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신상권>오산 문화상가

오산시는 기존 시가지내 차없는 문화의 거리 상권과 운암택지개발지구가 미니 신도시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신 시가지 상권으로 차별화 된다. 차없는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단장한 일명 ‘문화상가’는 구 시가지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한 골목길이 탈바꿈한 것으로 시와 상가연합회가 특별협약을체결하면서 지난 98년4월에 조성,도내에서 부천시에 이어 두번째로 탄생됐다. 원동 미금사∼경화당간 120m 구간을 축으로 조성된 문화상가는 130여개의 크고 작은업소들이 밀집한 미니 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없는 문화의 거리는 시가 ‘차없는 거리’조성을 희망하는 상인연합회의 건의를 수렴해 7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 구간의 하수도 정비를 비롯한 경계석과 보도블럭 교체와 가로등 설치 등 기반시설을 갖춰 도심속의 깨끗한 쇼핑공간으로 탄생됐다. 이 문화상가는 3시부터 자정까지 9시간동안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쾌적한 환경속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시가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정한 ‘참사랑 업소’도 10여개에 이른다. 시외버스터널이 마주한 문화상가는 하루 2만여명의 유동인구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북적거리는데 비교적 짧은 구간이지만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논스톱 쇼핑과 소박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이때문에 청소년들과 20∼30대 젊은층은 물론 40∼50대에 이르는 세대들이 어우러져차없는 문화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다. 여기에 문화상가연합회(회장 유희원·40)가 추최하는 ‘오산문화거리축제’는 올해로 3회를 맞으며 건전한 쇼핑문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문화의 거리 준공 및 기념 축제로 막을 연 문화거리축제는 지금까지 매년 계절별로청소년을 위한 거리음악회를 비롯한 통기타동아리 연주회,메이크업 시연,댄스페스벌,치어리더쇼,가족사랑 사진콘테스트,퍼포먼스쇼,청소년 어울마당,연예인 팬사인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하며 폭넓은 층의 쇼핑객들과 공감대를 함께 하고 있다. 또한 불우이웃돕기 자선바자회와 에이즈(AIDS)예방 사진 전시회 등 공익증진을 위한각종 행사가 연중 수시로 개최되면서 단순히 상행위에 국한되지 않는 열린쇼핑공간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박은정씨(39·주부)는 “문화의 거리는 특정시간대에 차량통행이 금지되기 때문에 쾌적한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쇼핑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당초 한시적인 운영결과에 따라 존·폐여부가 판가름 나기로 예정됐던 차없는 문화의 거리(문화상가)가 해를 거듭하면서 구 시가지 서민층들의 쇼핑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인터뷰(문화상가연합회 유희원 회장) -아직은 완전한 틀을 갖추지 않았지만 운암택지개발지구가 미니 도시의 신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상권침체 등 여파는 없는지. ▲운암택지개발지구내 상권과 문화의거리 상권은 입지적으로 차별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현재 건립중인 오산역사 신설 등으로 향후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오히려 지금보다는 문화상가 상권이 활성화 될 것으로 상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화상가에 대한 활성화 구상은. ▲당초 허스름한 골목길이 차없는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하면서 조성된 문화상가는 여느 신상권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130여명의 정회원과 준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상권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친절을 바탕으로 한 각 업소들의 서비스 향상 등 쇼핑객을 왕으로 모시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이웃사촌>의왕 쌍용충무아파트

삭막한 아파트의 세태를 뛰어넘어 항상 웃는 얼굴로 이웃간 정이 넘치게 가족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살아가는 아파트가 있다. 의왕시 왕곡동 쌍용충무아파트. 332세대에 1천300여명이 입주해 있는 이 아파트는 지난 94년 3월 입주후 현재까지 도난사건이나 차량흠집사건이 단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입주자대표와 부녀회원들이 매일 순번제로 경비원과 함께 야간순찰을 돌면서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로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아파트세태를 불식시키기 위해 항상 웃으며 이웃을 맞는‘먼저 인사하기운동’을 전개해 1천300여명의 입주자들이 서로 얼굴을 모르는 주민들이 없을정도로 정감있게 살아 가고 있다. 또 부녀회가 단지내에 음식물쓰레기압축기를 설치, 다른 아파트단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것과는 대조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최대한 줄여 처리하고 있으며 일반 쓰레기도 종류별로 분리함을 각 동앞에 비치해 부녀회원들이 분리수거에 대해 감시하고 수시로 각종 쓰레기줄이기 캠페인을 벌여 다른 지역에서도 견학올 정도로 쓰레기처리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지역보다도 모범적이다. 부녀회원들의 살기좋은 아파트공동체만들기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각종 폐품을 모아 팔아 생긴 수입으로 단지내 잔디가꾸기는 물론 화단에 사과나무등 유실수와 장미등을 심어 아름다운 아파트꾸미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부녀회원들을 중심으로 쌀과 김치등 각종 부식을 노인정에 수시로 공급해주고 있으며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위한 경로잔치도 베풀어 주는등 부녀회원들을 중심으로한 경로사상심어주기운동도 펼치고 있다. 노인회에서는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을 이용, 충효교육과 서예교육을 실시하는등 경로사상심어주기운동을 펴 단지내에서 노인들을 만나면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수 있다. 이밖에도 1천300여t규모의 이 아파트의 저수조는 매년 두차례에 걸쳐 청소를 실시하고 자동제어시스템을 운영, 관내 아파트단지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모범아파트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지난 97년에는 경기도가 선정한 살기좋은 아파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은숙 부녀회장(43)은“안양에서 살다가 쌍용충무아파트로 이사왔는데 이웃때문에 마음을 상하는 일이 없어 말 그대로 살기좋은 아파트라고 자부하며 살고 있다”면서“더욱 살기좋은 인정넘치는 아파트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 쌍용충무아파트 부녀회장 한은숙씨 인터뷰 ■쌍용충무아파트가 다른 아파트단지와 다른점이 있다면. 하찮은 일이라도 이웃에 무슨일이 있는지 서로 알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것은 우리 아파트단지의 자랑거리이며 다른 아파트단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린 아이들은 노인을 보고 인사하며 공경심을 기르고 전 주민이 먼저 인사하기운동을 벌여 이웃간 정이 넘치는 아파트로 만들어 나가 주민들도 살기좋은 아파트만들기에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아파트신풍속도를 만들어 나가기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대형아파트단지가 한 가족처럼 오순도순 살수 있는 인정넘치는 아파트만들기에 노력하겠다. 그러기위해서는 주민들이 솔선수범하는 노력과 양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본다. 입주민들에게 이같은 마음을 심어주는데 앞장서 나가겠다. 이주율없는 진정 살기좋은 아파트로 만들어 나가겠다. (끝)

