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 초1이나 고3이나 ‘비슷비슷’

허락없이 몰카 찍으면 안돼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받고 있는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 일부 내용이다. 강화된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이 학년 구분없이 같은 내용만 반복해 차별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9일 도내 일선 학교ㆍ교사 등에에 따르면 초교 1학년생부터 고교 3학년생까지 학년별 구분없이 내 사생활을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면 안 된다 거나 타인의 외모품평을 해선 안 된다, 허락 없이 몰카를 찍으면 안 된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화성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교육 자료 대부분이 초등학생이 배울법한 내용이라 중학생들에겐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우리 학교는 별도 자료를 만들어 교육했는데 이마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보니 차라리 정부 차원에서 초중고별 각각 일괄적인 지침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교육당국이 지난 6월부터 전국 초중고교를 순회하며 총 1천회 실시를 목표로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코로나19 여파로 교육 일정이 일부 연기되긴 했지만 지역교육청과 지자체 등의 협조를 받아 각 학교에 디지털성범죄 관련 안전 수칙, 피해 신고 방법 등을 전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폭력과 성희롱, 성매매, 가정폭력, 성인권교육 등 교육 분야를 나눠 워크북과 영상 등 자료 제작까지 마친 상태다. 대상은 ▲어린이집ㆍ유치원 ▲초ㆍ중ㆍ고 ▲특수학교 ▲대학 ▲공공기관(일반국민) ▲신고의무자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 내용은 관련 인식을 개선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학년별 교육 내용이 비슷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향후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감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최근 디지털성범죄 예방 및 교육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됨에 따라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반드시 그 자료를 활용해 교육하라는 뜻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 개선을 하자는 취지라며 여성단체와 폭력예방교육지원기관 등을 통해 (청소년 대상) 세밀한 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학교ㆍ학원도 못가는데 돌봄공백까지…"워킹맘은 죄인" 학부모 삼중고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시행되는 등교 제한 및 학원 전면 중단 조치에 맞벌이 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지역 초등돌봄전담사들이 이달 말 2차 파업을 예고하면서 돌봄공백 우려까지 더해졌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28일까지 3주간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다. 이에 따라 유ㆍ초ㆍ중ㆍ고교 등교 인원은 3분의 1로 제한되며 학원, 교습소 역시 운영은 전면 중단된다. 이로 인해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산시 금암동에 사는 박모씨(42)는 28일까지 대면수업을 중지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는 학원 연락을 받고 당장 초등 4~5 , 중1 삼남매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 커졌다. 박씨는 학교도 제대로 못 가는 상황에서 3주 동안 학원도 못 가면 대체 언제 제대로된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아이들끼리 집에 있어야만 하는 현실이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성남과 화성 지역의 맞벌이 부부들도 학습과 돌봄 공백으로 인한 고충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성남시 정자동에 거주하는 임모씨(41)는 아이들을 위해 휴직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미 2년 전 육아휴직을 쓴 전력(?)이 있는 임씨가 또다시 휴직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이 난국에서 아이들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설상가상 경기지역 초등돌봄전달사들이 이달 말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더해지고 있다. 화성시 반송동에 사는 김모씨(37)는 지금 상황에서 워킹맘인 게 죄인이 된 것 같다며 교육과 돌봄 모두에게 버림받은 이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분개했다. 한편 이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오는 8~9일 진행하기로 했던 2차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돌봄파업대책위는 돌봄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차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지만 계속해서 안정적인 돌봄운영을 방해한다면 12월 말 파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은진기자

내년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 치른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내년에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수험생이 자신의 계열을 떠나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는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바뀐다. 바뀐 수능 첫해지만 재수를 고민하는 수험생들은 한 번 더 도전해볼 만하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 11월18일로 예정된 2022학년도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로 개편된다. 국어에는 공통과목 독서문학과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화법과 작문이 생긴다. 수학은 가형나형 구분 없이 수험생은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를 본다. 수험생은 공통과목은 모두 응시해야 하고 선택과목은 1개씩 골라서 치러야 한다.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수험생이 탐구영역 총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골라 응시하면 된다. 사실상 문이과의 선택과목이 정해져 있고 교육과정도 올해와 다르지 않아 재수생들이 바뀐 수능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자연 계열 지원을 위해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라고 제시한 상태다. 이과 수험생들은 두 과목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에 기하가 제외돼 있어 공부를 덜 한 만큼 재수생들은 미적분을 택하면 무리가 없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과의 경우 특정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학은 거의 없지만 자연 계열 학생들과 경쟁을 피하려면 선택지가 사실상 확률과 통계만 남는다. 이 경우에도 올해 수능 시험 범위와 크게 차이가 없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학에서 문과는 확률과 통계를 보면 되고, 올해 고3은 내년 재수할 때 미적분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며 수능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수능에만 올인하는 재수생한테는 내년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어 재수 도전은 실보다 득이 크다고 말했다. 정시 비중이 확대되는 점도 수능에 올인하는 재수생에게 더 유리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서울 지역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 비중을 2023학년도부터 40%까지 늘려야 한다. 상당수 대학은 2022학년도부터 정시 비중을 끌어올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서 정시 선발 인원이 5천명 이상, 현재보다 10%가량 늘어난다며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고3들에게 내년 정시 확대 움직임은 재도전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숙기자

