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2024년 경기예술지원 2차 공모’ 시행

경기문화재단이 ‘2024 경기예술지원 2차 공모’를 시행한다. 공모는 ▲청년예술인 자립준비금 지원 ▲경기예술 생애 첫 지원 ▲원로 예술활동 지원 ▲창작공간 임차료·대관료 지원 ▲예술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총 5개 부문으로 나뉜다. ‘청년예술인 자립준비금 지원’은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1984년1월1일~2004년12월31일 출생자) 청년 예술인 200명에게 개인별 300만원의 창작 및 자립 활동을 위한 준비금을 지원한다. ‘경기예술 생애 첫 지원’은 공모지원 사업에 처음 발을 내딛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분야의 예술인(단체)의 창작 및 발표 활동을 돕는다. ‘원로 예술활동 지원’은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만 65세 이상(1959년1월1일 이전 출생자)이 대상이다. 문학과 시각예술은 원로 예술인 개인만 신청 가능하며 공연예술은 개인이나 출연자의 50% 이상이 원로 예술인(만 65세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도 신청가능하다. ‘창작공간 임차료·대관료 지원’은 ‘임차료’와 ‘대관료’ 중 하나의 지원유형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임차료’는 자립을 위한 창작공간의 월 임차료를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대관료’ 유형은 연습실, 전시실, 공연장 등 각종 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 대관료를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예술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은 예술활동을 기반으로 한 경기도 소재의 창업 3년 미만 협동조합 혹은 예비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1천만원을 지원하며 전문 컨설턴트의 1:1 맞춤형 컨설팅(멘토링)도 지원된다. 접수는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진행하며 오는 29일 월요일 오후 5시까지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단의 심의를 거쳐 5월 27일 월요일에 선정결과가 발표된다.

독서율 최저치…성인 10명 중 6명 "연간 책 한 권도 안 읽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국내 성인층의 종합독서율은 43.0%로 집계됐다. 여기서 종합독서율이란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이번 종합독서율은 전년(2021년) 대비 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1994년 독서 실태조사(격년)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처음 조사가 이뤄진 1994년 당시만 하더라도 86.8%에 달했다. 하지만 전자책이 통계에 포함된 2013년(72.2%)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며, 매번 ‘최저치’를 찍었다. 연령별로 나눠보면 60세 이상 노년층의 종합독서율이 15.7%로, 1년 전(23.8%)보다 크게 줄었다. 20대(19∼29세)는 74.5%로 조사 연령 가운데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해보면 3.6% 포인트 감소했다. 30대와 40대의 종합독서율은 각각 68.0%, 47.9%였다. 소득에 따라서도 독서율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월 평균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의 독서율은 54.7%였으나,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인 경우 독서율이 9.8%에 그쳤다. 매체별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제외한 종이책 독서율이 32.3%로, 성인 10명 중 7명이 종이책을 1년에 1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2021년보다 0.6권 줄어든 3.9권이었다. 특히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불과했다. 도서 구입량은 종이책과 전자책이 각각 1.0권, 1.2권이었다. 독서 행태를 보면 성인은 평일에 하루 평균 18.5분을 책 읽기에 할애하고 있으며, 휴일에는 25.0분을 사용했다. 이 밖에 독서 장애요인으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3.4%),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11.3%) 등 순이다. 성인과는 달리 학생의 독서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초·중·고교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5.8%로, 2021년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종합독서량은 36.0권으로, 같은 기간 1.6권 더 늘었다. 독서에 쓰는 시간은 평일 하루 평균 82.6분, 휴일에는 89.0분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학생 85.4%가 도서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52.3%는 독서모임 등 독서 활동을 경험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일반 도서의 독서 비율을 따졌지만,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독서의 범위는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의 범위를 묻는 말에 학생의 49.6%가 '만화책 보기'도 독서에 포함된다고 봤고, 성인의 경우 67.7%가 '웹소설 읽기'를 독서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여전히 꿈꾸며 글 쓰는” 윤수천 작가, 등단 50주년 출판기념회 개최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작가의 소회는 담백하고 간소했다. 반세기의 긴 영광의 시간을 몇 번 되짚을 만도 한데, 그저 참석한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학창시절에 품었던 작가의 꿈을 지금도 하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 지역의 선배님들, 나와 함께 문학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님들,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82)의 문단 등단 50주년을 기념한 ‘날아라 축구공’(좋은꿈 刊) 출판기념회가 지난 16일 수원 팔달문화센터 지하1층 예당마루에서 열렸다. 