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발관과 조경 가게가 붙어 있다. 이발소보다 한 끗발 높아 보이는 이발관은 넥타이를 맨 중년 신사 같은 이미지다. 또 장소를 뜻하기보다 전문성의 급수를 과장한 텅 빈 중량감을 준다. 이발의 ‘이’ 자가 궁금해 사전을 조사하는데 무려 251개나 등장했다. 뜻글자는 정말 뜻이 많다. 이발은 다스릴 이(理)에 머리털 발(髮)이니 얼굴이 포함되는 이용(理容)보다는 조금 협소한 머리를 손질하는 곳이란 의미다. 이발관이 점점 사라지고 남자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처지가 됐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를 향한 알 마비 바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계략을 펴는 피가로의 바리캉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커다란 양은주전자에 물 끓는 소리 들리는 난로가 있고, 거품 솔과 면도칼을 갈던 피레가 있는 복고풍이 그려진다. 그 옆의 마음속 정원은 타이틀 자체가 이발관보다 개량형이요 현대적이다. 마치 영자나 미숙 같은 구식 이름보다 보라, 별, 은하와 같은 상큼한 이름처럼 말이다. 딱딱함보다 부드럽고, 명사적인 것보다 형용사적이고, 직접적인 것보다 은유적인 게 좋다. 두 가게의 핸드폰 번호에 시대상이 강조됐다. 이젠 집전화로 전화하는 일이 없다. 가정과 사업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 개인의 직접 소통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증거다. 장마가 길다. 곧 빛이 돌아오면 돌담길 호두나무에서 호두가 영글고 뭉게구름 뜬 미루나무에서 매미 소리 높아갈 것이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와 한국환경공단이 E-순환거버넌스의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을 통한 탄소감축에 동참하며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아동 지원에 나선다. E-순환거버넌스와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2일 E-순환거버넌스 대회의실에서 정덕기 E-순환거버넌스 이사장, 정종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장, 정재웅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자원순환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순환거버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무상 수거 및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무공해차 보급 확산, 수송부문 미세먼지 오염원 차단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이번 협약으로 향후 폐기 처리되는 충전기 인프라를 E-순환거버넌스에 인계, 자원순환에 동참한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자원순환기금은 초록우산에 의해 저소득 가정 아동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33만 5천000여개의 공용 전기차 충전시설이 폐기될 시 E-순환거버넌스에서는 친환경으로 회수·재활용에 나서며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폐기 충전기의 수거·보관 등을 담당, 일련의 과정은 한국환경공단의 환경성보장제 시스템을(EcoAS) 통해 투명하게 관리될 방침이다. 정덕기 E-순환거버넌스 이사장은 “오늘 협약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수·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지속적인 운영 관리·보완 등을 통해 안정적인 프로세스가 정립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Q. 몇 개월 전 고등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저처럼 자퇴한 청소년이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만 9~24세의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을 소위 ‘학교 밖 청소년’이라 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해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기 전에 퇴학, 자퇴, 유예, 미취학, 미진학 상태인 청소년을 의미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력 인정 시험인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시험에 합격하면 초·중학교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검정고시는 검정고시위원회의 주관하에 연 2회 이상 시행해야 하며 검정고시 시행 2개월 전에 시험 일시 및 장소, 원서 접수 등 그 밖의 검정고시 시행에 관한 사항을 공고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의 경우 만 11세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고 중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는 초등학교 졸업자 및 이와 같은 수준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사람이나 중학교에 준하는 각종 학교의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 등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는 중학교 졸업자 및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사람 등이 각 학력 인정 해당 응시 자격이 됩니다. 시험은 객관식 필기시험으로 진행되며 검정고시는 각 과목을 100점 만점으로 해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합격으로 합니다. 2024년부터는 경기도내 검정고시 고사장이 기존 두 곳(수원시, 의정부시)에서 두 곳(고양시, 용인시)이 추가돼 총 4개 지역에서 응시할 수 있습니다. 검정고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와 법제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각 지역에 설치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교육 및 학습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원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됩니다. 