<여기가신상권>안양 평촌1번가

안양 평촌신도시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일명 평촌 1번가로 불리는 범계동 중심상업지역. 평촌신도시 개발과 함께 평촌신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이 상업지역은 조성된지 10년만에 젊음과 쇼핑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뉴코아 백화점을 시작으로 20여개의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미관광장이 위치, 문화와 쇼핑이 공존하는 로데오거리로 저녁이면 젊은이들로 들끓고 있다. 범계역이 이 로데오거리 입구에 위치, 서울 등 인근 도시에서 몰려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최근들어 대형 음식점,유명 페스트 푸드점 등도 속속 입점하면서 안양의 새로운 명물의 거리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또한 미관광장을 중심으로 한 야외무대가 설치돼 각종 축제가 이뤄지면서 이곳은 축제의 거리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서울 대학로를 방불케 할정도로 낮에는 쇼핑천국,밤에는 유흥과 젊음이 발산되는 곳. 은행가를 뒷편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옥류관등 268개의 대형 음식점과 대형서점, 극장, 나이트클럽,분식점, 스포츠센터 등 다양한 업종들이 한곳에 어루러져 시민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옥류관 앞과 영풍문고 앞 미관광장에 설치된 벤치공원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로 도심상권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도로를 사이로 대형 중앙공원이 위치해 이지역은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와 먹거리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어 주업종들도 젊은이 위주의 유흥업소,옷가게 등이 차지하고 있다. 안광춘씨(37)는 “이곳에 오면 먹거리도 많고 역과 인접해 약속장소로도 적격이어서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5회째를 맞이한 평촌1번가 축제는 안양지역의 대표적인 볼거리,먹거리 축제로 자리를 잡아 외지인들도 이축제의 명성을 듣고 구경올 정도. 윤국원 평촌1번가 연합회장은 “평촌1번가가 자리를 잡아 이제는 경기 중부권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상인들이 적극적인 협조로 명소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연합회는 오는 21일부터 ‘젊음의거리,추억의 거리,친절한 이웃,’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제 5회 평촌일번가 거리문화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매년 해온 축제보다 한단계 성숙된 축제로 각종장기자랑, 떡 만들기 시범, 각 업소별 소개 및 장기자랑 등이 마련돼 이곳 상인들은 미리부터 들떠있다. 최정미씨는 (43·주부)는 “평촌 1번가에 오면 차량이 않다니는 미관광장으로 통행이 자유롭고 대형쇼핑몰과 유명 상품들이 입점해 있어 쇼핑이 자유롭다”고 말했다. 평촌1번가 상인연합회는 안양의 대표상권으로 자리를 굳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전략을 마련, 고객들이 편안히 쇼핑하고 즐거움을 느낄수 상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안양=구재원·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 ◆ 모범음식점 현황 ▲장수산골 버섯=신선하고 무공해인 버섯을 주재료로 한 각종 전골요리를 대표요리로 내놓고 있다. 깨끗하고 청결한 분위기의 이 업소는 1인당 7천원∼1만2천원이면 건강식품인 버섯요리를 맛볼수 있다.(031)381-4589 ▲다람쥐마을=도토리를 주원료한 도토리묵, 24시간을 끓여 만든 사골국물과 도토리로 만든 수재비와 국수가 어울린 도토리 사골탕 등은 이집의 대표적인 음식이다.031-383-1363 ▲다께야=정통 일본식 우동 전문점. 일본풍의 인테리어에 이 집만의 노하우인 우동국물 은 시원하고 개운해 주부, 직장인들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031-382-5758 ▲아오이=일식과 양식이 공존하는 퓨전 레스토랑. 안심스테이크와 회정식 등을 활어와 특등급 고기로 주재로로 사용, 분위기와 최고의 요리를 한곳에서 맛볼수 있다.031-387-7200 ▲염가네 영양돌솥밥=전라도 남원에서 오랫동안 영양돌솥밥집을 운영하다 지난해 안양에 차린 이집은 호두 인삼 20여가지 재료를 넣은 돌솥밥과 대나무 통속에 10가지 한약재를 넣은 죽개탕 등으로 입맛을 잃은 직장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6천원∼8천원 ▲안양버섯=1976년 안양1번가에서 시작해 30여년간 자연산 송이버섯을 주재료한 전골요리와 버섯과 고기를 함께 버무린 생불고기 등이 주메뉴로 안양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집 주인만이 알고 있는 20여가지 재료가 들어간 소스맛은 일품.031-385-3515 ▲툇마루집 보리밥=2대에 이어지는 손 수제비 전문집.수제비를 먹기전 나오는 보리밥과 함께 나오는 직접 담군 고추장과 열무김치를 버무린 고향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가격은 4천원.031-382-9694 ▲늠뇌골=농협 부천공판장에서 직송한 순수한우를 이용, 생고기 등 부위별로 내놓는 고기맛이 일품. 24시간 갈비를 고아만든 갈비탕은 국물맛이 시원해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031-386-5848