“수험표 이벤트도 옛말” 코로나에 수험생 공연·상품권 축소

해마다 수능 후 수험생을 타깃으로 할인 이벤트 등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소폭 줄어든 분위기다.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업계마다 섣불리 고객 모시기를 못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일부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꺼내며 수험생 손님 잡기에 나서고 있다. 5일 경기도내 공연업계에 따르면 매년 10~40% 규모로 수험생 수험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올해 다수의 인원이 한 장소에 모이는 걸 지양하기 위해 별다른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문화재단 역시 2018년까지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에 한해 할인을 해오다 지난해엔 하지 않았고, 올해 다시 재개하려던 계획을 잠정 취소한 상태다. 다만 수원SK아트리움, 수원시립예술단 등이 진행하는 일부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 상태로 차질 없이 열 계획이다. 또 성남문화재단은 매년 기획공연에 한해 일부 수험생 할인을 해왔는데 올해는 공연이 당일 취소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하는 이은결 크리스마스 MAGIC & ILLUSION 매직콘서트 공연이 50% 할인되는 것과 오는 10~11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 극장에서 진행될 넌버벌 퍼포먼스 옹알스 공연이 1만원 특별할인 되는 것 등이 수험생 이벤트로 정리된다. 기타 다른 업계에선 소소하게 이벤트를 마련하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13일까지 최대 70% 할인을 진행한다. 패션 상품을 10만원 이상 사면 구매액의 10% 상당을 롯데상품권으로 증정하는 수능 프로모션도 선보인다. 이마트는 6일까지 용인 죽전점 등 전국 62개 점포에서 아이폰 12ㆍ아이폰12 미니를 정상가에서 5만원 할인해준다. 영화업계에선 CGV가 오는 23일까지 청소년 고객에게 2D 영화를 6천원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쿠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통신사 SKT와 함께 오는 31일까지 2D 영화 무료티켓 1장과 싱글 콤보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수능 관련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놀이공원 등은 할인 이벤트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매년 수험표 지참 할인 이벤트를 펼쳤던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는 별도 행사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랜드는 이달 27일까지 수험생 및 동반 1인에게 정상가 4만6천원의 파크이용권을 1만3천원까지 할인하기로 했다. 외식업계에선 빕스가 내년 1월까지 수험표를 제시할 때 한해 주문 금액의 25%를 할인해준다. 최대 주문 금액은 10만원이다. 수험생 부모는 수험표 사진을 인증하면 주문 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수험생과 중복 적용은 불가능하다. 방역 당국은 친구 모임 등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면서 수능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오는 22일까지 대입 시험 관련 집중관리 기간으로 지정해 수험생과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며 수능 직후 학생들이 많이 갈 수 있는 시설, 대학 주위 카페나 수험장에 대한 방역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우ㆍ권오탁기자

올해 코로나 수능 전반적으로 평이…확진 수험생 45명 응시

3일 시행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한 고3의 상황을 고려하고,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 노력했다는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 설명대로 수험생들을 괴롭히는 킬러 문항(최고난도 문항)도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해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이나 올해 6월9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지난 수능과 6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약간 쉽게 느껴지는 수준이라며 (그간) 수능 국어영역의 난도를 상승시킨 것이 독서 영역이었는데 지문 길이가 적당하고 어려운 개념이 출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23개 문제가 수험생들에게 비교적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거나 기존 틀을 깨는 형식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입시업체들은 올해 국어영역이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쉬웠다는 데 교사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쉽게 출제하려 했던 의도가 보였다며 문학에서 EBS 연계율이 높고, 독서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 출제된 지문 제재와 형태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의 경우 가형은 작년에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고 나형은 난이도가 비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조만기 성남 판곡고 교사는 수학 나형의 올해 출제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돼 학생 입장에서 조금 부담감이 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업계에서도 올해 수학영역 가형은 변별력 있고 까다로운 문항이 적지 않았던 반면, 나형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진학사는 가형은 고난도 문항(30번)의 경우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중간 난도 문항에서 계산이 필요한 문제가 다수 출제돼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교시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도는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고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전체적으로 중위권에도 어렵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업체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대성학원은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고 새로운 유형은 등장하지 않았다며 지난 두 차례의 모의평가와 동일한 문항 배열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로 별도 시험장으로 향한 수험생은 456명,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병원생활치료센터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4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7일까지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을 받고 14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이달 23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강현숙기자

