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빛 워터파고다’ 등 지역 특성 반영한 콘텐츠로 지역 활성화 견인 필요

어둠이 내리자 잔디에 깔린 물덩어리들이 하나둘 불이 켜진다. 색을 머금은 50여개의 물방울 조형물은 손으로 만져지고 귀를 대면 물소리가 흘러간다. 신비로운 물덩어리들은 거대한 12m 높이의 물탑을 이루고, 알록달록한 색을 머금은 물방울 조형물은 AR 증강현실을 담아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에 연결해 소망을 남기면 상징처럼 만나볼 수 있다. 지난 달 23일까지 군포시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렸던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미디어아트 ‘오르:빛 워터파고다’ 전시의 모습이다. 전시가 열린 장소는 과거 군포지역 각 가정에 물을 보내는 배수지였다. ‘그림책’ 콘텐츠를 품은 군포시의 ‘세계까지 책을 흘려보내자’라는 의도가 ‘오르:빛 워터파고다’와 맞물려 문화기술 콘텐츠가 지역의 특색과 연계된 체험형 전시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의 미디어아트 전시 ‘오르:빛 워터파고다’가 지역의 콘텐츠와 어우러진 색다른 체험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오르:빛 워터파고다’는 경콘진이 경기도 지역의 지리·문화 등의 특성을 반영해 문화기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사업이다. 지난해 ‘오르:빛 워터파고다’ 사업을 추진한 39일간 총 5만4천210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연천군 재인폭포에선 주상절리의 굴곡과 경사를 이용한 몰입형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야간임에도 전시를 보기 위해 18일간 2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수원시 경기도청 구청사에선 예로부터 팔달산의 화기(불의 기운)가 강하다고 알려진 지역성을 살려 배 모양의 건축물과 12m의 거대한 물탑을 세워 관람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관람객들은 수원 지역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물 덩어리를 쌓아올리며 소망을 기원하기도 했다. 도내 각 지역의 콘텐츠가 미디어아트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하면서 ‘오르:빛 워터파고다’는 올해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달 열린 군포에 이어 가을에는 포천·화성시 등에서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만이 가진 기존의 콘텐츠에 차별화 된 장치와 이야기를 더하면 지역의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지자체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31개 시·군 중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지자체는 수원시의 수원화성문화축제, 광명시의 광명동굴 빛 축제 등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아 수원과학대 항공관광과 교수는 “경기도는 자연환경, 예술, 산업 등에서 각 지역이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가 유·무형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어느 지역에서나 할 수 있는 ‘가맥’ 등의 획일적인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개최장소가 지닌 장소성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더해 지역 정체성을 구축하고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평론상 공모 “비평계 새 얼굴 찾습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박태식)는 영화비평의 활성화와 신인평론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2024 신인평론상’ 출품작을 공개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모에는 기성의 공인된 신문, 영화잡지에 영화평론상 당선 사실이 없으며, 각종 매체에 영화평론 관련 글을 발표한 지 2년 이하인 신인은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나이, 학력도 제한이 없다. 지원자는 원고지 70매 분량의 장평 1건과 15매 분량의 단평 1건, 총 2건을 오는 9월30일 자정까지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장평(200자 원고지 70매 내외)은 국내외 작품론이나 작가론 또는 장르론, 한국영화의 산업론 또는 정책론 중 한 건을 작성하면 된다. 단평(200자 원고지 15매 내외)은 한국영화(2023년~2024년 개봉작) 작품비평 한 건을 제출하면 된다. 문서프로그램은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 평단의 권위 있는 평론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선이 결정되며 결과발표는 10월 내 개별 통보한다. 당선자에게는 오는 11월 열리는 제44회 영평상 시상식 때 상금 및 트로피가 수여되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정회원으로 등록된다. 수상작의 전문은 협회에서 발행하는 ‘영화평론’지에 게재되고 수상자는 등단과 함께 영화평론가로 육성된다. 자세한 사항은 협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희망의 등불 전하자”…수원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 ‘후원인의 밤’ 개최