도내 장수마을을 찾아서

<화성 봉담 내2리> 산속 한가운데 놓인 화성시 봉담읍 내2리.온 동네가 그린벨트의 산으로 뒤덮인 가운데 냇가에는 보기드물게 가제,미꾸라지, 중고기등이 서식하는 오염없는 맑은 동네로 꼽히고 있다. 내2리는 여릿골, 청궁리, 덕고개, 안골, 장안뜰등 4개부락으로 나뉘어 76세대 2백69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가운데 90세이상 노령의 할아버지 1명과 할머니 2분이 살고 있다. 최근까지 90세∼99세까지 노인이 5명이 살고 있었으나 얼마전 96세의 할아버지와 92세의 할머니가 돌아가신후 최장수 조상출(92), 유원석(92)할머니와 김태섭(91) 할아버지등 3명이 살아계시다. 80세∼89세까지의 노인도 8명으로 장수마을로 불리우고 있다. 이가운데 병상에 있는 조 할머니는 남편 이주상씨(88)가 뒷바라지를 하며 지금까지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이동네는 “옛날에 전쟁을 하여도 피난처로 사용하고 아무런 피해나 전쟁과는 상관없는 마을 이었습니다”동네가 어느누구와도 다투는일 없이 구순하게 지내왔다는 주상이 할아버지의 말 한마디로 건강하게 사는 주민들의 대변을 해주고 있다. 특히 이지역은 동네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산으로 둘려쌓여 일명 삼태기안 같다고 하여 삼뱅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95%가 논농사에 종사를 하면서 가구마다 먼 인척들로 구성되 서로 돌아가며 농사일을 돌보고 있어 누구하나 게으름을 패우는 일이없는 마을로 유면하기도 하다. 특히 둘러쌓고 있는 산에는 옛부터 묘를 쓰면 망한다고 전해내려와 이곳에 묘를 쓰는 일이 전혀 없기도하다. “오래전에 동네에 어린이가 자주 죽어 주민들이 묘를 쓴곳이 있나해서 산속을 헤메다 찾아내 이장한후로 아무탈이 없었다”는 내2리 리장 형남훈씨(50)는 “가축을 키우는 집이 없어 오염된곳이 없고 산이 머리를 동네에 두고 있는 형상을 이루어 아무것도 빠져나가는 일이 없어 돈이 않빠져 나가는 마을이라”고 자랑 했다./화성=강인묵기자 imkang@.kgib.co.kr <오산 서 1동> 일명 서녘마을로 불리는 오산시 서 1동은 창원 유(兪)씨 집성촌. 비옥한 토질이 널리 분포해 대대로 논과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작은 촌락이지만 예부터 교육열이 높아 학식과 덕망을 갖춘 인물이 적지않게 배출돼 왔다. 특히 서녘마을은 주위가 병풍을 펼쳐 놓은 듯 삼태기 형태의 산으로 둘러싸여 명당으로 꼽히는 터가 몇개에 이른다고 유충진씨(68·지관)는 설명했다. 이때문인지 10대 화성군수 출신의 유봉진씨(62년∼63년)를 비롯해 초대 민선 오산시장 재임중 지병으로 타개한 유태형씨와 현 유관진 시장 등 3명의 시장·군수는 물론 서울대 교수를 역임한 유경노씨(타개),오산초교 교장을 지낸 유승진씨(〃) 등 걸출한 인물들이 서녘마을에서 배출됐다. 이 마을은 1500년초 유여흠(창원 유씨 9세)이 정착하면서 유씨 집성촌을 이루기 시작했는데 500여년의 장구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총 49가구에 130여명이 살아갈 정도로옛 모습과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있다. 원래 유씨 집성촌으로 대를 잇던 이 마을은 6·25전쟁직후 지난 반세기 동안 외지로부터 인구가 유입되면서 지금은 절반의 유씨와 그밖의 성(性)을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이희균(96) 할머니는 서녘마을 최고령자로 맏며느리인 임범례씨(65)의 별다른 수발이나 도움을 받지 않고 동네 마실과 TV를 시청하는 등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하며 여생을 여미고 있다. 이 할머니는 “늘 편안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골고루 식사하는 습관이 장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65세이상 노인들이 20여명에 이르는 서녘마을은 고령인구가 그다지 많이 살지는 않으나 이들 모두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마시며 건강을 누리고 있다. 주민대표 유병문씨(63)는 “서녘마을은 예부터 주민들이 넉넉한 인심속에 고유의 미풍양속을 지켜며 사는 작은 마을로 장수하는 어른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여주 점동 장안3리> 태백산줄기의 오갑산자락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는 여주군 점동면 장안3리(관골마을)에는 32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모여 사는 그림같은 마을이다. 특히 산수조화가 잘 어우러진 마을은 청미천이 마을 앞을 가로지르고 있어 편안함과 풍족함을 더한다. 강원도와 인접한 이마을에는 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60세이상의 노인이 마을 전체인구의 절반에 이르고 있으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을 공동우물을 마을 사람 모두가 사용할만큼 인정이 넉넉한 곳. 그 때문인지 마을은 80세 이상의 노인들이 절반에 가까운 장수마을로 알려져오고 있다. 장수의 미결은 새벽 4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새벽공기를 맡으며 맑은 물한잔,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훈훈한 인심이 아닌가 싶다. 이마을에서 13대를 살고 있는 정연탁씨(66)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여기에서는 애들로 취급 받고 있다”며 “매일 새벽4시에 일어나 논을 들러보는 것부터 하루 일과가 시작된 이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로 맑은 공기와 물에다 채식위주의 생활을 해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한다. 얼마전 최고령인 신화영할머니(101)가 세상을 떠나 현재 이 마을에는 이언년할머니(93)가 최고령으로 생존하고 있다./여주=류진동기자 jdyu@kgib.co.kr <양평 강상 화양 2리> 경기도 장수부락으로 선정된 양평군 강상면 화양2리 입구에 들어서자 한눈에 들어오는 남한강변과 사방에 둘러쌓인 크고작은 산 사이로 작은 부락이 형성돼 있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께.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3개반으로 구성된 주택들과 벼이삭을 머금은 푸른들판이 형성돼 있었고 그 사이 논두렁에는 친환경농업을 감지할 수 있는 피라미 떼의 노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다. 전체 113가구(339명)가 한 마을을 형성한 연양부락은 동쪽엔 남한강을 끼고 그 주변엔 서석산, 진등산 등과 나즈막한 야산 사이에 형성된 작은 분지마을. ‘태양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지명유래가 있는 연양(連陽)부락은 옛부터 ‘다섯집이 모여 있다’는 의미에서 부르게 된 ‘오가촌’과 ‘절이 있던곳’이라는 ‘절골’,‘주변경치가 아름답다’는 뜻에서 부르게 된 ‘미라우촌’등이 합쳐져 지금의 부락을 형성했다. 지난 10년전부터 들어서게 된 강주변 카페와 남한강연수원 및 연수원아파트 등을 제외한 토착민들은 불과 60여가구에 170여명. 이중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44명(남 13, 여 31명)으로 마을 인구의 3분의 1 가까이 가 노령화된 전형적인 농촌시골상을 보여준다. 이들은 군의 최우선 정책인 친환경농업을 추진하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퇴비를 활용한 유기질비료를 사용해 왔다. 따라서 지난 78년에는 퇴비증산 실적 전국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군지정 친환경농업 선도마을로 선정돼 각종 영농지원 혜택을 받고 있다. 더욱이 150여m의 지하에서 뽑는 간이상수원으로 서석산 계곡에서 흐르는 천연지하수를 주 식수원으로 활용해 주말이면 물을 떠가기 위해 모여든 서울 등지의 외지인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 김왕수씨(69)는 “농약 등을 과다사용하는 현대 농사를 잘 모르고 살아왔고 효 전통과 물좋고 빼어난 경치로 인해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경원선 555리 철마는 달리고 싶다(4)

