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 쌍용차 근로자로 산다는 것]"악몽 되풀이 안돼, 정상화 안간힘"

쌍용자동차 근로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평택 지역사회는 지난 2009년의 악몽을 피하기 위해 쌍용차 조기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택시를 비롯해 정치권, 시민단체 등까지 나서며 쌍용차 정상화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29일 평택시와 평택지역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평택 지역사회 대표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노ㆍ사ㆍ민ㆍ정 특별 협의체는 쌍용차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 및 지역사회 안정을 위한 쌍용차 정상화 지원 범시민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지역의 시민단체들도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더하면서 평택상공회의소와 평택시발전협의회 등 30개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특히 평택시는 쌍용차 협력업체를 지원하고자 사업비 210억원을 확보,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게 했다. 정치권에서도 회생절차가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사 역시 현재 임금 반납과 복지후생 중단,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과 고강도 경영쇄신을 통해 부족한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 중이다. 지역사회의 이 같은 노력은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다시 쌍용차 근로자들을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지역사회 전반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당시 쌍용차 노조원들은 사측이 전체 임직원의 36%인 2천600여명을 정리해고 하기로 하자 강력하게 반발, 공장 문을 걸어 닫고 옥쇄파업을 벌였다. 77일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64명이 구속됐고 1천700여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조합원 970여명은 옥쇄 파업을 벌이며 끝까지 버텼지만 무급휴직(454명)이나 명예퇴직을 택해야 했고,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아 결국 해고자 신세가 됐다. 지난 2010년 인도의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착수한 쌍용차는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복직시키고 이후 해고자 및 희망 퇴직자 304명을 복직시켰다. 이와 관련, 단순한 인력감축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택대 국제물류대학 박기철 교수는 구조조정은 진정한 해결 방식이 아니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신차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며 정부, 지자체,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융합적인 사고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평택지역 경기도의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경석 의원(평택1)은 쌍용차 근로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삶을 단순히 경제적 채산성에 따라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동이라며 회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역사회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택=최해영ㆍ정정화기자

[뉴스초점 : 쌍용차 근로자로 산다는 것] "해고될까 피 말라, 고통의 나날"

마지막 해고자 46명과 함께 지난해 5월 해고된 지 11년 만에 복직했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정리해고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합니다 근로자의 날(5월1일)을 앞두고 웃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자동차 소속 직원들이다. 쌍용차 27년차 생산직 근로자 A씨는 2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법정관리 10년 만에 또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최근 임원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지난 2009년 벌어진 대규모 구조조정 악몽이 되살아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쌍용차 임직원 수는 4천800여명에 달한다. 쌍용차는 앞서 기업회생절차와 인수합병의 효율적 추진과 조기 경영정상화 기반 마련 등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조직을 23% 축소하는 것을 비롯해 임원 수 38% 감축, 임원급여 추가삭감 등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방침에 근로자들은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티볼리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B씨는 근로자들은 지난 2019년부터 복리후생 중단, 임금삭감 등 고정비용을 줄이려고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며 올 들어 이달까지 임금의 50%만 받는 등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경영 정상화에 협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C씨 역시 경영진의 무능한 경영으로 이 지경까지 왔는데 왜 항상 근로자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현재 임금 삭감 등 조치로 최저임금보다 적은 급여를 받다 보니 꽤 많은 쌍용차 근로자들은 대출을 받거나 대리운전,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노조는 지난 26일부터 국회와 산업은행, 서울회생법원 앞 등 7곳에서 총고용 유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고통분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만이 대안이라며 근로자들에게만 뼈를 깎는 노력을 하라는 게 답답하다며 지원이 담보된다면 노조는 더 큰 자구안도 감내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평택시도 쌍용차가 문을 닫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 등 수만명의 생계와 지역경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근로자들은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외침이 또다시 쌍용차에서 다시 나오지 않도록 바랄 뿐이다. 고질적인 경영난을 겪은 쌍용자동차가 예정된 길을 가고 있어 마지막 복직자 A씨 등은 이래저래 불안한 2021년 근로자의 날을 맞고 있다. 평택=최해영ㆍ정정화기자

[오늘 51주년 지구의 날] 더 뜨거워진 경기도… 식생활·안전 위협

지구의 날(4월22일) 5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기온 상승 등 급격한 기후 변화로 경기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10년 사이 도내 연평균 기온은 1도 가량 상승했으며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도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기도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21일 경기일보가 기상청 기후통계분석을 통해 양평, 수원, 이천 등 도내 기상관측소 소재 지역들의 기온변화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사이 이들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평의 연평균 기온은 2011년 11.4도에서 지난해 12.5도로 1.1도 올랐으며, 같은 기간 수원도 11.8도에서 12.9도로 1.1도 상승했다. 특히 이천은 11.1도에서 12.5도로 1.4도 오르며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기온의 1도 상승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폭발적이다. 환경부 분석 등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농작물 재배적지는 북쪽으로 81㎞ 이동한다. 벼(3.2%)와 감자(11%) 등의 생산량도 감소해 식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인간의 안전까지도 위협한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8% 증가하고, 식중독 등 질병의 발생률도 높아진다. 기온 상승은 기후 평년값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수도권의 신기후 평년값(1991~2020)은 12.3도로, 기후 평년값(11.9도, 1981~2010)보다 0.4도 올랐다. 전국 평균기온의 변화폭(0.3도)보다 0.1도 더 높은 수치다. 폭염일수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원은 직전 5년(2011~2015) 합산 58일에서 최근 5년(2016~2020) 102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양평은 59일에서 98일, 이천은 62일에서 104일로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기후 변화는 계절 길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 기준 평년에는 여름이 112일에서 신평년에는 117일로 5일 길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봄과 겨울은 각각 2일, 3일 짧아졌다. 여름이 길어지며 그만큼 봄과 겨울이 짧아진 것이다.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후 변화의 원인이 온실가스로부터 기인이 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며 현재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등 작은 실천부터 사회적 협의까지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