기념회엔 오현규 수원예총 회장과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 최동호 시인, 맹기호 경기수필가협회장, 변상현 동수원병원 이사장 등 지역 문인과 예술인, 관계자 등 100여명이 자리해 윤 작가의 등단 50주년을 함께 축하했다. 문인들은 글을 벗 삼아 평생을 살아온 윤 작가의 작품으로 시 낭송과 축하 노래, 동화 낭독을 하며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한 번 조명했다. 이복순 시인과 정다겸 시인은 윤 작가의 ‘우리 동네 김씨 할머니’, ‘차를 끓이며’를 각각 낭독했고 이경화 시인은 ‘고래, 바람 부는 날의 풀’을 축하곡으로 불러 기념회의 분위기를 달궜다. 윤금아 아동문학가는 ‘날아라 축구공’의 일부분을 실감나게 낭독해 모두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최영재 작가는 “윤 작가님의 동화는 한 편만 읽어도 가족애와 친구애, 부족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절로 느껴진다. 어린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인데, 이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늑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더해 윤 작가님의 글은 재미가 있고 생각하는 즐거움도 있고 느끼는 보람, 깨닫는 즐거움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 아동문학의 거장 윤수천 작가는 1974년 소년중앙 문학상에 동화 ‘산마을 아이’가 우수작으로 당선되고 19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항아리’가 당선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 경기일보 문화면에 ‘생각하며 읽는 동시’를 연재 중이며 “동화쓰기는 여든의 나이에도 생에서 가장 즐거운 놀이”라고 말하며 매일 소년의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펴낸 동화집 ‘날아라, 축구공’은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꿈을 찾는 과정, 타인을 위한 봉사와 희생정신 등을 담은 8편의 작은 이야기가 수록됐다. 동심을 일깨우고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지혜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여성긴급전화1366경기센터 본격 활동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여성긴급전화1366경기센터가 지난 16일 센터 회의실에서 ‘2024년 여성폭력피해통합지원사업 자문단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국정과제인 5대 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을 위해 진행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출발한 여성폭력피해통합지원사업 개요와 추진 현황 등을 소개했다. 또 지역사회의 5대 폭력 피해 지원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및 피해자 지원 활성화를 위한 연계와 협업 방안이 논의됐다. 여성폭력피해통합지원사업은 지난해 1366 경기센터와 부산센터 2개 센터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에는 5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5대 폭력은 가정폭력, 교제폭력, 디지털성범죄, 스토킹범죄, 권력형 성범죄를 일컫는다. 자문단은 경기도여성폭력방지협의회, 경기도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노인보호전문기관, 경기남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총 20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간담회에선 1366센터 중심의 통합지원체계 구축, 피해지원전문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통합적 위기개입을 통한 피해자 안전 확보, 피해자 서비스 자원 연계를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여성긴급전화1366 경기센터는 여성폭력피해자에 대한 효과적 지원뿐 아니라 현장의 협력기관들이 자원연계 및 복합사례지원의 어려움을 경험할 때 서비스 연계를 돕는 게이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젠더폭력 피해상담은 젠더폭력통합대응센터 여성긴급전화를 통해 365일 24시간 상담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031cut)으로 실시간 채팅상담도 가능하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안전망 위한 ‘학교로 찾아가는 반짝부스’ 운영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오는 11월까지 수원지역 중·고등학교 10개교에 찾아가는 ‘반짝부스’를 운영한다. 위기 청소년을 적극 발굴하고 청소년의 상담참여를 적극 장려하는 방안이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아웃리치 ‘반짝부스’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 또래상담 동아리 학생들과 연합 운영을 통해 청소년들의 상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상담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안내 및 ‘청소년전화1388’을 홍보하고 있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올해 수원지역 중·고등학교 10개교와 협력, 영덕고, 동우여고를 시작으로 망포중, 곡반중 등에 찾아갈 예정이다. 학교 아웃리치는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신청 가능하며 청소년상담전화1388 퀴즈이벤트, 홍보 물품 배포 등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로 운영된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번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도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위기청소년을 적극 발굴해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과 보호자를 위한 ‘청소년전화 1388’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내방 및 사이버상담 등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시 숲을 돌보는 ‘나무의사’를 아시나요?

