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중등학교도 함께 바뀌어야”

입시 중심ㆍ서열 경쟁 위주인 우리나라 고교 교육체제 개편을 앞두고 중등학교도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8일 중등학교 체제 개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 학생들의 학습 공간을 학교 밖을 넘어 시간적ㆍ공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경기지역 학령인구 변화와 각급 학교의 진학률ㆍ취업률 등을 고려해 ▲초등교사 자격과 중등교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교원자격제도 유연화 ▲학습 선택권 확대를 위한 학교 간 이동수업 활성화 ▲학교 내 대안교실 내실화 ▲무학년제를 통한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유ㆍ초, 초ㆍ중, 중ㆍ고 통합학교를 제도화하자는 대안 제시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경기미래학교 모델과도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중등학교 교육체제 변화를 통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육부의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앞서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기수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책임자는 학교가 사회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교육의 사회적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시공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현장] “떨리면서도 기대돼요!”…코로나 속 2021학년도 첫 개학

학교에 처음 가는 거라 떨리면서도 기대돼요! 2일 오전 9시께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안양남초등학교 임광아파트 방향 교문으로 1학년 학생들이 올해 첫 등굣길에 올랐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학부모 출입이 제한되면서 학생들은 함께 온 부모의 손을 놓고 각자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교문 앞에는 1-1 1-2 1-3이라 쓰인 팻말이 세워졌다. 교문 앞에서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추우니까 주머니에 손 넣어 이따 만나 갈게!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하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아이를 학교에 들여보낸 후 김현지씨(39)는 쉽사리 발길을 돌리질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학교는 유치원처럼 밀착해서 아이를 돌봐주기 어려운 만큼 아이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면서 인솔교사가 아이를 데려갈 때까지 교문 앞을 서성였다. 올해 입학한 Y군(8)은 첫 등교에 떨리면서도 좋다고 말했다. Y군의 어머니 이지은씨(37)는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코로나19라는 어려움까지 더해져 아이가 어떤 심경 변화를 겪을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된다고 전했다. 팻말 앞에 5명의 아이가 모이자 인솔교사는 안내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주차장 방면으로 약 40여m 거리를 걸어 별관에 이르자 교사의 지시에 따라 발열체크를 진행했다. 이어 다른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반을 찾았다. 한 학생이 1학년 3반 앞에 도착하자 담임 선생님은 아이 이름과 목록을 확인하고 교실 안 자리로 안내했다. 교실 안에는 24개 의자가 놓여 있었고, 자리마다 플라스틱 가림판과 이름표가 걸려 있었다. 이수정 교사는 작년에 아이들을 자주 못 봐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1~2학년이 매일 등교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안양남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교실 소독,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준비했다. 그 밖에도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기 위한 떡 케이크와 선물 꾸러미를 마련했다. 선물 꾸러미에는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이름스티커, 연필, 아크릴파일, 줄넘기 등이 담겨 있었다. 오전 10시부터는 국민의례, 담임교사 소개, 입학허가서 및 선물 전달이 이어졌다. 아울러 학교 측에서는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를 위해 입학식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해당 사진은 각 반 담임선생님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안양남초등학교 입학식에는 체험 학습으로 참석하지 않은 학생 1명을 제외한 73명의 학생이 학교를 찾았다. 곽춘수 안양남초등학교 교장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1ㆍ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등교에 나서게 된다. 나머지 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격주, 또는 격일로 등교한다. 장건기자

2021학년도 개학…유ㆍ초1∼2ㆍ고 매일 학교 간다

2일 올해 첫 등굣길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전국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학교에 가고 나머지 학년은 격주나 격일 등으로 등교한다. 교육부는 거리두기 2단계까지 유치원생과 초 1~2학년을 밀집도(전교생 중 등교 가능한 인원) 기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발달 단계상 원격 수업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진로ㆍ진학 지도가 시급한 고교생도 매일 등교가 원칙이다. 아울러 특수학교(급) 학생과 소규모 학교는 2.5단계까지 밀집도 적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매일 등교할 수 있다. 소규모 학교 기준은 기존 전교생 300명 내외에서 올해 ▲전교생이 300명 이하 또는 ▲300명 초과ㆍ400명 이하이면서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인 학교로 확대됐다. 학기 도중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면 등교 밀집도도 달라진다. 거리두기 1단계에서 밀집도는 3분의 2 이하가 원칙이나 조정이 가능하고, 1.5단계에서는 3분의 2가 적용된다. 2단계가 되면 밀집도는 3분의 1이 원칙(고교는 3분의 2)이지만 최대 3분의 2까지 확대할 수 있고, 2.5단계에서는 유ㆍ초ㆍ중ㆍ고 모두 3분의 1을 준수해야 한다. 3단계 격상 시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된다.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하면 학교 밀집도 원칙 자체가 바뀔 수 있다. 교육부는 최대한 예측 가능하게 학사를 운영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연우기자

올해부터 초중고 무상교육 완성…"1인당 학비 160만원 경감"

