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정답과 오답이 있을까. 예술에서 정답은 과연 있는걸까. 이에 대한 고민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드러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벗이미술관이 오는 10월 31일까지 특별전 ‘어쩌면 그건 정답이 아니었을지도’를 선보인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번 전시엔 김경두, 김동현, 김재형, 김현우, 이규재, 서은정, 윤미애 등 7명의 국내 아웃사이더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전시에선 사회적 통념과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표현의 다양성을 드러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표현의 다양성을 통해 누구나 예술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말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적어낸 각기 다른 정답이다.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원초적인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정답을 써 내려간다. 각기 다른 정답을 통해 이들은 기존 미술제도의 영역에서 온전히 탈피해 순수한 창조성에 주목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창작 세계와 예술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가들이 연습장 속 빼곡히 채은 수 많은 그림을 보다 보면, 우리 삶에 마치 정답처럼 놓여 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그건 정답이 아니었을지도’.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들의 수많은 그림을 통해 우리 삶에 마치 정답처럼 놓여 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의원 등과 박물관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는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남종섭·전자영 경기도의원, 임현수 용인시의원, 오광석 도 문화정책과장이 방문했다. 송문희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은 이 자리에서 사회 변화 속도에 맞춘 박물관 전시실 개편이 필요하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송 관장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국내 최초, 최대 국공립 독립형 어린이박물관으로 전국 유관 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박물관의 전시 면적이 1천평에 달하지만 개관 이래 개편이 이뤄진 공간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파격적인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어린이들의 전시 체험은 교육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전시 교체가 필요하다”며 “경기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염 의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점을 강조하며 경기도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염 의장은 “경기도 세수가 어려운 상황이어도 아이들을 위한 관심과 지원이 1순위여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어린이가 상상력과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 체험물 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출생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어린이들에게 아낌없는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며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 결정과 전폭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9월 개관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현재까지 경기도 인구(1천400만명)의 44%에 해당하는 62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시원한 여름철 별미 냉면이 생각나는 요즘, 냉면과 관광이 만난 관광상품이 지역 문화 콘텐츠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정부시와 의정부문화재단이 법정문화도시 사업 중 하나로 지난 5월 시작한 사계절 로컬투어 ‘의정부하루여행’의 여름 코스 ‘의정부냉면성지순례’의 얘기다. ‘의정부냉면성지순례’는 예약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매진되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의정부의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이달 20일과 24일, 27일 총 3회차에 걸쳐 진행된다. 예부터 의정부는 평양냉면의 성지로 불렸다. 평양냉면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의정부파’의 본산이자 서울 중구의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의 원조집으로 유명한 의정부 ‘평양면옥’이 바로 그곳이다. 이에 평양냉면을 맛보고,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의정부음악도서관을 거쳐 의정부의 대표적인 이색 카페에서 시원하고 여유있는 하루를 보낸다. 