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구씨 회갑 맞이 기념시집 펴내

‘오산벌의 고독한 사나이’ 조석구씨가 어느덧 회갑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시집 ‘바이올린 마을’을 펴냈다.(시문학사) ‘허리 부러진 흙의 이야기’ ‘닻을 올리는 그대여’ ‘우울한 상징’ ‘시여, 마차를 타자’ 에 이은 5번째 시집이다. 첫시집의 제목 ‘허리 부러진 흙의 이야기’에서 이번의 ‘바이올린 마을’이라는 제목의 변화에서 보듯 젊은 날의 참여적이고 저항적인 시와 주지적인 시에서 최근 서정성 짙은 시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명한 생각 하나/ 숲속으로 난/ 작은 길을 걸어간다// 이런 날은 으레/ 순금빛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들은 참나무 아래 모여 앉아/ 붉은 가난과 외나무다리를 꺼냈다// 사는 거여/ 참고 그냥 사는 거여// 그날의 결론이었다// -‘작은 숲속 길’ 전문- 시인 자신이 “시의 성패는 서정성의 획득에 달려있다. 독자에게 감동이 없는 시는 죽은 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 시집에는 서정성 짙은 편안하고 따뜻한 시들이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이 담겨있다. ‘시는 내 인생의 전부이며 내삶의 분신이다’ ‘시는 나의 신앙이며 종교이다’라며 시에 대단한 열정을 갖고있는 조시인은 “시를 쓰면서 살아온 인생이 결코 쉬운 건 아니었지만 너무 행복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그의 시가 상처입은 고독한 영혼을 어루만져 치유해주는 역할을 하길 소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펴낸 시집 ‘바이올린 마을’은 시인이 꿈꾸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바이올린이란 음악은 조화와 질서, 통일, 평화라는 이미지에 희망이나 위안같은 밝고 안온한 느낌을 갖게 해주기에 ‘바이올린 마을’이란 시집을 통해 황폐하고 삭막한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을 주기위한 것이다. 4년만에 내놓은 시집은 시인이 대학에 출강하며 후학들을 지도하면서, 오산문화원의 원장으로서 지역문화발전에 힘쓰면서 ‘시인임에 감사하며’ 써온 작품들을 모은 것이다. 158쪽에 달하는 시집은 ‘오월의 망태’ ‘머나먼 약속’ ‘빛과 시간의 이야기’ ‘가을과 낙엽 그리고 브람스’ ‘바이올린 마을’ 등 전체 5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같이 삶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중견소설가 고성의씨 '살아있는 전설'

정확하고 풍부한 어휘력, 독특한 플롯과 속도감있는 상황설정, 그리고 자극적이며 개성있는 구성으로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중견소설가 고성의씨가 첫 장편소설을 선보였다. ‘살아 있는 전설’(도서풀판 다인미디어)은 사회 여론의 구역질나는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인한 선과 악의 대결구도 속에서 일반적인 통념을 깨꼬 악이 승리한다는 독특한 결말을 담고있다. 인간 내면의 그림자가 만들어 낸 인간 비극의 실상을 다양한 소재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문화관광부의 한국문학 창작특별기금의 지원을 받아 출판된 이 책에는 모두 8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대학생 아들의 패륜적 행위에 절망하고 효도 유전자 연구에 나선 대학교수 아버지의 전쟁을 그린 ‘미완성의 논문’을 비롯, 가난한 삼류 만화가를 통해 고급 옷로비 사건같은 고위층의 뇌물 형태를 후회적으로 풍자한 ‘각서’,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를 죽여 암매장한 위선자와 선과 악의 본질을 예리하계 파헤친 ‘사탄’등이 실려 있다. 이밖에 여성의 치부까지 완전히 노출시켜 순수냐 상업적이냐라는 도마위에 올랐던 중편소설 ‘여론’과 ‘불똥’ ‘살아 있는 전설’ ‘악어와 평화’등이 담겨 있다. 문학평론가 장백일 교수는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병폐와 문제점들을 그 원인으로부터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여 그 해답과 해결점을 문학적 성과로서 모색하려는 치열한 작가정신이 돋보이다”고 평하고 있다. 주로 인간의 선과 악의 양면성을 주로 다루는 작가는 전남 고흥 출생으로 문단에 등단한 이래 오로지 작품활동에만 전념해 온 전업작가로 작품으로는 ‘적자생존’ ‘가짜의 가짜’ ‘춤추는 얼간이들’등이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김현탁씨 바람과 숲 출간

