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총도지회부설 경기예술문화연구원 개원

예총 경기도지회 부설 ‘경기예술문화연구원’(원장 김성태)이 탄생, 그동안 침체 일로를 걷고 있던 예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남예총 김성태회장을 원장으로 하는 경기예술문화연구원은 김백길 사협도지회장을 부원장으로 하면서 송영철 이재인 이기원 김기백 김훈동 이계송 박종만 류근수씨 등이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앞으로 예총 경기도지회의 조직과 운영, 사업 및 정책을 연구개발해 경기예총의 예술행정 구심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그동안 예총의 현 사무국 체제로는 예술정책 및 예술인들의 권익을 위한 일체의 활동을 해내기가 미흡하고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지난 97년 예총 대의원 총회에서 이러한 문제점의 보완책으로 경기예술문화연구원의 발족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정관 및 경기예술문화연구원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흐지부지돼 오다가 지난 7월부터 다시 몇 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그 면모를 새롭게 다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김성태 원장은 “경기예술문화연구원은 예총부설 기구로써 예술인들에게 부족한 행정력을 보강하고, 예총이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구체적인 활동을 연구해서 제시를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예총의 사업이나 각종 애로사항에 대한 예술인들의 건의를 수시로 접수하고 이를 연구·논의해서 결정된 사항은 이사회의 통과를 거쳐 회장이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또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만 앞세우다 본질을 외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되는데 경기예술문화연구원은 어디까지나 예총 부설기구로서 예총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승무예능보유자 이애주씨 한맥의 춤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예능보유자이며 서울대 교수인 이애주씨의 ‘99 한맥의 춤’ 공연이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충남 홍성과 경기 부천, 서울 등에서 연이어 열린다. 지난 87년 고 이한열 추도식장에서의 한풀이춤으로 일반인들에게 더 유명하지만, 그는 사실 우리 춤의 원형에 집착하는 춤꾼으로 한영숙씨(1920-1989)로부터 사사받았고, 그 과정에서 승무를 전수받았다. ‘99 한맥의 춤’은 스승의 춤맥을 이어가는 무대로 이씨는 “우리춤의 바른 몸짓과 정신을 올바르게 보여주고 각인시키고 싶다. 새 천년을 앞두고 지난 수천년의 춤사위를 정리하는 마음가짐으로 무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공연에서 전통 칼춤의 재현에 가장 공을 들였다. 일반적으로 공연되는 검무는 목이 잘린 짧은 칼을 돌리면서 추는 춤이다. 그러나 고구려의 벽화, 신윤복의 풍속화, 다산 정약용의 한시 ‘무검편증미인(舞劍篇贈美人)’속의 검무는 마치 무사들이 쓰는 것 같은 장검이 등장한다. “칼춤은 마음과 기를 다스리는 수단으로 신라 화랑들도 췄다는 기록이 있지만 원형이 전해지지 않았지요. 조선시대 말, 암살위험 등을 이유로 칼의 목이 잘리면서 귀여운 느낌의 춤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재현하는 칼춤은 시와 그림에 묘사된 동작과 제 스승의 춤사위를 기본으로 재창조한 것인데, 장엄하면서도 격렬한 느낌을 줍니다.” 전통칼춤은 10여년간 구상만 해오다가 지난 10월 경기문화재단의 주도하에 남양주 다산문화제에서 시연한 것을 계기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또 하나 내세울만한 것은 ‘상징화된’ 학춤. 궁중정재나 중부지방 학춤은 실제로 학모양을 뒤집어 쓰는데, 이번에는 두루마기의 펄럭이는 자락으로 학의 날개를 상징하고 머리에는 학을 표현한 관을 쓰고 추게된다. 이밖에 승무, 살풀이춤의 원형인 본살풀이, 태평무 등도 보여준다. 공연은 17일 오후 7시 한성준 선생의 고향인 충남 홍성의 홍주문화회관을 시작으로 20일 오후 7시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22-23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차례로 펼쳐진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새천년맞이 행사 참여 역사인물 선정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이어령)는 새천년맞이 자정행사에 등장할 한국의 역사인물 100명을 발표했다. 국사편찬위원회에 의뢰해 뽑은 역사인물 100명에는 단군을 시작으로 87년 사망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 이르기까지 고대와 중세, 근세, 현대의 인물이 골고루 망라돼 있다. 고조선과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 시대(남북국시대)의 인물에는 단군, 고주몽, 박혁거세, 온조, 김수로, 을파소, 근초고왕, 광개토왕, 진흥왕, 선덕여왕, 을지문덕, 계백, 김유신, 무열왕, 문무왕, 원효, 의상, 설총, 김대성, 최치원, 대조영, 장보고 등 22명이 명단에 올랐다. 고려시대의 인물로는 왕건, 서희, 윤관, 강감찬, 최충, 의천, 김부식, 지눌, 일연, 안향, 최영, 문익점, 공민왕, 정몽주 등 14명이 뽑혔다. 조선시대에서는 정도전, 이성계, 태종, 박연, 김종서, 장영실, 세종, 조광조, 서경덕, 황진이, 이황, 신사임당, 서산대사, 사명대사, 정철, 이이, 이순신, 허준, 곽재우, 송시열, 허균, 윤휴, 정선, 정조, 김홍도, 정약용, 김정희, 김정호 등 28명이 선정됐다. 개화기 및 항일기와 대한민국에서는 이하응, 김대건, 최제우, 이제마, 유인석, 이상재, 김옥균, 명성황후, 전봉준, 지석영, 박은식, 손병희, 나철, 서재필, 홍범도, 이승만, 김구, 주시경, 안창호, 안중근, 한용운, 신채호, 김병로, 김좌진, 최남선, 김성수, 이광수, 유일한, 우장춘, 김정식, 나운규, 안익태, 이중섭, 박정희, 이병철 등 36명이 포함됐다. /연합

