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 아빠하이!’ 5기 참여자 온라인 발대식 개최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경기도 아빠하이! 및 인구인식개선 사업’ 5기 참여자 온라인 발대식을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경기도 아빠하이!’는 남성 육아 지원과 평등한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2020년부터 경기도와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추진해온 사업으로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3~10세 아이를 양육하는 도내 남성들에게 아이의 연령 발달 단계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과 육아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참여활동을 독려한다. 이날 발대식은 김혜순 대표이사의 환영사, 사업 참여자 및 멘토단 소개, 아빠헌장 낭독, 2024년 사업 소개로 진행, 숏폼 영상 제작을 위한 놀이챌린지 사전 교육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올해 말까지 놀이챌린지, 가족운동회, 지역별 체험활동 등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해 교육, 홍보 및 소통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앞서 재단은 지난 2월부터 사업 참여자를 모집해 지역별로 총1천100명의 사업 참여자를 선발했다. 특히 올해는 2023년까지 사업 참여자들로 구성된 ‘멘토단’ 활동, 아이들과의 놀이활동을 직접 숏폼 영상으로 제작하는 ‘놀이 챌린지’ 등 참여자 주도형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5기를 맞은 아빠하이 사업은 경기도와 재단의 대표적인 브랜드 사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면서 “평등한 돌봄이 결국 저출생 해소와도 연계되는 만큼 참여자들과 함께 도내 양육문화 인식개선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25대1 경쟁률 기록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GCB, Gyeonggi Ceramics Biennale) 국제공모전’에 전 세계 73개국 총 1천97명의 작가가 몰렸다. 한국도자재단은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1차 온라인 접수 결과 총 1천97명의 작가 총 1천505개의 작품이 접수돼 2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륙별로는 유럽 33개국, 아시아 15개국, 아메리카 13개국, 중동 8개국, 아프리카 2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등 총 73개국에서 참여했다. 접수된 작품들은 1차 작품 이미지 온라인 심사와 2차 작품 실물 심사를 통해 수상작의 순위가 결정된다. 수상작에는 ▲GCB 대상(1명) 6천만 원 ▲GCB 우수상(7명) 각 1천만 원 ▲GCB 전통상(2명) 각 1천만 원 ▲GCB 상(50명) 등 총 1억 5천만 원의 상금과 상패, 상장 등의 부상이 수여된다. 작품들은 오는 9월 개막하는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기간 중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은 전 세계 작가들의 주요 작품 발표 및 경쟁을 통해 도자예술의 미래를 제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 교류 무대다. 국내외 신진 작가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제12회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45일간 이천, 여주, 광주를 중심으로 경기도 곳곳에서 열린다. ▲국제 전시·학술 교류 본행사 ▲부대행사 ▲위성행사 등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국제공모전 접수 결과를 통해 ‘경기도자비엔날레’에 대한 전 세계 도예인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상작 선정에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지트 같은 공간, 우리동네 독립서점 '글한스푼'

“설탕 한 스푼이면 쓴 약도 꿀꺽할 수 있듯 글 한 스푼이 우리의 삶을 한결 평화롭게 하기를 기대해요.” ‘글한스푼’ 주인장 김민희씨가 보내는 메일 끝 서명란에 적힌 글귀다. 김씨는 글한스푼을 찾는 이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독립서점 글한스푼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한스푼 대표 김민희씨는 사회복지사로 부천시 송내동 지역에서 아동복지시설과 작은도서관을 운영했다. 해당 건물이 재건축으로 인해 사라지면서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 운영 중이지만 당시 시설을 이용하던 아이들이 성인이 돼 찾을 수 있는 공간, 함께 도우며 후원하던 봉사자들이 뜻을 모아 더욱 다양하고 행복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송내동에 터를 잡았다. 그렇게 2021년 ‘글한스푼’이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기도 했어요. 본격적으로 ‘책’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엔 자신도 모르는 또 다른 ‘길’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김씨를 비롯한 글한스푼 책방지기들은 아동청소년전문가, 사회복지사,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가족은 물론이고 학교, 마을 등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글한스푼에서 판매하는 도서들도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책 위주로 고르고 있다. “양육 관련 도서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 분야 책,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문학과 대본집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천과 경기지역을 배경으로 하거나 지역에서 탄생한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작가의 개성이 담긴 독립출판물도 더 많이 소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 소개부터 제작까지 글한스푼의 모태가 아동청소년복지시설에 있는 만큼 서점에서 할 수 있는 아이들 교육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부터 2년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한 ‘꿈의학교’(현 이룸학교)가 그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쓴 글을 책으로 출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인데 직접 쓰는 것은 물론이고 표지 디자인까지 아이들 스스로 해냈다. 김씨는 “글쓰기와 독립출판은 아이들이나 성인 모두에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김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출판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최근 독립출판물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다. 책을 내고 싶은 작가들은 자신과 맞는 출판사를 찾아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낼 수 있고, 독립출판사들은 입점회원이 돼 홈페이지를 통해 책 판매도 할 수 있는 쇼핑몰 개념이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오던 저희 책방 소식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 더 쉽게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독립출판물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모두 노력하겠습니다.”