경기일보에 인기리에 연재중인 소설 ‘나팔꽃과 빵과 소크라테스’의 저자 김현탁씨가 두번째 장편소설 ‘바람과 숲’을 출간했다.(책만드는 공장) ‘바람과 숲’은 지난 1993년부터 2년동안 경기일보에 연재했던 소설로 중년남성의 사랑과 성공, 배신과 좌절, 다시 재기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내용. 40대 후반의 태식은 현모양처인 아내에 남부러울 것 없는 대기업의 사장으로 준수한 외모에 정치적 야망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 어느날 갑자기 늘 마음속에만 그리던 옛사랑 지영을 다시 만나면서 그의 운명은 하나씩 바뀌어 간다. 각자 가정이 있는 중년의 그들이지만 옛날 젊은 시절의 사랑과 지나간 과거에 대한 미련으로 끝내 서로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그들은 만날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하나둘씩 발생하고 부와 명예와 외모를 갖춘 태식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은 그에게 또다른 짐을 지운다. 사회에선 성공한 기업가로, 가정에선 완벽한 남편과 아버지로, 애인에겐 사랑받는 사람으로, 온갖 풍요를 누리던 태식은 서서히 하나씩 무너져 간다. 믿었던 부하가 거액의 회사돈을 빼돌려 회사가 부도나고, 상상치도 못했던 새로운 자신의 생명이 보육원에서 애타게 자신을 기다리고, 착하고 애처롭기만 했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끈질기고 집착이 강한 젊은 한 여성에게 자신의 사랑을 강요당하고, 이를 견디다 못한 지영은 그를 떠나고 만다. 이제 그 무엇하나 자신을 지탱해 줄 수 없는 이때 그가 택한 것은 세상을 등지고 구도자의 세계로 들어간 여인을 따라 같은 길을 택하는 것. 그러나 결국 그는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낸다. 다시 원점부터 시작하려는 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들. 그는 그렇게 재기를 꿈꾸며 다시 시작한다. 그의 소설을 읽은 일부 사람들이 주인공 태식을 철저한 이중인격자에 야누스적인 인물이라고 손가락질 하는반면 한편에서는 인간본연의 감정에 누구보다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40대 남성의 꿈과 희망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북 안동 출생의 저자는 지난 77년 수필문학 에세이 당선이후 문예한국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동양문학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경기 문인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장편소설로는 ‘공범자’, 단편집 ‘돌의 기행’을 출간한 바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수원시립미술관운영 실망과 우려

수원예총이 수원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립미술관이 각종 홍보부족과 프로그램 부족으로 당초 기대했던 미술관의 효율적인 운영에 실망과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월 개관한 수원시립미술관은 그동안 마땅한 전시시설 하나없던 수원시에 미술관이 생김으로써 지역미술인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기대와 활기를 모으게 했다. 게다가 수원시가 미술관의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시립미술관을 민간위탁한다고 밝히고 수원예총이 이를 맡으면서 수원시립미술관은 앞으로 생겨날 많은 관립미술관들의 모범적인 실례로써 활용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수원시립미술관은 개관 6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전문 큐레이터는 커녕 마땅한 미술교육 프로그램 하나없이 단순한 대관전시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인데다 택시기사, 심지어 인근 시민들도 이곳을 모르는 등 홍보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수원예총은 “시가 당초 4명을 보충해준다고 했던 인원도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2명만이 보충되었고 이들과 함께 미술관 업무를 보고 있는 예총 사무국 직원들은 미술관 업무외에도 예총 사무국 업무까지 봐야하는 상황에서 미술관 기획 및 홍보, 프로그램 등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미술관의 전문적인 일은 큐레이터가 하는 일인만큼 전문 큐레이터도 반드시 있어야 하며 심지어 공중전화·정수기 설치 등 미술관 운영에 따른 제반여건도 시가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미술관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어서 전력도 낮아 3개의 전시관과 에어컨을 동시에 가동하면 전기가 차단되는 등 여름 전시가 걱정된다며 시설 개·보수문제도 빠른 시일내에 시가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장의 안내판과 공원안내도에 미술관이 표시되어 있지 않는 등 홍보면에서도 시가 노력해 주었으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모든 것을 풍족하고 갖추기에는 예산이 부족해 차츰 시설을 보강해 나간다는 계획이며 민간위탁을 맡은 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미술관 운영에 진력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 시민은 “결국 수원시는 미술관을 지어놓고 일거리를 민간위탁이라는 이름아래 수원예총에 떠맡긴 셈이고 예총은 예산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술관의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면서 서로 미루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민간위탁을 맡은 수원예총도 과연 미술관을 맡을 능력이 있는지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인터뷰>'남사모' 전보삼 회장

