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공연·영화 있는 야외 축제 ‘토토즐 in 경기상상캠퍼스’ 개최

경기문화재단이 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매주 토요일 난타와 줄타기, 영화가 있는 야외 축제를 선보인다. 매주 토요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공연, 체험, 전시, 투어로 구성된 ‘토토즐 in 경기상상캠퍼스’를 개최한다. 먼저 예술나무숲 야외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무대를 꾸미는 오리지널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공연이 진행돼 관객들의 흥을 돋는다. 이후 전통줄타기 보존회가 아찔한 공중곡예를 펼치는 ‘판줄’ 공연이 펼쳐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 4일과 11일엔 어린이날을 기념해 예술무대 산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5m의 대형 풍선 여왕이 이끄는 케이크마차와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퍼레이드로 동심의 세계를 일깨운다. 잔디마당에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놀이터’가 운영되는데, 동화 속 캐릭터와 함께 시소, 목마, 시계그네, 미로 등을 즐기고 앨리스 머리띠, 토끼장수 모자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다음 달 1일과 8일엔 한여름밤의 숲에서 진행되는 로맨틱 필름 콘서트 ‘연애의 정석’이 열린다. 한국 고전 영화 속 아름다운 첫사랑과 이별 등 연애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은 영상이 상영되는 동시에 유명 성악가와 가수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발라드와 오페라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탐험형 교육 프로그램인 ‘달려라 상상메이트!’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상상캠퍼스를 거대한 게임판으로 활용해 상상메이트 캐릭터와 함께 공간을 탐험하며 퀴즈 등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상상메이트 친구들과 애니메이션 음악과 K-POP에 맞춰 랜덤 플레이 댄스를 펼치는 ‘상상메이트와 함께 춤을’도 즐길 수 있다. 청년 1981 앞에서는 다양한 체험부스와 플리마켓이 진행된다. ‘도자물레 체험’. ‘나만의 디자인 작품 만들기-3D 프린팅 키링 만들기, 전사 인쇄 디자인 손수건 만들기’ 등을 할 수 있고, ‘어린이들이 운영하는 플리마켓’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실내 전시도 선보인다. 생활1980 1층에선 경기도의 도립 박물관과 미술관, 문화유산원의 대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팝업 전시가 진행된다. 특히 숲 속 한 켠에선 3D 프린터로 구현된 대형 메머드도 만나볼 수 있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더 많은 도민들이 도심 속 숲인 상상캠퍼스에서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예술과 함께하는 즐거운 토요일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고기 없는 나라 만들기 ‘속도’ [경기일보 보도, 그 후]

개식용종식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선 지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상 기준이 없는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다는 지적(경기일보 4월18·23·26일자 1, 3면)이 나온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식용종식추진단’을 신설해 개식용 종식을 위한 사업에 속도를 낸다. 30일 농림부에 따르면 농림부는 이날 개식용을 종식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과 단위의 전담기구로 ‘개식용종식추진단’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공포·시행했다. 앞서 농림부는 지난 1월22일 개식용종식법 제정에 따른 법 집행을 위해 임시조직 형태인 TF(태스크포스)로 개식용종식추진단을 운영해 왔다. 이날부터는 TF를 공식 조직으로 법제화해 3년간 과 단위의 한시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부처 간 협업형 추진체계를 갖춰 개식용 종식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전담조직을 통해 개식용 종식국가로의 전환과 동물복지 수준을 높이는 일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개식용종식추진단에는 행정안전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무원 1명씩이 파견돼 총 13명으로 운영된다. 특히 지자체를 관리하는 등 행안부의 업무를 중심으로 한 팀과 식품접객업·유통업 등 개식용 관련 시설의 업주를 관리하는 식약처 중심의 업무를 하는 팀 등 2개 팀으로 나눠 운영한다. 행안부 업무를 중심으로 한 팀에서는 개농장과 식품접객업소의 신고를 받고, 현장 점검을 나가는 업무를 중점적으로 한다. 또 식약처 업무를 중심으로 한 팀에선 법률 검토를 통해 개식용 관련 시설 업주에 대한 보상 기준을 마련한다. 특히 농림부는 개식용 관련 시설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오는 8월7일까지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행령에는 전·폐업 지원에 관한 기준과 비용, 개식용종식위원회의 구성 방안 등 특별법에서 위임한 사항들의 세부 규정이 담긴다. 