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IN] 굿모닝 중소기업-주방용품 유통업체 ‘하울스홈’

“아르바이트생 시절,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물건을 찾아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매료됐어요.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독특한 상품을 더 많이 발견하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하울스홈 대표 이용명씨(26)는 군 제대 후 누나가 2009년부터 조그맣게 운영하던 일본 주방 소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다가, 제품 소싱 과정에 푹 빠졌다. 이후 이 작은 가게를 주방용품 유통업체 ‘하울스홈’의 전진기지로 삼는 동시에 인터넷에 독립몰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1인 창업에 돌입했다.주방용품 중에서도 핸드메이드 식기류를 주로 취급하면서 제품 선정에 ‘정성’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잡았다. 작가들의 공방까지 찾아가서 그들의 작업 과정과 가치관을 확인했다. 국내 단독 유통권을 따낸 일본의 유명 도예가 아베 하루야(Abe Haruya)의 도자기 제품 역시 이 같은 경영 철학에서 가능했다.아베 하루야는 도자기 제작 공정을 촬영한 동영상이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작가다. 물레를 돌리고 표면을 일일이 깎아 무늬를 만드는 등의 과정이 마치 ‘최면’을 걸듯 소비자를 매혹시켰다.국내에서 유통 업체가 없던 가운데 작가 아베를 설득한 것은 바로 이 대표다. “그분의 공정이 유명해서 흥미를 느꼈고 연락처도 없으니 인스타그램으로 접촉을 시도했죠. 2~3달 동안 연락이 없어서 ‘우리 같은 작은 업체는 봐주지 않나 보다’ 했는데 연락이 온 거에요. 바로 표 끊고 날아갔죠. 도쿄에서도 2시간 동안 기차 타고 내려가야 하는 시골에 공방이 있는데,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제품에 대한 정성을 소중히 한다는 마음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아요. 그렇게 국내 유일 에이전시가 됐죠.”하울스홈은 현재 해외는 물론 이천과 여주 등의 국내 도예 단지를 찾아가 일일이 작가들과 교류하며 핸드메이드 주방 식기류를 판매하고 있다. 석빈도자기, 무경도자기, 화소반해 등이다. 해외 브랜드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내구성, 여기에 희소성까지 갖춘 제품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대형 유통업체와는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해당 제품을 바로 판매품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 소상공인의 공통된 재고 부담도 덜었다.특히 올해는 더 역동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 해외역직구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돼 하울스홈이 확보한 국내 주방용품을 미국, 호주, 이스라엘 등 해외 여러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오프라인 매장에 면기류를 구매하러 온 외국인 구매자를 통해 외국에는 면기류가 많지 않은 점을 인식한 후 이를 파고들어 해외 소비자 취향의 맞춤형 식기류를 공략 제품으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상품 확보와 마케팅을 구사해왔다. 더욱이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배송 수수료를 지원받으면서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500만 원으로 시작한 1인 기업은 5년 만에 4인 이상의 근로자를 두고 연매출 8억 5천만 원을 기록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주방용품에서 나아가 문구류와 액세서리류까지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금 하는 일은 장사에 가깝지만 훗날 좋은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사업을 하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글_한진경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화제의 대회] 2017 세계 레전드 3쿠션 당구대회

평화 통일을 기원하며 통일 경제특구인 파주에서 열린 ‘2017 세계 레전드 3쿠션 당구대회’가 17일 나흘간에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본보와 대한당구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당구연맹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파주 지지향 게스트하우스 내 다목적홀에서 개최됐으며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이집트, 콜롬비아, 네덜란드, 멕시코, 포르투갈 등 세계 각지의 당구 레전드 36명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세계 예술구 챔피언이자 매년 예술구 투어를 개최하는 로베르토 로하스를 비롯, 2002년 제1회 아시아 3쿠션선수권대회와 네 차례의 전 일본 3쿠션선수권대회, 2012 전 일본 프로 3쿠션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아라이 타츠오가 참가했다. 또한 1985년부터 89년까지 5년 연속 한국프로당구 챔피언이었던 김용석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구 레전드들이 함께 참여해 대회 내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또한 이번 대회는 참가 선수들이 임진각과 도라전망대, 제3 땅굴 등을 둘러보는 DMZ투어 탐방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개최되며 ‘평화 통일 기원’이라는 취지를 극대화했다.14일부터 조별리그를 거쳐 이날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이어진 가운데 일본의 아라이 선수가 한국의 조창섭 선수를 30대 27로 따돌리며 최종 우승했다. 경기 내내 앞서 나가던 아라이 선수는 경기 막판 조창섭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속 득점에 성공, 우승컵을 거머쥐었다.곧바로 이어진 폐회식에는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 박태호 대한당구연맹 수석부회장·양춘수 부회장, 차동활 경기도당구연맹 회장 등이 참석해 대회 폐막을 축하했다.남삼현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번에 참가한 선수들은 당구팬들의 영원한 레전드이며 앞으로도 우리들의 영웅으로 남아주셨으면 한다”며 “레전드 선수들이 명성에 걸맞게 승패를 떠나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많은 당구팬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태계의 보고이자 평화통일의 발상지인 파주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이번 대회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대회에 참여했던 바트 마넨(네덜란드) 선수는 “세계 각국 선수들의 실력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던 대회”라며 “다음에도 대회가 개최된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글_구윤모ㆍ허정민·유소인기자 사진_김시범ㆍ장용준ㆍ조태형기자 [우승자 인터뷰] 아라이 타츠오(일본)“당구는 내 인생… 亞 선수권 첫 우승 가슴 벅차”- 세계 유일의 대회에서 우승한 소감은.40년간 당구대회를 많이 출전했지만 우승은 처음이다. 매우 벅차고 기쁘다. 일등을 목표로 그동안 달려온 건 아니지만 내 인생을 ‘당구’라는 스포츠와 함께 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진 것 같다. 체력관리와 컨디션 조절을 잘한 것이 이번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한국에서 주최하는 대회는 거의 70회 정도 참여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꾸준히 또 열심히 당구를 즐기면서 걸어온 내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우승이다.-오랜 세월 함께한 당구, 어떤 의미인지.거의 50년간 당구를 쳐왔다. 수십 년간 당구와 함께 했지만 매순간 즐기면서 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당구는 내 인생이기도 하다. 당구대 위의 공들을 내 마음대로 굴리기 위해서 펼치는 기술 등이 모두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당구라는 ‘승부의 세계’에서 계속 즐기면서 활동하고 싶다.- 남·북한의 경계의 도시, 파주에서 당구대회를 치렀는데.전 세계 당구 선수들이 모여 파주에서 스포츠를 펼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일정 중간에 DMZ 안보투어 프로그램을 하며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등을 둘러 봤는데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남북통일이 조속히 이뤄져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가 돼 사이좋게 지냈으면 한다.

[포토 에세이] 줄기의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