④아파트숲에 꼭꼭 숨어 있는 창동역 한국전쟁당시 북한군이 의정부까지 쳐들어오자 당시 채병덕 육참총장이 서울을 수호하기위해 설정한 창동저지선으로 유명한 창동. 그 창동지역에 가면 “고객중심 생활철도”, “기술 발전 일류철도”를 청훈으로 삼고 심광섭(48세) 역장을 중심으로 8명의 역무원이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작은 역이 하나 있다. 성북역에서 중랑천 연변의 경원선을 따라 5분 정도 북상하면 녹천, 월계 두 지하철역을 지나 아파트숲 속에 꼭꼭 숨어 있는 작은 창동역을 만난다. 창동역은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토사가 퇴적하여 이룬 마들평야 위해 1911년 10월15일 경원선이 개통되면서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100년이 됐다. 옛 경원선이 다닐때에는 도봉산과 수락산 가는 길목역에다 마들평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집산지이고 서울북부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기관으로 현 성북, 도봉,강북, 노원구 지역의 중심의 역할을 했다. 창동역명은 옛 경기도 양주군 해등면 지역으로 나라의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인 조선후기 어영청의 북창(北倉)이 있었기에 유래했다. 그래서 창굴, 창동으로 불리다가 1914년 군, 면 폐합에 따라 양주군 노해면에, 1963년에는 서울시 성북구에, 1973년에는 도봉구에 편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제시에는 창동역의 남쪽에 우이천이, 북쪽에는 중랑천이 지근거리에서 흘러 경치가 좋았고 주변은 전부 전답뿐이었다. 그래서 장안의 사대부들이 원산 송도원해수욕장에 경원선 열차를 타고 가면서 아래와 같이 노래를 불렀다. “삼각산의 산성을 우러러 보고, 우이동의 춘경을 바라보면서, 잠시동안 창동역을 거쳐 가지고, 경원요새 의정부에 당도하였네”. 창동역은 현재 옛 경원선철도를 그대로 이용하여 철도청 소속의 국철1호선이 인천∼의정부간 지상선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지하철공사 소속의 지하철 4호선이 1985년에 고상선으로 건설되어, 1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으로 교통의 요지를 이루고 있다. 1987년부터 창동역 주변에 아파트군이 형성되기 시작하여 현재 청솔, 현대, 동아, 삼성, 주공아파트 등이 건설되어 아파트숲을 이루고 있다. 또 창동역 주변에는 도봉구청, 도봉경찰서, 도봉등기소, 창동우체국, 창동차량기지 등 공공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이밖에도 대형농산물 유통센터인 농협하나로마트, 이마트 등 대형 유통 상가가 위치하여 상전벽해의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전에는 청솔아파트 쪽에 쌍용양회와 동아콘크리트공장이 있어 사일로와 전용지선인 동아콘크리트선(1968년 건설)과 쌍용선(1970)이, 동아그린아파트쪽에는 함태연탄이 있어서 함태선(1957)이, 삼풍제지공장에는 삼풍제지선(1957)이 건설될 정도로 창동역 주변에 큰 공장들이 많이 있었다. 이밖에 삼양펄프공장전용선(1966), 미원공장전용선(1972) 등도 있었다. 1959년도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시절에는 삼풍제지공장이 있어서 신문제지를 생산했고 농산물을 취급하는 성업사도 있었다. 1953년도 창동역에는 역장 1인, 조역 1인, 역무원 4인, 역수 3인 등 총 9인이 근무했다. 그후 점차 증가하여 1990년에는 건널목 간수 및 구내원까지 포함하여 총 29명이 근무하여 가장 많았다. 그러다가 승차권 판매의 지하철공사 위탁, 간수제도 폐지 등으로 현재는 총 8명이 근무한다. 1953년 당시 창동역에 정차하는 경원선 열차는 1일 20회 정도였고 주로 양회, 백미, 소금, 무연탄 등 주민들의 생필품이 하역되었다. 1985년 12월에 콘크리트 슬래브 2층 새 역사(307㎡) 가 준공되기 전의 창동 옛 역사는 우리나라 철도역사의 전형적인 원형이었다. 물매가 급한 맞배 지붕 형태의 조그만 옛 역사는 현대식 지하철과 어울려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정겨운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현재 창동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1일 7만5천명 정도이며 이중 국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5만명이다. 주요 하역 물품은 시멘트, 제지와 관수 물자인 비료, 양곡이다. 한국제지회사 물류창고가 있어서 제지 완제품이 경남 온산에서 이곳까지 수송되고 있다. 시멘트는 강원도 영월의 쌍용역, 입석리역에서 태백선을 이용하여, 단양의 삼곡면에서 중앙선을 이용하여 1일 3량정도 완제품이 창동역에 도착되고 있다. 1970년도에는 쌍용양회의 물동량이 90%를 차지하였으나 1980년도 들어서면서 쌍용양회를 비롯하여 미원, 삼풍제지, 동아콘크리트 등이 없어지면서 물동량이 줄었다. “올리브 잎사귀를 물고 와서 노아의 홍수가 끝났음”을 알린 새로 성서에 기록된 가장 평화적인 새 비둘기. 그 비둘기를 창동역에 가면 자주 만나게 된다. 지상선 창동역 홈 의자에 앉아 있으면 많은 비둘기들이 승객들 사이로 날아와 먹이를 쪼아 먹는다. 작은 역이면서도 승객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주는 창동역. 그러나 역 인근 남동쪽 창2동 산 192번지 초안산에는 우리 역사의 슬픈 한 단면을 보여주는 100기 정도의 우리나라 최대의 내시 무덤군이 있다. 하지만 돌보는 사람이 없어 봉분에 잡초가 자라고 비문, 상석 등이 버려진 상태로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이웃사촌>안양 박달2동 우성아파트