농림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계획대로 시행해 보상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계획”이라며 “추진단이 미신고 개농장 등에 대한 단속, 불법 사항 점검, 행정명령 발동 등을 이행해 현장에서 더 이상 혼란을 겪지 않고 개식용 종식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여성가족정책 플랫폼…경기도여성가족재단 ‘창립 19주년 행사’ 개최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30일 경기도여성비전센터 대강당에서 100여 명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9주년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우수직원 및 장기근속자 포상, 김혜순 대표이사의 기념사에 이어 19주년 기념 대형 케이크 커팅식, 단체사진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대형 케이크 커팅식에는 재단 대표이사와 재단 노동이사, 노동조합 지부장, 근로자 위원 대표 등이 참여해 화합의 무대를 선보였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지난 2005년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으로 개원해 2020년 재단으로 출범했다. 지난 19년간 도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성평등 및 여성, 여성일자리, 가족, 아동청소년, 보육 및 다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연구를 비롯해 가족 및 성평등 문화확산 관련 사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재단 비전 선포식을 개최해 ‘일상을 행복하게, 기회를 평등하게, 변화를 선도하는 여성가족정책 플랫폼’으로 비전을 선포하고 미래의 20년을 대비한 비전과 전략체계를 수립했다. 김혜순 대표이사는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지난 19년간 경기도민에게 따뜻한 사랑을 받았다”며 “경기도 여성가족정책 플랫폼이 돼 도민들 곁에서 든든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Q&A] 자퇴 청소년 꿈드림에 어떤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Q. 학교를 자퇴한 청소년입니다. 검정고시장에 갔다가 꿈드림이란 곳을 알게 됐는데요. 꿈드림에 가면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A.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는 만 9~24세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 교육, 활동, 자립, 복지 영역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로 정원 외 관리 증명서나 제적증명서를 뗄 수 있어야 꿈드림에 등록이 가능합니다. 꿈드림에서 지원하는 복지 영역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급식지원입니다. 식사 시간 근처 인근 식당에서 일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식사를 할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센터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을 듣고 열심히 수강일지를 제출하는 횟수가 많으면 비대면 급식이 가능할 수 있어요. 둘째 생활지원입니다. 한 달에 세 번 이상(1일 1프로그램만 인정)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에게 ‘꿈울림 카드’가 발급됩니다. 꿈울림 카드가 발급되면 매달 프로그램 참여 횟수를 산정하고 한 달에 세 번 이상(1일 1프로그램 인정) 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청소년들에게 꿈울림 카드에 포인트를 충전해 드립니다. 그 포인트는 전국 온·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이용 가능합니다. 교통카드로는 사용할 수 없는데요. 그 이유는 경기도에서 교통비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에서 만 13~23세 청소년에게 1, 7월에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셋째 건강검진입니다. 만 9~18세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기본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공단에 신청을 해드립니다. 상담 및 진찰, 혈액검사, 간염검사, 결핵 검사 및 구강검진뿐 아니라 안질환, 귓병, 콧병, 목병, 피부병, HDL·LDL콜레스테롤·중성지방까지 올해 검진항목에 포함됐다고 합니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는 이런 복지 혜택뿐 아니라 상담, 교육, 활동, 자립 등 많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예주언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1인칭 추리미션 관광콘텐츠 ‘수원역’, 기획자가 풀어낸 뒷 이야기

