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퇴직연금 운용사업자, NH 농협은행 추가 선정

수원문화재단의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로 NH 농협은행이 추가 선정됐다. 28일 조달청 따르면 지난 26일 수원문화재단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 추가 선정 개찰 결과, NH 농협은행이 5개의 금융사 가운데 개찰 1순위를 차지하며 내년부터 3년간 기존의 IBK기업은행, 교보생명과 함께 적립금 15억원 규모의 재단 퇴직연금을 운용하게 된다. 재단은 NH 농협은행과 연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기업은행을 제외하고 수원시 산하 기관 중 퇴직연금 운용사로 NH 농협은행이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NH농협은행 송죽동지점 관계자는 “수원시의 금고를 IBK기업은행이 맡고 있어 산하 기관들의 퇴직연금 역시 그동안 해당사에서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농협은행이 최초로 선정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안정적인 상품 운용으로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증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년 전 퇴직연금제도를 확정기여(DC)형에서 확정급여(DB)형으로 변경한 재단은 기존의 IBK기업은행에 이어 올 상반기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 선정공고를 통해 교보생명을, 하반기에는 추가 선정 공고를 통해 NH농협은행을 선정하며 은행권 2·보험권 1개로 총 3개의 운용 사업자를 구성했다. 지난 4~15일 이뤄진 추가 선정 입찰공고는 퇴직연금제도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용과 근로자의 복리후생을 위해 재단 여건에 맞는 우수한 사업자를 선정하고, 외부 금융 사업자에게 안전하게 예치해 효율적인 운용을 도모하고자 진행됐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복수의 사업자로 배분한 취지는 운용 업체 간 건전한 경쟁을 하고, 재단 근로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며 “전문 평가 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로 5개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했고 그중 직원들의 편의에 가장 잘 맞는 제안을 하고 운용 수익을 얼마나 잘 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률플러스] 집합건물과 일반건물이 1필지 대지에 공존한다면

집합건물과 일반건물이 1필의 대지에 공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구분소유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대지에 대해 가지는 공유지분 비율과 상관없이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이 있다. 그러나 그 대지에 관해 구분소유자 외의 다른 공유자가 있는 경우에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에 따라 대지를 사용·수익·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 사이의 대지 이용관계에는 공유물에 관한 민법의 일반 법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또 위 상황에서 집합건물 구분소유자들이 일반건물 소유자들을 상대로 일반건물의 철거 및 대지 인도를 구하는 경우 이를 어떠한 법리로 규율해야 할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공유물의 관리는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게 돼 있는데(민법 제265조), 공유물의 변경은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민법 제264조). 공유물의 변경은 공유물을 경제적 용도에 따라 활용하는 이용행위나 공유물의 개량행위를 넘어서 공유물에 사실상의 물리적 변화를 가해 공유자들의 공유물 이용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오는 것을 말한다. 판례는 어떤 행위가 공유물의 변경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공유물의 외관이나 용도에 본질적이거나 현저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공유물에 대한 사용·수익 방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행위로 발생하는 비용이 얼마나 큰지, 공유자 전원이 그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적정한지, 그 행위의 목적이 정당한지, 그 행위로 영향을 받게 되는 소수 지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유자 전원의 의사 일치가 요구되는 정도로 중대한 행위인가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판례는, 대지 공유자 중 일부가 대지에 적법하게 건축된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건물을 철거하게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유물인 대지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변경 행위로 보는 이상 일반건물의 소유자들이 승낙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철거 및 인도는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대지의 공유자 중 일부의 해당 대지상의 건물 축조에 대한 다른 공유자들의 토지사용승낙은 일반적으로 관리행위라고 보고 있는데, 위 판례에 따른다면, 이미 축조된 건물을 철거하게 하는 행위는 해당 토지의 변경 행위가 된다는 점이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3-② 포근한 호텔서 만난 소중한 인연

퀘사디아는 인디오들이 좋아하는 옥수숫가루를 물에 소금을 섞어 반죽해 만든 토르티야라는 얇은 생지를 마치 우리네 김밥용 김처럼 사용한다. 조리 방법은 토르티야 위에 치즈를 깐 후 다진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아보카도를 포함해 다양한 채소와 새우 같은 해산물을 넣어 팬이나 그릴에서 치즈가 녹아 고르게 퍼지도록 조리한다. 퀘사디아는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할 뿐만 아니라 녹은 치즈의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롭다. 그동안 멕시코 대표 음식인 퀘사디아, 타코, 세비체 등을 자주 접하다 보니 어느새 음식 맛이 뇌리에 저장된다. 에코 호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친환경 호텔로 마치 아열대 정글 속에 있는 듯 매우 아름답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데, 트립어드바이저에는 친환경 호텔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웨이트리스의 설명을 떠올리며 느릿느릿 퀘사디아의 맛과 향을 즐기며 식사를 마치고, 이 호텔의 자랑인 에코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칸쿤섬으로 타고 갈 택시를 기다린다. 3박4일 머물며 정이 든 호텔 매니저가 자기 아들이 한국인 사범에게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운다며 자랑한다. “왜 두 가지 무술을 배우게 하느냐”고 반문하자 태권도는 공격하는 무술이고, 합기도는 방어하는 무술이라며 자세히 설명한다. 박태수 수필가

