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시대 ‘육아복지’ 개념 정착돼야”

농협 또는 농협중앙회라고 하면 보통사람들은 금융기관으로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농협이 하는 일은 그게 다가 아니다. 농업인들의 복지증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특히 농협 경기지역본부는 현재 카드 이용액의 0.3%를 경기도에 기부해 저출산 관련 사업에 사용하도록 한 아이 플러스 카드(I plus card) 발급, 전문 여성농업인을 연계한 1:1 맞춤형 영농교육, 국제결혼 외국 여성의 정착을 돕는 농촌 여성결혼이민자 모국방문 지원 사업과 같은 여성분야 및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론 직원 출산시 산전후 휴가 및 출산 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업무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지난 15일 직무실에서 만난 김준호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여성정책에 관해서는 동종업계 중 최고의 지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전체 다문화가정 중 경기도 농촌에 거주하는 가정이 3만450명에 달합니다. 농촌에는 이들 외에 아이를 낳을 사람들이 없다는 데 주목했습니다.도내 31개 시군 중 수원이나 과천, 안양 등은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고 편리한 환경을 갖춘 도심지역으로 인구밀도가 높다. 하지만 안성, 평택만 가도 농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지역으로 인구가 큰 도시의 동 수준에도 못 미친다. 김 본부장은 국제결혼 등으로 다문화가정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 다문화가정이 이러한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려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농협에서는 실제로 다문화가정의 모국방문 항공권 및 체제비를 지원하는 농촌지역 다문화가정 정착 지원, 3자녀 이상 출산 가정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다자녀 출산을 위한 농촌지역 저소득층 가정 출산 축하금 지급을 비롯해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한글, 한국문화, 산후조리, 요리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문화가정 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본부장은 개인이나 단체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다문화가정의 수는 점점 늘어가는데 그들이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며 필요한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떠나서 다문화가정의 한글 교육이나 놀이방, 교육비 등은 미비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육아적 고민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제는 노인복지 뿐 아니라 육아복지라는 개념이 정착돼야 합니다.농촌이 잘 살게 되면 다문화가정을 떠나 도시의 젊은 층도 농촌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김 본부장의 생각처럼 농촌을 무조건 문화가 낮은 곳, 살기 불편한 곳으로 인식하고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특히 경기도가 도농간 교류가 활발하고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 넘치는 곳이 되길 기대해본다.채선혜기자 cshyj@ekgib.com

‘다름’을 넘어선 ‘어울림’의 결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대학 졸업생들의 이색적인 졸업 전시회가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한국재활복지대학교는 최근 대학교내 특별전시장에서 3일간 졸업작품전을 개최했다.제1회 졸업생들은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후원과 격려 속에서 진행된 전시회에는 아이가 단단하고 탐스럽게 자란다는 뜻을 담은 장애유아보육과의 도담제를 비롯해 쥬얼리디자인과, 컴퓨터정보보안과, 광고홍보과, 인테리어디자인과, 수화통역과, 컴퓨터게임개발과, 컴퓨터영상디자인과 등의 졸업생 작품들을 선보였다.특히 작은 생각들을 합해 어울림이란 주제로 작품을 전시한 장애유아보육과의 사람&자연, 사람&사람, 사람&동물, 사람&사물 어울림은 조금은 서툴지만 서로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알게 되고 조금씩 조금씩 다름을 인정해가며 어울림을 알게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등 참가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게 하기에 충분했다.또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과 함께 이뤄낸 각 과의 작품들은 그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다른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함과 우아함, 세련됨이 돋보였다.윤점룡 총장은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해 혼을 담은 각 작품은 성장 가능성을 발견해 내기에 충분했다며 학생들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하며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각과 교수를 비롯한 학부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평택=최해영기자 hychoi@ekgib.com

일용근로자 산재혜택 ‘사각지대’