산이 인접해 자연을 마음 것 호흡하며 노년층과 장년층이 서로 존경하며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자긍심을 갖고 있는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박달 우성아파트. 지난 90년에 입주해 11년을 맞이한 아파트지만 세입자보다 집주인들이 훨씬 많이 살고 있어 아파트 단지를 내집처럼 꾸며 지은지 얼마 안된 아파트처럼 단지주변이 깨끗하다. 이 동네 주민들이 가장 자랑하는 것은 단지내 정원과 입주당시 만들어진 장서 6천여권을 자랑하는 도서실이다. 이 아파트 단지내 도서실은 이동네 주민들의 휴식처, 문화사랑방의 역활을 하고 있다. 이 도서실은 오후 2시부터 개장, 여성, 노년, 청소년 등이 자유롭게 간행물, 신간서적등을 마음대로 보고 대출할수 있고 동네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접 아파트 주민들까지 가장 이사하고 싶은 아파트로 꼽게 된 것은 이 아파트 부녀회와 통반장들의 헌신봉사가 뒷따랐다. 아파트 부녀회는 수년전부터 매년 아파트 단지내 1천주 이상의 꽃나무 등을 심기 운동을 벌여 녹지율이 만안구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상설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단지내 아이들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영어교육과 미술, 주부들을 위한 꽃꽃이 교실등을 마련, 월 2만원의 교육비만 내면 단지내 누구든지 여가활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같은 활동으로 주민들간에 유대를 돈독히 하고 있고 친교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아파트 단지의 생활하며 ‘이웃간에 얼굴도 모르고 산다’라는 말은 이 아파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이 아파트의 집주인의 비율이 87%에 달하고 있고 이주율도 극히 낮아 이곳으로 이사오기 위해 대기를 해야 할정도이다. 이와함께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3천8백여 주민들중 238명으로 노인부부가 사는 비율도 타아파트보다 높다. 이는 부녀회가 매월 노인정에 10만원씩을 보조,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자체지원등으로 노인들의 생활에 큰 도움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5월이면 단지내 경로잔치 등을 성대히 열어 아이들에게 노인공경사상을 고취시키고 노인들은 아이들과 함께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 아파트 콘크리트의 벽의 장애를 뛰어넘게 하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가 주민복지 등 운영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은 부녀회와 통반장간에 긴밀한 대화와 매월 25일 열리는 반상회를 통해 부녀회와 통반장들이 아파트 소식 등을 세밀히 전달하고 주민들과 대화에 나서 주민참여로 살기좋은 아파트 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경옥 박달우성아파트 부녀회장(41)은 “저도 평촌에서 이곳으로 이사왔지만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주민들간에 유대도 좋고 10년된 아파트라도 주민들이 아파트가꾸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달 우성아파트는 주거환경 최고를 위해 지하수를 개발,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곳의 지하수가 음용수로 적합하다는 진단을 받고 최근 이 지하수를 마시고 몸이 좋아졌다는 소문이 인접 아파트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부녀회는 이와함께 노인들과 아이들이 더욱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민들간에 화합에 힘쓸 계획이다./안양=구재원·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 <오경옥 부녀회장 인터뷰> “자연과 가까운 아파트에서 살며 주민들과 오도도손 지내는 맛에 평촌을 떠나 이곳에 왔습니다” 박달동 우성아파트 오경옥 부녀회장(41)은 이웃끼리 의지하며 사는 것이 살기좋은 아파트라고 소신을 피력한다. 1천20세대의 만안구 최대단지의 아파트인 박달우성아파트는 10년된 아파트임에도 불구, 인근 주변에서 부러움을 사는 아파트로 변신하고 있다. 오회장은 “산이 둘러쌓여 있고 안양에서 물이 가장 좋다는 약수터가 아파트 단지내에 위치해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아파트이다”고 자랑한다. 오회장은 이러한 주변환경으로 주민들의 동네 가꾸기 열성은 대단하다고 한다. 이 아파트단지내 도서관은 6천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어 주민들이 친교를 나누는 장소이다. 오회장은 “저의 아파트는 경로효친 사상은 노인층과 젊은층이 함께 의지하며 살면서 자연스럽게 베어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을 위해 부녀회가 매월 10만원씩을 지원해 같이 밥을 지어먹으며 어머니같이 딸같이 오손도손 지내고 있다. 오회장은 “앞으로 지금하고 있는 단지내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주민화합과 복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며 “주민들이 내집 남의 집을 따지지 않고 단지내 정원에 나무를 같이 심고 청소도 함께하며 즐거운 동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

경원선 555리 철마는 달리고 싶다(3)