심소망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경기도의회는 23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학생 불균형체형 예방 관리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회 대표의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애형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이 영상 축사로 참여한 가운데, 이자형 경기도의회 의원, 김상용 경기도교육청 융합교육국 체육건강과장,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 김찬문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정책연구원장, 신성규 경기도물리치료사회 학술연구원장, 김영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정책지원 팀장, 김순정 광주 곤지암고등학교 학부모회 부회장 등이 참석해 논의했다. 토론회에서는 김찬문 정책연구원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학생들의 체형 불균형에 따른 건강, 비만 현황, 스마트폰 및 인터넷 과의존 증후군으로 발생하는 거북목과 척추측만증을 개선 할 수 있는 예방프로그램 등이 논의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경기도의회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돼 대한물리치료사협회 16개 시도회장단이 온라인 방청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이 모였다. 신성규 경기도물리치료사회 학술연구원장은 토론회에서 “학생들의 체형 불균형 예방프로그램에는 올바른 자세를 연구하고, 평가하는 물리치료사가 참여할 수 있다”며 “신체운동교정지도는 산업인력공단에서 발표한 물리치료사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책토론회가 끝난 후에는 경기도민 보건의료향상에 앞장 선 공로로 이자형 경기도의원에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자형 경기도의원은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 학습기기를 제공하는 것만이 미래 교육에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토론회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불균형 체형을 인식하고 생활속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건강권을 보장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대전환 시대가 오면서 아동과 청소년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급속도로 적응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운동을 포함한 신체활동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에 따른 결과로 학생들의 거북목과 척추측만증 등 체형 불균형 증상이 많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에 물리치료사가 앞장서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가족과 젠더, 돌봄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이러한 이슈에 대응하며 가족·여성 친화, 돌봄 사회 체계를 만드는데 앞장서 온 경기도의 정책에 발맞춰 적극적인 연구와 정책 발굴·제안을 하고 있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회 변화와 그에 따른 가족, 여성, 아동 등 다양한 영역을 살핀 연구와 정책 제안으로 경기도 가족여성정책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1년 간 다양한 사업을 확대한 김 대표는 그 중 정책연구 성과가 확대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재단의 우수한 연구자가 내놓은 우수한 결과물이 확산되고 연구의 질이 향상되는 공유·확산과 대규모 조사, 해외 등 연구 외연 확장 등이 꼽힌다. 연구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필요성을 느낀 김 대표는 연구 성과가 유관기관과 연구자, 대학, 지역사회 등에 공유되도록 연계되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열린 9차례의 토론회 중 7회가 김 대표 취임 이후 열릴 만큼 토론회 등을 통해 확산 과정을 거쳤다. 또 KISS 등 학술연구콘텐츠 플랫폼과 협약을 체결해 재단의 연구보고서가 물리적 제약없이 온라인으로 열람되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결과물에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는 평이다. 올해엔 모든 연구 과제가 충분한 토론을 거쳐 관계자와 도민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경기젠더정책세미나’(GPS)를 개최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연구의 질적 강화에 주력해 성평등, 가족 분야 관련 대규모 실태조사와 해외 사례조사를 동반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유보통합, 데이트폭력 예방교육, 북한이탈주민, 가족돌봄 수당, 중소기업 육아휴직, 여성건강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를 하고 AI시대 도래에 따른 다양한 분석 등 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하는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평등 교육과 가족 분야 교육을 포함한 재단의 사업은 재단 출범 후 매년 확장돼 왔다. 올해도 성평등 가치 확산과 가족 친화문화·돌봄환경 조성이라는 전략방향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수요자 맞춤형 사업을 확대하며 광역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일 발족한 ‘경기도 언제나아동돌봄센터’는 단위별 ‘공공형 아동 언제나 돌봄서비스 전달체계’로 아동 돌봄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 내 성평등을 위한 ‘아빠 양육자 교육’ 사업도 새롭게 구상 중이다. 김 대표는 “가족 간 성평등이 기본이 돼야 사회적인 성평등이 이뤄진다”며 “엄마, 아빠 역할이 전혀 다를 게 없다는 인식 교육을 결혼 이전, 청소년부터 아빠까지 교육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시키는 등 가족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12월 18일 수원에서 재단이 개최하는 ‘경기도 세계여성대회 국제포럼’은 김 대표가 주력해 준비하는 행사 중 하나다. 경기도 정책을 젠더관점에서 살펴보고 여성정책 분야의 국제교류를 확대하는 장이 될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재단의 존재 이유는 경기도민의 삶의 질 개선에 있다”며 “재단의 여성, 가족 주요 사업 서비스가 도민, 지역사회와 활발히 소통하면서 도민에게 행복과 기회를 고루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처음 소개할 팀은 문정현(22), 박인해(21), 소한비(23), 안서현(21), 안정민(23) 학생으로 구성된 ‘어썸’이다. 이들은 아이돌을 기반으로 한 케이팝(K-pop) 산업에서 다량의 앨범구매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그린워싱 문제를 심층 분석했다. 