“첫키스를 했던 놀이터, 학창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학교 교정, 20대 낭만이 있던 대학 캠퍼스는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습니다. 그곳은 ‘나’라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펼쳐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수원이라는 공간을 떠올렸을 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각자만의 추억이 담긴 ‘랜드마크’를 하나씩 만들길 바랐습니다.” 관광지란 어떤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사람들이 특정 지역을 방문하게 하는 요소이다. 우리는 대개 관광지를 방문하면 그곳에 얽힌 역사를 배우고 익히며 과거의 시간을 학습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깬 콘텐츠가 있다. 해설을 듣거나 전시물을 단순 관람하는 3인칭 시점에서 벗어나, 관광객인 내가 주인공이 돼 이야기를 경험하는 1인칭 시점의 관광 콘텐츠 ‘수원역’이다. ■ ‘이색 데이트 코스’, ‘방탈출 매니아’ 등 가족, 연인과 함께한 ‘인증샷’ 남기는 시민들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실감기술을 적용한 OTT 드라마 형태의 5부작 추리미션 ‘수원역’의 기획자 이선형 수원문화재단 관광사업부 지역관광개발팀 대리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관광명소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는 장소”라며 ‘수원역’의 제작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3월29일 5화를 마지막으로 모든 콘텐츠가 공개된 ‘수원역’은 수원문화재단의 디지털 관광콘텐츠이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 근대화 골목길 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이러한 ‘수원역’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모든 회차가 공개되고 한 달여가 지난 24일, ‘수원역’의 미션 장소 중 하나인 수원시 팔달구 행궁사랑채에서 만난 이 대리는 시민들이 남긴 후기를 보여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며칠 전 국민신문고에 “‘수원역’과 같은 콘텐츠를 더 만들어달라”는 청원이 3건이나 올라왔던 일도 자랑했다. 그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올라왔다는 연락을 받고 처음에는 가슴이 철렁했다”며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니 요즘 MZ 공무원 줄퇴사 등 공무원 사회와 관련한 안타까운 얘기뿐인데, 이처럼 좋은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을 칭찬해달라는 등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수원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원역’ 콘텐츠를 휴대폰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수원화성의 비밀’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만5천건, ‘수원역’ 누적 체험인원은 6천명을 돌파했다. 10~20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에서는 “이색 데이트로 추천”, “힌트 공유합니다” 등 다양한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고, 시민들은 ‘수원역’ 페이지에 어린 자녀 혹은 친구들과 함께 ‘미션 성공’의 인증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 “수원 토박이조차 몰랐던 구도심 장소, ‘관심’ 갖게 하는 게 목표” 주인공인 ‘나’는 어느 날 수원역 대합실에서 천재 해커 소녀 ‘천재은’과 수원서부경찰서 사이버수사과 ‘강진혁’ 형사(가상인물)를 만나게 되고, 조력자인 프로그래머 ‘이선경’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묻는 프로젝트를 작동 시키려는 어둠의 조직 ‘흑선회’에 맞서 싸운다는 스토리가 ‘수원역’의 줄거리다. 콘텐츠를 다운 받은 ‘나’는 드라마 영상 속 인물들과 함께 수원역~구 경기도청~수원향교 등 원도심 구간을 중심으로 공중전화, 금고, 도서관 내 책 등 실제 외부 구조물과 다양한 ICT 실감기술을 활용해 미션을 풀어나간다. 수원역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대표적인 밀집 지역이다. 이 대리는 “수원역의 수많은 유동인구를 어떻게 화성 행궁 등 관광지로 끌어올 것인가가 수원 관광의 해묵은 해결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때 그가 떠올린 것은 ‘첫키스 장소’였다. 이 대리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중요한 랜드마크가 있다”며 “허름한 놀이터를 10여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건 그곳에 얽힌 강렬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모가 어린 자녀들의 손을 이끌고 오래 전 자신이 걸었던 학교 교정을 방문하는 것도 장소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일테다. 그가 찾아낸 답은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이었다. 몇 년도에 어떤 장소에 어떠한 역사적 인물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대리는 “수원에는 문화재단 직원이자 수원 토박이인 나조차 몰랐던 장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던 구도심의 장소는 시민들에게 각자의 ‘랜드마크’가 됐다. 구 부국원, 구 경기도청, 수원향교와 수원교회 등 사람들은 “여기에 이런 장소가 있었어?”라는 걸 발견했고 그 속에 얽힌 과거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 4차 산업혁명시대, ‘내가 주인공’…정보와 기술은 도구일 뿐 이 대리는 ‘수원역’은 ‘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션을 주고, 보상을 받는 ‘게이미피케이션’ 형태의 관광 콘텐츠는 이미 많이 있지만 우리가 주력한 건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액션 장르물 같은 드라마에 빠져 정신없이 몰입해 미션을 풀다 보면 사람들은 어느새 역사의 장소에 서 있다. 