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의관 스티븐슨씨 41년만에 파주시 평화원 찾아

“41년 전 근무했을 때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이 발전해 놀랍기만 합니다” 1959년 미육군단 군의관으로 근무하면서 보육원인 평화원(원장 최애도·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에서 매주 의료봉사를 했던 에이 스티븐슨씨(71·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가 지난주 41년만에 당시 통역을 맡았던 이영노씨(65·국립서울산업대학교 공학박사)와 함께 평화원을 찾았다. 당시 매주 1∼2회씩 126명의 고아들이 머물던 평화원을 찾아 진료봉사를 실시했다는 스티븐슨씨는 많은 원생들이 주로 종기나 피부병을 앓아 이들을 치료하다보면 약이 떨어져 백방으로 수소문끝에 약을 구해 치료해 줬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평화원을 방문한 스티븐슨씨는 컴퓨터실, 침실, 독서실, 식당, 강당, 체육실, 정원, 운동장 등을 둘러보고 아이들이 시설과 생활면에서 당시와는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나는데 감탄사를 연발했다. 올해로 개원 50주년을 맞는 평화원도 이날 스티븐슨씨에게 꽃다발 증정과 원생들이 준비한 합창을 들려주며 반세기만의 만남을 축하했다. 최원장은 “당시 스티븐슨씨의 헌신적인 봉사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평화원의 발전과 원생들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원장은 지난 52년 평화원을 개원,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으며, 지난 50여년간 2천100여명의 원생들이 이곳을 거쳐갔다./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청소년만의 '신나는 둥지' 열렸다

청소년들이 쉬고 놀 수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 ‘10대들의 둥지(대표 김병진 목사·47)’가 25일 고양시 일산구 일산4동에서 문을 열었다. 10대들의 둥지는 일산 광성교회 정성진 목사(46)가 자신의 건물 지하 1층(120평)을 무상으로 내놓고 1억5천만원의 사재와 교회 기부금 등이 합쳐져 만들어진 청소년들만의 공간이다. 이 곳에는 동아리방 3곳, 음악실, 콘서트 홀, 무대, 전시 공간 등이 마련돼 청소년들이 음악 영화감상은 물론, 각종 발표회나 연주회, 전시회를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 야간 공부방과 첨단설비를 갖춘 컴퓨터실 등이 무료 운영되고 둥지펀치 등의 맛깔스런 음료와 햄버거 라면 등 간식거리도 실비로 제공된다. 특히 상담실은 전문 청소년 지도자 7명이 맡아 24시간 운영되며 잠시 거처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매달 미니 콘서트와 시화전, 랩 및 예쁜 그림엽서 콘테스트 등 각종 이벤트가 마련되며 북한 청소년을 위한 일일찻집, 입시생을 위한 어울마당 등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도 열린다. 김병진 목사는 “일산은 유흥업소와 러브호텔 등 청소년 유해시설은 넘쳐나는 반면, 청소년을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다”며 “이 곳을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생활과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장애인부부 5쌍 합동결혼식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십년동안 결혼을 미뤄온 장애인부부 5쌍이 꿈에 그리던 면사포를 쓰고 꽃송이를 가슴에 안은채 때늦은 결혼식을 올려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제1회 지체장애인 합동결혼식이 25일 오후1시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원중부경찰서 대강당에서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수원시지회(지회장 이규태)의 주최로 열렸다. 이준하 수원시노인회장의 주례로 열린 이날 결혼식에는 김용서 수원시의회 의장, 김홍팔 수원중부경찰서장을 비롯 회원, 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이날 백년가약을 맺은 신랑신부는 이승준(76·2급)·유승남(72), 최학도(67)·김순이(58·2급), 마운섭(61·3급)·김경옥(61), 이성우(47·2급)·민영희(41), 이순인(47·3급)·손선이(60·4급)부부 등 모두 5쌍. 이들 5쌍은 결혼식이 치뤄지는 동안 지금까지 불편한 몸으로 서로를 의지해 온 힘든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듯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특히 부부가 서로에 의지한채 같이 식장에 입장할 때는 참석자 전원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축하를 해 주었다. 이규태 지회장(51)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백년가약을 맺지 못한 장애인 부부들의 결혼식을 지속적으로 열어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혼식에는 수원중부경찰서가 장소와 기념품, 뷰티플러스드레스에서 신부 드레스를, 해아래아네스미용실에서는 신부화장을 지원한 것을 비롯 삼성전자, 천사유치원, 수원중부모범택시회 등 각계의 지원으로 이들의 결혼식을 축하해 줬다. /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인천 성린원 후원회

수십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는 복지시설 후원회가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지역 최초로 결성된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성린원 후원회(회장 이경호)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성린원 후원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 77년. 당시 해외의 지원금을 받아 왔으나 국민소득이 1인당 700달러에 이르자 이들 지원금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 65년 성린원 제2대 원장으로 취임, 지금까지 현직에 있는 김영주 원장(68)은 외국 지원재단에 1년만 더 지원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뒤 서둘러 성린원 후원회를 발족했다. 24년 역사의 이 후원회는 현재 임원만도 50명, 회원은 1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회원들은 매달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한달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회비를 내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생색내기용이 아닌 진정으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활능력을 키워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후원회가 처음 시도한 것은 시설에 몸담고 있는 모든 장애인들과 함께 산이나 바다로 캠핑을 떠나는 것이었다. 매년 7월 말 실시하는 야외캠핑은 원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1천여만원이나 소요되는 행사비 마련을 위해 회원들은 성금을 내고 노력봉사도 말없이 해오고 있다. 성린원 후원회에는 자신들만의 또다른 전통이 있다. 원생들이 성장해 결혼을 하게되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자립금을 건네주는 일이다. 특히 회원인 원흥건설 원현철 회장은 지난 70년대 말 사재를 털어 현재 위치에 당시로써는 최고의 시설을 갖춘 성린원을 건립했으며, 이경호 회장은 지난해 겨울 사비 1천만원을 들여 도시가스를 설치해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명환 남구청장, 원성준 인천지검 강력부장 등 각계 인사들까지 앞다퉈 참여, 더 큰 활력을 찾아가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이영철기자 wyatt@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