이하 어썸팀이 작성한 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음반앨범 판매 전략이 다량의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수용성 포토카드와 QR 앨범 등의 친환경 정책을 내세웠지만,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앨범 판매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케이팝 산업의 구조 최근 엔터테인먼트에서 앨범의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환경오염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케이팝 산업에는 랜덤 포토카드 증정과 팬 참여 행사의 응모 기회 제공을 통해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일반화돼 있다. 명목상으로는 아티스트의 차트 순위 상승과 팬들에게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사실상 과도한 앨범 구매를 유도하여, 불필요한 앨범 쓰레기가 대량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음반앨범은 주로 플라스틱과 종이로 제작되며, 대량 폐기 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립지에 쌓여 자연 분해되지 않거나, 소각 시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등의 환경 문제를 초래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케이팝 앨범 생산에 사용된 플라스틱 양이 801.5t에 달했다. 이는 2017년의 55.8t에 비해 1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과도한 앨범 구매의 결과,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해 160만 2천kg CO2e/kg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발생시킨다. 특히 같은 해 한국 내에서만 7천420만 장의 앨범이 판매됐고, 이는 약 1천395t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어졌다. ■ 환경오염 논란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응 케이팝 시장의 환경오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여러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마련하기에 나섰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은 소속 아이돌그룹 아일릿(ILLIT)의 데뷔 앨범에 생분해 소재의 포장 비닐, 물에 녹는 포토카드와 종이 케이스를 도입했다. QR코드에 음원이 담긴 형태의 ‘QR 앨범’은 이미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반에 등장했다. 디지털 형태의 ‘플랫폼 앨범’도 등장했다. 앨범을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랜덤 구성품 때문에 무리한 수량의 앨범을 구매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엔터테인먼트의 방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터테인먼트의 이러한 정책들을 그린워싱이라고 보고 있다.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케이팝 시장은 앨범 판매량이 성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팬들은 아티스트의 높은 순위 달성을 위해 앨범을 구매한다. 기획사는 앨범 판매 매출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앨범을 출시하고, 랜덤 포토카드와 팬 사인회 응모권을 미끼로 팬들이 무리한 수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로 친환경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기존의 앨범과 친환경 앨범의 소비를 모두 증가시키는 셈이다. 더 나아가 친환경 앨범 제작에 사용되는 포장재와 폐기물까지 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친환경 정책이 환경오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 엔터테인먼트의 그린워싱에 대한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의 반응 이에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지난 4월25일 실시된 기자회견에서 랜덤 포토카드와 버려지는 앨범을 ‘엔터테인먼트의 병폐’라고 지적했다. 그는 “랜덤 카드 만들고, (인기순위 밖으로) 밀어내기 하는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 음반 시장 너무 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녹는 종이,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 종이는 다 녹는다. 차라리 앨범을 덜 찍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민 대표는 앨범 판매량을 높이려는 엔터테인먼트의 구조적 문제 앞에서 수용성 포토카드는 환경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밝히고 ‘건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촉구했다. 대다수의 케이팝 팬은 민 대표의 발언에 공감을 표했다. 평소 지속적인 음반앨범 구매를 해온 이 모양(24)은 “엔터테인먼트의 이러한 친환경 정책이 앨범 구매량을 줄이는 데는 영향이 없다. 실제로 친환경 앨범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본질적인 케이팝 산업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앨범 소비량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케이팝 팬 정 모양(24)은 “팬들은 아티스트의 포토카드 모으기와 오프라인 행사 참여를 위해서 앨범을 사야만 한다. 친환경적 요소를 앨범에 도입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지만, 더 많은 랜덤 포토카드나 앨범의 버전을 출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엔터테인먼트의 그린워싱 문제를 지적했다. 케이팝 산업의 그린워싱 논란에 목소리를 내는 환경운동도 잇따르고 있다. 케이팝 산업의 환경 문제에 대항하는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은 지난 5월17일 플라스틱 앨범 쓰레기와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기획사의 상술을 지적하며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서는 기획사를 향해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마케팅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앨범 관련 폐기물 발생량을 공개하여 감축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엔터테인먼트의 앨범 판매 방식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 팬덤 시장에서 굿즈(앨범 구성품)는 상품(앨범) 구매의 주목적으로 볼 수 있다. 