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1-⑦ 견고한 성벽 자랑하는 ‘툴룸 유적지’

툴룸의 건축적 특징은 유카탄반도 동해안에 있는 마야 유적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건축물은 낮은 하부 구조에 바닥을 둘러싼 계단을 배치하고 출입구는 좁으며, 기둥은 지지대로 사용됐다. 벽체 상단에는 벌어지지 않게 몰딩 돼 있고 제단이 차려진 방 뒷벽에는 작은 창이 있다. 지붕은 기둥과 아치형 석조로 덮은 천장이 있는데 이런 유형의 건축물은 치첸이트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유적지에 흩어져 있는 건축물과 성곽을 둘러본다. 툴룸 유적지 동쪽은 해변 절벽 위에 위치해 성벽이 없고 나머지 삼면은 바위와 흙을 사용해 성벽을 쌓았다. 성벽 높이는 3~5m에 이르고 두께는 8m로 매우 두터우며 길이는 총 740m에 이르는 상당한 크기의 성채다. 마야 시대 이 정도의 거대한 성벽을 쌓으려면 웬만한 신전 하나를 짓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돌과 노동력이 필요했을 터인데, 이렇게까지 단단하게 성벽을 쌓은 이유는 이곳이 무역의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적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보기 드물 정도로 견고한 성벽을 쌓은 덕분에 툴룸은 마야 도시 전체에서 가장 단단한 요새 중 하나로 평가한다. 성채에는 모두 다섯 개의 좁은 출입문이 있는데 북쪽과 남쪽에 각각 두 곳, 서쪽에 한 곳 있으며 동쪽은 해안절벽이라 별도의 문이 없다. 성벽 북쪽 근처에는 유카탄반도 일대에서 볼 수 있는 카르스트 지형의 수직 동굴인 작은 세노테(Cenote)가 성채에 신선한 물을 공급했다. 툴룸은 마야 유적에서 가장 유명한 요새 중 한 곳인데 가장 큰 특징은 인상적인 성벽이다. 박태수 수필가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H의 망중한-청남대에서

산골 소년으로 자란 나의 꿈은 여행이었다.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고, 찔레꽃 복사꽃 핀 봄은 무엇이고 그리웠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해그림자도 일찍 졌다. 문지방에 걸터앉아 생각에 빠질 때가 많았다. 산 너머엔 누가 살까. 남풍 불어오는 그곳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H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수많은 편지를 여행 얘기로 채워 보냈다. ‘휴일이면 자전거를 타고 이슬 맺힌 풀잎 길을 함께 달려가요, 나의 고향은 아름다워요, 가을이면 홍시가 온 마을을 붉게 사르고, 망개나무 잎 푸른 산자락에서 여치 소리 들으며 헤르만 헤세를 읽을 수 있지요.’ 그러나 현실은 늘 혼자다. 여행도 혼자고, 식사도 혼자고, 생활도 혼자다. 이젠 동행의 설득도 포기했다. 인생관과 환경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름을 인식하며 산다. 동네 새마을금고의 인재개발원 견학에 초청받았다. 일정에 청남대 견학도 있어 나섰다. 대청호의 맑은 물과 아름다운 숲은 데이비드 소로우의 윌든 호수가 연상되는 산책길이다.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H가 동행해 즐겁다. 처음 나의 고향에 온 그때, 반딧불이 날고 물소리 들으며 별이 쏟아지는 여름 밤을 보냈다. 차양 모자에 줄무늬 원피스를 차려입고 시냇가 언덕에서 꼴 베던 나를 따라 나온 모습이 환영 같았다. 장난치며 웃음 쏟으며 숲속을 함께 걷는다.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H는 여행을 소꿉장난처럼 즐겼다. 인생이 소꿉놀이 같다.