코로나 속 사상 첫 12월 수능 차분히 진행…경기도내 부정행위자 9명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12월 수능이 치러지면서 시험장 풍경이 달라졌다. 사라진 응원전에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고 수험생들은 각각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렀다. 다만 경찰차나 구급차를 타고 다급하게 지각생이 뛰어들어오는 모습이나 시험을 마치고 기다리던 학생과 부모가 부둥켜안는 모습 등은 예년까지와 같았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7시30분께 화성시 반성고등학교는 비교적 조용했다. 23개 시험실에서 수능 시험을 치른 552명의 학생들은 건물 앞에 일렬로 줄을 서고 발열체크를 진행한 뒤 입장했다. 건물 외벽에는 재학생 일동이 내건 2개의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현수막에는 꿈을 향해 달리자! 넌 할 수 있어, 보석처럼 빛날 너를 응원해, 3학년 선배님들 화이팅이란 문구가 적혔다. 용인시 상현고등학교는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입실 종료까지 1시간이 넘게 남은 시간부터 수험생들이 북적였다. 오전 7시50분 한 학부모는 수험생인 자녀가 도시락을 두고 입실했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그는 뒤늦게 아이와 연락이 닿아 학교 관계자의 도움으로 도시락을 무사히 전달했다. 경기남ㆍ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수험생 수송과 수험표 전달 등 총 72건(남부 59건, 북부 13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오전 7시30분께 서둔동주민센터 일대에서 수험생이 다리를 다쳐 불편하다며 고사장까지 수송을 요청하자 약 7㎞를 태워다줬다. 구리경찰서는 도농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파주지역 수험생이 남양주시 토평고로 잘못 찾아가 도움을 제공, 시험장에 들여보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역시 코로나19 확진자 3명, 자가격리자 10명과 코로나19와 무관한 수험생 2명 등을 수송했다. 오전 9시55분께에는 수원지역 한 고교에서 시험을 보던 학생 1명이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수능이 끝난 뒤 학교 앞은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수원 조원고 앞에서 만난 김세훈군(19)은 국어에서 문학 부문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도 대부분 평이한 수준이라 만족스럽다며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었지만 이미 익숙해서 괜찮았고 가림막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근 수일고에서 만난 이준서양(19)은 친구들에게 달려가 시험 난이도에 대해 얘기하며 지구과학이 너무 어려워 혼났다고 웃음을 내보였다. 이날 경기지역 수능 부정행위자는 오후 5시 기준 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반입금지 물품(휴대폰, MP3 등 전자기기) 소지 4명 ▲종료령 이후 답안지 표기 4명 ▲4교시 탐구영역 응시 절차 위반 1명 등이다. 부정행위자들은 발각 즉시 퇴실 처분을 받았으며 조사 후 부정행위가 확정되면 성적은 무효처리 된다. 한편 2021학년도 수능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 기간은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이며 14일에 정답이 확정되면 성적 통지와 배부는 이달 23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지역종합

