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거래 등에 이용되는 온라인 암시장 '실크로드 2'가 비트코인 해킹으로 폐쇄됐다.
운영자는 비트 코인 해킹으로 거액을 도난 당해 24∼48시간 서비스를 닫는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그러나 "운영자가 자작극을 벌이고 비트코인을 빼돌려 잠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암시장인 '실크로드 2'는 지난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폐쇄된 '실크로드'의 후신으로, 똑같은 관리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서비스는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삼으며 마약 등 합법적 거래가 불가능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익명으로 사고 파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다.
'데프콘'(Defcon)이라는 별명을 쓰는 실크로드 2의 관리자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 서비스가 해킹을 당해 4천474.27 비트코인을 도난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지문을 통해 "초기 조사 결과 한 판매자가 최근에 발견된 '거래 유연성'(transaction malleability)이라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약점을 이용해 우리 시스템에서 (비트)코인을 계속 인출해서 텅 비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에 빠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으며, 공격자들이 서버 접근 권한을 얻은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해킹 관련 거래 로그 내용과 해커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용자 정보 6건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번 실크로드 2 폐쇄 사건은 주요 비트코인 거래소들이 잇따라 기술적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비트코인 확산에 악재다.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일본의 '마운트곡스'는 지난 7일 기술적 결함을 들어 인출을 중단했으며, 슬로베니아 소재 '비트스탬프'도 지난 11일 마찬가지 조치를 취했다.
비트코인 해킹 소식에 누리꾼들은 "비트코인 해킹, 진짜인가?", "실크로드2는 원래 암시장이라 운영자가 해킹 정보 올려도 검증이 안되잖아", "비트코인 해킹이면 계속해서 피해도 많겠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비트코인의 가치는 지난해 11월 약 900달러 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최근 이런 악재가 겹치면서 한때 고점 대비 3분의 1 미만인 302달러까지 폭락했다.
김예나 기자 yen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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