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예술의 아름다움과 순수성을 표현하는 수원지역의 섬유예술가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현대미술축제에 간다. 수원에서 작품 활동 중인 장혜홍 작가는 다국적 작가예술공동체인 ‘나인 드래곤 헤즈’의 초청으로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 전시 ‘노마딕 파티’에 참여한다. 국경과 전통적인 제약을 초월해 예술적 탐구를 이룬다는 의미의 ‘노마딕 파티’ 전시는 다양한 장소에서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한다. 16개국의 35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베니스의 한 양조장을 전용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플라지아 펀치’에서 개최된다. 국내 작가로는 장혜홍 등 3개 팀의 1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수원지역에서 40년간 작품 활동을 한 장 작가는 그동안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대규모 설치미술을 선보인 ‘흑-Black project’를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토기, 용의 문양 등 가장 한국적 정서를 가진 섬유 설치예술 작품을 베니스에 옮겨 놓음으로써 동서양의 정서적 공감대를 이루겠다는 의지다. 장 작가는 지난 2002년부터 수원 화성의 성벽, 화홍문, 화성행궁, 서북공돈 등에 섬유설치 미술전을 열며 섬유예술을 현대미술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장 작가의 작품은 두꺼운 천에 프린팅을 해 비,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져 환경미술, 장소 특성적 미술에 특화돼 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장 작가는 “수원 화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작품들이 베니스로 가 한국을 알리는 데 기여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수원에서 열심히 활동한 작가가 세계 최고의 미술 축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모범 사례로 여겨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한국의 예술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가 지역사회 가족아동돌봄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지원에 나선다. 19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돌봄 하는 아동∙청소년을 돌보다’ 지원사업 및 자조모임의 참여자를 모집한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은 가족 내 성인 및 형제자매의 질병이나 장애, 보호자의 장시간 노동 등으로 보호 받아야 할 나이에 보호자가 돼 가사, 간병, 경제활동, 양육 지원 등의 역할을 하며 가족을 돌보는 만 24세 이하의 아동∙청소년이다. 이번 사업은 도내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이 대상이며 교육, 자기계발, 여가, 건강관리 등에 관한 ‘자기돌봄지원금’(최대 150만원)과 문화체험, 고민나누기 등 심리∙정서적 지지체계를 구축하는 ‘자조모임’을 지원한다. 지난 2022년부터 이 같은 활동을 하고 있는 초록우산은 최근 인터뷰집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를 출간하고 경기도의회에 정책을 제안하는 등 인식 확산과 지원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지원사업 신청은 다음 달 19일까지이며, 서류작성 후 초록우산에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초록우산 공식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데 나이가 상관 있나요, 도전하고 꿈 꾸는 지금이 청춘입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신당동의 DDP 패션몰에선 조금 특별한 패션쇼가 열렸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45명의 시니어 모델들이 봄과 함께 시작한다는 의미의 ‘봄, 스프링스텝’을 테마로 한 패션쇼를 선보인 것. 40대 중반의 중년층부터 80대 중반에 이르는 시니어까지 함께 한 이날의 패션쇼는 기존의 패션쇼와는 다른 매력이 흘러넘쳤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시니어들은 당당한 얼굴로 런웨이를 걸었다. 흔들림 없는 눈빛에선 무대 아래서완 달리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 이날 무대에 서는 어머니를 보러 온 한 30대 여성은 “엄마가 멋진 옷을 입고 무대에 서서 당당하게 걷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45명의 모델 중 최고 ‘형님’은 올해 나이 여든 넷의 유순자씨(84)다. 유 씨는 70년간 가정주부로 살다 3년 전 처음 모델 학원을 등록했다. 허무하고 울적해지는 일상이 늘어나자 딸이 시니어 모델을 권했다. ‘안 하는 것 보단 해보는 게 후회가 적겠지.’ 주저하는 마음을 뒤로 하고 배움을 시작했다. “평소 허리가 아파 주사를 맞으러 다니면서도 연습하는 시간 만큼은 통증을 잊었다”는 유 씨는 지난 2022년 여든 둘의 나이에 통굽 힐을 신고 런웨이에 처음 섰다. 