체험활동으로 의정부컬링경기장을 방문해 전문 강사와 함께 컬링 강습 후, 직접 스톤을 던지며 컬링경기도 즐길 수 있다. ‘의정부하루여행’은 지난해 지역 특화콘텐츠와 문화관광자원 발굴을 위해 의정부만의 매력적이고 특별한 장소, 이색 체험활동 등을 통해 진정한 로컬경험을 제공하는 관광사업이다. ▲봄–의정부미술여행 ▲여름–의정부냉면성지순례 ▲가을–의정부이색도서관여행 ▲겨울–의정부블랙투어 등 총 4개의 사계절 이색 테마로 구성해 개발됐다. 박희성 의정부문화재단 대표는 “의정부를 대표하는 먹거리와 특색있는 공간에서 주는 오감 만족, ‘의정부하루여행’을 통해 시민들께서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하루여행’ 가을, 겨울 코스는 오는 8월에 예약이 시작된다. 여행과 관련된 내용은 의정부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테마캠프여행사 ‘의정부하루여행’ 전용 배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간경변과 간암을 유발하는 ‘C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아직 없지만,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위원회는 내년부터 C형간염 검진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했다. C형간염 검진은 56세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검진 시 C형간염 항체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B형간염 국가건강검진과 같은 방식이다. 전세계적으로 C형간염 만성 감염자는 7천100만여명이고, 매년 40만여명이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10~15%는 C형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C형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고, 이중 15~51%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증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는 연간 1~5%이며, 나이가 많을수록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C형간염 환자의 대부분은 무증상 상태로 만성화되거나,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돼서야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의료계에선 무증상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선별검사를 통해 C형간염에 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이번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선별검사가 도입됐지만, 과거에 감염된 이력이 있을 경우에도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선 확진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C형간염 항체 양성으로 결과를 통보받은 이들에 한해 확진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라도 정기 검진과 진료를 통해 중증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며 “치료제가 나와 있고, 간경변·간암 예방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아 C형간염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제76주년을 맞는 제헌절은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과 함께 5대 국경일 중 하나다. ‘국가 통치 체제의 기초에 관한 각종 근본 법규의 총체’인 헌법을 제정하고 공포한 제헌절을 맞아 헌법의 가치와 국경일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국가의 기본법이자 최고법, 헌법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국가만이 안정된 국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근대 법치주의의 원칙이기도 한 이 말은 법이 모든 이에게 동등한 기준이 되고, 그 법을 온전히 지켰을 때 현대국가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가 운영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인 ‘헌법’은 정치와 사회질서의 지침을 제공하는, 민주사회의 근간이 된다. 헌법은 단순한 법률을 넘어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헌법을 통해 국민의 권리가 보장되고 국가 권력 남용이 방지되며 최종적으로 헌법은 사회 통합을 이루는 기준이 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이는 국민주권주의를 강조한 헌법 제1조를 통해 국민에게 헌법이 왜 중요한지 되새기게 되며 ‘헌법에 의한 국가 운영’이란 통치자가 갖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알고 법에 의해 올바르게 국가를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5대 국경일에 해당하는 제헌절, 태극기 게양 드물어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 및 공포됐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았지만 곧바로 남북이 갈라져 정부 수립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1948년 5월이 돼서야 인구비례에 입각한 자유 총선거를 실시해 제헌국회가 출범했고 그해 7월 12일 헌법 제정에 의결했다.