3. 성북구에 성북역은 없다. 글,사진 김추윤(신흥대학교수) 용산역을 떠난 옛 경원선 열차는 버드나무 쭉 늘어선 한강물의 쪽 밑을 끼고 돌아 서빙고와 왕십리를 거쳐 청량리역에서 잠깐 정차한 다음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중랑천을 끼고 가다가 성북역에 도달한다. 조선후기 순조때 지은 한경식략(漢京識略)에 의하면 “맑은 계곡과 언덕을 끼고 사람들이 모여 복숭아를 심어 생업을 삼고 매년 늦은 봄이면 놀이를 나온 사람들의 차마가 두 줄을 지어 산계곡사이를 가득 메우고 깨끗한 초가집이 많았다”는 성북.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늘날 성북구에는 성북역이 없다. 1988년 행정구역 개편에 의해서 성북역이 있던 월계동이 성북구에서 노원구로 분구되었기 때문이다. 성북(城北)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도성의 수비를 담당하던 어영청의 북둔(北屯)이 영조41년(1765)에 설치되어 주둔한데서 유래했다. 일제의 경원선과 함경선 철도도 따지고 보면 옛 우리 선조들이 짚신 신고 한양으로 과거보러 다니던 파발로인 관북로를 참조해서 건설한 것이다. 옛날에 한양을 떠나 강원도 서북부를 거쳐 함경도로 가려면 동소문(東小門)으로 나가 성북구 돈암동을 거쳐 미아리고개를 넘어야 했다. 의정부 다락원과 포천 파발막, 김화, 철령, 안변, 원산, 함흥, 북청을 거쳐 서수나까지 이르는 머나먼 길의 시발점이 바로 동소문이다. 동소문-함경도의 이 관북로는 수많은 병마가 왕래하고 숱한 물자가 운반되던 길이다. 한양에서 일용잡화가 실려 나가고 거꾸로 강원도, 함경도에서 농산물과 해산물이 한양으로 실려 왔다. 특히 마른 명태가 많이 들어 왔다. 조선왕조가 개국한후 왕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 후 궁궐을 짓고 아울러 성곽을 둘러 도성을 쌓고 8개의 문을 설치했다. 이때 동북쪽의 출입문이 동소문이다. 그 옛날 붉은 복숭아꽃 피고 꿩과 산비들기, 산새들이 많이 서식하던 성북에는 옛 자취를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늘날 대부분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다. 해방후에도 산비들기가 많아 김광섭 시인은 그 유명한 시 “성북동 비들기”를 남겼다. 성북역앞 북동쪽의 월계2동에 조금 남아 있는 야산을 제외하고는, 성북역의 뒤쪽 월계3동과 중랑천사이에는 월계시영아파트가, 성북역앞 남서쪽 월계1동에는 성북 맨션, 신동아 아파트, 동신아파트가 있어 주변이 온통 아파트로 둘러 싸여 있다. 바로 인근에 지하철 석계역이 생기기 전에는 삼표연탄, 대성연탄, 삼천리연탄 등의 큰 저탄장이 있어 1천만 서울시민들이 사용하던 애환서린 석탄이 강원도에서 중앙선을 타고 이 곳까지 수송되어 하역되었다. 지금은 이문역 구내에 대성, 삼천리연탄이 일부 남아있고 일부지역은 철도청 동부전동차사무소 기지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성북역은 화물기지출입구 주변에 현재 동양, 현대, 태영양회 공장과 한솔제지, 현대자동차출고쎈터, 대한통운 등이, 경춘선이 분리되는 곳 주변에 성신양회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동부화물쎈터의 기지역으로 3개의 양회싸이로가 있고 하루 평균 벌크(bulk)가 100여량씩 도착되는 아주 큰 화물역이다. 지금도 성북역에서는 유조 탱크와 모양이 비슷한 아주 큰 탱크롤리형 벌크양회 화물열차를 자주볼 수 있다. 성북역은 한수이북에서 무연탄, 시멘트 등 정책물자를 수송하는 화차를 조정하는 중계역 역할을 수행하는 역이다. 성북역은 원래 경기도 양주군 노원면 지역인데 1914년 4월1일 군면 페합에 따라 녹천, 벼루말(연촌), 능골마을을 병합하여 월계리라 하여 양주군 노해면에 붙었다가 1963년1월1일 서울시 성북구에 편입되어 월계동이 되었다가 다시 노원구에 편입되었다. 성북역은 1937년 7월5일 경원선의 보통역으로 영업개시를 할 때는 역 앞에 있는 월계리 벼루말의 이름을 따서 한자명으로 연촌역(硯村驛)이라 하였다. 그후 1963년 3월5일 성북구에 편입된 2달후에 현재의 성북역명으로 바뀌었다. 벼루말이란 “마을가운데 못이 있어서 벼루의 물과 같다”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경원선은 용산에서 경부선, 경의선과 갈라진 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 성북역에서 경춘선과 갈라지며, 의정부역에서는 교외선과 연결된다. 성북역은 1971년 10월5일 성동역 폐쇄로 경원선의 시,종착역이 되고 1978년 4월1일 교외선의 시,종착역으로 되었다. 1986년 9월2일 성북-의정부간 지하철이 전철화되면서 경원선과 교외선의 시,종착역이 성북역에서 의정부역으로 바뀌었다. 성북역은 서울지방철도청이 폐지되면서 2000년 1월1일자로 경원선과 경춘선의 29개 역을 관할하는 관리역을 겸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스라브 지하1층, 지상2층의 현 역사는 1978년 12월30일에 완공하였다. 인근에 광운대가 있어 광운대앞역이라고도 한다. 한때 경원선, 경춘선, 교외선 3개 여객선의 시,종착역이던 성북역은 이제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의 정차역과 의정부-인천, 수원간 전철 및 국철의 정차역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단선철도인 경춘선은 1937년 7월25일 개통될 때는 성동역에서 춘천까지 93.5km였으나 현재는 성북역에서 춘천까지 87.3km로 무궁화와 통일호가 정기 운행되고 있다. 2010년 개통예정인 경춘선복선 전철화공사가 완료되면 성북역을 거치지 않고 청량리-망우리-퇴계원역을 지나 춘천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그럼 1시간40분대에서 1시간10분대로 단축될 것이다. 20여년전만해도 성북역은 서울 근교 유원지 나들이의 관문역이란 지리적 여건 때문에 사시사철 행락객이 봄철에서 늦가을 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휴일에는 임시열차를 운행하고도 폭주하는 여객을 수송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젊은 대학생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보는 MT코스가 경춘선의 강촌역과 대성리역 그리고 교외선의 송추역, 일영역 등 이었다. 그러므로 이곳에 가기 위해서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성북역에 몰려 들었다. 그래서 성북역은 나이 지긋한 50대 이후의 서민들에게는 잊을수 없는 낭만과 추억어린 역이다. 햇살이 묵직하게 드리웠던 어둠을 거두어 내고 출근객이 찾아드는 아침 8시의 성북역 대합실은 초만원이다. 홍수같이 밀려나고 밀려드는 인파의 물결이 장관이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머리에 이고 진 무리들이 뒤섞여 밀고 당기며 그 속에서 역무원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사고 예방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 다닌다. 밤12시 20분에 도착하는 인천발 전철을 끝으로 성북역사의 대합실은 정적속에 휩싸인다. 늦은 잠자리를 뒤로하고 역무원들이 다시 아침 기지개를 켜는 것은 인천행 아침 5시2분발 첫 열차의 출발시간이 다가 왔기 때문이다.