유 씨는 “이후로도 4번 더 패션쇼에 참가했다”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유 씨 이 외에 대학병원 보험팀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시니어 모델을 하며 처음 화장을 하고 힐은 신은 박희수씨(60),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 싶어 시작한 사업가 정영진씨(58) 등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중장년기에 찾아온 우울증이나 은퇴 이후의 절망감 극복, 새로운 자신과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런웨이에 섰다고 했다. 이번 쇼를 기획한 이은구 디자이너(61)는 자신이 직접 시니어모델을 하며 얻은 활력을 다른 사람들과 전파하고자 레드카펫을 운영하며 패션쇼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 지자체 주민센터에서 시니어모델 관련 강의도 하며 나이를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방법을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중이다. 이 디자이너는 “사람들은 50세가 넘으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런웨이를 걸어보면 지금도 새로운 걸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어릴 때 풋풋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모델 패션쇼를 통해 다른 시니어들과 멋지게 나이드는 방법을 나누려고 한다”고 전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 필리프 클로델이 오는 21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방문한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프랑스어학과는 주한프랑스대사관, 프랑스학회,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와의 공동주관으로 ‘필리프 클로델 작가·영화감독과의 만남’을 21일 오전 10시 30분 외국어대학관 한누리소극장에서 개최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불리는 필리프 클로델 작가 겸 영화감독은 프랑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공쿠르 문학상 선정 위원회의 종신위원이자 권위있는 문화상과 영화제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스타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2013년 ‘향기’로 장 자크 루소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필리프 클로델은 고등학생이 뽑은 제2회 공쿠르 문학상 수상으로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뒤 홍보 일정 중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열 네 번째 장편소설인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을 출간했다. 책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복잡한 인간 본성을 신랄하게 탐구한 현대판 도덕극이자, 이주민의 비극에 대한 미스터리 우화라는 평을 받는다. 한편, 필리프 클로델은 지난 2003년 나약한 인간과 선악의 문제를 다룬 대표작 ‘회색 영혼’으로 르노도상을 수상했으며, ‘아름다운 언어로 수놓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우화’라는 평을 받은 소설 ‘무슈린의 아기’, ‘아이들 없는 세상’ 등을 집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로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테러리즘의 확산이 기정사실화됐다. 세계적인 정치적 향방을 앞두고 테러리즘의 정치화 및 확산 방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 정치를 대상으로 한 테러리즘과 테러리즘의 정치화 등을 분석하고 대테러 체계 개선 및 관련 법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된다. ‘2024년 대테러 콘퍼런스’가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고양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콘퍼런스룸 211호에서 열린다. 한국테러학회와 대테러안보연구원, 한국대테러산업협회,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통합보안 전시회 ‘SECON & eGISEC 2024’와 동시 개최된다. 이번 콘퍼런스는 ‘테러리즘의 정치화와 관련법제 실효성 제고’를 주제로 국내외 산·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024년 국내외 테러 정세를 전망하고, 주제별 3개 세션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은 ‘테러리즘의 정치화에서 문제적 우려사항’을 주제로 김경순 대테러안보연구원 연구위원의 강연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의 사회로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와 조홍제 한국테러학회 부회장의 토론이 진행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대테러체계개선 및 관련법제 실효성 제고방안’을 주제로 조용민 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강연한다. 