프랑스 지성 ‘필리프 클로델’, 경희대서 “작가는 영혼의 외과의사”

문학은 정말 인간에게 중요할까? 책 한 권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해주지도, 세금을 대신 내주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글쓰기나 독서를 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 없다”며 문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프랑스의 지성’으로 불리는 작가·영화감독인 필리프 클로델(62)은 지난 21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만남의 자리에서 청중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문학을 통해 스스로를 알고 사회와 세계를 알게 되기에 문학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필리프 클로델 작가·영화감독과의 만남’은 주한프랑스대사관, 프랑스학회, 경희대학교 프랑스어학과,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가 주관해 마련됐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공쿠르 문학상 -한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클로델 작가를 한국에 초청했다. 이날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행사는 클로델의 한국 일정 중 경기도를 방문한 유일한 자리다. 아내 도미닉 클로델과 동행한 필리프 클로델은 100여명의 학생, 시민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그의 문학세계는 물론 현재의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폭넓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1부 강연은 클로델이 던진 질문으로 시작됐다. 클로델은 청중을 향해 “문학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문학이 인간에게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문학을 통해 스스로를 알고 사회와 세계를 알게 되기에 문학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로델은 작가가 인간 내면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영혼의 외과의사”라고 표현했다. 외과의사가 환자의 내부를 들여다보듯 작가는 산 사람의 내면을 해부한다. 또한 그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으며 누구의 허가도 받을 필요가 없고, 글쓰기가 인간의 근본적인 권리라는 것이다. 2부에서는 경희대 프랑스어과 학생들과 클로델의 대담이 진행됐다. 이날을 위해 약 2주간 클로델의 소설과 영화를 감상하고 그의 생애를 공부한 4명의 학생들은 클로델과 마주 앉아 그의 작품 세계와 한국에서 새로 출간된 그의 소설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은 작가의 고향인 동발-쉬르-메르트가 영화의 소재로 사용됐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클로델은 “10년 전 찍었던 ‘어린 시절’이라는 영화를 자신의 고향에서 촬영했다”며 “고향이 1,2차 세계대전 때 대규모 전투 장소로 자주 사용돼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다. 유년 시절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클로델의 소설에선 ‘전쟁’은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세상이 ‘이상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 클로델은 “나에게 기적과 같은 해결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돼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예술·학문적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리프 클로델은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성을 탐구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인간의 복잡하고 어두운 내면 세계를 소설, 영화로 형상화 하는 인물로 프랑스의 지성으로 불린다. ‘회색 영혼’, ‘브로덱의 보고서’ 등 여러 작품을 집필했으며 산문집 ‘향기’는 그해 가장 뛰어난 산문에 수여되는 장 자크 루소상을 2013년에 수상했다. 그가 감독한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는 2009년 영국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문학상의 종신 선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 펴낸 그의 열네 번째 장편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지난 15일 한국에서 출간됐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개의 형상을 한 가상의 섬에서 시체 세 구가 발견되면서 섬 주민들이 겪는 공포와 갈등을 다룬다. 작가는 지난 몇 년간 유럽이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던 현실과 난민에게 비수용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 하기 위해 시체를 흑인으로 설정 했다고 밝혔다. 섬 주민들은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는 온천 사업을 위해 시신의 발견 자체를 은폐하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섬 전체에 혼란과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은 사람들의 복합적인 면모가 갈등의 주 요소다.