사람들이 발길이 뜸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을 접하게 될 ‘기억의 방’이나 일주일에도 몇 번씩 지나갔던 수원 로데오 거리, MZ세대에서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한 화성행궁 거리 등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과거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때로 허름한 그곳에 마주하면 시민들은 각자의 감상을 하게 된다. 지난 3년 전 그는 정조와 의궤를 중심으로 IC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관광 콘텐츠 ‘수원 화성의 비밀’을 기획했었다. 첫 시도였던 ‘수원 화성의 비밀’은 나름의 성공을 거뒀지만 그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콘텐츠를 이어갈 몰입도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대리는 “당시 관광객들의 체류시간 증진이 목표였는데,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미션 수행의 시간을 길게 잡고 회차끼리의 연결성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1화를 풀고 나서 굳이 다음 화를 이어갈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수원역’은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1~5화까지 흥미를 갖고 이어갈 수 있는 OTT 형태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 “‘부산역’ 하면 ‘부산행’이 떠오르듯, 수원역하면 생각나는 콘텐츠 되길”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누구나 백과사전 분량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세상에서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직접 찾아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안점순, 이선경, 박노식 등 ‘수원역’에서 여러 이름을 만나게 된다. 키워드를 던지고 그 후에 해당 인물에 대한 자세한 역사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보게 만드는 게 ‘수원역’의 목표다. 무엇보다 그는 ‘수원역’이 성공하면 대전역, 대구역 등 전국에 구도심을 활성화한 관광 콘텐츠의 새로운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리는 “관광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의의를 갖는다”며 “내가 주인공이 된 이야기를 경험하는 형태로 개별화 관광 콘텐츠가 수원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곳에서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아동권리보장원과 ‘아동권리 증진·돌봄서비스 전문성 강화’ 업무협약 체결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29일 아동권리보장원과 아동권리 증진 및 돌봄서비스 전문성 강화를 통한 아동,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아동의 권리 보장과 아동복지 관련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정책을 수립·지원하는 사업을 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양 기관은 ▲아동 권리 및 돌봄 관련 발전 방안 ▲아동돌봄 종사자 전문성 강화 방안 ▲아동권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 ▲아동권리 콘텐츠 홍보와 관련해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협약을 통해 재단 아동돌봄광역지원센터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개발한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경기도 내 돌봄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돌봄 근로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해 돌봄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자긍심과 전문성을 지닌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김혜순 재단 대표이사(왼쪽)는 “재단 아동돌봄광역지원센터가 진행하는 교육이 아동권리보장원과 보건복지부 교육 인증처로 지정받아 체계적 교육 운영은 물론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들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할머니·할아버지 '이야기 보따리'… 행복한 동심, 시니어 자원활동가 ‘여우구슬’

