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씨 여체 조각작품전 개최

여체(女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형작업을 해온 이경재씨(용인시 구성면 동백리)의 5번째 조각작품전이 22일까지 서울의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다. 줄곧 인체작업을 해온 작가는 ‘신이 창조한 삼라만상중 가장 선택받은 아름다운 미’라고 여체를 정의하며 여체를 소재로 단순하면서도 푸근하고 편안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대리석이란 돌덩이로 빚어낸 여체들은 풍만한 아름다움과 함께 따뜻함과 정겨움이 넘친다. 포근함, 수줍음, 포용, 관용, 다정함, 인자함 등 한국적인 감성이 듬뿍 느껴진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씨는 “그의 작품은 풍만한 인체묘사와 형태에 대한 부드러운 접근, 모성애적인 사랑의 감정을 담아내는 기교 등이 눈에 띈다. 인체의 정겨운 표현과 함께 형태나 크기를 비현실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 비현실적인 형태는 인간의 본능과 만나 새로운 감정을 야기시킨다”고 얘기한다. 그의 조각속에 눈매와 표정 등은 모성과 여인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며 이러한 모습은 보는 관객들도 쉽게 공감하고 융화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수많은 예술인들이 여체를 소재로 작업을 하지만 그만의 새로운 조형성과 독창성을 위해 노력하는 이경재씨는 서울 전시후 23일부터 한달간 용인의 한국미술관에서도 전시회를 갖는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수원시향 제113회 정기연주회 개최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제113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의 얼과 6.25 참전용사들의 충정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연주회의 타이틀은 ‘차이코프스키의 사랑, 전쟁과 평화’. 첫 무대를 장식할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은 1812년 9월 나폴레옹이 60만 대군을 이끌고 모스크바를 침공했으나 결국 러시아군이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쓴 곡이다. 이 곡에는 프랑스의 국가와 크레믈린을 암시하는 징소리 등이 교묘하게 사용되고 있고 러시아 국민의 명랑한 기분을 암시하는 민요풍의 무곡 멜로디 등이 나타난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러시아 국가에 뒤섞여 축하의 종소리가 울려 나오는 등 승리의 기쁨을 한껏 느끼게 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베토벤, 맨델스존, 브라암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사상 최고의 걸작품으로 평가받는 곡. 바이올린 독주의 눈부신 근대적 연주기교를 충분히 발휘했으며 오케스트라에서만의 그 풍부하고 색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기존의 협주곡보다 신선한 맛을 첨가했음은 물론 러시아 민요를 가미한 지방색과 그가 지닌 독특하고 애수에 젖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가 제일 좋아했다는 교향곡 6번 ‘비창’은 연주시간만도 47분에 달하는 그의 최고의 걸작. 1893년 10월28일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차이코프스키가 직접 지휘하며 초연했을 정도로 아꼈던 곡이다. 당시 인생에 대한 절망감에 잠겨있던 그는 구제될 수 없는 번민을 이 곡에 담았는데 인간에 대한 비탄과 걱정, 끝없는 동정을 담았으며 세상에 잠재돼 있는 모든 고민과 비애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번 연주에선 현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이자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인 장윤성씨가 객원지휘를 맡고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씨가 협연, 감동의 선율을 선사한다. (0331)229-2814∼5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변수묘 출토 목각인형 22점 공개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97년 양평군 창대리에 있던 조선초 변수(邊脩·1447∼1524) 묘에서 당시 사대부 복식 중 하나인 요선철릭과 함께 출토된 20여개 목각인형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들 목각인형은 ‘오백년의 침묵, 그리고 환생’이라는 특별전을 통해 요선철릭과 변수 영정을 비롯한 원주변씨 소장 다른 각종 조선시대 생활문서와 함께 21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일반에 선보인다. 변수는 고려 공민왕 때 그의 부인인 노국공주를 따라 고려에 들어와 높은 벼슬을 지낸 중국 귀화인인 변안렬(邊安烈·1334∼1390)의 4세손으로 지난 97년 12월 그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묘지명과 요선철릭, 목각인형을 비롯해 조선초 사대부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 목각인형 22점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들 인형 중에는 관복차림을 한 남자상과 여자상 말고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주악상과 말 모양 소형 목각품이 포함돼 있다. 죽은 이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주악상은 종류가 많고 그 모습이 다양해 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데 악기로는 대금과 가야금, 장고가 있다. 무덤에 이런 목각 인형을 부장하는 풍습은 조선후기까지 유행했으나 영조가 이런 풍습을 금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와 더불어 조선시대 생활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각종 자료 100여점을 변안렬과 변수 후손인 원주변씨 대종회에서 기증받아 함께 전시하게 된다. 또한 역시 97년 이장 때 변안렬의 아들인 변현(邊顯)의 묘와 변수의 4세손인 변호신(邊虎臣)의 부인 박씨 묘에서 출토된 황금동못 및 한글간찰도 선을 보인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경기도립무용단 공연을 보고