<경기이슈>아파트 적치물 과태료 논란

“자전거를 어떻게 집안에 들여놓습니까” “계단이나 복도는 화재시 탈출구인데 막으면 어떻게 합니까” 지난 7월 27일부터 개정소방법이 시행돼 아파트 복도 등에 자전거나 물건을 쌓아두거나 옥상출입구를 폐쇄할 경우 과태료로 최고 200만원을 물게 되면서 아파트마다 크고 잦은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아파트 복도 등이 자전거나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단속권을 쥔 소방당국과 아파트 주민들간에 적지않은 마찰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소방법 및 단속계획 = 화재 등 비상사태 발생시 신속한 대피 및 진화활동이 가능토록 하기위해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규정을 소방법에 신설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백화점, 할인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아파트 복도나 계단에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물건을 놔두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위반횟수에 따라 △1차 3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으로 최고 180만원까지의 과태료를 물게 될 수 있다. 또 옥상으로 대피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아파트 등의 경우 옥상출입문을 잠가놓으면 최고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고, 시정명령을 이행치 않으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아파트에 대해서는 단속인력 부족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단속은 하지않고 2년에 1차례정도 실시하는 소방검사때 단속을 병행할 방침이다. 소방방재본부는 “이 규정의 취지는 화재 등 비상사태에 평소 대비하는것”이라며 “가급적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행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촌 비상 = 각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는 개정소방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주민들이 단속에 적발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계단 등에 적치한 자전거, 폐지박스, 항아리 등을 치울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게시하는가 하면, 방송을 통해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계단이나 복도에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는 자전거의 경우 바깥에 내놓게 되면 도난당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 남구 관교동 S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그동안 안내와 게시공고를 통해 복도나 계단에 놔둔 물건을 치워달라고 했지만 거의 시정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그동안 계단이나 복도에 놔두었던 자전거를 아파트에 살지않는 친척에게 보내는등 개정소방법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나름대로 단속에 대비하고 있다. 남구 관교동 D아파트에 사는 임모씨(32·주부)는 “최근 아파트 복도에 있던 어린이 자전거를 동생집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주민들 입장 = 법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비좁은 아파트 공간 등을 감안할때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 주공아파트 김모씨(34· 주부)는 “15평 아파트에 4명이 살고있어 심지어 쓰레기조차 집안에 둘 수 없을 정도로 비좁다”며 “어떻게 법을 지키겠느냐”고 반문했다. 남동구 P아파트에 사는 박모씨(37· 주부)는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내놓는것을 규제하는 것은 화재 등 재난발생시 주민안전을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지만 화분을 내놓는 것까지 일률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부가 정작 화재대비를 생각했다면 소방도로부터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다수 주민들은 “복도통행에 장애를 줄만큼 물건을 내놓은것도 아닌데 과태료를 부과하면서까지 제재하는것은 지나치다”며 “주민들 스스로 정비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정부정책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이와함께 “통행에 불편을 주는 물건을 치우게 할 목적으로 소방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 개정소방법은 이웃간 불화를 일으키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옥상출입문 개방에 대해서도 “자살장소나 청소년들이 술, 담배를 하는 탈선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높은 실정에서 경찰은 이같이 우범지대로 전락할것을 우려, 옥상출입문을 잠그도록 하고 소방당국은 법까지 개정하며 개방을 종용하고 있다”며 반발, 개정소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하고 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그동안 아파트 계단에 짐을 쌓아놓는등 비상통로를 막는 주민들도 있어 불편과 화재시 대비통로 기능을 못할것이라며 개정소방법을 반기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D아파트에 사는 최모씨(35·주부)는 “맞은편 집 주인이 계단에 헌 책상, 신발장 등 온갖 잡동사니를 잔뜩 쌓아두는등 계단을 아예 창고로 사용하고 있어 화재발생때 대피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유사시 인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강력한 단속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 ▲소방당국 입장 = 화재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화재가 날 경우 사람은 평상시처럼 사물들을 인지하고 지각할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작은 물건이라도 대피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인천시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파트 복도나 계단이 두사람이 마주보고 지나가려면 어깨가 닿을만큼 좁은데 이런곳에 자전거를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이 나와 있으면 대피할때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비상시 대피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경우만을 선별해 단속할 계획이다. 무조건 물건을 쌓아두지 못하게 할 수 는 없는것 같아 어느정도까지 물건을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방재본부측은 “외국의경우 아파트 계단이나 복도에 물건을 놔두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고 심지어 외국계 대형할인점 등의 계단복도가 토종 할인점보다 훨씬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을 정도”라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손일광기자 ikson@kgib.co.kr

<우리는이웃사촌>광명 하안3동 주공7단지

‘살기좋은 아파트 만들기’위해 지난해부터 주민예술제를 비롯 도·농자매결연,나무식재 등 활발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하안3동 고층 주공 7단지. 광명시 하안3동 7단지 11개동 1천342세대 주민들은 다른 아파트 단지와 다르게 한가족처럼 지내며 재활용분리배출, 경노효친사상 등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등 따뜻한 정을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회장 정호성)와 부녀회, 관리사무소가 혼연일체가 돼 으뜸가는 아파트를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다양한 주민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입주자대표와 부녀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단지 운영전반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대표단의 목표인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제1회 추계예술제를 개최했다. 주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더 큰 뜻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싹틔우기위해 미술과 글짓기 등의 축제를 실시했던 것이다. 이 행사는 아파트의 벽을 허물어 7단지 주민들의 화합의 장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해 시의 권장사업으로 발전하는등 타 아파트단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오는 9월 제2회 추계예술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지난 4월 연천군 백학면 노곡2리와 도·농 자매결연을 맺고 형식적인 자매결연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도시에서 사는 자녀들을 위해 농촌생활을 경험토록 하고 농촌학생들에게는 도시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6월과 이달 11일 도·농간 상호방문을 실시하고 있다. 또 농산물직거래를 통해 백미 9천880㎏을 거래, 단지내 주민은 물론 타 단지 주민들로 부터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고추, 참깨, 배추 등 양념류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생산자(농민)는 물론이고 소비자(주민)들이 더불어 사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쾌적한 환경 조성하기에도 남다르다. 지난해 1만그루의 쥐똥나무, 회양목 등을 식재했며 올해는 5천 그루의 나무를 주민들이 직접 구입, 식재했다. 특히 주민들은 식재한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 관심을 가지고 살기좋은 푸른 아파트를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녀회(회장 박도전)에서는 재활용분리배출을 철저히 실시해 분리배출을 생활화했으며 현재는 자녀들까지 동참, 환경에 대한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녀회는 재활용품과 폐품수집 등으로 얻은 수익금으로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벌이는가 하면 단지내 대청소를 실시하는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봉사와 선행을 묵묵히 실천해오고 있다. 부녀회는 지난해 800여만원의 기금을 이용, 단지주변에 주차대, 지주목, 휀스 등을 설치해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흠뻑받고 있다. 하안3동 7단지는 예전의 아파트 운영방식과 달리 동대표들과 부녀회간 상호 협심 단결하여 열린행정과 주민화합을 도모, 모범적인 아파트 상을 구현하고 있다. 하안3동 7단지 아파트의 특징중 또다른 한가지는 공동경비의 절감이다. 승강기 정기점검, 물탱크 청소 등의 수의계약 관행을 깨고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도입, 투명성 제고는 물론 막대한 예산절감으로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같은 주민들의 노력에 관리소측(소장 김유홍)도 입주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인사관리를 통해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 함으로써 각종 낭비요소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있다. 박도전 부녀회장은“앞으로 바자회 등을 통해 기금을 조성, 불우이웃돕기는 물론 이웃간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며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광명=권순경기자 skkwon@kgib.co.kr ◇정호성 입주자대표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추계예술제, 나무식재, 자매결연 사업 등에 대해 대표진을 믿고 단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지난 99년 입주자 대표로 취임한 정호성씨(48). 정회장은 3년전 아파트비리가 한창일 무렵 하안 7단지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사관련 의혹을 해소하고자 50여명의 주민을 선출하여 특별감사위원회를 결성하여 많은 의혹과 범죄사실을 규명하는데 앞장서 왔다. 특히 각종 공사비 등에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300%의 공사비가 집행된 사실을 밝혀냈으며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고 관리비 부담이 작은 아파트를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동일 조건의 타 단지 아파트보다 월 3만원 이상의 관리비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3월로 현 대표진의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주민들의 재추대로 2년간 연임되었으며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월 5회이상 대표진회의를 통해 각종 사업을 검토·추진하면서 대부분 자체인력을 활용해 인건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주민들간의 불신의 벽을 없애기 위해 사소한 내용이라도 단지내 게시판을 통해 알리고 부녀회, 동대표 등과의 회의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정회장은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 아파트 자체로는 처음으로 아파트의 벽을 허물고 입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지난해 실시한 추계예술제 행사와 도·농간 자매결연, 나무식재 등 주민들 모두가 솔선수범으로 나서고 있으며 하안3파출소 경계 철 담장을 걷어내고 7단지 토지와 함께 주민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며 1일 파출소장 근무를 통해 상호 유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회장은“푸른 숲 가꾸기를 통해 단지내 동과 동 사이는 물론 통행로를 식물원처럼 꾸밀 예정이며 예술제와 자매결연 행사는 매년 실시할 계획”이며“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삭막한 아파트 문화를 각종 행사를 통한 교류와 이웃간의 사랑으로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광명=권순경기자 skkwon@kgib.co.kr