수능 후 대입 일정 줄줄이… 주말부터 면접ㆍ논술 시작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대학별 수시전형인 논술ㆍ면접고사 등이 줄줄이 시작된다. 전국 주요 대학이 수시전형을 수능 이후로 연기해온 만큼 이번 주말부터 논술고사와 면접이 본격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수능 직후 대비요령을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응시를 막는 경우가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의 77%인 26만7천347명이 선발된다. 수시 합격자 발표일은 12월27일이다. 상당수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고 있으므로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수능 가채점 결과로 자신의 합격 여부를 가늠해야 한다. 오는 23일 수능 성적이 발표된 뒤 내년 1월7일부터는 대학별로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받는다. 대다수 대학의 정시 원서 마감일은 1월11일이다. 정시모집 전형 기간은 가군 대학의 경우 내년 1월13~20일이며 나군은 1월21~28일, 다군은 1월29일~2월5일이다. 정시 합격자는 2월7일에 발표된다. 정시모집에서는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의 23%인 8만73명이 뽑힌다. 이때는 대학들이 수능시험 성적을 100% 반영하기 때문에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올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전국 총 33개로 나타났다. 모집인원은 전년도 1만2천56명에서 올해 1만1천162명으로 894명 감소했다. 인문계열 기준 논술일정을 살펴보면 4일 숭실대, 5일 성균관대ㆍ건국대ㆍ숙명여대ㆍ단국대 등, 6일 경희대ㆍ서강대ㆍ한양대ㆍ동국대 등, 7일 연세대ㆍ서울과기대 등 순으로 이어진다. 경기지역에선 12일 아주대, 20일 경기대 등 대학이 논술시험을 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 예상 점수가 낮아 정시에서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남은 수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수능 예상 성적이 잘 나오면 정시 지원이 유리하기 때문에 수시 지원대학의 논술고사나 면접고사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수능시험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모두 응시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대학별 면접ㆍ논술고사는 비대면 형식이 아니라면 확진자 응시가 제한된다. 자가격리자의 경우는 별도의 장소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지역에서는 수능 후 대학별 평가를 비대면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가격리자가 최대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각 대학에 권고했다며 아직 자가격리자에게 응시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일부 대학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경기도교육청, 1교시 결시율 15.26%…작년보다 3.91%P 상승

경기도교육청은 3일 오전 10시 기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시율이 15.26%로 잠정 집계된다고 밝혔다. 이날 수능은 오전 8시40분께 1교시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19개 시험지구, 342개 시험장, 6천899개 시험실에서 13만7천690명(남 7만1천757명, 여 6만5천933명)이 응시 예정이었다. 하지만 2만887명(15.26%)이 결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학년도 1교시 결시율인 11.35%보다 3.91%p 상승한 수치다. 지병 등 건강상 이유로 병원시험장에서 응시하는 수험생은 현재 2명이다. 또 이와 별도로 각종 시험편의를 요하는 수험생 167명이 도내 122개 시험실에서 응시하고 있다. 342개 시험장 교시별 지원 현황은 ▲1교시(국어영역) 13만6천893명 ▲2교시(수학영역) 13만1천25명 ▲3교시(영어영역) 13만6천205명 ▲4교시(탐구영역) 13만3천555명 ▲5교시(제2외국어/한문영역) 2만2천883명이다.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모든 수험생이 지원했다. 또 경기도 내 수험생 가운데 최연소 수험생은 14세로 2명이 지원했고, 65세 이상 수험생은 8명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남은 일은 수험생들이 마음 편히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며 코로나19와 싸우며 공부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이겨 온 것만으로도 수험생들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물론 시험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강현숙ㆍ이연우 기자