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은 헌법 제정 및 공포일을 이성계가 태조로 즉위하고 조선 왕조를 건국한 7월 17일에 맞췄고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1950년 7월 17일부터 제헌절이 실행됐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경일은 3·1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로 정하고 있다.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은 대부분 공휴일로 지정해 각종 행사가 개최되는데 5대 국경일 중 공휴일이 아닌 날은 제헌절이 유일하다. 1950년 국경일로 지정된 제헌절은 공휴일 지정과 제외를 반복해 왔다. 2003년 주 5일 40시간 근무제 시행과 더불어 2005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2007년 7월 17일을 마지막으로 법정 공휴일에서 배제됐다. 국경일은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라 태극기를 걸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에 태극기를 다는 가정을 찾기 힘들어진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제헌절을 공휴일에 재지정하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19대 국회부터 지난 21대 국회까지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법안 발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구리)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통해 “헌법은 나라가 국가공동체를 유지하며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제헌절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또 실제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것에 찬성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한민국 주권을 가질 수 있게 해준 헌법의 공포를 기념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건강진단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가 많이 시행하게 됨에 따라 담낭 용종이 발견되는 빈도가 전 국민의 2~9%정도로 높아졌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는 기관이다. 간의 바로 아래쪽에 있는데 여기에 생기는 용종이 담낭으로 담석을 제외하고 담낭벽에서 내부로 솟아오른 모든 형태의 돌출된 점막을 말한다. 담낭 용종은 크게 비종양성 용종과 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비종양성 용종에는 콜레스테롤 용종, 염증성 용종, 선근종증 등이 있으며, 종양성 용종에는 선종과 암이 해당된다. 담낭 용종의 대부분(98%)은 비종양성 용종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은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10mm 이하 크기의 무증상 용종일 경우 수술 등 적극적 치료 없이 경과관찰 및 주기적 영상검사 추적을 하게 된다. 반면 담낭 용종의 3~8% 정도는 악성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담낭암은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해 치료의 경과가 매우 좋지 못한 암이다. 또한 주변 장기로의 전이가 잦고 재발율도 높아 치료시기를 놓치면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될 경우 담낭 절제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담낭 용종의 유무는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수술 후 조직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검사로도 양성과 악성을 완벽히 판별해 낼 수는 없다. 담낭 벽의 두께는 2mm 정도로 얇고 내부에는 소화 효소가 있어 미세한 구멍이라도 뚫리면 소화 효소가 복강 내로 새 복막염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조직 검사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술 전까지는 영상의학적 방법으로 악성 유무를 감별할 수밖에 없다. 최정완 고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보통 용종의 크기가 5mm 이상이면서 콜레스테롤 용종인지 종양성 용종인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복부초음파 검사보다 담낭 용종 감별에 우월한 내시경 초음파 검사나 복부 CT·MRI를 추가적으로 하는데 용종의 정확한 크기, 개수, 모양, 혈관 포함여부 및 담낭벽의 층구조 등을 다양하게 분석해 악성 용종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담낭 용종의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증상, 담낭 용종의 위험인자 내포 유무 등에 따라 다르다. 악성 용종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선별, 조기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주된 치료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담낭 용종은 증상이 거의 없으나 드물게 복통과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있는 경우 용종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담낭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고 무증상일 경우에도 크기가 10mm 이상이면 여러 검사 소견들을 바탕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담낭을 절제해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에 공급되기 때문에 소화 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수술 이후에 소화불량, 피로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점차 호전된다. 