마지막날의 아버지 이효석 발간

‘메밀꽃 필 무렵’ ‘낙엽을 태우면서’의 작가 이효석의 장녀 이나미씨가 지난 60여년간의 인생역경을 잔잔한 필체로 그려낸 자전에세이 ‘마지막날의 아버지 이효석’을 펴냈다.(창미사 刊) 1930년대 부모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나날들, 그리고 가슴 아픈 숨은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털어논 진솔한 고백서로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작가의 딸로 태어나서’에서는 부모와 행복했던 어린시절과 부모에 대한 회상 등으로 엮었는데 이를 통해 저자의 아버지인 가산 이효석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커피와 낙엽을 좋아했던 작가 이효석의 사랑과 결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역경을 비교적 잔잔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제2부 ‘가슴 아픈 사연들’에서는 부모를 일찍 여윈 저자가 어린 나이에 겪어야했던 슬픔과 갈등을 주고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맏이로서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혼자 월남했던 일들과 이런 자기희생에도 불구하고 동생들의 냉담한 태도로 상처를 받아야만했던 지난 60여년간의 세월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다. 제3부 ‘내가 걸어온 길’에서는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저자가 집안의 맏이로서 아버지 이효석의 유지를 받들기위해 노력한 일들과 문단 원로들과의 일화로 꾸며져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들겠다는 결심을 하기부터 그에 따른 기쁨과 좌절, 아픔 등을 비교적 자세히 회상하고 있다. 또 이 부분에서는 우리의 부족한 문화의식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도내 장터모습담은 장터사진전 개최

장(場)에 갔다오면서 선물을 사다주겠다던 말에 간밤 가슴설레며 겨우 잠든 자식들을 뒤로 한채 아버지는 이른 새벽 한 보따리 짐을 메고 장터로 나선다.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상인들이 각자 준비해 온 물건을 이곳저곳에 늘어놓으면 한바탕 장이 벌어진다. ‘그러고 보니 이니는 지난번 오산장에서 본 사람이고, 저니는 장호원장에서 본 사람이고…’ 장터에 모인 상인들은 대부분 전국을 떠돌며 자신들의 삶의 터를 일궈온 사람들이다. 토종닭 오리 거위 고양이 흑염소 등 동물농장을 연상케 하는 가축시장, 잉어 가물치 메기 뱀장어 등 살아 뛰노는 민물고기, 고추 깻잎 파 호박 무우 등 신선한 야채, 쌀 보리 수수 밀 등 잡곡과 어디어디 산속에서 채취했다는 듣도보도 못한 약초와 산나물, 흙위에서 굴러도 구멍이 안난다는 스타킹과 때밀이수건, 몽빼 바지. 이뿐만 아니다. 현란한 의상과 음악, 원숭이 재주까지 동원해가며 손님을 끌어 모으는 약장수에서부터 신나는 뽕짝 메들리를 엿가위 박자로 맞춰가며 흥겹게 춤을 추는 품바 엿장수, ‘뻥이요’를 외쳐대며 연신 기계를 돌려대는 뻥튀기 아저씨까지…. 장터엔 없는게 없고,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질긴 생명력으로 들썩인다. 흥겨움과 정겨움 속에 때로는 밀고 당기는 실랑이도 벌어지지만 시원스럽게 얹어주는 아낙네의 투박한 손은 후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오늘은 벌이가 꽤 괜찮은데…’ 걸죽한 막걸리로 노곤함을 달랜 아버지는 아내에게 줄 향내나는 하얀 분가루와 딸아이에게 줄 예쁜 꽃신, 귀여운 아들에게 줄 맛나는 사탕을 한아름 안고 해질녘 어슴푸레한 그 길을 콧노래 흥얼대며 집으로 향한다. 장(場). 현대 산업화와 도시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질긴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는 곳. 백화점 슈퍼마켓 등이 도심 곳곳에 자리해 예전보다 장보기가 편리해졌지만 그곳엔 장터에서만 느끼고 맛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없어 허전하다.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재래장터를 이번 주말엔 사진속에서 만나보면 어떨까. 3일부터 오는 8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전시장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50여곳의 재래 장터 모습을 사진에 담아 ‘장터사진전’을 열고있다. 모란장, 마석장, 장호원장, 여주장, 안성장, 오산장….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장터사진들은 중장년층에겐 그 옛날 향수를 달래주고 젊은 세대들에겐 또 다른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있다. 전시에는 사진작가협회 경기도지회(지회장 김백길)가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공모한 사진과 기성작가들이 함께 담아낸 장터 사진 100여점이 선보여지고 있는데 이는 곧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0331)222-6255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