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힌 올시즌 판도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가 2라운드 중반을 넘어서면서 오리무중이던 올 시즌 판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팀당 14∼15경기씩 치른 4일 현재 단독 선두 인천 SK를 비롯해 공동 2위 서울 삼성, 대구 동양, 공동 4위 안양 SBS, 창원 LG 등 5개 팀이 짜임새있는 전력으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서울 SK와 원주 삼보, 울산 모비스, 여수 코리아텐더, 전주 KCC는 주전의 부상 등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약점을 노출, 순위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이같은 5강5약의 판도는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구체화 됐다. 지난 주말 인천 SK와 삼성, SBS 등이 연승을 거두는 등 상위 5개팀들은 최소한 5할 승부로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하위권 5개 팀들은 좀처럼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가장 약진이 두드러진 팀은 인천 SK로 5일 현재 10승 4패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으며, 토종과 용병이 조화를 이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과 동양(이상 10승5패)이 반게임차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공동 4위 SBS(8승7패)는 4일 경기서 비록 동양에 패해 5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공동 4위 LG(8승7패)는 53%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조성원, 에릭 이버츠 등 득점포가 건재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골밑만 보완하면 지난 시즌의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에 서장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큰 서울 SK는 주말 2연전에서 연속 역전패하며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초반 돌풍의 핵이었던 코리아텐더도 ‘특급 용병’ 마이클 매덕스가 벌써부터 지친 기색을 보이며 하향세가 분명하다. 여기에 김영만이 부상중인 모비스와 재키 존스가 12월에나 돌아오는 KCC, 허재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삼보는 각각 이들 주포들의 복귀 이전까지는 힘겨운 경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짙게 드리웠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 프로농구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다저스, 박찬호와 재계약 적극 검토중

박찬호(28)의 LA 다저스 잔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 4일 댄 에번스 다저스 단장이 9일부터 13일까지 보스턴에서 열리는 윈터 미팅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인 박찬호 및 테리 애덤스와의 재계약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다저스와의 협상이 임박한 근거로 오는 14일까지 다저스가 조정신청을 받지 못하면 내년 5월이 돼야 재계약할 수 있고 만약 박찬호가 다른 팀과 계약한다면 다저스는 그 보상으로서 드래프트 선택권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조정신청은 다저스가 제시한 계약기간 및 연봉 액수와 박찬호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요구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나 다저스가 적절한 연봉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박찬호를 붙잡아두고 싶다는 열망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문은 다저스가 찬호에게는 조정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나 애덤스에게는 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3일 한국 특파원들에게 박찬호 성적분석집을 배포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등과) 1주일 안에 협상할 것”이라며 “찬호는 모든 (협상)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라고 했다. 찬호가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다저스와 협상이 물건너가지 않았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편 에번스 단장은 3일 내년까지로 돼 있는 짐 트레이시(45) 감독의 계약기간을 오는 2004년으로 2년 더 연장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박찬호 실력을 높이 평가해온 트레이시 감독의 계약기간 연장이 박찬호 재계약 성사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이시 감독은 올시즌에 충분한 득점 지원이 있었다면 20승 투수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박찬호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어 에번스 단장에게 박찬호를 붙잡도록 권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트레이스 감독이 올시즌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 2위에 랭크되고 팀을 플레이오프 레이스 막판 경쟁까지 벌이도록 한 공로를 인정, 2003∼2004년 재계약 옵션을 선택, 계약기간을 연장했다./연합

안양 SBS, 연승행진 '뚝'

안양 SBS 스타즈의 연승행진이 대구 동양 오리온스에 의해 제동이 걸리며 시즌 첫 상위권 진입의 꿈이 무산됐다. 상위권 진입을 노리던 안양 SBS는 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 2002 애니콜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퍼넬 페리(27점·11리바운드)가 홀로 분전했으나 마르커스 힉스(23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분전한 대구 동양의 초반 공세를 막지 못해 80대94로 완패했다. 이로써 안양 SBS는 8승7패로 여전히 4위에 머물렀으나 대구 동양은 이날 여수 코리아텐더를 꺾은 서울 삼성과 함께 나란히 10승5패로 1위 인천 SK(10승4패)를 반 게임차로 추격하며 공동 2위를 달렸다. 안양 SBS는 1쿼터에서 박재일(15점)과 신인 김승현(12점·13어시스트)의 3점포와 힉스가 골밑에서 활약한 대구 동양에 17대28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뒤 2쿼터서도 올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은 위성우(16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득점한 대구 동양에 줄곧 이끌리며 32대57로 크게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안양 SBS는 페리가 혼자 10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쳐 득점력이 떨어진 대구 동양을 53대70으로 추격했지만 4쿼터서 리온 데릭스(15점·10리바운드)와 은희석(10점·9리바운드)의 활약에도 불구, 친정팀에 비수를 들이댄 위성우의 외곽포에 추격을 저지 당했다. 한편 여수경기서는 서울 삼성이 홈팀 코리아텐더를 90대82로 제압했다./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FW-MF 연결고리 끊어라"

○…홈에서 벌어지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숙원인 16강 진출을 달성하려는 한국축구가 힘겨운 상대를 만났다.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폴란드, 북중미의 미국과 맞붙어야 하는 한국 축구가 목표달성을 위해 뛰어넘어야 할 상대들의 취약점을 찾아본다.<편집자 주> ①미국 “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연결고리를 끊어라.” 한국이 2002 월드컵에서 16강행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로 꼽는 미국. 미국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탄탄한 미드필더와 수비력을 갖춘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지역 예선에서 5골을 뽑아낸 노장 어니 스튜어트와 조시 월프가 최전방 공격에 나서고 코비 존스가 이끄는 미드필더진에는 조 맥스 무어와 크리스 아마스, 앤소니 사네의 조직력이 위력적이다. 특히 왼쪽 날개 존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와 날카로운 패싱으로 팀의 공격루트를 만드는 플레이메이커. 이 밖에 국가대표팀간 경기에 100회 이상 출전한 중앙 수비수 제프 애구스와 데이비드 레지스, 조지 포프 등은 힘과 노련미로 한국 공격수들이 문전에서 쉽게 볼을 잡지 못하게 할 태세다. 그러나 미국축구는 유럽 강호들보다는 테크닉과 미드필더에서의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미드필드에 강인한 체력을 지닌 젊은 선수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격에서는 힘좋은 미국의 수비수들과 맞대결을 펼치기보다는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는 기동력의 축구로 맞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좌·우날개의 센터링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고 최전방 공격수들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확보해야만 골문을 열어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또다른 약점은 이번 대회를 대비해 신인들이 대폭 보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축멤버는 노장급들이어서 9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던 최상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애구스가 33세로 가장 많고 스튜어트가 32세, 존스가 31세 등이어서 본선 경기가 벌어지는 시간이 오후 3시30분인 점까지 감안하면 초반부터 상대의 체력을 빼앗는 작전이 먹혀들 전망이다. 또한 지역예선 기록에서도 드러났듯이 홈에서는 4승을 올렸지만 원정경기에서는 1승2무2패로 부진했다는 점은 아직까지 미국이 국제대회에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해 주고 있다. 따라서 한국 축구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원정경기에 약한 미국에 대한 승부의 변수로 적지않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