[청소년 Q&A] 이성 친구와 이별한 자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Q. 아이가 오랫동안 좋아하고 의지했던 이성 친구와 이별하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불면증 증세가 심해져 수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A. 상실감을 경험한 사람의 일반적인 애도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첫째, 감정적으로는 가슴 한곳이 뻥 뚫린 느낌의 공허감이나 외로움, 절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대상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이나 대상에 대한 분노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억압하면 2차적인 감정으로 번져 엉뚱한 사람들에게 화 또는 짜증을 내면서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인지적으로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부인합니다. 상실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자각하게 되면 안정적이었던 삶에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그로 인한 방어기제로 부인하는 것이 대표적인 반응입니다. 셋째, 신체적으로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강상 문제가 없지만 호흡 곤란이 일어나거나 체중이 감소하고 가슴 및 복부에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에 문제가 생기고 악몽을 꾸는 등으로 상당한 피로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넷째, 행동적으로는 고립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혼자서 상실한 것들에 대한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보려는 행동을 보이며 상실과 관련된 물건을 정리하거나 집에 쌓아 두는 행동을 합니다. 성인의 경우 담배나 술 같은 약물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정상적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너무 길거나 과도하게 표현된다고 느껴질 때는 심리상담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질문하신 분을 위해 좀 더 구체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가족들은 아이가 슬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게 됐을 때 일절 조언하지 마시고 그저 잘 들어주고 지지해 주세요. ‘세상의 반은 여자다’ 등의 조언이 계속되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내는 것, 무엇보다도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부모의 자세입니다. 그럼에도 자녀가 표현을 어려워한다면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아주세요. 배태산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한국건강관리협회, 고립·은둔 청년 위한 ‘위드미 앤 위드유 미니운동회’ 개최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는 서울청년센터 서초오랑에서 고립·은둔청년들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활력 향상을 위한 ‘위드미 앤 위드유(with me & with you) 미니운동회’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5일 열린 이번 운동회는 서울시와 건협이 함께하는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서울지역 고립·은둔청년 5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슈퍼볼 레이스, 에어 사다리 달리기, 낙하산 릴레이 등 참여형 체육활동과 상호 소통하는 네트워킹 시간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포토존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나무 설치 등 참가자들의 마음과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준원 건협 전략사업본부장은 “이번 행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관계 형성과 정서적 회복의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고립·은둔청년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은 건강검진과 심리상담, 청년일자리 경험 제공 등 다양한 활동으로 9월 말까지 진행된다. 또 건협이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10월에 개최하는 건강걷기대회에 청년들이 참여하도록 해 건강한 사회복귀를 응원할 예정이다.

경기문화재단, 예술인 의견 직접 듣고 정책 설계…‘경기도 예술인 정책패널’ 모집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 예술인 정책패널’을 만들어 예술인 의견을 정기적으로 듣고 정책을 설계한다. 9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예술인 조사 데이터 7천건을 활용해 예술인 정책 패널 200명을 구축한다. 재단은 예술인 정책패널을 통해 경기도 예술인과 직접 소통하고 정책 파트너 채널을 공식화 해 예술인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설계하고, 사업의 방향성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책 패널은 재단의 예술인 지원 사업·복지정책 등 필요한 사업에 의견을 제시하는 파트너로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재단은 사업을 설계할 때, 예술인 정책 패널의 의견을 활용하고 반영 결과를 공유해 건강한 예술 생태계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책 패널의 활동기간은 임명일부터 2025년 12월까지다. 이번 사업은 기존 일회성으로 했던 예술인 조사 등과 다르게 일정 기간 정례화 된 설문조사를 통해 실효성·일관성 있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단 관계자는 “경기도 예술인의 당사자성이 반영된 사업, 정책을 실현해 예술인과 경기문화재단 간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의견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도 뮤지엄으로 떠나는 여름 바캉스…여름방학 프로그램 미리보기