조사 대상 음반 50종 중 22%(11개 음반)만 CD가 없는 디지털 음반 사양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굿즈(앨범 구성품) 수집을 위해 불필요한 CD 대량 구매 후 폐기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형태의 음반 발매 확대, 굿즈(앨범 구성품)의 별도 판매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앨범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구조적 문제 가운데, 이제는 엔터테인먼트가 환경오염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해야 할 차례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4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어썸 팀 / 정리=이나경기자
안양에 위치한 독립예술공간인 ‘아트포랩’이 지속가능한 미술을 위한 ‘RE: Materials’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아트포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의 후원과 더불어 자체 기획 공모 ‘2024 공간공유 프로젝트 사각지대’를 통해 선정된 작가 1팀(손샛별, 류준열), 기획자 1팀(송윤지, 그린레시피랩)과 내달 4일까지 기획전시를 연다. 기획 공모 부문에 선정된 ‘RE:Materials’는 아티스트 콜렉티브 ‘그린레시피 랩’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송윤지 기획자와 김한비, 김현희, 정원, 한이경 작가가 함께 만드는 전시다. 이 전시는 기후 위기의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일종의 해답이다. 이번 전시에서 예술가들은 재료 및 매체 연구를 통해 버려진 부산물을 다시 미술 작업으로 끌어오며 미술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한편, 아트포랩은 안양시 평촌학원가에 위치한 지역 내의 독립예술공간이자 지역 작가들의 공유 작업실로, 시민 관람객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체험 업고 튀어’를 선보인다.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우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활용할 수 있는 3종의 아이템을 주제로 체험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에나멜과 천끈을 활용해 여름용 키링을 만드는 가족체험프로그램 ‘반짝반짝 동심결 키링 만들기’가 진행된다. 전통매듭 중 하나인 ‘동심결매듭’을 배워 보고, 박물관의 복식무늬에서 따온 부자의 상징인 ‘엽전’ 무늬와 행복의 상징인 ‘두 마리 물고기’ 무늬 장식 팬던트를 달아 전통 무늬의 의미를 함께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또 ‘잠자리 날아든 모시 컵받침 꾸미기’는 여름의 대표적인 직물인 모시를 활용해 여름 곤충인 ‘잠자리’ 무늬와 여름꽃인 ‘연꽃’ 무늬에 나만의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해 보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통직물을 만져보고 체험한 뒤 여름 컵받침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 ‘나만의 머그컵 단청 그리기’는 도자기 컵에 우리 전통의 화려한 ‘단청’무늬를 그려 보는 체험으로, 도자기의 질감과 우리 전통 단청의 아름다움을 나만의 색채로 표현해 보고 다회용 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 여름체험프로그램은 디자인, 색상, 재료부터 자재 구입까지 한 땀 한 땀 직접 준비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유익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체험프로그램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하며, 1일 200명 선착순으로 현장 접수한다.
2025년에는 65세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여러 질환 중 뇌졸중, 중풍 같은 질환에 관심이 많아지고 사회경제적으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뇌졸중은 뇌 기능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뇌혈관의 병 외에는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를 뜻한다. 갑자기 인사불성이 되거나 반신불수, 구안와사, 언어장애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병증이다. 뇌졸중의 치료는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발병 6개월 이전을 회복과 재활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재생이 어렵지만 손상되지 않은 세포는 손상된 뇌세포의 기능을 대신하는 ‘뇌의 가소성’을 촉진시키는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졸중에서 초기 증상이 의심되면 ‘FAST’를 기억하길 바란다. ▲‘F(Face)’-안면마비 등 웃을 때 좌우가 다르다 ▲‘A(Arms)’-팔다리에 마비가 온다. 한쪽 팔과 다리의 힘이 약하거나 처진다 ▲‘S(Speech)’-언어장애로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갑자기 대화를 잘 이어가지 못한다 ▲‘T(Time)’-신속한 응급치료와 한 가지라도 의심되면 응급처치다. 특히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3시간 이내 의료기관을 찾도록 한다. 뇌졸중으로 편마비가 오면 2~3주간 급성기 재활을 해야 한다. 뇌졸중 발생 이후 3~6개월까지는 회복기 재활을 하고 6개월 이후에는 일상생활 재활을 오랫동안 유지한다. 특히 뇌졸중 이후 3~6개월 치료하면 뇌의 신경 가소성이 최대한 발휘돼 재활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의학적인 재활치료와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침 치료는 감각자극이 뇌의 신경가소성을 촉진해 뇌졸중 환자의 후유증 회복을 돕는다. 한약재는 항염증·항산화 효과가 있어 신경세포를 보호해 혈관 내피 세포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효과 평가를 했을 때 한의학과 의학을 병행 치료한 환자가 의학적 단독 치료보다 생존 확률이 2~3년 높다는 결과가 있다. 