수원시한의사회, 올해 나눔 손길 공유…‘제43차 정기총회 및 나눔의날’ 성료

수원시한의사회가 올해 지역사회에 나눔의 손길을 실천한 활동을 돌아보고, 한의약의 지속 발전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수원시한의사회는 26일 오후 7시30분 팔달구 라마다프라자수원호텔에서 ‘제43차 정기총회 및 나눔봉사단 나눔의날’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 민상준 경기도한의사회 수석부회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백혜련(수원을)·염태영(수원무) 국회의원 등을 비롯한 내빈과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상 및 나눔봉사단 활동보고’가 진행되는 1부와 ‘총회’가 열린 2부로 구성됐다. 먼저 수원시한의사회는 올해 ‘장애인 한의진료 후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 22명을 대상으로 한약, 침, 뜸, 추나, 한방물리요법 치료를 지원한 내용을 공유했다. 또 지난 2013년부터 이어진 ‘둘째아이상 출산여성 한약 할인지원사업’의 성과도 나눴다. 수원시한의사회는 출산 여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산모의 건강 회복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10여년간 약 6억200만원을 후원했고, 6천29명의 출산 여성들이 혜택을 받았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특히 수원시한의사회는 지난 10월31일부터 5일간 수원시 자매도시인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움 수원마을을 찾아 해외의료 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이어진 순서에선 한의 발전에 기여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이 진행됐고 감사보고·회계보고, 총회부의장선거 등이 이뤄졌다.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장은 “환자들이 있어 의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수원시한의사회의 재능을 더 많은 회원들과 나누고 수원 시민과 나눌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수원시한의사회는 어떤 분회보다도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펼치며 한의약 발전을 이끄는 활동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활밀착형 과학수다 속 ‘꿀팁’…‘브초 가족의 유쾌한 화학 생활’ 外 [신간리뷰]

■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의 한바탕 수다에 담긴 화학의 33가지 비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화학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화학’은 왠지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화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자, 혹은 화학을 이용해 기발한 일을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기발한 책이 나왔다. 집안일을 귀찮아해 늘 ‘화학지식을 이용해 깔끔하고 편안하게 하는 방법을 없을까’ 고민하고, 화학을 이용해 ‘게으름’을 피우라고 외치는 자칭 ‘게으른 자들의 왕’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가 김병윤 등과 함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를 펴냈다. 지난 12일 출간한 ‘브초 가족의 유쾌한 화학 생활’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과학분야 1위의 ‘모두의 화학’ 코너 중 가장 사랑받았던 ‘브초 가족의 생존 일지’를 책으로 엮었다. 이 교수는 전 국민을 상대로 ‘화학의 쓸모’에 대해 특유의 유머와 지식이 합쳐진 필력으로 열렬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에 빗대어, ‘화학 좀 아는 브로콜리’와 ‘화학이 궁금한 초고추장’이 마치 팟캐스트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유쾌한 수다로 구성돼 있다. ■ 가장 심오하고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물리학자의 생각 물리학은 직관과 종교에 의존해 세상을 바라보던 우리의 인식의 틀을 바꾸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던졌다. 하지만 때로 어떠한 이론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믿음’의 영역에 가깝다. 독일 이론물리학자 자비네 호젠펠더는 지난 7월 국내 소개된 도서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를 통해 “현대 물리학 연구 중 일부는 과학적이지 않다. 아이디어와 과학을 혼동하지 말라”며 물리학의 한계 속 과학과 추측, 신념의 경계를 나눈다. ‘물리학은 우주의 시작과 끝을 밝혀낼 수 있는가’, ‘우리가 보는 별빛이 수억 광년 전의 별빛이라면, 어딘가에선 우리의 과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우주에 우리의 복제본이 있는 걸까?’ 등 책은 오랜 시간 인류에게 사유를 던지고 물리학의 발전을 이끈 질문들에 대한 본질을 파고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자는 스티븐 호킹, 숀 캐럴 등 물리학자들의 아이디어와 과학의 영역 속 물리학을 구별하며 한계를 진단하며 과연 물리학이 어디까지 답할 수 있는지 시험한다. 총 9장으로 이뤄진 도서는 ‘과거는 정말 어딘가에 존재하는가’부터 ‘인간은 예측 가능한 존재인가’까지 근본적이고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각 주제 속 팀 파머, 데이비드 도이치 등 또 다른 물리학자들과의 인터뷰를 제시하며 다양한 관점을 전한다.