휴가, 방학의 계절을 맞아 경기도 뮤지엄에서 쉼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도, 어른끼리 손잡고 가도 좋을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이번 여름 경기도 뮤지엄에서 예술작품을 바라보고 물멍도 하며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 예술작품 보고, 선베드에 누워 ‘물멍’도 하고 경기도미술관이 10일부터 오는 9월22일까지 도미술관 인공 수조 위에 조성된 야외 덱에서 ‘물멍, 바캉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멍, 바캉스’는 도미술관 건축의 트레이드마크인 인공 수조의 운영을 다시 시작하면서 준비된 특별 프로그램이다. 관람객들은 미술관 야외 덱에 마련된 선베드에 누워 잔잔한 물결과 예술작품을 바라보며 휴식과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있는 도미술관은 독특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건축물을 가로지르는 유리벽면은 호수 위에 뜬 배의 돛대를 형상화했고, 미술관 주변을 둘러 설치돼 있는 인공 수조의 나무 덱도 호수 위에 떠 있는 돛단배를 연상해 만들어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미술관의 특별한 건축 공간이 지닌 숨은 이야기와 인공 수조에 설치된 작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황록주 도미술관 기획운영팀장은 “선베드에 누워 일렁이는 물결과 함께 김상균 작가의 작품 ‘성’을 바라보는 순간은 오직 도미술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며 “건축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과 함께하는 진정한 휴식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AI’ 활용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 ‘풍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실학박물관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공동으로 오는 20일부터 8월10일까지 특별전 연계 교육프로그램 ‘자산어보 속으로! AI와 함께하는 시와 그림’을 운영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실학자 정약전의 실사구시 연구법을 통해 나와 가족을 탐구하고, AI 기술로 시와 그림을 표현해 ‘자산어보’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예술 창작 활동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관람객은 가족을 주제로 AI를 활용해 바다생물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해양생물 백과사전인 ‘자산어보’에 나오는 해양생물로 시를 쓰면 AI가 시를 그림으로 표현해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생물의 형태, 색 등을 구체적으로 주문함으로써 어린이 관람객의 상상 속 자산어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자산어보’를 집필한 정약전의 실학 정신을 조명하고, 정약전의 바람대로 ‘자산어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과정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초등 학부모 위한 ‘명사 초청 강연’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명사 강연도 진행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오는 20일까지 ‘공존을 위한 문해력 키우기’를 대주제로 학부모를 위한 명사 초청 강연을 한다. 문예창작, 과학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문학, 과학, 언론 분야의 문해력을 다룬다. 13일에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교수이자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인 조숙경 교수의 ‘인공지능 로봇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강연이 진행된다. 조 교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클라라와 태양’을 소재로 AI 시대의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언론, 용서할까 말까–미디어와 언론인에 대한 거센 비판에 대한 고참 기자의 변명’이라는 제목으로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뉴스 기사의 편향성과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알려준다. 도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초개인화 시대, 과학기술의 시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문학, 과학, 뉴스 문해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부모 교육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전 세계 대학생 ‘기후위기 대응’ 함께 뛴다

■ 각계각층 지지와 응원... “더 나은 세상 이끄는 계기 되길” ASEZ 정상회의에는 미국 하버드대, 테네시주립대, 미네소타대 등 해외 대학을 비롯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대학생과 쏭깐 루앙무닌턴 주한 라오스 대사, 고종황제 증손인 이준 의친왕기념사업회장,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 모세연 넷제로2050기후재단 이사 등 각계각층에서 참여한 약 2천명이 함께했다. ASEZ는 이날 정상회의를 통해 전 세계 2만개 캠퍼스를 중심으로 전개할 ‘지구환경 복원 프로젝트(Earth Recovery Project)’의 결의안을 도출해 기대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올해 환경의 날 주제인 ‘토지 복원, 사막화와 가뭄 회복력’을 촉진하기 위한 ASEZ의 프로젝트를 환영하며 지지했다. 오후 1시30분 열린 정상회의는 식전행사, 개회식, 주제발표 순으로 이어졌다. 