입원치료를 해 한의치료를 병행한 경우 재발 위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잊지 않고 마비된 쪽뿐만 아니라 마비되지 않은 쪽도 운동하며 재활치료를 받고 균형적인 영양소를 섭취한다면 더욱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살아 숨 쉬며 우리 곁에 존재해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존재로서의 의미는 퇴색한다. 외면으로 존재의 가치가 퇴색되는 건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어떠한 사건과 사고가 벌어지더라도 그것을 외면해 버린다면 때로 발생하지조차 않았던, 없던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재난’에 대해 우리는 대게 ‘미래에 닥쳐올 일’, ‘우연히 발생한 사고’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하지만 누군가는 차별과 소외, 무관심과 배제의 폭력에서 일상 속 ‘재난’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 지난 12일 시작해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순항 중인 수원문화재단과 전시공간 미학관의 민·관 협력 전시 ‘MAY DAY MAY DAY MAY DAY’는 재난의 잃어버린 ‘현재성’에 주목, 카모플라쥬(위장)처럼 모습을 감추고 일상 속 숨겨진 재난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갖는다.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번 전시의 의미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국제 조난신호로 알려진 ‘메이데이(Mayday)’는 노동절을 의미하는 ‘메이데이(May Day)’ 등 다른 단어와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위급 상황 전달 시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라는 동일 음절 세 번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달리 대문자로 쓰인 전시 제목은 위급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노동절을 뜻하는 단어도 되지 못한 채 음절의 껍데기만 남아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슬비 미학관 디렉터 겸 독립 큐레이터는 “도움을 요청하지만 닿지 않는 목소리가 가진 역설을 드러냈다”며 “별안간 닥쳐오는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 주변의 차별과 무관심 속 모습을 감추고 있는 재난의 역설을 드러내고 시스템 밖에 존재하는 이들에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아티스트이자 시각예술 작가 총 8명이 참여해 회화, 드로잉, 영상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관찰자가 돼 목격한 다양한 시선과 침묵 당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독특한 공간 구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970년대부터 30년간 국가 기간산업의 축을 담당해 오던 연초제초장이 위치했던 111CM 부지는 몇 년 전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공간 특유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위해 남겨진 빛바랜 콘크리트와 고개를 뻗으면 천장 곳곳에 남아있는 뼈대 흔적은 일상의 시스템과 시스템 밖에 위치한 사람에 주목하는 전시 분위기와 자연스레 융화되고 있다. 독특한 공간을 지나 전시 현장에 입장하면 천장에 드리워진 송성진 작가의 ‘자세들-매달리기’(2017-2018)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각 2m가 넘는 얇고 긴 흰색 배경에는 두 손을 뻗어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대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전시장 천장 뼈대에 걸려있는 작품 아래를 걸어가면 마치 작품 속 인물들이 ‘나’를 쳐다보거나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일한 조건 안에 하나의 선을 그어놓고 매달려 있는 ‘우리’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작가는 “독일 베를린에 머무르던 당시 그곳으로 넘어오다 죽음을 맞이하는 난민과 아이들을 목격하게 됐다”며 “수많은 난민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그곳 도시에서는 한국인도 ‘이방인’이 아니라 말할 수 없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어떠한 자세로 삶에 매달리고, 우리 사회는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베를린을 거쳐 파키스탄에서도 진행됐다. 시스템 바깥에 위치한 존재가 자신의 존엄을 천명할 때 발생하는 사건을 이야기하는 치명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종이 아래’ 등 8여 점의 작품 및 신작 ‘재난 위장술’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손가락 크기만 한 인형 캐릭터를 활용한 ‘코팡 물류센타’(2020) 작품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고개를 숙여 그 안을 자세히 관찰하게 했다. 작가는 비일상적인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에 현실적인 배경을 배치해 일상의 역설과 우리가 늘 마주하는 곳에 숨겨진 노동문제를 아이러니함 속에 사유하게 만든다. 여성, 노숙인 등 사회 소수자에 주목하고, 연구자와 활동가 등 여러 창작자와의 대화나 협업을 통해 현장의 단면을 드로잉, 텍스트, 미디어, 사진, 아카이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봄로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연한 손’, ‘유연한 발’ 등 10여 분가량의 영상 및 회화 작품으로 선보였다. 용산역과 인근 호텔의 통로를 배경으로 한 신작 ‘연결 통로 가이드의 하루’에 관해 작가는 “도시 개발의 이면과 배제된 존재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봄로야 작가의 작업 방식은 도시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이들을 ‘찾아내고’, ‘관찰하고’, ‘드러내고’, ‘함께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렸다. 과거 한센인 마을이었던 서울의 한 번화한 도심이나 개발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로 점철된 어떠한 지역의 모습, 여성 노숙인의 모습을 다룬 작품을 들여다보면 도시의 이면을 관찰할 수 있다. 관람객은 전시와 함께 재난 대비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기후 위기에 대응해 제로웨이스트 일상용품 만들기 등 전시의 의미가 담긴 독특한 연계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전시는 오는 9월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