박준석 용인대학교 경호학과 교수의 사회로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원과 백종순 광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의 토론이 이어진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유럽, 아프리카 정치지수와 테러 추세’를 주제로 이충희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교수가 발표한다. 이어 황의갑 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기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홍상진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담론을 나눈다. 콘퍼런스 마지막은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학교 명예교수)의 사회로 종합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수원문화재단은 ▲청년리더 양성학교 ▲로컬콘텐츠 창·제작 지원 ▲도시문화랩 등 총 3가지 분야에서 ‘2024년 1분기 문화도시 교육 및 지원사업’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청년리더 양성학교’는 문화예술기획에 관심 있는 청년이 기획 전문 인력으로의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해 단계부터 실무까지 기획자로 발전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7월 ‘2024 화성행궁 야간개장’ 일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 참여 대상은 수원 거주의 만 19~34세 청년, 관내 대학 재학생, 경기도 거주 청년 등을 우선 순위로 15명을 선정한다. 이달 28일까지 수원문화재단이나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으로 신청하면 된다.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로컬콘텐츠 창·제작지원’ 사업은 개인 또는 단체당 270만원의 지원금과 브랜딩 및 콘텐츠 제작 교육, 시제품 컨설팅, 유통 판로를 모색하는 크라우드 펀딩 활동 등을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공고일 기준 수원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개인 또는 단체가 대상이며 24일까지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서류심사를 거쳐 총 10개 단체(인)을 선정한다. ‘도시문화랩(도랩미)’은 지역 문제를 문화적 관점에서 시민이 주도해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실험 활동에 대한 지원 사업이다. 네트워킹 세미나부터 생활문화공동체 지원, 도시문제 탐구 프로그램 ‘도시기록’ 등 총 3단계로 진행한다. 도시문제 이해와 참여도 증진을 위한 ‘네트워킹 세미나’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문화도시 수원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세미나 참여자는 추후 ‘생활문화공동체 지원’과 ‘도시기록’ 지원 시 가산점 및 우대 선발의 혜택을 받는다.
“경기도민과 함께할 수 있는 ‘쌍방향’ 공연에 경기도의 정체성이 녹아들길 기대합니다.” 서춘기 경기아트센터 사장은 지난 14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에서 김광보 경기도극단 예술감독, 김경숙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3개 예술단에 이 같이 주문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지난 1월1일부터 경기도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3명 신임 예술감독의 올해 공연 계획과 비전 등이 소개됐다. 먼저 김광보 극단 감독은 ‘대중성’과 ‘공공성’을 가치로 내걸고 관객 친화적인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김광보 감독은 “관객과 소통하지 않는 공연이 올바른 공연일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5월에 선보이는 첫 번째 청소년극은 익히 아는 마당놀이 형식, 열린 양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관객이 참여하고 같이 놀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극단이 오는 5월 선보이는 ‘단명소녀 투쟁기’는 제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한 현호정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다. 여기에 오세혁 작가의 각색이 더해져 몽환과 비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8월엔 열린 가족의 개념에 대해 고찰하는 ‘매달린 집’을, 11월엔 현대 연극의 명작으로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우리 읍내’를 선보인다. 김경숙 무용단 감독은 ‘문화유산을 춤추게 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경기도의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경숙 감독은 “천년의 역사를 가진 경기도의 다양한 이야기와 문화유산이 영감을 자극한다”며 “무용단의 지난 30년간 활동을 토대로 동시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또 앞으로의 3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작품으로 미래 유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용단은 다음 달 도민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경기회연’을 신호탄으로, 5개월간 마지막 주 토요일엔 ‘토요상설공연-문화유산을 춤추다’를 선보인다. 