식전행사로 열린 ASEZ 중창단 공연과 샌드아트 전문가의 현장 공연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ASEZ 중창단이 부른 곡 중 ‘숲속으로’는 2019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총장상을 받은 ASEZ가 자작한 곡으로 이날의 의미를 더했다.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개회사를 통해 “이 정상회의는 국가, 지역의 이해관계를 떠나 미래를 위해 함께 모인 자리”라며 “여러분은 위대한 변화를 이끄는 개척가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축전을 보내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여러분의 헌신은 칭찬받을 만하다. 영향력 있는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 세계 각계각층의 응원이 쇄도했다. 현장에 함께한 쏭깐 주한 라오스 대사는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들은 통합되고 협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정상회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행동을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구스타보 아드리안젠 페루 국무총리는 영상축전을 통해 “훌륭한 일을 해준 ASEZ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외에 주한 필리핀·온두라스 대사, 페루 국회의장과 사회개발부 장관, 브라질 국회의원,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등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지지 서명식에서는 국가와 인종, 언어, 문화를 초월한 각국 인사들의 동참으로 범세계적인 연대를 이뤄 감동을 전했다. ■ 전 세계 대학생 연대로 실질적·지속적 활동 2부 주제발표 세션에선 전문가 강연과 6대륙 대표 활동사례 발표, 결의문 채택이 이어졌다. 환경부 장관을 지낸 조명래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탄소중립학과 석좌교수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크리스 멜저 유엔난민기구(UNHCR) 고위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난민의 사각지대, 기후난민’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한 조 석좌교수는 “이미 배출된 탄소까지 완전 포집할 수 있는 건 자연이다. 자연이 다시 기후 탄력성을 유지하도록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장에 있는 각국 대학생들과 전문가적 소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어진 6대륙 대표 발표는 사전 콘퍼런스를 통해 도출된 각 대륙의 환경 현안과 방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이었다.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생물다양성 감소와 삼림벌채, 아시아에서는 쓰레기오염, 유럽에서는 패스트패션산업으로 인한 수질오염, 오세아니아는 산불로 인한 서식지 파괴, 북미는 기후변화로 인한 토지 황폐화를 지목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안된 6개 결의안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참여한 각국 대표 110명의 찬반투표를 거쳐 채택됐다. 6개 결의안은 △아마존 복원과 남미 9개국 대학생 네트워크 조성 △이탄지(Peatland·식물의 잔해가 분해되지 않고 수천년간 퇴적된 토지) 복원 △청소년 대상 교육·캠페인 △유네스코 인증 친환경 소비 교육 △서식지 복원을 위한 생태계교란 생물 제거·관리 △재삼림화를 위한 민간 동원과 광범위한 의식 증진이다. 이는 향후 2030년까지 ‘지구환경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상회의 사회를 맡은 브린 시모어씨(34·미국)는 “한 사람의 실천으로도 (세상은) 변화할 수 있지만 함께할 때 훨씬 큰 효과가 있다”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한 에즈기 율주씨(20·터키)도 “혼자서는 행동하기가 어렵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아나야 토마스씨(22)는 “지식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행동하지 않으면 지식은 헛된 것이고 재난도 예방할 수 없다”며 미국의 케임브리지, 보스턴 등지에서 참여한 나무심기, 환경정화 등 활동 경험을 언급했다.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는 “ASEZ의 세계적 연대와 실천력이 빛났던 것은 이번 행사뿐만이 아니다. 앞선 2019, 2023년에도 전 세계 정상회의를 개최해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 범죄 없는 세상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며 환경정화, 포럼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의 교회가 설립된 175개국 대학생 네트워크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ASEZ의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ASEZ 정상회의 참석 ‘미국 청년들’ “아름다운 자연·오랜 전통 가진 한국 원더풀” 이번 ‘2024 전 세계 ASEZ 정상회의’에는 미국에서 온 대학생과 청년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사회자, 대륙 대표, 결의문 발표 등으로 행사를 빛낸 이들은 정상회의 외에도 시티투어, 전시회 관람, 성경 연수, 교회 연수원 탐방 등 다채로운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3일 경복궁을 찾은 이들은 고궁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맨다 마르티네스씨(23)는 “정말 놀랍다”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전통문화가 한국의 현대문화를 매우 풍부하게 만든다. 많은 미국인이 부러워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달 30일에는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서울의 야경을 만끽하기도 했다. 