“어디서 고소한 냄새가 나지? 어흥!”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수원시 장안구 슬기샘어린이도서관 2층 전시실에는 동그란 탁자에 둘러앉은 어르신 7명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대본에 빨려갈 듯 집중하고 있는 이들은 개구진 소년부터 강아지, 호랑이 목소리까지 흉내내며 베테랑 성우와 같은 실력을 뽐냈다. 하얀 대본에 색색의 형광펜으로 칠한 흔적은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를 나타냈다. 누군가의 대사 실수에 웃음꽃을 피우며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줄줄이 꿴 호랑이’ 연습은 한동안 계속됐다. 이들은 시니어 자원활동가 ‘여우구슬’ 멤버들로 약 일주일 후 어린이 관람객에게 낱장의 그림을 뒤로 넘기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연극 연습에 한창이었다. ‘여우구슬’은 지난 2017년 수원문화재단이 슬기샘어린이도서관 인근의 SK청솔노인복지관과 업무협약으로 수원시 거주 어르신을 모집하며 시작됐다. 현재는 총 11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여우구슬’은 도서관을 기반으로 어린이 대상 전통문화 교육, 옛이야기 구연, 그림연극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여우구슬’이 처음 만들어졌던 때부터 활동을 이어온 전관순 어르신(78)은 “아이들에게 연극을 들려주는 전날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전씨는 “과연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방 안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아이들과 소통할 때면 동심으로 돌아간 듯 활력이 생긴다”고 웃어 보였다. 현재 슬기샘어린이도서관에서는 다음 달 14일까지 ‘여우구슬’ 회원들이 활동한 내용과 작업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코로나 시기에 아이들과 직접 만날 수 없던 때 실내에서 하나 둘 작업해오던 예술작품들이 쌓여 이를 선보이는 전시로 이어진 것이다. 전시실 한쪽에는 11명의 활동가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자화상과 직접 작성한 프로필이, 다른 한편에는 손수건에 나비, 포도 모양으로 아름답게 새겨진 자수와 캘리그라피, ‘여우구슬’ 로고를 활용해 그림과 시 등으로 꾸며낸 공동작업물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어린 학생들과 무릎을 맞추고 둘러앉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복한 추억의 사진들도 가득했다. 수원문화재단 책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성취감 고취와 지역사회 재능 나눔을 위해 시작한 ‘여우구슬’ 홍보와 함께 지역주민들에게 이들의 기록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뜻 깊다”라고 밝혔다. 여우구슬 활동의 가장 큰 목적은 ‘세대 간 소통’과 시니어들의 ‘자아실현’이다. 여우구슬을 지도 중인 황미숙 선생은 “우리가 어떻게 시니어로서 잘 나이를 먹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시니어들이 지역사회에서 아동에게 교양교육을 하며 스스로의 역할을 찾아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수원뿐만 아니라 남양주, 충북 제천, 서울 등 전국 곳곳의 다양한 어린이도서관을 찾아다니며 구연동화를 펼치고, 종이접기와 팔찌만들기 등 자원봉사 및 다양한 문화교육 속에서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 과거 유치원 원장이었던 윤명희 어르신(78)은 “아이들이 불러주면 어디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는 어린 학생들과의 일정이 있는 때면 집에서 직접 꽃씨를 가져와 이름을 맞추는 등 프로그램 외에도 여러 활동을 준비할 만큼 적극적이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아이들 마음 한 편에 작게라도 남아 삶에 자양분이 되고, 어려울 때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동네 독립서점 '여름서가'

‘여름서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인연을 맺고, 공간을 공유한다. 고민 많은 20대에겐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책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겐 여름서가 공간을 권하며 친구가 된다. 좋은 선배가 운영하는 책방 ‘여름서가’는 2022년에 경기대 후문에 문을 열었다. 대표 김민식씨는 서점을 오픈하기 전부터 광교역 근처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했다. 그 경험을 살려 인근 대학생들이 독서의 장점을 느끼고 취업 상담이나 인생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길 바라며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신이 갖고 있던 20대 때의 고민을 떠올리며 좋은 선배 역할을 하고 싶었다. “자기 발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력의 시간은 짧게 갖는 것이 좋다’며 결과를, 성과를 지향하는 듯한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 전에 분명한 건 그 노력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겁니다. 어떤 경험도 소중하다는 것이 저의 가치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꿈꾸는 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여름서가는 시, 비문학, 문학,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구성해 들여놓는다.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어도 나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모든 책이 자기계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북클럽을 운영했던 경험, 그리고 독서모임 회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책들로 서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저는 잘 읽히고 좋아하는 문체를 발견했을 때 30쪽만 집중해서 읽기를 권하고 싶어요. 