경기문화재돌봄센터·수원시 화성사업소, 수원화성 마을장인 육성한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돌봄센터와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수원화성 마을장인’을 육성하기로 협의했다. 경기도 문화재 돌봄사업 관리대상에 선정된 수원화성의 문화재 돌봄활동을 더욱 고도화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주민이 함께 가꾸는 미래 지향적 역사 문화 체험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돌봄센터와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지난 20일 세계유산 ‘수원 화성’이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관리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업무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수원 화성은 올해부터 경기도 문화재 돌봄사업의 관리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센터는 현재 모니터링, 경미수리, 일상관리 업무를 추진 중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문화재 돌봄활동을 더욱 고도화 할 계획이다. 그 중 하나로 ‘수원화성 마을장인’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을 문화재 수리기능자 한식미장공으로 육성한다. 이는 수원시 화성사업소에서 자체 기획한 사업으로 수원화성 성곽 내 거주하는 주민 30명 가량을 모집해 이들을 한식미장공으로 육성, 수원화성의 경미한 훼손 부위를 직접 보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4월부터 시작돼 상반기엔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 등을 배우는 이론 교육이 진행된다. 하반기엔 경기문화재돌봄센터가 보유한 한식미장공 전문 인력과 장소를 활용한 실습이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4월 치러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한식미장공 국가전문자격 합격자를 배출하는 게 1차 목표다. 이와 함께 ▲수원화성 일원이 정조대왕의 이야기가 숨 쉬고 있는 역사·문화 현장임을 인식하고 정조대왕과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확산 ▲양 기관 전문 인재를 활용해 수원화성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 공유 네트워크 구축 ▲수원화성이 도민들에게 미래 지향적 역사 문화 체험장이 될 수 있는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상호 노력 등을 하기로 협의했다. 윤여빈 경기문화재돌봄센터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수원화성에 대한 문화재 돌봄사업으로 기록관리 되는 자료를 토대로 세계유산 보존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원화성과 함께 삶을 영위하는 지역주민과의 유기적인 상생의 체계를 세워 사회 공헌적 가치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소설 저변확대 힘쓰는 김이은 소설가 [경기 작가를 만나다 ①]