<경기이슈>파주 장파리 다그마훈련장 폐쇄시위

“조상 대대로 농사 짓던 땅을 뺏앗긴 것도 서러운데 30여년동안 미군탱크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물론 밤잠까지 설쳐야 하니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스토리사격장 확장으로 농지를 잃게 되자 종로 한복판과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장파리 주민들. 이제는 탱크 훈련장(일명 다그마 훈련장)으로 통행하는 탱크 소음과 분진, 그리고 진동으로 인한 건물 균열 등으로 생활불편을 호소하며 농기계로 탱크 통행을 가로막는물리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이들 파평면 장파리 주민들은 이번에는 아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으로 탱크훈련장인 다그마 훈련장의 폐쇄는 물론이고 징발된 토지 반환과 공여지를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이 주민들의 요구가 구체화되고 거세진 계기는 지난 12일밤 11시30분께 부터. 미군탱크들이 굉음을 내며 마을 한복판으로 지나가며 잠자고 있는 주민들을 모두 깨놓자 동네 주민 50여명이 하나 둘 길가로 나와 트렉터와 트럭으로 길을 막고 통행을저지시키면서다. 이날 이후 13·14·15·16일 나흘동안 주민들은 계속해서 농기계로 탱크 출입을 막는등 미군측과 마찰을 빚어졌다. 이과정에서 장파리 주민들은 물론이고 적성면의 자장리, 식현리 주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주민들은 다그마훈련장으로 출입하는 미군탱크로 인해 해마다 피해를 보면서 그동안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평면 장파리 주민들은 “30여년동안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있으면서 스토리 사격장,다그마 탱크훈련장 등으로 인한 피해를 감수해 왔다”며 “그러나 700여가구 4천여명이 살고있는 파평면의 장파리, 금파리와 적성면의 자장리 등의 주민 피해를 고려치 않고 밤이면 탱크소리에 밤잠을 설치게 하는가 하면 가을에는 건조시키기위해 널어 놓은벼 등을 짓밟아 한해 농사를 망가트리는등 피해를 더이상 보고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탱크훈련장 인근의 사유지에 심어 놓은 농작물을 탱크로 마구 짓밟아 망가트리는가하면 도로옆 목장의 젓소들이 탱크소리에 놀라 유산되거나 유량이 떨어져 피해를보고 있지만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도 주민들의 불만이다. 장파리 주민들을 더욱 격분케하는 것은 13년전 정완수씨(44)의 당시 6세인 외아들이 탱크에 짓밟혀 숨졌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사례와 지난 73년 장좌리 땅을 강제로 징발당하면서 농지를 잃게 된 문모씨(당시 57세)가 4년전 생계를 비관하며 음독자살한 사건 등 10여년 동안 7건에 이르는등 각종 울분섞인 인명사고들이다.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훈련장에 출입하는 미군탱크로 인한 피해도 피해지만 그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는 1973년 당시 평당 시세가 3천원하던 땅을 270원에, 그것도 현금이아닌 증권으로 대신한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로 다른 곳에 가서 땅을 살 수도 없었으며 그때부터 농지를 잃고 생계에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재욱,안종국,안흥기,정인호,이재근씨 등이 주민들을 대표하여 미군에 공여된 장좌리땅 되찾기 대책위원회를 5년전에 결성해 그동안 반환청구소송을 비롯한 수십차례의 진정서를 청와대와 국방부와 미2사단등에 제기하는등 징발된 농지를 되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동대표인 정씨(48·장파1리)는 당시 징발 통지서를 껴내 보이면서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정부가 부득이 하게 취한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농지를 잃은 농민들이 그 이후 생계에 어려움을 겪자 비관하여 음독 자살하는 사례가 7건이나 발생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처참 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인데 이러한 고통에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재욱 공동대표(62·장파1리)도 “장파리 주민들은 스토리 사격장 확장계획으로 인해 농지를 잃게 된데다 이제 다그마 탱크훈련장 계획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니 망막하다”며 “다그마 훈련장이 있는 장좌리를 원소유주에게 반환할때까지 생존권차원에서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군측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파주시를 찾아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하고 있다. 장파리 미 탱크부대 훈련장이나 스토리 사격장의 문제는 이제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되서는 않된다는 것이 주변의 지적이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정부가 됐든, 정치권이 됐든, 아니면 시민사회단체가 됐든간에 주민들과 함께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는 공동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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