열띤 응원전 사라지고 마스크 행렬...‘사상 첫 코로나 수능’ 현장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수능 풍경이 확 달라졌다. 북ㆍ꽹과리 등 응원 소리와 함께 활력이 넘쳤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응원 자제ㆍ개인 방역 필수이렇게 조용한 수능은 처음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안양시 백영고등학교(경기도교육청 제35지구 제6시험장) 앞은 시종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시험장을 찾은 소수의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시험장에 입장하는 수험생들에게 조용한 응원을 보냈다. 특히 대부분의 가정이 승용차로 수험생을 시험장 앞에 내려주면서 정문 앞에 비상등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과거 문앞에서 수험생과 학부모 및 선후배 간 응원이 곳곳에서 이어진 것과 달리 올해는 차량 안에서 서로 손을 맞잡으며 마지막 응원을 보냈다. 오전 7시30분께 화성시 반송고등학교(제44지구 제5시험장)도 비슷했다. 교내 23개 시험실에서 수능 시험을 치르는 552명의 학생들은 건물 앞에 일렬로 줄을 서고 발열체크를 진행한 뒤 입장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밖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아이들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자리를 떠났다. 응원전이 금지된 대신 반송고 건물 외벽에는 2개의 응원 현수막이 걸렸다. 반송고 재학생 일동이 게시한 현수막에는 꿈을 향해 달리자! 넌 할 수 있어, 보석처럼 빛날 너를 응원해, 3학년 선배님들 화이팅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같은 시각 성남시 성남고등학교(제31지구 제1시험장)에선 성일고교 문과 학생 등 총 240명이 25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소원섭 성일고 교사(41)는 올해처럼 조용한 수능은 처음이라며 1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을 봤기에 아이들의 눈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다. 힘든 한 해였지만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시락 전달하고, 사이렌 울리고 시끌벅적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는 곳도 있었다. 영하권의 추위를 보인 같은 날 오전 7시40분께 수원시 대평고등학교(제30지구 제3시험장)에선 4명의 학부모가 50여개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미처 도시락을 챙겨오지 못한 수험생들을 위해 마련한 것. 이러한 모습을 본 수험생들은 밝게 웃으며 들어가거나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정문에 들어섰다. 이유민양(19)은 코로나19 때문에 학원도 잘 못 가서 집에서 주로 공부했다. 어제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일찍 잠이 들었다며 처음 보는 수능이라서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고 문제집을 끌어안으며 교실로 이동했다. 용인시 상현고등학교는 입실 종료까지 1시간이 넘게 남은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정문에서 수험표로 간단한 본인 확인을 거치면 수험생들은 바닥에 붙은 화살표를 따라 학교로 이동했다. 오전 7시50분께에는 도시락을 놔두고 입실한 수험생이 있어 학부모가 발을 동동 구르는 해프닝이 있었다. 수험생이 아니면 학교에 입장할 수 없어 학부모의 마음은 타들어갔지만 다행히 뒤늦게 연락이 닿아 학교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도시락을 배달했다. 또 8시10분께에는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를 타고 수험생의 가족으로 보이는 인물이 다급하게 학교를 방문했다. 수험생이 신분증을 놓고 시험장에 입실했기 때문인데 이 역시 무사히 전달됐다. ■자가격리자 수험장 삼엄사찰 등 기도 열기 후끈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수험생들이 모인 학교는 엄숙한 상황이었다. 경기남부지역 한 고등학교는 당초 8명의 자가격리자가 입실할 예정이었지만 1명이 빠지게 되면서 오전 8시40분 기준 7명이 입실, 교문이 닫혔다. 이 고등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은 구급차와 자가 차량을 이용해 고사장으로 왔다. 이 학교 관계자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최대한 아이들이 수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 걱정, 코로나19 걱정을 끌어안은 학부모들은 사찰로 가서 미처 못한 응원 열기를 전하기도 했다. 수원 봉녕사 대적광전 안에선 차가운 바닥 위에 방석을 깔고 불상을 향해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기도 행렬이 이어졌다. 10여명의 수험생 가족들이 있었지만 어떠한 잡음도 들리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108배를 드리는가 하면 또 다른 학부모는 합장한 채 10여분을 가만히 기도하고 있었다.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하는 와중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대적광전 주변 신발을 벗고 참배하는 곳에서는 맨발로 한발자국씩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절을 올리는 학부모도 보였다. 김은정씨(45)는 수능 시험 준비로 마음고생 많았을 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뿐이다며 긴장하지 말고 자기 역량만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을 찾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가 지 구내 시험장으로 이송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어 의정부여자고등학교로 이동해 입실하는 수험생을 응원하고 경찰, 자원봉사자들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시험장까지 운영하며 어느 해보다 수능 준비가 어려웠다면서 안전하게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애써주시는 모든 종사요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 19개 지구 342개 시험장에서 13만7천690명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있다. 수험생 가운데 확진자는 남부와 북부 각 2곳씩 마련된 병원시험장에서, 자가격리자는 27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지역종합

‘사상 첫 12월 수능’ 경기도 수험생 13만여명…마스크 필수ㆍ점심 제자리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사상 첫 코로나 수능으로 응원전 금지ㆍ마스크 필수 등 색다른 모습으로 치러진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수능이 일제히 실시된다. 이번 수능일은 당초 11월19일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1학기 개학이 4월까지 미뤄지면서 수능도 2주 연기됐다. 경기지역 수험생은 총 13만7천690명으로 전년대비 1만4천743명 감소했다. 시험장은 345개, 시험실은 6천899개다. 지난해엔 시험실 당 수험생 인원이 28명 이하였지만 올해는 24명 이하로 축소되면서 시험실이 956개 추가됐다. 수험생들은 ▲일반 수험생 ▲자가격리자 ▲확진자로 나눠 관리된다. 일반 수험생은 배치된 일반 시험장에 들어갈 때 발열 검사를 받는다. 열이 없으면 사전에 고지된 일반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른다. 37.5도 이상의 열이 나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일반 시험장 내 마련된 별도 시험실에서 수능을 본다. 자가격리 수험생은 일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고, 확진자의 경우 병원 및 생활치료 시설에서 감독관 보호 조치 아래 수능을 치른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보는 내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점심시간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식사해야 한다. 한편 수능 당일 아침 기온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다. 기상청은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경기 내륙과 강원 영서, 충청 북부, 경북 북부 내륙은 영하 5도 내외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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