지난 7월말 수원의 한 공사현장에서 빔 해체 작업중이던 일용직 근로자 신영철씨(44가명)는 얼굴에 빔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신씨는 중상을 입었으며 뇌가 손상돼 정상적인 지각능력을 잃었다. 중환자실에서 2달여의 치료를 마친 후 15일 현재까지 정신과 병동에 입원 중이다.그러나 신씨를 고용한 A업체가 산업재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산재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신씨는 4천만원에 달하는 진료비를 마련치 못하고 있다.일용직 근로자 박호영씨(51가명) 역시 산업재해로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을 뻔 했지만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박씨는 지난 8월 연천의 한 농협 건물의 보수공사(120만원)를 하던 중 왼쪽 눈을 다쳐 실명위기에 처했다. 이후 2차례의 수술비와 치료비 등으로 1천여만원이 들었지만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박씨를 고용한 업체가 치료비를 지불할 형편이 안됐고 건물주는 박씨에게 보상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박씨는 다음달에 세번째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이처럼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장 근로자는 사고를 당해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특히 산재보험 의무가입이 공사현장의 위험노출도에 관계없이 계약금 액수와 공사장 면적에 따라 정해져 근로자들이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총 공사금액이 2천만원 미만이거나 연면적이 100㎡ 이하인 건축물의 건축 또는 연면적이 200㎡ 이하인 건축물의 대수선에 관한 공사는 법의 적용 제외 사업으로 산재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또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부상을 입어 보험처리가 되지 않더라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주가 치료비 전액과 휴업보상금으로 임금의 60%를 지급해야 하지만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는 영세 사업장일수록 안전시설 확보가 미비, 근로자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며 공사 규모에 따라 산재보험 적용 여부를 판가름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발상으로 공사현장이라면 어디든지 보험가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뛰는 방값 때문에 학교서 살아요”

기습추위에 난로 켜 논채 취침 화재 위험 학교 사정 어려워 내쫓기도 힘들어반짝 추위가 기승을 부린 15일 오전11시께 L씨(24)가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수원 A대학교의 한 동아리방. 30여㎡규모의 비좁은 공간에는 군용침낭과 전기난로, 책, 세면도구 등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동아리방 한켠에 자리잡은 라디에이터 위에는 L씨가 빨아놓은 듯한 양말과 수건이 널려있어 L씨가 꽤 오랜기간 이곳에서 생활했음을 짐작게 하고 있었다.이처럼 L씨가 비좁은 소파와 군용침낭, 전기난로에 의지해 동아리방 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1년여동안 살던 원룸 월세가격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뛰면서부터다. L씨는 당초 방을 구할 때까지 동아리방에서 생활 할 계획이었지만 조건에 맞는 방을 구하지 못하면서 3개월째 이곳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L씨는 처음부터 오래 있을 계획은 아니었지만 돈도 절약할 수 있고 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어 여기서 계속 생활하고 있다며 학교 주변 방값이 많이 오르면서 나처럼 방세를 아끼기 위해 동아리방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신갈 B대학교에 다니는 S군(26)도 지난달 고시원에서 나와 동아리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휴학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통해 벌어놓은 생활비가 바닥나 매달 20만원에 달하는 고시원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S씨는 두꺼운 이불과 전기난로로 추위를 피하고 빨래와 샤워 등은 친구가 사는 고시원에서 해결하며 힘겨운 동아리방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이처럼 동아리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도내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이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학교 주변 방값이 오르면서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실제 각각 30여개 동아리가 있는 수원A대학교와 신갈B대학의 경우 10명 가까운 학생들이 동아리방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A대학교 관계자는 최근들어 동아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전기난로로 인한 화재위험이 있어 가급적 자제토록 하고 있지만 방세가 없다는 학생들을 쫓아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기초학력 부진학생 사업비 ‘뚝’

경기지역 초중고교에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매년 1만여명에 이르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오히려 관련 사업비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14일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기초학력 부진학생 숫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도 관련예산 집행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읽기쓰기기초수학 영역의 기초학력 부진 학생은 지난해 초등학생 7천849명, 중학생 2천256명, 고등학생 409명 등 총 1만514명에서 올해 각각 6천857명, 1천988명, 488명 등 총 9천333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하지만 이들 학생의 학력 향상을 위한 사업예산 총액은 지난해 975억4천만원에서 올해 147억원으로 무려 828억원이 줄었다.이 가운데 기초학습 도우미 강사비는 지난해 1천97명을 대상으로 691억원을 집행했지만 올해 집행예산은 308명 대상 19억원에 불과해 680억원이 감소했으며, 학력향상 중점학교 운영비는 347개교 222억원에서 401개교 95억원으로 127억원이 줄어들었다.이와 함께 학습보조 인턴교사 운영비도 1천294명 62억원에서 565명 29억원으로 33억원 감소했다.이에 대해 최 교육의원은 기초학습 부진학생의 부모 대부분이 맞벌이거나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이며 956명이 다문화가정 출신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교육의 공공성과 학생복지를 외면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최 교육의원은 기초학력 부진을 해결하려면 예산 지원을 늘려 보충학습 기회를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특히 학습에 흥미와 열의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지도 방식과 교재교구를 개발하고 유능한 강사진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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