또 오는 6월 경기아트센터의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찬연’을 공연하는 데 이어 12월엔 도내 영릉을 소재로 한 ‘킹세종’을 공연한다. 특히 킹세종은 경기시나위와의 협업을 통해 대규모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성진 시나위오케스트라 감독은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 우리 여기에 있다’를 슬로건으로, 연주력과 레퍼토리를 확장해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의지다. 김성진 감독은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에서 각광받는 연주단체가 되도록 80여명의 단원과 함께 올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특히 올해는 경기국악원의 활성화를 위해 국악당에서 적극적으로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시나위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객층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올해 7건, 10회 제작해 경기아트센터와 경기국악원에서 펼친다. 관현악, 민요, 사물놀이 등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구성된 주말 콘서트 ‘오후 4시’는 ▲3월 ‘봄’ ▲5월 ‘효’ ▲7월 ‘전통’을 테마로 해 국악당에서 선보인다. 또 다음 달엔 김성진 감독의 취임 기념 음악회인 ‘노랫가락’으로 우리 음악의 웅장함을 보여주고, 12월엔 신진 작곡가와 함께하는 ‘12 작곡가–十二 짤가’를 통해 국악관현악 음악을 발굴하고 시나위의 레퍼토리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김광보·김경숙·김성진 감독의 임기는 오는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2년이다.
경기문화재단은 도내 지역문화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24년 경기 지역문화 지원’ 통합공모를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지역문화와 생활문화 지원사업을 통합해 ▲지역문화 활성화 프로젝트(리서치, 프로젝트, 공간조성) ▲생활문화 플랫폼 ▲예술동호회 활동 지원 ▲지붕없는 박물관(경기에코뮤지엄) 인증제 지원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지역문화 활성화 프로젝트’는 3가지 유형이다. 지역활동가, 예술인 및 문화예술단체 등을 대상으로 지역 고유 문화자원을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주제를 연구 및 조사하는 ‘리서치형’과 실행하는 ‘프로젝트형’을 모집한다. 또 지역 기반 거점형 문화공간 조성과 운영을 지원하는 ‘공간조성형’을 공모한다. ‘생활문화 플랫폼’은 문화원, 생활문화센터, 민간 문화공간 등을 대상으로 공동체와 지역,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적 문화 활동과 생활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플랫폼 활동을 돕는다. ‘예술동호회 활동 지원’은 생활예술동호회를 대상으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교류 활동 지원과 3인 이상의 예술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자생적 예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전문 예술인 간 교류 활동을 지원한다. ‘지붕없는 박물관(경기에코뮤지엄) 인증제 지원’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경기도 내 지역문화활동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의 문화자원과 지리적 특성을 연계해 지붕없는 박물관(경기에코뮤지엄) 활동 및 공간 운영을 지원한다. 지원 신청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만 접수한다. 접수 기간은 ▲지역문화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문화 플랫폼 ▲예술동호회 활동 지원사업은 오는 20일부터 4월 1일 오후5시까지 ▲지붕없는 박물관(경기에코뮤지엄) 인증제 지원사업은 25일부터 4월 5일 오후5시까지다. 자세한 공모 안내는 경기문화재단 누리집 공모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서고금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언제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를 구전부터, 퇴적·풍화를 거쳐 기록된 문헌까지 다양한 역사가 사시사철 숨을 쉰다. 지금 경기도엔 어떤 이야기가 남고, 또 사라졌을까. 경기일보 이연우 기자와 민경찬 PD가 시나브로 잊히는 우리네 이야기를 찾아 글과 영상으로 전한다. G스토리팀의 2024년도 첫 테마는 ‘노포(老鋪)’다. ‘고소하다’는 말에는 맛과 향이 함께 담겨있다. 1895년 편찬된 조선어-한문사전 <국한회어(國韓會語)>에도 고소하다는 말의 정의가 ‘참기름 냄새’라고 적혀 있을 정도다. 