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이은상군

한 고교생의 활발한 봉사활동이 메마른 사회에 온풍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서울 대원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이은상군(18·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이 화제의 주인공. 매주 정기적으로 수원 우만사회복지관에서 장애인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이 군은 다방면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약하는 ‘봉사맨’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열린 전국 영어웅변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받은 상금 100만원을 모교인 매산초등학교와 원천중학교에 결식아동 급식지원비와 장학금으로 남모르게 기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군은 금연청소년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금연운동을 전개하는 인터넷사이트를 개설, 1천420명으로부터 서약서를 받는 성과를 올렸는가 하면, 지난해 5월 미국발레단 내한공연때는 2명의 미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홈 스테이’를 신청, 수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열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의가 깃든 봉사활동을 보여 준 이군은 지난 2일 수원시장 표창장을 비롯, 각계에서 받은 상이 무려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참다운 행복이란 내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눌 때 라고 생각한다”는 이군은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재일교포2세 박명성씨

‘일제의 악랄한 만행을 잊지말라’는 어릴적 아버지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늦은 나이에 고국땅 한국에서 역사를 배우며 학구열을 불태우는 재일교포 2세가 잔잔한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해 가을 경기대 사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박명성(57)씨. 그는 일본에서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명문대를 졸업하고 제재소 및 호텔 등을 운영하는 등 성공한 재일교포 2세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다시 역사공부를 하려는 것은 말 그대로 ‘뿌리’를 찾기 위해서다. 박씨는 중·고교시절 역사시간때 임진왜란을 ‘조선정벌’이라고 배운 것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일본의 왜곡된 역사 앞에 무기력 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역사로 인해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진보적인 몇몇 일본의 역사선생들로부터 일본의 고대 역사와 문화는 한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고, 특히 ‘한글’은 기득권층인 양반계급이 아닌 서민과 평민, 농민 등 일반 대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일 고대사는 시각 자체가 일본적인 것이 많고, 한국의 사학계에서 주장하는 것도 알고보면 일본의 진보 역사학자들이 먼저 제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박씨는 국내 사학계의 ‘뒷북’ 역사연구를 비판하며 철저하게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역사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따라 박씨는 삼국통일이후 신라와 발해, 그리고 일본의 야마토정권 등 극동아시아 3국에 주목한다. 그는 야마토정권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3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야마토정권을 포함한 신라와 발해를 극동 3국의 역사로 보고 철저하게 한국적인 사관을 통해 고대사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본 정부의 끊임없는 귀화 요구를 뿌리쳤고, ‘박건차랑(朴建次郞)’이란 일본 이름을 ‘박명성(朴明盛)’이란 한국 이름으로 바꿔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당당히 생활하고 있다. 박씨는 석사논문으로 ‘임진왜란을 전후로한 韓·日 교류사’를 준비중이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양평 양동파출소 직원들

지난 4일 오후 3시께. 양평군 양동면 석곡1리 박화수 할머니(80) 집에서는 양동파출소 심종성 경장(38)을 비롯, 안미현(28)·송태현(29)순경, 자율방범대 홍승표 총무(39)가 땀을 뻘뻘 흘리며 장판 교체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윽고 장판이 깨끗하게 교체되자 심경장 등은 또다시 열심히 풀칠을 하며 도배까지 모두 마쳤다. 이들의 도움으로 집안이 환해 지자 박화수 할머니는 “평소 이웃과 교회 등에서 도배지를 얻어다 붙여 지저분했었는데 이렇게 집안을 깨끗하게 만들어 줘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양동파출소 6명의 직원들이 이처럼 독거노인들의 ‘친자식’을 자처하고 나서 칭송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독거노인들의 집 청소와 함께 땔감 및 연탄 등을 지원해 주던 직원들이 장판 및 도배까지 맡아 해 주고 나선 것은 지난 2월. 직원들의 봉사활동 소식을 들은 양동면 박재덕씨와 행정발전위원회가 각각 200만원씩을 선뜻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모두 20가구의 독거노인 집에 장판 및 도배공사를 해 주었다. 주민들의 시각도 크게 변했다. 도움을 받은 주민들은 파출소를 지날때마다 꼭 한번씩 들러 안부를 묻고 있으며, 커피 음료 등을 제공하기 위한 주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등 파출소 직원들의 봉사활동이 민·경 화합에 한 목 단단히 하고 있다. 한 주민은 “쉬지도 못하고 다시 출근하는 직원들을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