점점 빠져들고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그 책은 ‘인생책’이 될 가능성이 크거든요.” 책 외에도 공간을 공유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여름서가는 오픈하면서부터 수많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중 독서모임은 수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북클럽으로 성장했다. “서점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사를 진행해본 것 같아요. 매주 3~4회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주말 오전에 진행하는 모임이 만석일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독서모임 못지않게 독자들이 반기는 행사는 ‘저자와의 만남’이다. 평소 만나기 힘든 저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울 외 지역에서는 기회를 찾기 쉽지 않다. “지난달 15일에는 ‘즐거운 남의 집’의 저자 이윤석, 김정민 작가를 초대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은 독자들이 독서모임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꾸준히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여름서가만의 굿즈 판매를 시작으로 플리마켓을 기획하고 있고, 팝업스토어 행사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름서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예약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손님은 서점에서 하루 종일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음료와 공간을 제공한다. 물론 예약하지 않은 손님도 그 시간에 서점 이용이 가능하다. “신경 써서 꾸며 놓은 공간인데 서점에서 책만 파는 게 뭔가 아쉽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이 공간을 더 오랫동안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약제를 떠올렸습니다. 예약제의 장점은 저희가 준비한 커피와 차를 드시면서 기증 도서가 꽂힌 공유책장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외에도 독서 관련 콘텐츠를 구상하고 운영 중이니 편히 오셔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으로 논다”···MZ 사로잡은 ‘셀프 사진’의 진화

“네컷 사진은 가심비(가성비+心)가 좋아 외출 시 필수 코스입니다.” 사진촬영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로 떠올랐다. 과거 특정한 목적을 위한 촬영 혹은 기념 촬영을 위해 사진관을 찾던 것과 달리, 적은 돈으로 심리적 만족을 채우는 MZ세대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26일 찾은 수원시 팔달구 행리단길. 수원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인 이곳은 300m 남짓한 거리에만 8곳이 넘는 셀프 사진관이 모여있었다. 사진관 내부에는 촬영 전 단장을 위한 빗과 고데기, 사진에 활용할 수 있는 머리띠와 안경 등 소품이 준비돼 있었다. 벽은 방문객들이 촬영해 붙여 놓은 사진으로 빼곡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상권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기도내 사진촬영업장은 5천510곳으로 지난 2022년 하반기(5천322곳)와 비교해 3.52%(188곳)나 늘었다. 이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무인사진관의 영향이 크다. 무인사진관은 ▲머리염색이 가능한 AI 포토부스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내부를 재현한 포토부스 ▲카메라가 천장에 달린 하이앵글 포토부스 ▲유명인과 함께 촬영하는 콜라보 프레임까지 등장해 젊은 세대의 감성을 겨냥하고 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선 마케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영수증 재질 종이에 흑백 사진이 출력되는 ‘영수증 사진기’를 도입한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행리단길에서만 10곳이 넘는 매장에서 영수증 사진기를 볼 수 있었다. 카페와 음식점, 심지어 편의점까지 업장도 다양했다. 대기가 긴 매장에선 고객의 따분함을 덜어 주고,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잔상을 남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행궁동의 디저트 카페에서 일하는 김다솜씨(26)는 “손님 10명 중 9명은 카페에 왔다가 영수증 사진을 찍는다”며 “동행한 지인과 잠깐이나마 재밌게 즉석 기록을 남길 수 있어 만족하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통사진관에서 찍던 천편일률적 사진과 다르게 지금의 사진은 독창적이고 기발한 자가 연출이 가능하다”며 “패션이나 화장 같은 표현에 능한 우리나라 소비자의 특성과, 촬영하는 순간의 감정을 사진 속에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돼 사진문화가 발전하는 ‘체험소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에 지(池)는 왜 만들었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성의 연못은 백성의 휴식공간을 위해 판 것이 아니다. 또 공사에 필요한 흙을 조달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화성 연못은 시간이 지나며 역할이 변신한다. 지(池)와 연(淵)은 흔히 말하는 못 또는 연못이다. 