공원에, 아파트 단지 안에, 가로수로 식재돼 있는 나무들은 과연 누가 관리할까. 도심 속 숲과 공원이 늘어나는 만큼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선 정확한 판단과 진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진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됐다. 도시숲은 선택이 아닌 필수 2만명 이상 거주하는 행정구역 내에 조성된 숲을 ‘도시숲’이라고 한다. 산림청에서는 ‘도시에서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숲(산림과 수목)’으로 규정하며 도시숲을 생활숲, 가로수 등과 함께 분류하고 있다. ‘도시숲’은 ‘자연공원법’에 따른 공원구역, 즉 국립공원·도립공원 등과 구분되고 있어 그야말로 도시에 조성된 숲과 공원을 가리킨다. 도시숲의 기능은 크게 ▲기후보호형 ▲경관보호형 ▲재해방지형 ▲역사·문화형 ▲휴양·복지형 ▲미세먼지 저감형 ▲생태계 보전형 등으로 나뉜다. 폭염·도시열섬 등 기후여건 개선, 심리적 안정감과 시각적 풍요로움 기대, 소음·매연 등 공해 완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차단 및 흡수, 생태계와의 조화 등 도시숲의 역할과 기능은 다양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2024년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에 국비 47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림청 공모에 선정된 대상지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원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 ▲부천시 오정동 일원 ▲남양주시 진접읍 일원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일원 ▲평택시 포승읍 일원 ▲파주시 월롱면 일원 ▲연천군 전곡읍 일원 등 8개 시·군 8개소다. 이곳에는 생활권 미세먼지 확산 차단을 위해 9.4ha 규모의 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수목진료는 ‘나무의사’에게만 맡기세요 한편 ‘나무의사’ 제도는 산림보호법 개정안 발의에 의해 2016년 신설됐다. 직장과 생활권의 도시숲이 늘어남에 따라 올바른 나무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생겨난 제도로 2018년 6월 신규 도입됐다. 2018년 나무의사제도 도입에 따른 갈등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과조치로 5년간 시행하던 유예기간이 지난해 6월 28일 종료되면서 나무의사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나무의사제도가 도입되기 전 아파트 단지나 학교, 공원 등 생활권 수목 관리는 실내소독업체 등 비전문가들이 주로 시행했고 그로 인해 농약의 부적절한 사용 등 국민안전과 수목 환경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빈번했다. 이에 따라 수목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모든 수목진료 활동은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 두 종류의 국가전문자격자를 보유한 1종 나무병원에서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수목진료 분야의 전문성과 교육 인프라 확보 등을 심사해 양성기관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식물병원 ▲(사)한국수목보호협회 ▲신구대 식물원 ▲경상대 수목진단센터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전남대 산학협력단 ▲충남대 수목진단센터 ▲강원대 수목진단센터 ▲충북 산림환경연구소 ▲전북대 산학협력단 ▲공주대 산학협력단 ▲국민대 산학협력단 ▲국립안동대 산학협력단 ▲동아대 융합디자인연구소 ▲순천대 산학협력단 등이다. 나무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목진료와 관련된 학력,자격증 또는경력 등의응시자격을 갖추고,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1차(선택형 필기)와 2차(서술형 필기 및 실기)로 이뤄져 있으며 1차 시험에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에서 각 100점 만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해야 합격으로 인정된다. 2차 시험은 서술형 필기와 실기로 이뤄지며 각 100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한다. 나무의사 제도 도입 이후 2022년 7월 기준 나무의사 742명이 배출됐으며 나무병원은 전국에 2024년 기준 808개소가 운영 중이다. 계속되는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돌발 병해충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농경지 및 산림지역 외에 생활권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 공원, 가로수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나무의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과업 중 도심 수목 관리는 나무병원과 나무의사가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나무의사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공간의 재발견, 수원 '광교푸른숲도서관'