경기도내 등록된 예술인은 20일 기준 6천595명, 그중 문학활동을 하는 작가는 878명이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출판업은 늘 위태로웠다. 그 업을 ‘업’으로 삼은 문학가들은 위태로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시선과 언어로 누군가의 마음을 환기시키고 때론 바꿔 왔다. 경기문화재단의 ‘2023 경기 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 3인을 만났다. 분초 단위도 쪼개 쓴다는 ‘분초사회’. 쓸모와 효용성이 앞장서는 시대에 삶의 여유와 그 어떤 무용함은 더욱 설 자리가 없지만 이들은 쓸모와 무쓸모를 더욱 구분짓는 지금이야말로 문학이 더 빛나고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첫 번째 만나본 작가는 문단 문학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문법을 시도한 김이은(필명) 작가다. 퇴로가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한 만큼 결정은 쉬웠다. ‘어차피 그만둘 마당에 뭔들 못할까.’ “이게 아니면 사회적으로 김이은은 죽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봄이 시작된 어느 날 광주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이은 작가는 인터뷰가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의외의 말을 했다. 지난 2000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일리자로프의 가위’의 당선을 시작으로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코끼리가 떴다’, ‘어쩔까나’, ‘검은 바다의 노래’, ‘11:59PM 밤의 시간’ 등 중견작가로 쉼 없이 작품을 써온 그가 사회적인 이름이 없어질 고민을 했다니. 필력으로 버티며 문단 문학을 이어왔지만 경력 20년 차가 넘으니 현타가 왔단다. 웬만한 직장인이 경력 20년 차라면 부장은 달고, 임원도 됐을 텐데. 글을 계속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과 고민이 들었다. 그때 마침 김 작가에게 ‘장르소설을 해보자’란 제안이 들어왔다. 소설 IP(지식재산권)의 멀티콘텐츠화 흐름으로 장르적 특성을 문학적 필체로 풀어내는 작가들의 작업이 영미권에선 이미 형성돼 있었지만 국내에선 낯선 풍경이었다. 20년간 문단 문학을 해오던 그가 경계를 허물고 장르소설을 쓴다는 것, 협업 시스템의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이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그만둘 예정’이었던지라 낭떠러지에 서있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무작정 쓰고 생각했다. 떠올린 주제는 전 세계가 당면한 자본주의였다. “이 거대한 주제를 한 번에 다 끝낼 순 없을 테고 3부작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3부작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란 생각도 했죠.” 자본주의로 틀을 잡고 얼마 후 눈 앞에 ‘하인학교’란 단어가 갑자기 확 떠올랐다. 이후 벼랑 끝에 몰린 한서정이 하인학교에 입학한 후 1등 졸업생이 돼 재벌이 될 기회를 얻고자 경쟁하는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불평등과 양극화, 계급과 욕망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다룬 장편 ‘하인학교’는 2023년 출간되자마자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5곳에서 판권 비딩이 들어왔고 현재 소설로서는 한국 최고가에 판매돼 드라마 제작을 앞두고 있다. “책이 잘 됐다는 기쁨보다는 작가로서 사회적 이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다”는 그는 하인학교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더욱 많은 독자들과 자신 소설과의 접점을 마련했고 소설가들이 다양하게 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 문학의 다양성을 동료들에게 보여줬다. 출판 시장이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작가들의 사정이 어려운 것 역시 여전하지만, 김 작가는 오히려 지금이 문학과 작가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많아졌으니, 시장은 나날이 풍부해지고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창구와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거죠. 이런 게 새로운 흐름 아닐까요?” 자본주의 3부작 완성을 위해 새 소설을 집필 중인 그는 앞으로 한국 소설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단용과 장르용 소설의 경계는 점차 흐려질 거라 생각해요. 국내에 실력있고 장르적 감각이 있는 작가들이 제대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것 처럼 한국 소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러나저러나 소설 쓰는 게 다시 너무 재밌네요.”

“봄꽃 향이 물씬”…제14회 명자꽃잔치 21일 개막

어른 손 한뼘 크기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마한 화분에 작고 앙증맞은 나무가 놓여있다. 오롯이 빨강, 때로는 노랑과 다홍, 하양의 단일한 색으로 피어난 꽃이 있는가 하면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 빛으로 가장자리가 물들어 있는 꽃잎도 있다. 작은 화분 안에 놓인 바위와 바위를 온 몸으로 감싸 안으며 꽃잎을 피워내는 분재는 마치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절벽 위에 피어난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온 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크기부터 한 아름의 거대한 높이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 봄을 수 놓는 ‘봄의 전령’ 명자꽃을 마음껏 향유하고 분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21일 오전 11시30분 용인시 기흥구의 구성역 인근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제14회 명자꽃잔치’ 개막식이 열린다. 조숙과 겸손, 열정이란 꽃말을 가진 명자나무는 애기씨꽃나무 또는 아가씨나무라고도 불린다. 장미과에 속해 3~5월에는 꽃을, 9월에는 열매를 피워내는 명나자무는 성질이 강건해 추위에 강하고 가지치기와 분갈이도 잘 견뎌 오래 전부터 정원수나 분재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홀꽃부터 겹꽃 등 다양한 품종을 자랑하는 명자꽃 80여종, 500점의 다양한 분재로 만나볼 수 있다. 부인 최경혜씨와 함께 행사를 이끌고 있는 심근도 명자분재사랑곳 대표는 50여 년 전부터 소나무, 모과나무 등 분재를 길러온 국내 손꼽히는 분재 전문가다. 이들 부부는 지난 30년 전부터 명자의 매력에 푹 빠졌다. 용인에서만 2,970㎡가량의 온실에서 분재에 관해 이제 막 취미를 시작하는 이부터 전문가까지 즐길 수 있는 전시회와 강의, 현장체험이 열리는 명자분재사랑곳을 이끌고 있다. 조그마한 화분 속 피어난 생명력의 분재에는 기르는 이의 미적 감각과 개성이 담겨 있는 원예예술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작은 생명체가 온 실내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넣으며 자연을 느끼게 한다. 심근도, 최경혜 부부의 작품 발표회로 지난 2007년 ‘제 1회 명자 분재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행사는 어느덧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로 커가며 분재와 명자꽃에 대한 저변을 확대시켰다. 부인 최 씨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명자꽃을 혼자 보기 아까워 전시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명자 전시’를 한다고 하니 어떤 사람은 아주머니 이름이 ‘명자’냐고 할 정도로 명자가 꽃이란 걸 모르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13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다양한 크기의 명자분재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함도 있다. 심 대표는 “옛날에는 작은 소품 분재 위주로 전시했는데 이번에는 정원용의 커다란 크기도 있다. 과거에는 전시만 했다면 이번에는 판매까지 가능하니 많이 즐겨 달라”며 “앞으로도 명자와 국내 분재문화가 활성화되고 대중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수원 인문공동체 '책고집' 정기강좌 시즌1, 28일 시작