“한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잊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희망과 사랑을 나누는 활동을 더 많이 이어 나갑시다.” 수원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단장 서만선)이 창단 3주년을 맞아 지난 23일 ‘후원인의 밤’ 행사를 열고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의 등불을 더욱 밝힐 것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엔 나눔위원회와 후원인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사단의 활동을 소개하고 후원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수원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은 흉년 때 ‘자휼전칙(字恤典則)’이란 법을 만들어 아이들을 구제한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을 받들어 수원시 내 취약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결성됐다. 지난 2021년 7월 34명의 창단 발기인이 마음을 모아 같은 해 8월 미혼모가정 영유아 양육비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조손·소년소녀·한부모 가정 등 위기가정 생필품 지원 ▲취약계층 홀몸어르신 겨울 난방용품 지원사업 등을 펼쳤다. 이듬해엔 ▲홀몸어르신 경옥고 1·2차 후원 사업 ▲저소득층 예비 초등학생 학용품 세트 후원 사업 ▲탈북민 청소년 그룹홈 학습용품 후원사업 등을 진행했다. 특히 취약 가정에 치료 및 물품을 지원하는 ‘가가호호 행복나눔’을 통해 치료품 후원 등에 나섰다. 지난해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월경곤란증 치료 후원에 나선 데 이어 그룹홈에 후원을 하는 등 지난 3년간 미혼모 가정, 홀몸어르신, 그룹홈 아동, 청소년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후원과 재능기부를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진행한 나눔사업은 총 26회에 달한다. 올해는 ‘장애인 한의 진료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들이 한의 진료를 온전히 받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바다의 별, 수봉재활원 등 관내 장애인 복지시설과 연계해 한의원 2곳을 지정하고, 한 달에 2회씩 일대일 진료를 한다. 6개월 한시 사업으로 진행 중이나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평가회를 거쳐 지속적인 사업으로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만선 단장은 “정조대왕의 정신에 따라 3년 전 그룹홈부터 시작한 봉사가 이제 우리가 직접 도움이 필요하신 대상자를 찾아 활동할 만큼 발전했다. 후원에 적극 동참해주신 단체와 후원 한의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장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곳과 후원 대상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분들이 참여해 한의사들의 선한 영향력이 퍼지고 주변에도 많이 나눌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봉사단이 지역사회에 많은 역할을 하고 활성화 된 게 대단하다”며 “경기지부의 다른 시군에서도 이런 활동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축하 인사에서 “누군가에게 희망과 보람을 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출범 3주년을 축하하고 한의사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더 많은 지지를 받는 만큼 이러한 뜻 깊은 활동이 지속되고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1-⑨ 해저 고대 문명의 흔적... 툴룸 유적지 ‘해저 동굴’

툴룸 주변에는 해저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20년 제로니모 아빌레스가 이끄는 수중 고고학 탐험대가 툴룸 유적지 해저 동굴을 발굴해 최소 9천900년 전에 살았던 약 30세 여성의 해골을 공개했다. 측정에 따르면 동굴에서 발견된 다른 세 개와 마찬가지로 해부학적으로 머리뼈의 크기는 중두(中頭)일 것으로 추정한다. 해골에 있는 세 개의 흉터는 그녀가 단단한 무언가에 맞아 머리뼈가 부숴졌음을 보여준다. 유적지에 먹구름이 밀려들고, 곧 어둠이 드리울 시간이다. 온 길을 되돌아 느릿느릿 툴룸 푸에블로로 걸어간다. 발걸음이 무겁다. 오늘 하루 걸음걸이 수가 3만보를 넘겼다. 배도 고프다. 가는 길에 만난 손수레 포장마차에서 침샘을 자극하는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마침 자전거 여행 중인 젊은 독일 부부가 부리토 맛이 좋다며 먹어볼 것을 권한다. ‘시장이 반찬’이라는데 엉겁결에 부리토를 주문해 허기를 해결한다. 이렇게 맛있는 부리토를 맛본 적은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워 만족감을 표현하자 독일 청년과 포장마차 주인이 매우 흡족해한다. 포장마차의 부리토는 토르티야를 펼쳐 놓고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양파와 고추 등 각종 채소에 소스를 듬뿍 뿌려 우리네 김밥처럼 돌돌 말아 싼다. 아이스콘 모양의 핑거푸드타코를 먹을 때 흘릴까 염려하는데 포장하듯 양쪽을 감싼 포장마차의 부리토는 먹기 편하고 맛도 일품이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박태수 수필가