전국에서 가장 ‘고소한 골목’을 꼽자면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이 빠질 수 없다. 이 안에는 ‘대한민국 제1호 백년기름 특화거리’로 지정(2022년)된 100여m 남짓의 자타공인 기름 집합소가 있다. 과거 모란시장은 1960년대 초반 모란개척단이 창단한 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상설시장화 됐다. 현재는 전국 최고 규모의 전통시장을 자부하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대표적인 판매 품목 중 하나가 ‘기름’으로, 시장 초입부터 고소함이 진동해 절로 입맛을 다시게 된다. 이곳 특화거리에는 약 40개의 참기름·들기름 집이 즐비해 있다. 성남 지역에 소재하는 기름집(80여개)의 절반이 여기에 몰린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기름집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동네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기름 명소’이기 때문에 모란장(모란민속5일장)이 열리는 4일, 9일날이면 전국 곳곳에서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린다. 장날이 아니어도 시장을 찾아오는 손님과, 온라인으로 기름을 주문하는 손님이 꾸준하다. 단순히 기름 가게가 많아서 특화거리로 지정된 건 아니다. 이곳의 가치는 ‘노포가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지역만의 특별한 힘’에 있다. 이 골목의 참기름·들기름집 10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30년 이상) 간판을, 5개는 백년소공인가게(15년 이상) 간판을 달고 있다. 기름 말고도 메밀가루, 도토리가루, 볶음콩가루, 들깨가루, 깨소금, 감자전분 등을 두루두루 수십 년째 판다. 어떤 가게는 지역에서 나온 재료만을 공수해오고, 어떤 가게는 지역의 거래처를 우선시한다. 노포가 노포를 먹여 살리는 길, 특화거리가 조성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그 안에서도 눈에 띄는 한 가게가 있다. 같은 자리에서 4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며 대대손손 3대째 깨를 볶는 ‘화성기름집’(1984년 창업)이다. G스토리팀은 '역사생활권'의 경기도 대표 노포로 꼽힌 성남시의 화성기름집을 찾았다. [G-Story] 노포편 ②3대째 깨볶는 고소함 솔솔 : 화성기름집 매일 아침 7시 무렵이면 가게 문이 활짝 열린다. 공동 대표들이면서 유일한 직원들이기도 한 장찬규(58)·최연화(57)·장원준(32) 씨는 별다른 말을 섞지 않아도 척척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기름 장인’들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참깨·들깨를 여러 번 씻어 불순물을 없애고, 솥에서 볶아내는 작업이다. 저속으로 할 때와 고속으로 할 때, 어느 온도와 얼마나 로스팅하느냐에 따라 그 맛과 향이 전부 다르다. 뽀얘진 커피가루 같은 깨들이 쏟아지면 그 이후엔 고압 기계에 돌려 착유(搾油)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끈적하게 느릿느릿 새나오는 기름은 막바지에 이르러 콸콸 쏟아지고 마침내 40분 정도가 지나면 ‘기름 한 말’이 완성된다. 350㎖ 청록색 기름병에 참기름을 담던 장찬규 대표는 차곡차곡 매대를 정리하며 말했다. “저는 충북 제천이 고향입니다. 충주댐이 생기기 전 고향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면서 저희 아버지가 ‘경기도로 올라가자’시며 먼저 와 고추방앗간을 운영하셨어요. 몇 년 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를 따라와서 보니 ‘기름집을 해도 잘 되겠다’ 싶더라고요. 당시엔 기름집이 몇 개 없었거든요. 그렇게 방앗간에서 기름집으로 바꿔 2대째 운영을 한 게 벌써 40년이 된 겁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요. 아내와 함께 노력하며 열심히 일궜습니다.” 장 대표는 눈짓으로 '아내' 최연화 대표를 가리켰다. 최 대표는 단골손님 3명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처음엔 단골손님들이 하나도 없어서 고생했어요. 하루아침에 단골이 생기진 않잖아요. 10년, 20년, 30년, 40년 세월을 한 곳에서 온 정성 쏟다 보니 점점 감사하게도 늘어나더라구요. 코로나19 전에는 바구니에 깨를 씻는 동시에 1번 줄, 2번 줄 대기를 세워야 할 만큼 단골들이 많았는데 이후로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전체 손님의 80~90%를 택배 배송으로들 찾아주세요. 명절용, 가정용, 선물용이 있는 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IMF도, 코로나19도 겪으며 막막한 순간이 많았지만 결국 저희 기름 맛을 잊지 못해 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 뿐이에요.” 그 사이에도 남녀노소를 불문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건 화성기름집의 앞집 충주기름집, 천안기름집, 파주기름집과 옆집 금성기름집, 제천기름집, 형제기름집 등도 마찬가지였을 테다. 모란종합시장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장찬규 대표는 “저희뿐만 아니라 모란시장 모두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깨, 들깨 같은 저희의 국산 재료는 옛날에 시골 농사짓는 데에서 직접 공수해오곤 했는데 농사짓는 데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젠 농협에 수매해서 받아와요. 다른 가게들도 다 비슷할 거에요. 