한여름의 녹음이 짙게 드리운 충청의 옥천고앤컴연수원과 엘로힘연수원을 돌아보며 한국의 자연도 음미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진행하는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과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 등을 관람하며 가족의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조셉 카스테야노씨(25)는 “이번 여행은 놀라운 경험”이라며 “음식, 행사, 교육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번 여행에서 체험한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하나님의교회는 2001년부터 해외성도방문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평균 1천500명에 달하는 해외 신자들이 방한해 한국의 명소, 지역교회 등을 탐방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지난 5월에도 제79차 해외성도방문단이 한국을 다녀갔다. ‘전 세계 희망서포터즈’ 발대식에 참여한 이들은 교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위기에 처한 지구촌에 희망을 전하자는 취지의 희망챌린지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건강칼럼] 조기검진 중요한 ‘유방암’

76세 여성이 왼쪽 유방에 멍울이 만져져 내원했다. 이 여성은 몇 년 전 유방촬영술 검사에서 2단계 치밀유방으로 진단됐으며 2년 뒤 촬영된 유방 영상에서는 치밀도가 더욱 증가돼 보였다. 초음파 검사 결과 유방에 어둡고 불규칙한 3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시행했고 침윤성 관 암종으로 최종 진단됐다. 유방암은 통증이 없고 멍울이 이마와 같이 단단하며 고정되어 잘 움직이지 않는다. 만져지는 멍울이 코끝과 같이 부드럽고 움직이는 것은 단순 결절, 섬유선종과 같은 양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다. 유방암의 또 다른 증상은 유방 피부색깔의 변화, 피부염증 및 궤양, 유방 형태의 변형, 유두함몰, 유두의 수축, 혈액성 유두 분비물 등이 있다. 액와에 전이된 림프절은 만져지기도 한다. 최근 20대와 70대 이상에서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가 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여성에서 가장 흔한 암이 유방암이며, 발생률은 21%로 1위, 2위는 갑상선암으로 18.5%이며, 유방암은 인구 10만 명당 96.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방암 병기 1기 비율이 62.4% 증가해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인의 유방암 생존율은 액와림프절 전이 없이 유방에만 1cm 이하의 암이 있는 1기의 경우 5년 관찰 생존율이 95.6%이지만 4기에서는 28.2%로 현저히 감소한다. 유방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매우 높은 그룹은 유방촬영술에서 치밀도가 높은 유방, 40~50대 여성, 유방암의 병력이 있는 환자,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이 유방암인 환자, 유방암 유전자를 갖고 있는 환자이다. 유방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높은 그룹은 젊은 나이에 유방 또는 흉부에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 폐경 후 골밀도가 높은 경우, 늦은 첫 출산 또는 미분만, 임신 경험이 없거나 모유 수유 경험이 없는 경우, 폐경 후 비만, 과도한 지방 섭취 등이다. 유방암의 검사 방법은 첫째, x-ray 유방촬영술 검사이다. 이 검사 방법은 간단하고 모든 병․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치밀유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유방암 발견이 어렵다. 유방촬영술검사를 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들은 생리 후 3~4일 경에 촬영한다. 둘째, 유방초음파 검사이다. 이 방법은 유방에서 발생한 물혹과 고형성 덩어리를 구분하는데 유용하며 검사 방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또한 검사 시 발견되는 의심스러운 종양은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는 20~30대 여성, 임신 중인 여성, 또는 치밀도가 높은 여성에게 추천되는 검사법이다. 유방암의 검진 주기는 40세 이후부터는 임상적 진찰과 함께 1~2년 간격, 50세 이후부터는 매년 유방촬영술 및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유방암은 자가 검진이 중요하며, 폐경 전 여성은 매달 월경이 끝난 후 3~4일째 촉진하고 폐경 후 여성은 매달 한번씩 촉진해본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하고 치밀도가 높은 유방이라면 매년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조기 유방암을 발견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창립 15주년’…“더 나은 한국 사회 미래 만드는 데 기여” 다짐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이하 역문콘)이 창립 15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수원시 마이크로웨이브공유오피스 세미나룸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기억, 기념 그리고 기약’을 주제로 한 기념식은 윤유석 경희대학교 연구교수가 사회를 맡아 1부 기억, 2부 기념, 3부 만남, 4부 기약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엔 김금향 경기도사편찬위원, 김성하 경기학회장(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김성환 충북대학교 학술연구교수, 김영아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노현균 경기문화재단 정책실장, 신영주 수원지기학교 대표, 윤여빈 경기문화유산돌봄센터장, 이기만 출판사 역사만들기 대표, 이기배 한국지역진흥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장세윤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 조성운 역사아카이브연구소장, 최영철 용인문화원장, 한문희 작가 등 15년의 여정을 함께 걸어오거나 지켜보며 응원해 온 역사·문화 연구자와 학자 등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역문콘에서 같이 연구한 과제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역문콘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함께 그리며 의견을 나눴다. 