“남한산성이 패전과 오욕의 땅이라는 인식은 일제 식민지사관에 찌든 패배주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남한산성이야말로 민족자존의 역사와 얼이 담겨진 호국의 땅입니다” 역사문화적인 우수성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온 남한산성이 오늘날에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할 수 있었던데는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남사모)’의 활동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같은 남사모 창립에 산파역할을 하고 활발한 활동을 주도한 이가 얼마전 남사모 2대 회장이 된 ‘남한산성 지킴이’ 전보삼교수(52·신구대)이다. 그는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남한산성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소홀하고 주민들이며 관광객들이 산성을 단지 유원지 정도로 여길 때 ‘남한산성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며 발벗고 뛰어나녔다. “남한산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단지 먹고 노는 행락지 정도로만 알려지면서 귀중한 유적들이 방치되고 훼손되고 있었거든요” 성남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갖게 된 그의 남한산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뜻을 같이 하는 몇몇 교수, 역사학자들이 모여 지난 96년 4월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을 탄생시켰다. 그는 남한산성이 좋아 지난 90년부터 아예 산성마을에 들어와 ‘산성지기’를 자처하며 11년째 살고 있을만큼 남한산성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남사모 회원들은 매달 한번씩 ‘남한산성 역사유적 탐방’을 실시하고 있는데 새로운 유물·유적을 발굴해 내기 위해 매번 다른 코스로 답사를 하고있다. 지금까지 50회 이상의 답사를 했는데 여기에는 일반인들도 참가하도록 해 초창기 15명이던 회원수가 현재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전회장은 지난 가을 산성내 흩어져 있던 금석문의 탁본전을 개최한데 이어 올 가을에는‘남한산성 고문헌 자료전’을 열어 옛 문헌에 남한산성이 어떻께 조명되고 있는 지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전보삼회장은 호국정신이 깃든 민족 자존의 땅 남한산성을 ‘호국의 성지’로 되살리기 위해 지난 97년 5월 종교인이자 민족학자이며 독립운동가인 한용운선생을 기리기 위한 산성마을에 만해기념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먼저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알아야 한다며 지난해 7월말 산성의 중요성, 의미, 문화유산 등을 심도있게 다룬 계간신문 ‘남한산성’이라는 마을신문을 창간, 편집주간도 맡고 있다. “그동안 자칫 왜곡된 채 잊혀져가고 있던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찾으려는 것 뿐입니다”라는 그는 오늘도 산성 곳곳을 누비며 ‘남한산성의 지기’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 kgib.co.kr