담낭 용종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식이나 고칼로리식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해 평소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악성 담낭 용종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용종의 크기가 10mm 이하이면서 증상이 없는 경우는 대부분 양성이며 5년 간 추적 관찰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한 경험과 다양한 장비의 활용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내시경초음파를 비롯한 정밀 검사로 종양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흔히 치킨과 함께 먹는 그런 맥주 말고도 다양한 맥주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그걸 크래프트 맥주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D와 함께 맥주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2010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유성관, ‘여름 맥주 영화’ 중에서) ■ 4캔에 1만원부터 수제맥주까지 모든 것에 취향이 뚜렷해지는 세상이다. 늘 마시던 맥주도 좋지만 안 먹어본, 좀 더 특별한 맥주를 경험하고 그 맛에 열광하는 사람들. 얼음처럼 차갑고 목이 따가울 정도로 탄산이 강한 맥주만이 아니라 개성 넘치는 맛에, 적절한 온도, 목 넘김도 부드러운 맥주의 세계도 존재한다는 걸 알고 그 맛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우리는 맥덕(맥주 덕후)이라 부른다. 맥덕이라는 말이 나온 계기는 맥주 수입이 늘면서 생겨난 편의점의 마케팅 ‘4캔에 1만원’ 덕이 크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경험도 늘고 소비자들의 입맛도 늘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생성됐던 수제맥주 시장은 그렇게 다시 한번 조명받았다. 규모는 작지만 더 특별한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는 양조장과 펍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수제맥주(Craft Beer)는 개인 및 소규모 양조업자가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드는 맥주다. 특정 과일 향이나 홉의 쓴맛이 짙게 배어 나오는 등 각 양조장 맥주 제조자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풍미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국내 수제맥주의 역사는 소규모주류면허가 도입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우스맥주’로 불리던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처음 등장했으나 생산된 맥주는 외부로 유통될 수 없어 양조장과 맥주 펍이 결합한 ‘브루펍(BrewPub)’ 형태로 자체 생산한 맥주를 자신들의 가게에서만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초창기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독일식 맥주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당시 국내 기업에서 생산하는 맥주와 완전히 다른 맛인 데다 수입 맥주시장도 활발하지 않던 때였기에 브루펍에서 생산·판매되는 수제맥주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소규모주류면허가 도입된 지 3년 만인 2005년 국내 수제맥주가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이와 관련해 (사)한국수제맥주협회 장명재 사무국장은 “대기업을 포함한 맥주제조면허가 118개에 이를 만큼 빠르게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외부 유통이 금지된 제도적 환경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0년 국내에 다양한 수입맥주가 소개되기 시작하며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도 새로운 활로가 열리기 시작한다. 벨기에의 수도원 맥주, 독일의 밀맥주, 미국의 페일 에일(Pale Ale)과 IPA(India Pale Ale) 등 대규모로 유통되는 크래프트 비어를 통해 국내 맥주시장의 다양성이 증가했고 이와 맞물려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됨에 따라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장 사무국장은 “개성과 품질을 갖추면서도 전통적인 스타일과 최신 트렌드가 적절히 혼합된 각 양조장의 맥주 맛이 이미 세계 맥주를 경험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며 “미국의 월드비어컵, 독일의 유로피언 비어스타, 일본의 인터내셔널 비어컵 등 세계 맥주 대회에서 입상한 국내 브루어리들이 등장한 것도 성장의 계기”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30일부터 나흘간 서울 성수동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서 ‘제1회 K-비어 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러브 크래프트, 드링크 로컬(Love Craft, Drink Local)’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축제에는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원사 중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청, 부산, 제주 등 각 지역의 22개 양조장이 참가해 총 130여종의 맥주를 소개했다. 