또 역문콘이 15년 후에도 경기지역과 한국사회의 역사·문화를 연구하고,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연구소가 되기를 한목소리로 바랐다. 강진갑 원장은 ‘21세기 지식사회를 여행하는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이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역문콘은 창립 이후 80건이 넘는 학술 및 정책과제 연구를 수행,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26회의 학술회의를 진행했다”며 “이는 그동안 연구에 참여한 200명이 훨씬 넘는 연구자와 전문가와 함께 이룬 성과”라고 함께한 연구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대표적인 성과로 경기일보와 공동으로 진행한 ‘경기 새천년 유리시아 대륙 열차횡단 프로젝트’, 경기도 조례 제정과 경기도 사업으로 이어진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를 비롯해 ▲경기도 의회사 편찬 및 도의회 의정기념관 전시 계획 수립 ▲대통령 기록전시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 개편 및 계획 수립 ▲수원·안양·여주시의 인문도시기본 계획 수립 및 시정 반영 등을 꼽았다. 강 원장은 “역문콘은 이제 전국 각 지역에서 연구 과제를 의뢰 받아 연구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민간 연구소로 발돋움 했다”며 “연구원의 비전은 경기는 물론 한국사회의 역사문화콘텐츠를 연구·개발해 더 나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곳이다. 그 길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7월 9일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서 창립한 역문콘은 강진갑 당시 초대 소장이 취임한 후 역사, 문화 등의 연구자들이 모인 문화기업이자 문화연구플랫폼으로 지역 사회 등과 함께 해왔다. ‘문화자원을 세상에 쓸모 있는 문화콘텐츠로 만들자’ 라는 정신에 입각해 ‘문화자원을 문화보물로 만들고, 역사에서 미래가치를 찾는 열린 문화연구플랫폼’을 지향하며 연구를 이어왔다. 지역문화, 문화유산, 박물관,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문화정책과 문화도시, 지역 역사를 연구해 문화콘텐츠로 개발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마르지 않는 호기심…사람, 관계 형상화 ‘김선영:NET’展 [전시리뷰]

사람에 대한 마르지 않는 호기심을 조형, 설치, 부조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인체의 모습과 일상의 오브제를 변형하고 접합해 다양한 ‘관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삶을 사유하게 한다. 가방과 반지, 사람의 형태로 ‘이해, 공존, 관계하는 삶’을 조명한 김선영 작가의 초대전 ‘NET’가 오는 13일까지 갤러리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선 ‘존재와 삶’에 대해 탐구한 김 작가의 작품 7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레진을 소재로 한 작가의 초창기 작품부터 청동을 소재로 한 작품, 스테인리스 스틸로 작업한 최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김 작가는 가장 최근 작품인 반지 형상의 스테인리스 스틸 조형을 전시장 한가운데에 설치했다. 3m 높이의 거대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4천명의 사람이 각각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손과 발을 뾰족하게 표현했다. 작가는 우리가 자기 방어를 위해 뾰족한 부분으로 상대를 아프게 할 때도 있지만, 결국 다름을 인정하고 손을 잡았을 때 ‘변함없는 약속’을 의미하는 반지의 형태를 띤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작가는 “미국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여행하던 중 선인장 가시에 찔렸던 경험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며 “선인장이 사막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내기 위해 가시를 가지고 있을 뿐 누군가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도 자기 방어를 위해 상대를 아프게 할 때가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00명의 사람이 운집해 마치 벽과 바닥에서 일어나 몰려드는 듯한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 작가는 ‘삶에 무엇을 담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가방과 반지의 형태를 빌려와 인간의 몸을 표현하기도 했다. 2019년 완성한 대부분의 작품 제목이 ‘VESSEL’인 이유다. ‘VESSEL’은 ‘선박, 그릇’으로 풀이되지만, 보다 깊은 의미의 ‘거룩한 몸’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김 작가는 ‘담는다’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방을 인간의 몸과 동일시했다. 특히 레진으로 만든 과거 가방 작품엔 부패를 방지하고 정화의 역할을 하는 ‘소금’이나 ‘성경’ 등의 오브제를 담았다. 우리에게도 소금 같은 마음을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다. 이후 청동으로 만든 가방 형태의 작품들은 비워 둠으로써 생각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 밖에 전시장에선 유명 삼품을 다양한 색으로 오마주한 부조, 가방 형상이 접합돼 돌고 있는 키네틱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김 작가는 “예술은 지식과 통념으로 굳어진 고정관념을 녹여 자유로운 시각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삶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내면에 있는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삶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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