광교푸른숲도서관은 ‘공간’을 제공하는 공공도서관이다. 수많은 장서를 불편함 없이 빌릴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숲과 자연이 어우러진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공간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책이 아니어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는 곳, 지역 시민들의 쉼터가 되는 곳이다. 책과 숲이 주는 치유 오랜 시간 수원시민의 휴식처였던 원천유원지는 2011년 광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광교호수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05만㎡(65만평) 규모의 부지는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2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숲과 호수를 품은 호수공원으로 2013년 11월 개장했다. 공원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언덕 너머 작은 숲에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숲속에 있는 도서관은 공원을 산책하다가 잠시 쉬기에도, 책을 읽다가 나와 공원을 둘러보기에도 더 없이 좋은 위치다. 2018년 4월 12일 개관한 광교푸른숲도서관은 연면적 4천477㎡,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종합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 카페, 휴게실, 부속건물 ‘푸른숲 책뜰’로 구성돼 있다. 푸른숲도서관의 테마는 ‘힐링’이다. 이는 개관 당시 세웠던 테마 ‘자연치유’를 유지하면서도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바뀐 것으로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해 온종일 머무르며 휴식하고 지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푸른숲도서관은 장서 6만여권 중 지역주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건강을 북돋울 수 있는 ‘힐링’을 주제로 한 특화도서 4천여권을 구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원시립공공도서관과 사립공공도서관을 모두 연결해 약 300만권의 장서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반납할 수 있는 상호대차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1년 미만의 신간 도서를 서점에서 바로 빌려볼 수 있는 희망도서서점바로대출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전자도서관 구비 자료 전자책 2만1천79점, 오디오북 1천9점, 웹 데이터베이스(DB) 326점, U콘텐츠 168점, 전자잡지 216점을 서비스하고 있다. 푸른숲도서관은 옥상, 테라스, 오두막 등 곳곳에 배치된 공간적 다양성을 활용해 클래식 음악, 책, 자연, 휴식을 콘셉트로 한 다채로운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객과 예술가, 가족들이 독서를 매개로 추억을 만들고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도서관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히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문화진흥원·문화예술 공동체 더뮤엘 주관으로 ‘휴식소리 콘서트’ 시리즈를 진행해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 ‘정원’을 역사·문학·철학 등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그림으로 만나는 우리 정원 이야기’, ‘문학 속 정원 이야기’, ‘생활 속 정원이야기’, ‘그림책과 함께하는 에코가드닝’ 강의가 큰 호응을 얻었다. 도서관 공간 활용한 다양한 즐거움 선사 도서관 로비에 해당하는 ‘푸른마루’는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녹지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형 훼손을 최소화했으며 숲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식 테라스 구조로 돼 있다. 특히 공원의 녹지축이 관통하는 지역에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산책로를 연결해 주변 아파트에서 하천 산책로를 따라 진입하거나 호수공원 산책 중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도서관이 호수공원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푸른숲 책뜰’은 도서관 부속시설에 해당하는 숲속 독서공간이다. 총 5동으로 돼 있는 이곳은 2020년 2월 오픈했으며 가족, 친구와 함께 숲속의 공간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유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월 1일 다음 달 예약이 오픈된다. 방학 기간에는 푸른숲 책뜰을 활용해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문화 체험 프로그램 ‘토닥토닥 힐링 독서캠프’를 운영한다. 