특히 이번 축제 기간 이인기 수제맥주협회장은 국내 수제맥주의 새로운 활로로 ‘지역적 특색’을 강조했다. 지역마다 빚어낸 전통주의 맛과 향이 다르듯 전국 각지에 분포된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지역별 색깔을 갖는 것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경쟁력이 된다는 취지다. 장 사무국장은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맥주뿐 아니라 그 지역 대표 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 맥주맛을 찾는 것도 차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브랜딩하면 또 다른 소구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최고급 이천쌀로 만든 쌀맥주, 더홋브루어리 2018년 이천에 자리 잡은 더홋브루어리(The WhotBrewery)는 이천 프리미엄 쌀을 활용한 쌀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더홋브루어리 김나래 대표는 “쌀맥주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보는 시각도 있으나 칭다오, 버드와이저 맥주도 쌀이 함유돼 있어 쌀은 자주 쓰이는 맥주 재료”라고 소개한다. 더홋브루어리의 시그니처 제품은 이천 백미로 만든 라거 ‘스노이’. 더홋 직영펍에서는 컵 상단에 쌀가루를 페어링해 서빙하는데 달콤쌉싸름한 매력에 가장 많이 판매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천 흑미로 만든 포터 계열의 흑맥주 ‘블랙스노이’, 이천쌀과 양평의 동국(국화)을 이용해 만든 플라워에일 ‘겨울아이 동국맥주’, 이천현미를 발아해 만든 ‘브로이브라운’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개발·판매 중이다. 쌀 외에도 복숭아, 고구마 등 이천 특산물 활용에 적극적인 더홋브루어리는 산수유를 활용한 맥주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산수유 자체가 워낙 비싸고 소량 생산되지만 인근 농가와 협업해 안정적인 공급책을 구축할 예정이다. ■ 인천 개항로의 바이브를 맥주에 담은, 인천맥주 2017년 인천 개항장 부근에 양조장을 설립하며 시작된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는 3대째 인천에 살고 있는 인천 토박이다. 한때 인천의 중심지였던 신포동, 동인천 일대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 대표는 개항로만이 갖고 있는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 인천맥주를 브랜딩했다. 인천맥주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수제맥주다. 시그니처 제품인 ‘개항로 맥주’는 지역 노포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보리의 풍미와 홉의 싱그러움이 강조돼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라거 계열 맥주다. 골든에일 계열의 ‘파도’는 레몬, 라임 껍질을 갈아 넣은 후 숙성시켜 싱그러운 맛이 도드라진다. 일반적인 IPA와는 달리 쓴맛이 부담스럽지 않은 ‘사브작 IPA’는 2020년 코리아인터내셔널비어어워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사브작 IPA의 2배 버전인 몽유별 DIPA’는 8%의 높은 도수와 홉에서 기인한 열대과일 향이 매력적인 맥주다. ■ 국내 최초 논알코올 수제맥주 브루어리, 부족한녀석들 ㈜부족한녀석들은 2021년 논알코올 브랜드 ‘어프리데이(Afreeday)’를 론칭하고 2022년 남양주시에 양조장을 설립,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황지혜 대표는 알코올 대체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비해 소비자들의 맛과 다양성을 충족시킬 브랜드가 없다고 판단해 어프리데이를 개발했다. 논알코올 맥주를 만드는 방식은 다양하다. 맥주맛 향료를 섞어 탄산만 주입하거나 맥주를 만든 후 가열해 알코올을 증발시키는 방식 등 맥주맛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운 편. 어프리데이는 수제맥주에 쓰이는 독일산 맥아, 미국산 홉을 원재료로 사용하며 논알코올 맥주용 효모를 활용한 발효, 숙성 등 수제맥주와 동일한 양조 과정을 거친다. 부족한녀석들은 남양주에서 많이 나는 딸기, 오디를 활용한 계절 음료와 먹골배를 이용한 ‘마시면서 해장하는 음료’ 등 라인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스트리트 아트, 미술, 테크, 음악, 패션, 댄스까지!’ 독특하고 창의적인 모든 것들이 모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예술축제’를 지향하는 ‘어반 브레이크 2024’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어반 브레이크에선 시각예술의 경험을 확장하는 아트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어반 브레이크는 거리의 미술과 현대미술을 한데 모아 트렌드를 이끄는 예술의 장으로 평가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선 ‘예술을 통한 Crazy Experience(미친 경험)’을 테마로 테크, 패션, 뮤직, 브랜드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아티스트 중심의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 기존의 아트페어는 잊어라…재구성한 시각예술 경험의 확장판 전시장에 들어서면 ‘디지털 그래피티’ 벽을 우선 마주한다. ‘나도 그래피티 아티스트!’ 