수원 인문공동체 ‘책고집’이 인문학과 과학특강이 함께 하는 2024년 정기강좌 시즌1을 시작한다. 책고집은 2019년부터 매해 인문학과 과학 강연을 이어왔다. 올해 강좌의 화두는 ‘오늘을 이해하는 인문학과 과학’이다. 인문학은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작가들을 초청해 북토크를 이어간다. 강사진으로는 김만권, 박권일, 박승일, 김성우, 김병권, 김지은, 장일호(시사IN 기자) 등이 함께 한다. 과학강좌는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가 ‘(과학)저널클럽’을 결성해 매월 강연하고 이명현, 조천호, 황선도, 문경수, 김홍표, 김범준, 이대한 교수가 초빙 강사로 나선다. 미술저술가 강태운의 ‘미술관 순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첫 강연은 오는 28일 저녁 7시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의 ‘외로움의 습격’ 북토크로 문을 연다. 첫 강연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료 강연으로 진행된다. 이어 박권일, 김성우, 장일호 등이 참여하는 ‘오늘을 이해하는 인문학’(8강)과 ‘명사 초청 과학특강’(7강), 이수경, 이경란과 함께 읽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읽기’(14강),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의 ‘저널클럽’(9강), ‘강태운의 미술인문학’(6강)으로 구성됐다.

인천시립무용단 ‘○川 (원천)’…한국 창작 무용의 오늘을 선보이다

인천시립무용단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정명훈 안무의 창작작품 ‘○川(원천)’이 돌아온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9일 오후 8시와 30일 오후 3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창작작품 ‘○川(원천)’을 공연한다. 부평구문화재단과 공동기획으로 추진하는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한국창작무용, 바로 오늘의 춤을 소개한다. 2022년 인천시립무용단 상임 부안무자로 부임한 정명훈은 한국무용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안무자로 주목받는 한국무용계의 인재다. 안무가가 갖춰야 할 전문성과 현장성을 동시에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인천아시안게임,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조안무 등 국가 행사에서부터 국·공립무용단의 작품 안무,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과 위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작품 ‘◯川’은 흐르고 끊기는 춤동작 사이 펼쳐지는 오행의 추상적이고 유형적인 모든 현상을 그린다. ‘화(火) · 수(水)· 금(金) · 목(木) · 토(土)’ 오행으로 상징되는 에너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삶의 과정은 다를지 모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또 다른 생명으로 연결되고 반복된다’는 삶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모든 것이 돌고 도는 원(○)과 물이 굽이쳐 흐르는 천(川)으로 이뤄진 작품 제목은 ‘모든 에너지는 서로 흐르고 교환하며 결국 만나 삶을 이룬다’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춤의 스타일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오행의 사상 보다는 요소들이 가지는 에너지와 순환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 삶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변화와 성장, 희망과 도전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춤을 통한 새로운 영감을 전달하고자 한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부평구문화재단 누리집과 엔티켓,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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