안성 제6회 죽산국제예술제

‘예술을 통한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모토로 하는 제6회 죽산국제예술제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 웃는돌 캠프에서 펼쳐진다. 현대무용가 홍신자씨가 이끄는 사단법인 웃는돌이 주최하는 죽산예술제는 올해 ‘21세기를 위한 전주곡’을 주제로 아시아 예술가들을 주축으로 해서 무용·음악·행위예술·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보여준다. 예술제는 공해와 스트레스의 도시를 탈출한 관람객들에게 자연의 풍요로움과 야외공연의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한다는 취지하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색적인 예술세계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 예술제에서 특별히 주목할만한 공연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미국 뉴욕 라마마극장의 무대를 이끌고 있는 엘렌 스튜어트 여사의 뮤지컬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한국 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그녀는 죽산에 사는 이웃주민 30여명까지 작품에 출연시켜 주변 언덕을 무대로 야외 뮤지컬을 선보인다. 일본의 차세대 현대음악가로 꼽히는 노무라 마코토씨의 멜로디온 연주, 인도네시아 현대무용계의 독보적 존재인 마르티누스 미로토씨의 춤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아티스트도 몰려든다. 컴퓨터 예술 철학자인 자오 잉치, 행위예술가 성치, 뉴욕에서 활약중인 현대무용가 인 메이, 무용평론가 어우 지안핑씨 등이 강의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홍신자씨는 잉태의 희망과 고행을 주제로 한 20여분의 작품을 구상했는데 임산부의 모습으로 춤을 춘다. 첫날은 초대 관객 공연으로 일반인은 16일부터 입장할수 있다. 인근 용설저수지 주변 호텔·민박촌에서 숙박이 가능하며 저녁 야외공연에 대비해 두꺼운 옷을 준비해 가는게 좋다.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15분마다 있는 죽산행버스를 타면 1시간만에 닿는다. 문의 (0334) 675-0661 예술제의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15일=이은규의 춤(오후 6시), 노무라 마코토의 음악(7시30분), 마르티누스 미로토의 춤(8시), 인 메이의 춤(오후 8시30분) ▲16일=장애인 퍼포먼스에 대한 워크숍(오후 1시), 심포지엄(2시), 류경아·김영미·김희현의 춤(6시), 인 메이의 춤(7시30분), 샤오 샹롱의 춤(8시), 홍신자의 춤(8시30분) ▲17일=이은규의 요가(오전 11시), 마르티누스 미로토의 춤(오후 2시), 노무라마코토의 음악(3시30분), 샤오 샹롱·안은미·이준규의 춤(6시 30분), 이영란의 연극(8시) ▲18일=이은규의 요가(오전 10시), 인 메이의 춤(11시 30분), 엘렌 스튜어트의 뮤지컬(오후 4시), 노무라 마코토·강은일의 음악(6시 30분), 안은미·이준규·김희영·김은희·마르티누스 미로토의 춤(7시)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근로자 찾아나서는 '현장음악회' 개최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근로자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현장 음악회’가 열린다. ‘노사가 함께 하는 한마음 콘서트’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음악회는 관객들이 찾아가던 공연과는 달리 근로자들을 위해 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연한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높으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욕구충족을 할 수 없거나 지역여건상 예술행사를 접하기 어려운 공단지역 근로자들이나 그 가족들을 위해 마련하는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음악회는 거칠고 삭막한 산업현장에서 문화생활을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을뿐 아니라 경제위기를 통해 노동현장에서 쌓인 상호불신감을 없애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기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와 사단법인 안산예술원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이 음악회는 6월부터 10월까지 부천 성남 용인 김포 시흥 안산 양주 화성 등 도내 8개지역의 중소기업을 방문, 모두 8차례의 공연을 펼친다. 6,7월에는 양주에 있는 ‘인터M’을 비롯, 안산의 ‘삼보컴퓨터’, 용인의 ‘경방’, 김포의 ‘(주)삼보’등의 근로현장에서 음악회를 연다. 클래식에서부터 영화음악, 합창, 민요 배우기 등과 함께 지휘자의 해설이 곁들인 음악여행 등 다양한 공연들이 진행되며 안산예술원의 경영자합창단, 근로자합창단, 안산소년소년합창단, 안산유스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한다. 프로그램 대부분을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숙한 음악으로 구성하고 근로자와 기업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번 음악회의 특징이다. 근로자들을 위한 문화예술단체를 표방하고 지난해 설립한 안산예술원의 장성숙원장(엑큐리스 대표)은 “노사가 함께하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와 함께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 노·사간 일체감을 한층 더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권혜영씨 첫번째 수채화전