2021학년도 새 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 전문 무상교육이 완성된다. 교육부는 2019년 2학기 고3, 2020년 고2에 이어 2021년 신 학기부터 고1도 무상교육 대열에 합류한다고 28일 밝혔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2004년 참여 정부에서 중학교 무상교육을 완성한 이후 17년 만에 초중고 무상교육이 달성됐다. 고교 무상교육은 기존에 학생들이 납부하던 입학금, 수업료, 학교 운영지원비, 교과서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 중 하나였다. 올해 고교 무상교육 대상은 1~3학년 총 124만여명이다. 교육부는 고교생 1인당 연간 학비 160만원을 경감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등학교 재학생은 누구나 무상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관련 법령에 따라 수업료와 기타 납부금을 학교장이 정하는 일부 사립학교 재학생은 제외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러한 사립고는 전국 94개교로 집계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 무상교육의 전면 실시로 학부모님들의 학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출발선이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 초중고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개학 D-7…"온라인 수업 연습해요."

여러분, 개학이 일주일 밖에 안 남았지요? 오늘은 온라인 수업 연습할 꺼예요. 23일 오전 10시30분 수원시 권선구 남수원초등학교의 한 교실 안. 며칠 뒤면 2학년이 되는 A군(9)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로 25cm, 세로 15cm 크기의 태플릿 PC(탭)를 가리키며 연신 탄성을 질렀다. 화면이 나뉘더니 자신과 옆 친구들의 얼굴이 동시에 뜨는 걸 보고 나서다. 뒤이어 돌봄교실에 모인 3명의 학생들은 교육을 맡은 (주)프로보에듀 김미숙 강사(49)의 지도 아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이용해 덧셈과 뺄셈 같은 수학문제를 풀고 정답을 채팅창에 눌러 넣었다. 학생들은 탭을 이용해 줌 수업 참여법, 교육사이트 e학습터 접속법 등을 배웠다. 이번 교육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등이 추진 중인 초등학교 원격수업 지원을 위한 디지털 역량 강화사업의 일환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이 어려워지고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면서 심화되는 교육취약계층 학생들의 디지털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재 도 내 15개 학교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며, 도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강사는 코로나19로 교육 환경이 180도 바뀌었다면서 수업을 하다보면 아직도 줌을 사용해 보지 못한 아이들이 많을 만큼 디지털 교육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탭의 화면을 밀어 올리는 것도 익숙치 않은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학교도 돌봄교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꼭 필요한 맞춤형 디지털 교육 기회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수원초의 유우선 교사(30)는 우리 학교는 다문화,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며 작년에도 학생들에게 줌 수업을 했지만 교육취약계층 학생들의 참여율이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 줌으로 하는 원격수업 참여법이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건기자

자유ㆍ상상ㆍ도전 추구하는 ‘경기미래학교’ 청사진 나왔다

기존 학교의 획일적 틀에서 벗어나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도모하는 경기미래학교의 2021년형 청사진이 나왔다. 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가 오는 3월 문을 여는 데 이어 부천 옥길중ㆍ고, 의왕 내손중ㆍ고 통합미래학교도 4월 중앙투자심사를 앞두는 등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역점 정책이 구체화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초ㆍ중 통합운영 미래학교 ▲중ㆍ고 통합운영 미래학교 ▲미래국제학교 ▲(가칭) 신나는 학교 ▲(가칭) 생태 숲 미래학교 등 경기미래학교 모델을 5가지로 분류하고 본격적인 추진 및 설립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모두 그동안 암기중심교육과 진학중심교육에서 벗어나겠다는 목적으로 혁신교육 3.0 정책에 발맞춰 진행된다. 현재 수원지역에 들어서고 있는 가칭 곡반3초ㆍ중은 통합운영 미래학교의 대표 모델이다. 중ㆍ고 통합운영 미래학교 설립 일환으로는 부천 옥길중ㆍ고와 의왕 내손중ㆍ고가 있다. 부천과 의왕 해당 학교들은 지난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각각 재검토 및 반려 결과를 받고 4월께 재도전에 나선다. 시흥지역 폐교(군서중학교)를 활용해 세워진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올해 첫 개교를 앞두고 1학년 60명(5학급), 2학년 10명(1학급)을 선발했다.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어울려 언어특성화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안성 보개초등학교 부지에 설립되는 신나는 학교, 김포(고창초)와 부천(송내고)에 조성 중인 생태 숲 미래학교도 설립 단계와 추진 현황 등이 제시됐다. 이처럼 경기미래학교는 학교라는 고정된 공간을 넘어 지역과 함께 유연한 학습 공간을 마련하자는 꿈으로 추진된다. 2009년 시작된 혁신교육 1.0 이후 11년 만에 無학년ㆍ無성적 등 세부 골자가 짜인 셈이다. 하지만 일부 현실적 우려 요인도 존재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내세운 미래학교라는 개념이 아직 교육부 차원에서 분류한 정식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교육과정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 교육 운영체제가 마련될진 미지수다. 도교육청 역시 한계와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미래학교가 설립되기 위해선 법적인 지위와 정확한 관계 부서 등이 규정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교원 연수를 제공하고 중투심 통과를 위한 배치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등 제도 개선책을 찾고 있으며 원활히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호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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