 점수차로 이끌리던 인천 SK는 1분6초를 남기고 정재헌의 레이업슛으로 79대80로 따라붙은 뒤 최명도의 5반칙 퇴장으로 투입된 강기중이 종료 33초를 남긴 상황에서 회심의 3점슛을 꽂아 넣어 82대8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인천 SK는 이어 조동현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종료와 동시에 이병석이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친 모비스를 2점차로 따돌렸다. 인천 SK의 맥도웰은 어시스트에서 1개가 부족, ‘트리플 더블’ 작성을 아깝게 놓쳤다. 한편 안양 SBS는 대구 원정경기에서 퍼넬 페리가 22득점으로 선전했으나 리바운드에서 대구 동양에 19대32로 크게 뒤지며 골밑의 열세를 만회치 못한 채 77대83으로 패해, 3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지며 6위로 내려 앉았다. 또 서울 SK-삼성전에서 삼성의 아티머스 맥클래리(22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는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으나 팀패배로 빛이 바랬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여자양궁, 종이호랑이 전락위기

세계최강을 자랑하던 한국여자양궁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3위에 그친 데 이어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잇따라 내줬다. 시드니올림픽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휩쓸던 1년전의 위용은 오간데 없고 누구나 만만히 볼 수 있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듯한 느낌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개에 그친 것은 충격적이다. 비록 대표 1진이 아닌 2진급 선수들이 출전했다고 하지만 아시아권만 출전하는 2급대회인데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따기보다 국내선발전 통과가 더 어렵다”며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해 온 한국이기에 변명조차 쉽지 않다. 특히 그나마 한국과의 격차가 조금 줄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중국, 일본도 아닌 대만에 패했다는 사실에서 국내 스포츠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또 1진이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져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동메달에 그쳤었기에 단순한 ‘불운’으로 치부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여자가 잇따라 부진을 보이는 원인으로는 세계정상에 오래 머무르다보니 정신적으로 나태해졌다는 점, 그리고 기술개발을 게을리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선수들은 지난 8월 군부대 입소훈련을 남자선수들이 집단보이콧한 데서 드러났듯 전반적으로 정신적 해이에 빠졌으며 대한양궁협회 집행부와 지도자들도 새로운 기술터득에 매진하기보다는 과거를 답습하는 훈련에 안주해왔다. 9개월밖에 남지 않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더 이상의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상대선수들에 대한 치밀힌 분석과 신기술 연마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