여기 특화거리에 ‘백년가게’도, ‘명품점포’도, ‘경기노포’도 있잖아요. 지자체와 상인들이 그동안 공들여서 해왔다는 증거 같은 거니까 서로 이 성실함과 신뢰감을 바탕으로 오래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차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부모’의 생각이자 바람이다. 화성기름집에선 장·최 대표의 아들이자 3대째 가게를 물려받게 될 장원준 대표의 몫이나 다름없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무직 회사를 재직하면서 ‘가게 일은 할 생각이 없다’며 살아왔어요. 부모님이 권유해도 거절했고요. 그러다 문득 ‘어릴 때부터 부모님 도우며 손에 익었던 일이니까 가업을 이어볼까’ 하는 고민이 들었죠. 개인 사정으로 퇴사를 하려던 무렵이라 그때부터 자연스레 가게 오게 된 것 같아요. 정직하게 40년 동안 좋은 제품으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자부심을 이어가야죠.” 끝으로 세 대표, 세 가족은 나란히 가게 안 평상에 앉았다. 부부 대표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간혹 일본의 노포 사례들을 보면 100년, 200년씩 점포를 이어나가잖아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저희도 전통적으로 4대, 5대까지 가게 명맥을 이어가는 게 꿈이에요. 여러 손님들과 소통하면서 저희만의 노하우를 한층 키워나가고 ‘아 성남 모란시장에는 화성기름집이 있지, 거기 믿을만 해’ 하는 가게로 거듭나면 좋겠어요. 모란시장의 기름집들이 앞으로도 좋은 유산으로 남을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G-Story팀
재료는 캔버스와 아크릴 물감 뿐. 도구론 붓 혹은 손가락, 이따금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어떤 물질이 들어가기도 했다. 분명 단조로운데 힘 차고 역동적이다. 아크릴을 칠하고 지우고 또 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한 가운데 쌓인 색채의 밀도와 비워냄끝에 얻은 여백의 힘이다. 지난해 7월 타계한 단색화 1세대 작가 조용익 화백을 조명한 회고전 ‘지움과 비움 그리고 반추’가 지난 12일 수원의 헤럴드옥션 광교에서 개막했다. 부제는 ‘잊혀진 화가를 반추하다’. 조 화백은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화백과 함께 하며 한국 추상회화를 이끌었다. 전 세계와 강단을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2000년대 초 미술계를 잠시 떠나 거대한 흐름이 된 단색화 물줄기에 함께하지 못했다. 전시는 단색화의 숨은 거장이 묵묵히 걸어온 70여년의 작업 세계를 새롭게 발굴했다. 그의 단색화는 물감을 쌓고 지워내고 점을 찍는 등 작가의 손가락과 붓 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작업이다. 이를 통해 정신을 수양하고 탐구하는 미술로 정의된다. 조 화백은 색을 칠하고 또 칠하는 과정에서 그림의 밀도감을 더욱 높였다. 캔버스 속에 비치는 점, 선, 터치는 지움으로써 비우고 비움에서 충만함을 전한다. 치열하게 자신의 화풍을 고민하고 정립해 나간 덕분에 전시에선 한국 미술사의 변화무쌍함과 역동성이 느껴진다. 작품 초기 수채화에서 프랑스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은 추상 작업, 1960년대 잘 팔리는 작가는 아니었지만 본인의 화풍 만들어 나가며 변화를 스스로 모색했던 여정이 드러난다. 청년기를 졸업한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후반엔 전통적인 오방색을 바탕으로 한국적 기하학적 추상을 표현한 자신만의 화풍이 정립된다. 1980년대 초엔 붓 형태가 더욱 잘 나타나는 무늬가 등장한다. 그는 달라진 호흡으로 물결의 파동처럼 보이기도 하는 지움의 모양을 통해 호흡의 자유로움과 여유를 드러냈다. 대나무 잎을 살포시 올려둔 듯한 문양들은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의 작품에서 보인다.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그는 쉬지 않았다. 자신의 화풍을 발전시키고 색감을 달리 입히며 새로운 세계를 선보였다. 전시의 중반부엔 그가 타계하기 10년 전인 2010년대 이후 작업한 단색화가 집중적으로 발굴됐다. 전시장 곳곳에선 숨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단색화의 거장이 자신만의 화풍을 찾는 여정, 나아가 동양의 정신세계를 근간으로 한국 미술에 또 하나의 스펙트럼을 제시한 한국 미술사의 변화가 한 편의 이야기처럼 담겼다. 조 화백의 초기 수채화 작품 10점이 최초로 공개된 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자화상으로 유추되는 작품부터 함경남도 출생인 그가 고향에 대한 리움을 드러낸 작품 등이 전시됐다. 작품을 보면서 비워냄을 손가락으로 작업한 것인지 붓으로 했는지, 물을 떨어뜨린 건지 유추해 보는 재미는 덤이다. 초기작을 제외하곤 그의 작품엔 제목이 없다.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성품과 그저 작업에만 열중한 털털한 성격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정주아 헤럴드옥션 스페셜리스트는 “조 화백은 누군가 ‘토기 같아 보인다’하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본 사람이 해석을 하게 했다. 자신은 그저 작업에만 열중하는 사람이라며 작업을 쉼 없이 이어나갔다”고 전했다. 평생 작업에만 몰두하며 일생을 바친 예술가 조용익을 공감할 수 있는 전시는 4월 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