맑고 깨끗한 물빛 하늘과 옅은 녹색의 나무잎, 갈빛 고운 가을 들길 등 그냥 스쳐지나기 쉬운 소박한 풍경이 맑고 투명한 수채화와 어울려 더욱 아름답고 정겨움을 주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있다. 지난 5일부터 수원시 권선구 소재 쿠이갤러리(관장 권혜영)에서 열리고 있는 권혜영씨의 첫번째 개인전은 그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 갤러리에서 열려 그에겐 더욱 뜻깊은 전시회가 아닐 수 없다. 훌쩍 나이가 든 이후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4년전. 같은 과정을 4학기동안 빠짐없이 수강할 만큼 누구보다도 그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그림작업에 몰입하던 그는 화홍수채화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작가와의 교류를 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갤러리 캔트에서 허외숙씨와 2인전을 가졌으며 일본 나고야시에서 한·일 국제 교류전도 가진 바 있다. 지난 3월엔 미술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공부와 함께 점차 어려워져 가는 지역미술 여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큰 각오로 직접 갤러리 쿠이를 오픈했다. 3년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클래식 기타도 거의 수준급으로 그의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은 장르를 불문하고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전시에는 모두 17점이 전시되고 있는데 그동안 그가 공모전에 출품했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은 모두 수채물감이 주는 특성을 최대한 살려가며 투명감과 번짐, 흘림 등을 적절하게 구현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안정적인 휴식처 같은 느낌을 갖게한다. “첫개인전을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갖게 돼 감회가 깊다”는 권혜영씨는 “꼭 미술학과 출신이 아니더라도 노력과 열의만 있으면 누구든지 이렇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미술이 좀더 대중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0331)239-7121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복원가능

보물 제282호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의 완벽한 복원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9일 경기도박물관·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재연구원 공동발굴조사단(단장 장경호)이 사적 제382호인 여주 고달사지 2차 발굴조사 결과에 대한 현장설명회에서 밝혀졌다. 764년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고달사(高達寺)는 고려 초기 3대 선원(禪院)의 하나로 꼽힐 만큼 명성이 드높았던 사찰이나 10세기 말에 쇠락해 지금은 절은 간데없고 드넓은 땅에 국보·보물급 문화재와 주변의 수많은 문화재 파편들이 옛 명성을 전해주고 있다. 고달사지 쌍사자석등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관리되고 있는데 이번 발굴조사에서 석등의 옥개석이 발견돼 완벽한 복원과 함께 석등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고달사의 대체적인 가람이 동서와 남북의 축을 따라 직교 가람으로 형성되었다는 점도 밝혀냈으며, 많은 유물들이 출토돼 고달사가 융성했던 대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나말 여초 가장 번성했던 고달사는 그 절터가 사적으로 지정되기 이전에는 전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변 민가들로 인해 절터 파괴가 상당히 심한 상태였고 그 명성에 비추어 종합적인 학술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여주군이 이곳에 대한 정비와 유적지 복원 계획을 세우고 지난 98년 유구의 존재유무와 유적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1차 발굴조사를 실시했고 여기에서 원종대사 혜진탑비의 옥개석 귀꽃 및 이수의 보주(寶珠)로 추정되는 유물들을 수습해 냈다. 지난 해 9월27일부터 실시된 이번 2차 발굴조사에서는 쌍사자 석등의 옥개석이 석등지 상부퇴적토 바로 아래에서 뒤집힌 채 발견돼 복원이 가능해졌으며, 13개동의 건물지, 탑지, 석등지와 대석 및 축대시설도 확인됐다. 또 고려초기의 연화문, 보상화문, 귀목문 와당, 귀면와, ‘高達寺’명기와 등 기와류가 다량 출토되어 이 시기 기와연구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며, 11세기경의 ‘청자화형잔받침’ 등 각종 고려청자와 조선초기 분청사기류도 다수 출토됐다. 장경호 조사단장은 “이번 조사의 성과는 무엇보다 쌍사자 석등의 옥개석이 발견돼 석등의 완벽한 복원이 가능해 진 것이며 창건 당시 많은 공력이 투입된 대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고달사지는 통일신라말 구산선문 가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차 발굴조사를 통해 사찰의 배치상태며 축조방법 등을 비교, 앞으로 건축사적 중요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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