한편 광교푸른숲도서관은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와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세계문화기행’, ‘세계문학과 소통하기’, ‘세계문화탐방’, ‘세계의 도시, 문화를 품다’ 등 인문학 강좌를 지원받아 내실 있는 프로그램 진행과 소통하는 도서관 역할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른숲도서관은 공원 속 공공도서관이라는 입지적 특징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융합하고 상생하는 플리마켓 ‘책숲마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진행한 플리마켓에서는 문화예술 명인들의 서예서각, 동판공예, 솟대만들기, 캘리그래피, 펜드로잉, 보리아트, 전통노리개와 향낭 등을 판매·전시하고 도서관 이용자들끼리 물품을 교환·판매할 수 있는 아나바다장터, 버스킹 공연 등을 마련했다. 올해는 4~5월, 9~10월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용객들이 지금 꼭 필요한 책 읽을 수 있도록 방대한 도서관 자료 중 내게 꼭 필요한 책, 적절한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푸른숲도서관은 다양한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도서관 테마에 걸맞은 힐링과 생각 전환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사서가 추천하는 ‘힐링포레스트’, 시민들이 직접 추천하는 ‘시민약사님의 책처방전’ 등이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인 ‘솔로몬’이 분석한 ‘도서관 빅데이터로 보는 책 둘레길’, 개관 이래 미대출 중인 숨은 명작을 소개하는 ‘첫 손님을 모십니다’는 참신한 기획과 다양한 도서를 발굴한다는 의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유물과 놀며 배우는 놀이터’ 만들겠다”

“경기도박물관이 ‘유물과 놀며 배우는 놀이터’로 거듭나겠습니다.” 취임 3개월을 맞은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이 오는 2026년 박물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전시 방식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특히 2026년엔 관람객 50만명, 2030년엔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기획·상설 전시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이 관장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도박물관은 선사시대의 ‘주먹돌도끼’부터 고려와 조선의 복식, 초상, 서화 등 역사를 관통하는 다층적인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며 “1천700점의 소장유물을 대폭 조정해 상설전을 새로 마련하고, 최고격의 소장유물로 세계와 함께하는 기획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박물관은 경기도 31개 시군과 서울의 역사를 넘나드는 ‘경기천년만년’, 분단 문제를 새로운 전시·학술 공연으로 풀어내는 ‘DMZ 평화프로젝트’, 중국·일본·인도 등과의 ‘경기=세계’ 국제교류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2월 열릴 ‘명대 서화전’은 주요 전시로 꼽힌다. 15~16세기의 명나라 서화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관장은 이와 함께 ‘GGPM(Gyeonggi Province Museum) 프로젝트’를 통해 도박물관만의 브랜드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콜렉션위원회’를 설치해 보물급 유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GGPM 예술학교’를 통해 커뮤니티 활동과 각종 축제 등을 기획할 예정이다. 도박물관의 시설을 재개관 수준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도서자료실을 아카이브실로 이전 복원하고, 카페 등의 휴게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도박물관의 수장고가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수장고로 유물을 이전하고, 전시실 간 장애인 이동 엘리베이터를 신규 설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관장은 “도박물관이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역할을 뛰어넘어 관객이 주인이 돼 ‘놀며 배우는’ 평생학교로 재탄생하길 바란다”며 “사업들을 잘 운영해 30년 뒤엔 경기도가 ‘선진경기문화복지’를 이뤄내고, 도박물관이 ‘신문화국가’ 중심지로서 우뚝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실‘문학’, ‘공공광장’으로 이끈 손택수 시인 [경기 작가를 만나다 ③]