[법률플러스] 채권 압류·추심과 소멸시효

X가 Y에게 돈 1억원을 빌려주었는데 변제기가 경과했음에도 Y는 차용금을 갚지 않고 있다. 이 경우 X가 막연히 Y를 신뢰하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10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소멸시효가 완성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소멸시효가 완성한 이후 비로소 X가 Y에게 대여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 Y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항변할 수 있고 결국 법원은 X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X는 소멸시효 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소멸시효의 진행을 중단시켜야 한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의 중단 사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및 승인이 바로 그것이다. 즉, X가 대여금 반환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소송의 전 단계로 Y의 재산을 가압류하는 것 또는 승소 판결을 받은 이후 Y의 재산을 압류하는 것으로도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이와 달리 X가 단순히 Y를 상대로 대여금을 조속히 반환하라고 독촉하는 것은 어떠한가. 독촉(민법은 ‘최고’라고 표현함)은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다. 그러나 채권자가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압류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독촉의 시점으로 소급해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 방법은 소멸시효 기간의 만료가 임박한 긴급한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X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Y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하자. 이 경우 소송의 제기로 소멸시효는 중단됐다. 그러나 소송이 확정된 후에도 Y는 여전히 돈을 갚지 않는데 그 상태로(아무런 조치 없이) 다시 10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됨을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X가 여러 방면으로 Y의 재산을 조사해 본 결과 Y에게 Z로부터 매매대금 5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자. 이 경우 X는 Y의 Z에 대한 위 매매대금 채권에 대해 압류·추심 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이 조치로 X의 Y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다시 중단된다. 이 경우 압류 및 추심 명령을 받은 Z가 위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X는 Z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사안에서 X가 위와 같이 압류 및 추심 명령을 신청함으로써 Y의 Z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되는 것일까. (예컨대 Y의 Z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도 소멸시효 기간의 만료가 임박한 상황인 경우라고 해보자.) 대법원(2003년 5월13일 선고 2003다16238 판결)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즉, X의 신청에 따라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이 내려졌다고 해 Y의 Z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적어도 “최고”의 효력은 있다. 따라서 위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이 송달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X가 Z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면 Y의 Z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도 (압류 및 추심 명령이 송달된 시점으로 소급해) 중단된다.

장마철 즐기기 좋은 시원하고 짜릿한 ‘추리소설’…‘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外

무덥고 습한 여름을 즐기기에 ‘공포’만한 게 없다. 무서운 이야기, 공포 영화도 좋지만 여름철 가장 좋은 피서는 오싹한 책 한 권을 들고 선풍기 앞에 앉는 것이다. 꿉꿉한 장마도 이겨낼 수 있는 시원하고 짜릿한 추리, 공포 소설을 모아봤다. ■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북다 刊) 책은 부유한 네 가족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호화 별장에 모이면서 시작한다. 우아한 바비큐 파티를 즐긴 그날 밤, 파티 참석자들 중 다섯 명이 살해 당하고 한 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금방 자수했지만, 그저 사형을 당하고 싶어 무차별 살인을 했다는 말뿐,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건을 규명하는 ‘검증회’를 열고, 그 자리에 장기 휴가 중이던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참석하면서 저마다 감춘 비밀이 드러난다.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대표 인기 시리즈인 ‘가가 형사 시리즈’물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를 냈다. 1986년 발표된 ‘졸업’을 시작으로 38년째 이어진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의 정수인 ‘가가 형사 시리즈’의 12번째 작품이다. ‘가가 형사’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 이번 신간은 정교하고 치밀한 본격 미스터리로 완성됐다는 평을 받는다. 교묘한 복선과 연이은 반전, 예측 불가능한 충격적인 결말 등 3박자를 갖췄다. ■ 적산가옥의 유령 (현대문학 刊) ‘적산가옥의 유령’은 ‘현대문학’ 2023년 12월호에 실린 작품을 개작해 출간된 책이다. 조예은 작가의 신작 소설로, 일제의 식민 지배를 상징하는 음산한 적산가옥에 숨겨진 비밀의 ‘공포’, 세대를 거슬러 공존하는 주인공 유타카·박준영·현운주의 ‘연대’를 섬뜩하고도 애틋하게 그려냈다. 조 작가는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를 통해 한국 호러-스릴러 붐을 일으켰고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과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출간한 ‘적산가옥의 유령’은 밤새 강풍이 휘몰아친 10월의 어느 새벽, 외증조모(박준영)의 기이한 죽음으로 시작한다. 외증조모는 바닥에 한쪽 귀를 댄 자세로, 50년 이상 살아온 적산가옥 별채에서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외증조모의 유언에 따라 적산가옥에 살게 된 나(현운주)는 그곳에서 가엽고 끔찍한 망령 가네모토 유타카를 마주한 뒤 90년간 4대에 걸쳐 적산가옥에 숨겨진 괴기한 비밀을 맞닥뜨린다.