코너로 스프레이 디바이스로 관객이 직접 예술가가 돼 그래피티를 그려보는 참여형 디지털 그래피티 프로그램이다. 벽에 그리는 그림에서 시작된 거리의 예술을 체험해볼 수 있다. 올해는 참여 갤러리 수를 대폭 줄였다. 기존의 아트페어 형식의 공간 형태를 탈피해 시각, 청각은 물론 후각, 미각, 촉각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이 ‘오감만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누적 작가 200명을 소개한 오픈콜은 국내외 이머징 아티스트 37명이 참여해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화이트큐브 부스가 아닌 작가 개개인의 독특한 특징을 살려 레슬링링, 아뜰리에, 파티룸 등 다양한 형태로 관객들을 맞이해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최근 가장 ‘핫’한 작가로 떠오른 김태기 작가는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한 ‘Wrestle PLAY-Urban Slam’이라는 제목 아래 ‘프로레슬링’ 연작과 ‘챔피언 벨트’ 시리즈를 관객 참여형 전시로 선보인다. 프로레슬러처럼 가면을 쓰고 링 위에 올라 챔피언 벨트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 또 그 순간의 과정에 몰입하는 진정한 챔피언의 자세을 이야기한다. 관객은 링에 올라 실제로 레슬링을 하며 인생을 우승자, 챔피언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김우진 작가의 조각 작품은 전시 현장의 생동감을 더했다. 미술 콜렉터로 유명한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가 과거 한국 국제 아트페어(KIAF)에서 그의 작품을 구매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미술관과 갤러리는 물론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서울역 야외광장 등에 설치되며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어렸을 적 사육사가 꿈이었다던 김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의자에서부터 시작해 알루미늄, 파이프, 스테인리스 스틸 등 다양한 재료에 빨강, 노랑, 초록의 색을 입혀 숨을 불어넣었다. 김 작가는 “전시 현장을 방문하신 분들이 각자의 자유로운 감상으로 작품을 즐겨달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화랑 중 갤러리 가이아의 라이언 킴(Hryanskim) 작가의 작품은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와 인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한국, 미국, 유럽 동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흡수한 독특한 정서는 예술로 재탄생했다. 라이언 킴 작가는 자연과 신화 등에서 받은 영감을 동식물로 의인화하며 그 속에 자신이 사회에서 느꼈던 다양한 강점을 때로 풍자하거나 숭배로 드러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 나오는 전설적인 새이자 절반은 인간, 절반은 새의 모습을 한 ‘하르피이아(Harpy)’, 물과 땅 모두에서 살 수 있으며 지구가 멸망해도 끝까지 살아남을 게를 가장 화려한 모습의 식물로 변형시킨 ‘게화(Carcinisation)’ 작품 등이 그러하다. 작가는 여러 겹의 색상을 레이어링하고, 흘리고 튀기며, 때로 디지털 방식과 결합하고 그 위에 눈알 소품과 이끼를 덧붙여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힙’한 놀이터…현재의 이슈, 가치를 담아내다 ‘MZ세대의 가장 힙한 놀이터’란 별칭답게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어반 아트페어는 현시대의 이슈와 가치, 현대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적절히 아울렀다. 국내 독보적인 스트리트 댄스 아티스트 리아킴과 거리의 흔적을 사진과 회화, 패션으로 연장하는 아티스트 오와칠호(OWA-7HO)가 함께한 의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는 그 중 하나다.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플래시가 연일 터지며 눈길을 사로잡은 이 곳은 리아킴과 오와칠호의 협업으로 단순한 ‘의류 재활용’을 넘어서 독창적인 제3의 결과물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오와칠호는 녹슨 철문의 벗겨지고 빛 바랜 모습, 콘크리트 벽의 부서진 조각 등 거리의 흔적을 사진과 회화, 패션으로 담아내고, 댄서 리아킴은 본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몸짓의 언어를 펼치는 아티스트. 무대에서 수많은 옷을 입는 리아킴은 문득 입고 버려지는 무수히 많은 옷들이 아깝다고 느꼈다. 오와칠호는 리아킴의 무대 안무 후 버려진 원밀리언 스튜디오에서 잠자고 있던 의상들을 해체했다. 상의와 하의, 바지와 치마를 각각 조각내 이어붙이고 자르고 새로운 팔과 다리를 탄생시켰다. 리아킴은 바톤을 이어받아 그림을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의 영감을 바탕으로 안무를 제작, 영상으로 담아냈다. 리아킴은 영상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버려진 천과 물감으로 작업을 하며 작품도 선보였다. 쓸모없어진 천은 새로운 색을 입으며 재탠생했고, 리아킴, 혹은 그를 둘러싼 이야기로 작품이 됐다. 