화성에는 남지 2개, 동지 2개, 북지 1개로 모두 5개가 있다. 행궁에 있는 2개, 성 밖에 있는 2개를 제외한 개수다. 하나의 성에 연못이 5개나 있는 성은 화성이 유일하다. 의궤 용어 ‘지’는 편의상 ‘연못’으로 표현한다. 화성에 왜 이렇게 많은 연못이 있을까? 연못에 대해 의궤에는 아주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남지에 대해서는 “가운데 작은 섬이 있으며 홍련과 백련을 심었다. 가운데에 섬 둘이 있는데 두 못의 사이에 정자 터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북지는 “성 밖 도랑의 물을 끌어댔기 때문에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동지는 “마름과 연꽃을 심었고 가운데에 작은 섬이 있다. 이것이 상지다. 하나는 구천의 북방에 있다”고 설명한다. 화성에 연못은 왜 이렇게 많이 만들었을까? 연못을 만든 이유로 학자들은 공사에 필요한 흙을 조달하고 백성에게 아름다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을 말하면 이런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흙이 필요해 연못을 팠다는 것이 아니라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공급에 맞는 일정이 아니다. 5개 연못 전체에서 나올 흙의 3분의 2는 하남지와 상동지에서 나온다. 흙이 필요했다면 많은 흙이 나오는 하남지와 상동지를 먼저 파야 하는데 이 두 곳은 모든 성역이 거의 끝나는 시점에 팠다. 둘째, 흙의 양이 너무 적다. 북성의 내탁에 필요한 흙은 5만㎥로 계산된다. 반면에 북지에서 나온 흙은 2천㎥다. 북성에 필요한 양의 4% 정도다. 매우 미미하다. 남지의 경우도 남성에 소요되는 양의 13%에 해당한다. 셋째, 결정적 이유로 초기에 흙이 필요하지 않았다. 의궤 ‘토품(土品)’에 “남성과 북성은 토질이 개흙과 같아서 땅을 6척을 파고 벽돌을 3중으로 깔았다”고 기록했다. 실제로 초기에는 토질을 바꾸는 치환공사와 기반을 보강하는 공사라 흙이 필요하지 않고 두툼한 판석과 벽돌이 필요한 시기였다. 연못을 판 착공 첫해 3, 4월에는 흙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판 흙을 버려야 했다. 종합하면 소요되는 자재의 종류, 시기, 수량이 모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연못을 팠을까? 북지, 남지, 동지별로 살펴보자. 북지는 왜 팠을까? 의궤에 “북지는 성 밖 도랑의 물을 끌어댔기 때문에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북지가 성 밖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여 모아 두는 역할을 했다는 근거다. 성을 쌓을 곳 밖에 있는 도랑 때문이다. 성 기초공사를 하기 위해 6척을 파니 물이 들어차 공사를 할 수 없었다. 어떡하든 물을 잡아둬야 했다. 북성 공사를 시작하려면 북은구를 먼저 설치해야 했다. 은구(隱溝)란 성 밑을 관통하는 수로를 말한다. 물길을 만들어 줘야 성 기초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은구 공사를 위해 도랑을 성안으로 끌어들여 물을 잡아둔 것이다. 북지 파기를 마친 날이 4월4일이고 북성 공사에 착수한 날이 4월7일이다. 이 사이에 북은구 공사를 한 것이다. 한마디로 북지는 물을 모아두는 저류지(貯留池) 목적으로 판 것이다. 남지를 판 이유는 무엇일까? 북지와 똑같은 이유로 팠다. 다른 점은 성 밖 도랑이 아니라 성안 도랑의 물을 가둬 둔 점이 다르다. 도랑이 공사할 남성 터를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은구 공사를 위해 도랑물을 가두어 둬야 했다. 상남지를 끝낸 날이 4월1일이고 남성 공사에 착공한 날이 4월16일이다. 이 사이에 남은구 공사를 했다. 북지와 같은 저류지 역할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심정(深井)공법이다. 끝으로 동지는 왜 팠을까? 동지는 북지나 남지와 위치가 다르다. 동지 인근 성 안팎 어디에도 도랑이 없다. 당연히 은구도 없다. 성 기초공사와 관련이 없다는 말이다. 혹시 남수문과 관련이 있을까 살펴봐도 연관이 없다. 동지를 판 것이 화성 성역 착공 첫해 4월이고 남수문은 2년 후 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럼 무슨 목적으로 팠을까? 동지는 동성 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판 것이 아니라 동성 공사를 위한 공사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판 것이다. 모든 공사에는 공사용수가 필요하다. 현재도 공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가설 전기와 가설 수도를 설치한다. 당시도 공사용수 공급을 위해 웅덩이를 판 것이다. 물을 모아두기 위함이다. 북지는 북은구 공사가 완료되자마자 평지북성과 산상서성의 공사용수를 공급했다. 남지도 남은구 공사가 완료되자 평지남성과 산상서성에 공사용수를 제공했다. 은구 공사가 완료되며 저수조(貯水槽)로 역할이 바뀐다. 저수조는 ‘물탱크’다. 저류지에서 저수조로 역할이 바뀐 것이다. 도랑물을 모아둔 시간에 은구 공사를 했다. 저류지 역할이다. 은구를 사용하게 되니 성 쌓기 공사를 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공사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조로 변신했다. 이런 화성 연못이 화성 건설이 끝난 후에 그 목적이 또 바뀐다. 저류지와 저수조 역할은 없어지고 새로운 세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연못이 없었다면 수원은 지속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 편에 계속 발표할 예정이다. 연못을 통해 정조의 치수 관리와 올바른 공사 선후 관리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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