지난 4월 조흥동 예술감독의 부임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경기도립무용단이 어떤 공연을 펼칠까,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정기공연 ‘우리 춤 그 맥 2000’에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16, 17일 양일간 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공연은 우리 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총망라한 대형무대로 전통무용에서 민속무용·창작무용까지 우아한 멋과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하며 한층 변모된 기량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볼거리와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 무대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춤으로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기리는 ‘태평무’로 시작됐는데 이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멋지게 보였다. 이어 한국무용의 대명사인 화려한 부채춤, 품위와 격조로 예술무용의 극치를 이루는 승무, 정중동의 미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살풀이 등의 전통무용이 선보여졌는데 춤을 통해 인간 내면세계에 함축된 흥과 멋을 창출해 내기위해 힘쓴 조감독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창작춤무용으로는 신명나고 경쾌한 장고춤인 ‘여인의 고정(鼓庭)’과 일제식민치하의 굴욕적인 삶을 살아야했던 정신대 여인의 절규하는 한을 담은 ‘잔영(殘影)’, 내일의 향해 도약하는 젊은이들의 희망찬 노래속에 화합과 단결, 사랑과 평화를 힘찬 몸짓으로 표현한 ‘비상 2000’이 무대에 올려져 역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무대에선 조흥동감독이 남성춤의 백미인 한량무를, 아끼는 제자의 경기도 첫공연을 위해 팔순을 앞둔 김백봉선생이 ‘산조’를 통해 농익은 춤사위를 선보여 공연을 더욱 빛냈다. 조흥동 감독의 경기도 데뷔 무대는 공연장 로비의 수십개의 화환이 말해주듯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성공적이었다. “50여년간의 춤인생을 통해 얻은 역량과 다양한 경험을 도립무용단에 쏟아부어 국내 정상의 무용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던 조감독은 지난 4월 부임이후 단원 훈련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솔직히 다소 걱정도 했지만 단원들이 열심히 호응해줘 생각보다 괜찮은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고 그 가능성에 만족해했다. 한단계 발전한 도립무용단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한국 무용계의 중추적인 인물로 고향(이천)에 와서 도립무용단과 경기도 무용예술 발전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아끼지 않겠다는 조감독에게 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행정에서 물심양면 뒷받침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가 바라는 건 보다 훌륭한 작품을 위해 예술감독으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부여하고, 단원 증원이며 작품제작비의 현실적인 지원 등 감독으로서 소박하고 당연한 것들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MBC '허준' 후속 '뜨거운 것이 좋아' 방영

MBC는 다음달 10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밤 9시55분 인기드라마 ‘허준’의 후속으로 ‘뜨거운 것이 좋아’(극본 이선미 김기호·연출 김남원)를 방영한다. 누구나 행복을 위해 돈을 좇아가는 요즘 세태 속에서 우리가 정작 행복을 추구하면서 잃어버리거나 놓쳐버린 것은 없는지 돌이켜보며 인생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드라마다. 드라마는 고전적인 대립구도를 선택해 최진상(김명민 분)과 강만호(유오성 분)라는 두 인물 사이의 갈등과 긴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당연히 이 대립구도에는 선악이라고 하는 가치판단이 부여되고 드라마의 결론은 다분히 권선징악으로 흘러간다.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우선 최진상은 강원도 산골의 한 유지 집안에서 태어나 부유하게 살다가 방탕한 아버지로 인해 집안이 몰락하자 가족과 연락을 끊은채 서울의 카드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다. 사람 좋고 한량인 아버지의 몰락을 지켜보며 인생은 경쟁이라는 생각을 갖게돼 기회주의적이고 다소 비열한 방식으로 세상에 대해 마음을 닫은 채 살아가는 야심찬인물로 그려진다. 최진상의 어릴 적 동네친구로 함께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루는 강만호는 최진상네 땅을 부쳐먹는 소작인의 아들로 비록 가난하지만 공부, 운동, 싸움 등 모든 면에서 강만호에게 열등감을 안겨주며 학창시절을 보낸 유능한 인물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고교 졸업후 곧장 뛰어든 첫 직장에서 작업 중 사고를 당한 동료를 대신해 회사와 맞서 싸우다 해고되지만 이것을 계기로 대학에 진학을 하고 학업을 마친 뒤 다시 최진상과 같은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서 드라마는 시작한다. 여기에 최진상을 사모하는 두 명의 여자, 즉 이연옥(박선영 분)과 현미래(명세빈 분)가 등장해 강만호와 얽히며 갈등구조와는 병렬적으로 사랑이야기를 엮어 가게된다. 드라마의 설정이나 소재, 극을 이끌어 가는 주된 갈등구조는 좀 평이하고 단순하며 정형화된 느낌을 주지만 아기자기하고 진솔한 연출,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시선, 건강한 웃음 등이 뒷받침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합