그는 “망설이다가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번 만들어보자 마음먹었다. 현장에 남아있던 흔적들, 쓸모없어졌지만 내가 버리고 싶지 않은 물건들이 어느 상자에 담겨 보관되기보다 그 이야기가 담겨 벽에 걸리고 연결되면 하나의 작품이라 생각했다”면서 “옷을 여러 개 놓고 색감 배치를 가장 많이 고려했는데 즐겁게 작업했다. 내 인생의 첫 작품들이다 보니 제목도 ‘제1호’, ‘제2호’다”라고 말했다. 오와칠호 작가들은 “각자의 장르는 다르지만 거리에서 영감을 받고 이를 예술로 풀어내는 방식과 세계관이 서로 비슷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글로벌 아티스트도 대거 참여했다.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명예훈장을 수상한 전설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 원(JONONE, 미국), 자연 생태를 예술로 표현하는 스페인 아티스트 덜크(DULK), 2011년생 천재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미국) 등 10여 명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어반 브레이크에 참가했다. 2022년부터 지속해오고 있는 ESG 아트 프로젝트 ‘Art for Tomorrow’는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세계적인 작가 덜크와 2011년생 천재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를 비롯한 글로벌 영재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멸종위기 동물 특별전에선 자연의 아름다움, 기후위기 등의 주제의식을 담으면서도 유니크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AI와 소설이 결합한 AI ART 특별전은 조지오웰의 소설 ‘1984’와 ‘동물농장’, SF 신간소설 ‘퍼스트 컨텍트’를 구현한다. 또 스트리트 컬처와 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 어반브레이크 2024만을 위한 한정판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들도 색다른 즐길 거리다. 지난 2020년 스트리트 컬처, 갤러리,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스타트업 등이 한데 모여 ‘도시를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처음 기획된 어반브레이크는 기존 페어의 틀, 주제에서 벗어나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융합하는 새로운 형식의 스트리트 페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미술과는 다른 형태의 무언가를 선보이고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융합하며 그 경계에 있는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어린왕자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며 올해로 3번째 어반브레이크에 참여한 강석태 작가는 “페어들이 판매를 첫 번째로 강조하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 어반브레이크에선 작가들이 자신의 역량과 끼를 마음껏 펼치도록 무대를 주고 그동안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독려해 작가 발굴과 성장, 나아가 새로운 문화예술 분야가 단단하게 확장되도록 단계별로 나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헌 작가는 “새로운 장르를 펼치는 작가들이 참여할 페어가 많이 없는데, (어반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는 자리”라고 평했다.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 축제는 14일까지 이어진다.
E-순환거버넌스와 KD운송그룹이 폐 전기·전자제품의 자원순환을 통한 탄소감축에 동참하며 이를 통한 지역사회 아동 지원에 나선다. E-순환거버넌스와 KD운송그룹은 지난 11일 정덕기 E-순환거버넌스 이사장, 허상준 KD운송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전자제품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순환거버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무상 수거 및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생활가전 속 2차전지 회수・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순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자원순환기금은 초록우산에 의해 저소득 가정 아동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친환경 버스 도입 확대 및 충전 인프라 확충 등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KD운송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전국 5천여개 버스에 장착된 전기장치와 24개 터미널(매표소)에서 폐기되는 전기・전자제품을 E-순환거버넌스로 인계해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함께한다. 정덕기 E-순환거버넌스 이사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체제 전환을 통해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KD운송그룹과 함께 전자제품 자원순환을 동행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오늘 업무협약이 자원순환 가속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화성은 성과 시설물로 구성된다. 