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소녀에 온정 줄이어

“어떻게 동료가족의 아품을 외면할수 있겠습니까.” 지난 29일 정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한조씨름협회 사무실. 이 협회 부회장 김진영씨(53·에이스 육운 부사장)를 비롯한 사원들이 동료 함모씨(34)에게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딸 예림양(5)의 치료비로로 써달라며 5백여만원과 헌혈증서 10여장을 전달했다. 경기도 씨름협회 대의원들도 이날 얼마전 협회총회때 즉석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30여만원을 함씨에게 전해졌다. 그동안 치료비가 부족해 애를 태웠던 가족들은 직원들로부터 성금품을 전해받고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연발했다. 예림양이 백혈병이란 청천벽력의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97년. 정상인보다 혈소판 수치가 턱없이 낮아 몸이 붓고 혈소판이 터저 피멍든 것처럼 보이는데다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혈소판감소자반증 진단을 받은것. 예림양은 이때부터 또래들과 어울려 뛰놀지 못한채 외롭고 힘겨운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나 치료를 위해서는 면역강화제 주사를 계속 투여받아야 하는데다 입원비를 포함, 한달치료비만도 모두 수백만원이 들지만 회사버스 기사로 일하는 함씨의 가정형편으로는 엄두도 못낼 처지였다. 이같이 딱한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너도나도 앞다퉈 주머니를 털고 이웃사랑을 실천해 옮겼다. 함씨는“동료들 가운데는 나보다 더 어려운 동료들도 있었다”며 “앞으로 예림이가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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