KBS 2TV 18일 '북한 영화 50년' 방송

KBS 2TV는 18일 밤 9시 20분 방송되는 ‘추적 60분’시간에 ‘북한 영화 50년’을 북한특별기획으로 마련한다. ‘북한 영화 50년’은 KBS가 3년간 기획, 중국의 요녕국제TV에 의뢰해 2000년 봄평양 현지에서 촬영한 북한 바로 알기 다큐멘터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도로 발전해온 인민예술의 선봉 북한 영화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영화는 시나리오 창작 계획에서부터 보급 과정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와 1972년 김 국방위원장이 저술한 ‘영화예술론’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1949년 ‘내고향’에서부터 시작된 북한예술영화의 역사 속에는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정서, 생활, 그리고 그들의 이상이 담겨있으며 북한 최대의 영화촬영소인 ‘조선영화촬영소’에는 영화촬영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집결돼있다. ‘추적 60분’에서는 ‘조선영화촬영소’와 북한의 영화학교인 ‘평양예술영화학교’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꽃파는 처녀’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있는 인민배우 홍영희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또 북한 영화의 대표작인 ‘꽃파는 처녀’, ‘피바다’, ‘민족과 운명’등을 소개하고 최근 북한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중인 ‘우끼시마마루’의 제작과정을 통해 북한에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세히 알아본다. /연합

새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

‘특수한 공간에서 그려지는 10대 소녀들만의 수수한 사랑과 우정’ 24일 개봉예정인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처음 만나는 자유 (Girl Interrupted)’는 정신병동에 격리 수용돼 있는 ‘비정상’ 소녀들의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그들이 어떻게 아픔을 치유하고 성숙해 가는지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17살의 수잔나 케이슨(위노나 라이더)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응급실로 실려간 후 자살미수로 판정,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게 된다.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자살기도를 부인하지만 ‘인격경계 혼란장애’라는 병명으로 정신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수잔나는 특히 수용소 안팎 어느 곳의 현실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반항아 기질의 리사(안젤리나 졸리)에게 마음이 끌려 함께 요양원을 탈출하기도 하지만 친구의 자살에 무관심한 그녀의 비인간성에 실망하고 괴로워 한다. 이 가운데 수잔나를 환자답지 않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 간호사 발레리(우피 골드버그). 따뜻한 시선으로 친구들을 바라보는 수잔나와 탈출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리사, 아버지의 성적 노리개감이 돼 자해를 일삼다 자살하는 소녀, 유년시절 얼굴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여 외모가 흉하게 된 소녀. 수잔나와 리사는 둘만의 특별한 비밀 이야기를 갖게 되고… 위노나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가 무엇보다 일품인 가운데 섬세한 우피 골드버그 연기도 돋보인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전미방송 영화비평가협회와 영화배우인협회 여우조연상도 휩쓸었다. 위노나 라이더가 처음으로 공동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새영화 ‘Battlefiled Earth’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선보이는 존 트라볼타가 악역을 자청했다는 ‘배틀필드 어스 (Battlefiled Earth)’는 지금으로부터 1천년 뒤의 인류의 모습을 상상해 그린 SF물. 서기 3천년, 지구는 이미 천년전 외계인 사이클로의 침략으로 불과 9분만에 초토화된 쓰레기처리장을 연상케 한다. 신장이 2m가 넘고 모든 것이 인간을 능가하는 사악한 존재인 사이클로는 지구의 공기를 직접 호흡할 수 없어 공기차단 돔속에서 생활하고, 돔 외부로 나가면 코에다 공기전환장치용 튜브를 매달고 호흡한다. 전 인류는 거의 멸종되고 사람들은 ‘인간동물’이라 취급받으며 노예로 전락했다. 사이클로에 대항하던 원시부족의 일원인 조니(배리 페퍼)도 끝내 사이클로 사령관인 테를(존 트래볼타)에게 붙잡혀 금광의 금괴를 빼돌리는 계획에 동원된다. 태를은 조니에게 효과적인 채금(採金)을 위해 사이클로의 언어, 생활풍습 등을 가르치고, 그 덕에 사이클로 문화를 익힌 조니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사이클로를 몰아낼 계획을 세우고 인류의 운명을 건 ‘한판승부’벌인다는 내용이다. 1982년 미국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론 하버드의 소설 ‘전장지구’(Battlefield Earth)가 원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지구전선’이란 제목의 시리즈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혹평도 만만찮다. 무려 8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불구, 뻔하게 예상되는 대사나 말도 안되는 스토리 진행, 어설픈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영화를 최악으로 끌고 갔다는 평이다. 메가폰을 잡은 로져 그리스티안 감독의 밋밋한 연출도 이 영화의 전체적인 평을 깍아먹고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 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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