유해 게시물 삭제자가 목격한 소셜미디어 세계의 이면…‘우리가 본 것’ 外 [신간리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은 현실 세계는 물론 온라인 세상에도 존재한다. 두 세계는 언뜻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알지 못한 이면이 존재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 속 정상성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유해 콘텐츠·플랫폼 청소부의 목격담…‘우리가 본 것’ “한쪽 팔에 불이 붙은 남자의 영상이었는데, 불꽃이 등까지 퍼지고 있는 것 같았지만 영상이 아주 짧았고 전후 사정이 불분명했어요. (중략) 내가 보고 있는 게 폭력 범죄인가? 아니면 사고? 장난?” (‘우리가 본 것’ 中) 오늘도 전 세계에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콘텐츠가 1초의 쉼도 없이 인터넷 세상에 게재된다. 잔인하고 때로 혐오적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미지와 동영상은 소셜 미디어에 의해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된다. 지난 1일 출간한 소설 ‘우리가 본 것’은 온·오프라인 세계의 모호한 경계와 인간이 세운 도덕적 기준이 얼마나 약하고 모순적인지를 지적한다. 거대 플랫폼 업체의 하청 회사 ‘헥사’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케일리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유해 게시물로 신고된 콘텐츠를 검토·삭제하는 일명 ‘플랫폼 청소부’이다. 가학성이 개입된 동영상은 삭제해야 하지만 교육적 가치가 있으면 괜찮고, 혐오적인 콘텐츠여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정상과 비정상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감정적 좀비’가 되고 케일리와 동료들은 서서히 미쳐간다. 소설은 어쩌면 현실의 디지털 네이티브(태생) 세대가 겪게 될 트라우마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책은 네덜란드 올해의 작가(2021)로 선정된 바 있는 하나 베르부츠의 국내 번역서다. 네덜란드에서만 65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미국 등 14개국 번역 소개 및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를 위한 각색이 진행 중이다. ■ 영끌, 전세사기…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어쩌면 사회주택’ “이번 생에 ‘내 집 마련’ 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한 번쯤 ‘내 집 마련’의 꿈을 품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전세보증금 피해 사기, 변동의 가계대출 정책과 패닉바잉(가격상승·공급부족 등에 관한 불안심리로 과도하게 물량을 확보하는 것) 현상 등 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는 곳곳에 산재했다. 지난 4월 출간한 도서 ‘어쩌면, 사회주택’은 우리 사회에서 정답이자 정상으로 간주되는 ‘월세-전세-(아파트) 매매’의 주거 사다리가 주는 환상에서 벗어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주거 선택지의 개념을 제시한다. ‘사회주택’은 우리에게 조금 낯설지만 사실은 공공임대주택, 다세대주택, 셰어(공유)하우스와 같은 이름으로 이미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최경호 작가는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장, 대학 겸임교수, 국토교통부 장관정책보좌관 등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다양한 논문의 저자이기도 하다. 총 4부로 이뤄진 책은 학자 겸 다양한 현장에서 일한 작가가 국내외에서 목격한 실증 사례와 주거이론에 관한 검증들로 구성돼 있다. 책은 ‘내 집’ 마련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꿈꾸는 안정적인 출생과 노후, 공동체와 함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돌봄이 가능한 주거에 관한 방안을 소개한다.

경기북부 주민 위한 '아토피·천식환자 교육센터' 신설

경기북부지역 주민을 위한 아토피·천식환자 교육센터가 신설된다. 경기도는 오는 10월부터 알레르기질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시·도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공모를 통해 ‘경기도 북부 교육정보센터’를 신규 운영지역으로 선정했다. 운영비의 절반을 국비(나머지는 도비)로 지원받는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전국에 총 10곳이 있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경기북부지역에 11번째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가 신설된다. 도는 구체적 위치와 운영기관 선정 절차 등을 거쳐 10월에 ‘경기도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개소할 방침이다. ‘경기도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아토피·천식 안심학교 교육 ▲보건의료인, 지역주민 등 대상 알레르기질환 예방관리 교육 지원 ▲교육·홍보자료 제작·배포 ▲상담서비스 제공 및 올바른 질환 정보 제공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북부지역 알레르기질환 예방관리를 전담해 보건소와의 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도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 ‘경기도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통해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지난 2012년 178곳을 시작으로 올해 738개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안심학교는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당 교육기관(어린이집과 초·중·고 등)에 교육 프로그램과 물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도는 사업 관할 지역이 광범위하고 알레르기질환 예방을 위한 어린이·노인 등 사업대상과 학교 등의 수도 많아 경기도 북부에 센터 신규 설치를 위해 전담 질병관리청 공모사업에 신청했다. 권정현 도 건강증진과장은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이 알레르기질환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경기도 북부 아토피·천식교육센터가 신설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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