‘머뭇거릴 섭(囁)’자가 쓰여진 하얀 도화지가 하얀 벽지에 걸려 있었다. “머뭇거리다 보면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아 습관적으로 말하지 않게 돼요. 자기성찰로서의 정지이지요. 말하기 보다 듣는, 시는 ‘섭’의 작품입니다. 그래서 여백이 많아요. 활자와 활자 사이의 여백, 그걸 가능케 하는 게 시입니다.” 초봄의 어느 날 화성시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실에서 만난 손택수 시인(54)이 말했다. 시와 문학에 대한 자기 주관을 행동으로,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 오죽했으면 ‘자기성찰로서의 정지’를 담아낸 ‘머뭇거릴 섭’이란 시를 지었을까. 손택수 시인은 2013년 ‘노작문학상’을 수상한 인연으로 2018년 제2대 노작홍사용문학관장에 취임했다. 그는 관장실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노작의 묫자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노작을 곁에 둔 건 제 삶에서 큰 행운이라 생각해요. 하나의 문학적 거울을 들고 삶을 계속 성찰하면서 살아나 갈 수 있거든요.” 그는 문학이 문학으로만 갇혀 있는 게 아닌, 문학이란 밀실의 장르를 공공의 영역으로 어떻게 옮길지 고민하는 작가다. 노작문학관에 6년간 있으면서 노작의 이름, 또 외지고 그늘진 곳에 있는 문학관이란 이름이 어떻게 공적인 맥락 속에서 연결될지 늘 숙고해왔다. 정답은 노작의 삶에서 찾을 수 있었다. 노작은 활동하던 일제강점기 당시 문맹률이 80%에 달하는 현실에서 민중과 출판이 소통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에 연극, 음반 등 다양한 영역과 연계하며 문학을 대중에게 알리려 했다. 손 시인이 전국 극단 50곳이 참여하는 ‘창작단막극제’를 문학관에서 시행한 것도, 싱어송라이터 등 우리 시대 가난한 예술가를 문학이 돕고자 시도한 최초의 문학상 ‘음유시인문학상’을 도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기존의 ‘문학=문학’이란 고립된 카테고리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안’을 노작의 삶을 통해서 제출했다. 무용(無用)한 것들,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사랑하는 소년이던 그는 “유별난 성장통을 겪고 자연스럽게 문학을 만나” 시를 쓰게 됐다.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으로 등단해 시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2022)’, ‘붉은빛이 여전합니까(2020)’,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2014)’, ‘나무의 수사학(2010)’, ‘목련전차(2006)’, ‘호랑이 발자국(2003)’, ‘나의 첫소년(2017)’, ‘한눈 파는 아이(2019)’ 등 작품활동을 쉬지 않고 이어오면서도 문학 제도의 곳곳을 바쁘게 누볐다. “풀이 흔들리는 것만 보고도 하루가 갔다”, “폐쇄적인 인간이었다”고 스스로를 밝혔지만, 사실 한국 출판 분야의 변혁점엔 늘 그가 있었다. 20대엔 부산에서 무크지와 계간 종합문화지의 창간에 실무자로 참여했고 이후 생태전문 문예지의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30대 중반 이후 활동 영역을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오면서 장편소설 전문 계간지의 창간에 밑그림을 그렸다. ‘실천문학’의 기획과 편집에 중심 역할을, 40대 이후엔 일터인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근대문학의 성좌들이 모여있는 ‘백조’를 복간시켰다. ‘성장 소설은 있는데 성장 시는 왜 없을까. 윤동주 시인의 ‘소년’과 같은 좋은 성장통이 있는 시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하며 국내 처음으로 청소년 시, 성장 시의 개념을 선보인 것도 그다. “오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시가 휴식처가,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시 한편 읽으면 성장하는 느낌을 가지면 좋지 않겠느냐” 작가들을 설득했다. 참여한 작가들과 대여섯 곳의 출판사가 연대해 독자와 만나는 하나의 작은 문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문학을 매개로 한 국제 교류에도 활발히 역할을 했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의 ‘2023 경기 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 역시 끝없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대중에 문학의 세계를 알리려 부단히 노력했던 바탕이 있었다. 문학이 공공성을 가지고 독자와 만나 사람의 삶에 개입하는 것들을 꾸준히 고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손 시인은 문학의 위기를 말하면서도 문학의 힘을 내다봤다. 생태주의 담론에서 지나 기후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현재의 담론은 또 다르기에. 그리고 그 지점에 문학의 역할이 분명히 있기에. 그리고 그는 여전히, 앞으로도 실용과 관계없는 것들을 추구하고 실용성의 세계를 반성하며 쓸모없는 질문을 이어나갈 거라 했다. 이 질문들이 멈출 때 시인은 심장 박동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명 전환기인 지금이야말로 문학이 갱신되고 자기 형성의 사유를 치밀하게 던지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문제적 상황에서 문학이란 뭐고 우린 어떤 작품들을 제출할 것인가, 이런 작가들의 고민이 그 어느 때 보다 치밀하게 일어날 것 같아요. 저 역시 앞으로 써나갈 시를 통해 계속 질문을 던지고 사유를 풀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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