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보건소 근무 시조시인 이희란씨

보건소 6급 공무원인 이희란씨(42·여·인천시 동구 만석동)에게선 이상스럽게도 그 흔한 소독약이나 알코올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마음이 봄볕처럼 여려서일까. 아니면 늘 엷은 미소를 입에 달고 살기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그의 이름 옆엔 시조시인이란 호칭이 붙어 다닌다. “여고를 졸업하던 해 동인지인‘현장문학’에 자유시를 발표했어요” 어줍잖은 문학소녀의 치기를 고맙게도 기성문단이 받아 들였다는게 그의 표현이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소녀에게 문학이라는 길고도 고통스러운 여정을 제시해 준 은인은 현재도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 계산 용진호선생이다. “그분에게서 시조작법을 배웠고 새솔문학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형시를 읊게 됐어요” 틈을 쪼개 가슴으로 쓴 작품들은 모두 200여편. 지난 94년‘어깨 힘 좀 푸시게’란 제목으로 시집도 냈다. 그러나 그녀는 생계를 위해 문학 대신 전공을 임상병리과로 택했다. 그리고 대학 졸업후 완도보건소를 시작으로 각종 실험기구와 플라스코, 약품들로 빼곡한 실험실에서 중년을 맞고 있지만 요즘도 문학은 그녀를 설레이게 한다.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올 봄에 그는 참으로 몇년만에 활짝 기지개를 펼 계획이다. 현재 살고 있는 만석동에서의 삶을 멋드러지게 작품속에 담고 싶기 때문이다. “늦게 얻은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독서실에서 작업했던 씁쓸한 추억이 오히려 달콤하네요.”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방송 11주년 맞은 안양뉴스

시의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난 89년 3월 첫방송을 시작한 안양뉴스가 방영 11주년을 맞았다. 안양뉴스는 현재 뉴스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정기열씨(38·전기8급)를 비롯, 정은희아나운서(28), 촬영기사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20여명의 제작진들이 거쳐간 안양뉴스팀은 주말에 이뤄지는 행사 제작을 위해 매일 밤10시가 넘는 야근작업은 물론, 휴일도 잊은채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같은 열의로 총 800호를 맞도록 단 1회도 중단없이 뉴스를 방영해 오고 있으며, 일반적인 시책 홍보외에 생활정보, 문예행사, 구인안내 등 알찬 내용을 방영하고 있다. 안양뉴스팀은 특히 ‘지방자치를 짚어본다’ ‘담배꽁초 안버리는 도시조성운동’ ‘안양의 자랑거리 BEST 10’등 신선한 아이템이 돋보이는 기획뉴스를 제작, 방영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같은 제작진들의 노력으로 안양뉴스는 현재 CATV 55번과 유선 5번으로 매일 5번씩 매월 20회에 걸쳐 방영되고 있으며, 인근 과천·군포·의왕시를 포함해 22만여가구의 시청자를 확보한 명실상부한 뉴스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기열 팀장은 “직원들의 열의로 안양뉴스가 내고장에 대한 여론형성과 시민화합에 기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검단 김포환원추진위원장 이용신씨

“검단의 김포환원은 김포의 역사를 바로세우고 잘못된 정책오류를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는데 의미가 있는 겁니다” 검단지역 김포시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 이용신 위원장(55). 그는 검단의 김포환원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검단이 인천으로 편입될 당시의 기억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살벌했던 군사통치시대가 끝나고 맞이한 문민정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새 시대를 기대했던 그에게 국토의 효율적 관리라는 명분아래 자행된 검단의 인천편입은 분명 배신이었다. 검단의 인천편입 당시 도의원이었던 그는 임기 1년여를 남겨 놓고 도의원 선거도 포기한 채 검단의 인천 편입을 막기위해 검단편입 반대 투쟁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주민들과 분노하고 하나가 돼 검단의 인천편입에 맞서 왔다. 그러나 그와 주민들의 외침은 거대한 정치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95년 3월1일 검단은 인천에 편입됐다.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 빼앗겨던 검단을 다시 찾아오자는 작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그는 정의가 정치력 앞에 무릎을 꿇었던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곤 한다. 그는 김포와 검단을 잇는 여우제 고개길을 걸을 때마다 울분이 터진다. 다시 5년전의 그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일을 무엇하러 다시 하느냐” “정책결정을 다시 바꿀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회의적인 생각에 그는 사람은 정당함과 당위성에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돈과 명예를 쫓는 것은 순간이지만 정의는 이런 것들과 시간을 초월해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