시설물은 19개 유형에 60개 시설물이고 성은 원성과 곡성으로 나뉘고 있다. 의궤에 화성의 전모를 여섯 가지 특징으로 나눠 언급하고 있다. 첫째, 전체 형국은 만년의 금성탕지다. 둘째, 산이 많아 안팎으로 성을 쌓는 협축으로 하지 않고 내탁으로 했다. 셋째, 모두 돌로 쌓았다. 넷째, 성 밖에 자연 도랑이 있어 호참을 설치하지 않아도 저절로 견고한 성 구실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성을 쌓는 제도는 허리가 약간 잘록한 홀(笏) 모양으로 했다. 끝으로 성의 여러 규격을 언급하고 있다. “높이는 2장, 두께는 아래는 5장, 위는 3장, 전체 둘레 길이는 2만7천600척이므로 4천600보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성 두께는 성석과 내탁을 합친 두께이고 성의 총 길이는 원성과 곡성을 합한 길이 임을 밝히고 있다. 성 길이는 옹성과 용도 길이는 제외한 길이이다. 의궤에 옹성과 용도를 성과 분리해 별도로 보고 있다. 그런데 성 높이 기준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없다. 과연 성 높이는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말할까? 특히 높이에 미석이 포함될까, 아닐까? 성을 성 밖에서 보면 아래부터 성석, 미석, 여장이 보인다. 성의 기초는 땅속 부분이라 보이지 않다. 결론을 말하면 ‘성 높이는 지면부터 성 돌이 끝나는 지점까지’가 답이다. 따라서 미석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유를 찾아보자. 미석이 성 높이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몇몇 기록이 있다. 의궤도설 여첩 편을 보자. 첫째, 미석을 설명하며 “체성 위에 미석을 물렸는데 마치 처마 모양처럼 됐다”라는 기록이 있다. 원본에서 미석의 위치를 ‘체성 위에’라 했다. 이 말은 ‘체성은 미석 아래까지’라는 의미다. 체성과 미석을 구별한 근거로 볼 수 있다. 둘째, 여장을 설명하며 “미석 위에 장대를 설치하고 장석을 붙였다”고 기록했다. ‘장대(墻臺)를 설치한 지점이 미석 위’라는 말은 ‘여장이 미석 위부터’ 시작됨을 말하는 것이다. 장대란 여장 돌 쌓기의 밑바탕 긴 돌을 말하고 장석은 여장을 쌓는 돌을 말한다. 그렇다면 ‘체성’이 ‘성’과 같은 말이냐를 확인하면 된다. 화성성역의궤 건축용어집에서 체성에 대해 “성벽의 몸체 부분으로 성곽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 요소”라고 했다. 여기서 성벽의 몸체는 바로 ‘성신(城身)’이다. 또 화성의 성 모양에 대해 “화성의 성신 모양은 규형”라는 기록이 있다. 규(圭)형을 형성하는 부분이 성신이고, 지면에서부터 미석 밑까지를 말하는 것이므로 성신은 성을 의미한다. 땅속 성터 기초는 ‘성근(城根)’, 즉 성의 뿌리란 용어를 사용하므로 성신과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땅속에 있는 성의 기초 부분은 성 높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성 높이 기준은 지표면에서부터 미석 아래까지’로 정의할 수 있다. 땅속에 있는 기초 두께와 미석 두께는 성 높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조는 화성 성역에서 성의 기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초의 깊이는 정약용의 기본계획 4척보다 50%를 더 늘린 6척으로 했다. 수원지방의 동한(凍限)을 고려한 깊이다. 기초의 넓이는 10척 계획에서 100% 더 늘린 20척으로 했다. 성의 석한(石限)을 고려한 넓이다. 요즘 용어로 동결심도와 지내력을 말한다. 지금부터는 ‘미석(眉石)’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미석 재료다. 특별히 살피는 이유가 있다. 현재 화성에는 돌로 만든 미석과 벽돌로 만든 미석이 모두 설치돼 있어 탐방객들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원래 미석 재료는 돌일까, 벽돌일까, 아니면 혼용했을까? 먼저 미석이란 용어에서 재료가 돌임을 알 수 있다. 미석에서 석은 돌을 말한다. 만일 벽돌로 미석을 만들어 사용했다면 ‘미벽(眉甓)’이란 용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구조로 봐도 돌이어야 한다. 미석은 두께가 3촌(寸)에서 5촌 사이이다. 얇은 판으로 된 미석은 그 위에 설치된 여장의 하중을 장기간 견뎌내야 한다. 그래서 돌이어야만 한다. 벽돌 재질로는 장기간 견디기 힘들다. 이런 내용은 지금 누구나 직접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복원 시 많은 구간에서 미석 재료로 돌 대신 벽돌을 사용하였다. 아마 얇은 판형의 돌로 가공하는 것이 공사비와 공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잘못 사용된 벽돌 미석은 균열이 가고 깨졌다. 복원 당시 벽돌을 사용한 구간이다. 보기도 흉할 뿐 아니라 최초 성역 당시 장인이 부실공사했다고 오해받는 형국이다. 미석 재료는 돌이다. 동장대 뒤 여장처럼 여장이 벽돌 여장이라 해도 미석은 돌로 만든 미석이어야 한다. 미석 재료는 돌이어야 여장 하중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성 높이 기준을 알아보며 미석은 성 높이에도, 여장 높이에도 포함되지 않았음을 알았다. 이제는 미석의 설치 목적이다. 미석은 두께가 4치인데 성면에서 3치가 눈썹처럼 돌출돼 있다. 미석의 기능에 대해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물 끊기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일 뿐이다. 그러면 무슨 역할을 했을까? 더 중요한 목적은 성의 단조로운 면에 긴장감을 주기 위한 심리적 미적 디자인 요소로 사용한 것이다. 변화, 단락, 강조, 명암 등 미적 요소를 더해 주고 있다. 미석이 없는 성벽을 상상해 보라. 시집가는 새색시가 연지곤지도 없고 눈썹도 민 모습일 것이다. 세 치 돌출로 미학적 완성도를 이뤄낸 미석은 정조가 선사한 화성의 화룡점정이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