“‘미디어아트쇼 라이트웨이브’ 기대해주세요!”…주목할 만한 경기도 예술인 3팀

경기도가 수원 광교호수공원 신비한 물너미 일대에서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미디어아트쇼 라이트웨이브’를 개최한다. ‘빛의 파동,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선보이는 미디어아트쇼는 미디어아트와 경기 예술인들의 공연예술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을 색다르게 물들일 예정이다. ▲29일 오후 6시 ‘빛’나는 재즈 나이트(어니스트 뮤직, 재즈보컬 김만희) ▲12월1일 오후 3시 ‘흥’ 폭발 밴드무대(음악제작소 We Mu, 월드뮤직 큰그림) ▲12월2일 오후 3시 ‘흥’겨운 퍼포먼스 쇼(튠어라운드, 마술사 노윤수) ▲12월3일 오후 6시 ‘물결’ 속 클래식 하모니(하모니스트 백찬영, 이앤아이앙상블) 등 저마다 반짝이는 경기도 예술인들의 열린무대(오픈스테이지)는 특히나 기대를 모은다. 미디어아트쇼를 앞두고 “경기도민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열띤 연습 중”이라는 주목할 만한 경기 예술인 3팀을 만나봤다. 하모니카 연주자 백찬영 아티스트는 “이번 무대를 앞두고 공연자이면서 한 명의 관객으로서도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도내 거주하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소득을 지급하는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자이기도 한 그는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값진 기회가 주어져 더 설렌다. 백찬영은 자신이 빠진 하모니카의 매력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무대에 서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한 번의 무대가 끝이 아니라 기회의 연결고리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 이런 사업들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미디어아트쇼는 지금껏 섰던 무대들 중에서도 규모와 방식이 독특해 개인적으로 더욱 기대가 큰 공연”이라며 “경기도 브랜드와, 경기도의 흥과 멋이 어우러진 한 편의 무대가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음악을 통한 공감과 소통을 꿈꾸는 재즈밴드 튠어라운드는 공연 당일, 재즈의 매력을 많은 도민과 나눌 예정이다. 튠어라운드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박주홍은 “이번 공연은 경기도민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며 “최선을 다해 재즈의 매력을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처음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원받아 음악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했다. “이 장비를 통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서 더 나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어 좋았다”고 밝힌 그는 이를 통해 창작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경기도 내 예술인 간의 교류와 협업을 위한 장이 마련되면 더 큰 시너지가 일어날 것 같다. 앞으로도 예술인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예술인들에게 지속적인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행사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이앤아이앙상블은 바이올린과 첼로, 기타의 만남으로 독자적인 모던 팝 클래식 세계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클래식과 팝, 또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과 예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은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인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동기와 자원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예술인들은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소득이나 공연이 없을 때에도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작곡과 연습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런 가운데 예술인들에게 소득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장르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예술가에게 경기도에서 더 많은 관심과 예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더욱 힘이 날 것 같습니다. 다양한 공연 기회와 새로운 음악, 음반을 내는 지원도 단비 같을 거예요. 당장은 우리가 가진 예술이라는 도구로 미디어아트쇼에 함께하는 도민들의 2024년 12월에 의미 있는 기억으로 한 줄 새겨지고 싶습니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고색에서

계절은 헤어지는 연인처럼 쌓인 정을 뿌리치고 간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라는 님의 침묵처럼 말이다. 차마라는 단어는 고결하다. 슬픔을 삭이는 절제의 미학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노란 은행잎 쌓인 가로수 길을 걷는다. 새소리가 요란하다. 말 없는 자연과 더불어 살지만 새의 언어는 소리로 통한다. 사람의 언어도 자연을 담은 의성어에서 비롯됐고 자연을 본뜬 상형문자가 되기도 했다. 자연은 소리와 표정과 질감이 있다. 고색동 청춘 보리밥집에서 수제비를 먹는다. 배고프던 시절 주식처럼 먹던 것들이 이젠 절대 미감을 살려준다. 여럿이라 더욱 맛있다. 부근의 한옥 카페에서 그윽한 만추의 커피에 물들 때 가을 철새처럼 공허함이 밀려온다. 수인선 모뉴먼트를 찾아 봤으나 철길은 다 걷어 냈고 남아 있는 건 표지석뿐. 옛 협궤열차의 온전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코스모스 핀 철로 위를 외발을 교차하며 걷던 추억, 철로 위에 귀를 대고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던 시절, 열차 안에서 보는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다웠다. 부근 마을을 산책하다가 한 통나무집을 봤다. 아름다운 카페와 ‘나그네 길’이라는 간판도 낯선 변두리 마을의 서정이다. 10여년쯤 친구와 왔던 수인선 닭발집 원탁 앞에 앉았다. 소주 한 잔 부어 놓고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가 간다. 그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청소년·노인 건강 프로그램 필요” 군포시의회 ‘물리치료 현황 정책 간담회’ 개최

군포시의회는 지난 25일 군포시의회 2층 문화강좌실에서 ‘물리치료 현황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 간담회에는 박상현 군포시의원, 김구식 전 경기도물리치료시회장, 이진수 전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수석부회장, 경기도물리치료사회 김완주 군포분회장, 오재원 수원분회장, 박상민 홍보이사, 권은혜 회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김완주 분회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아동·청소년 불균형에 따른 척추 측만증, 어깨 불균형, 특히 스마트폰 및 인터넷 과의존 증후군으로 발생하는 일자목(거북목)에 관한 예방 및 개선 프로그램의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에선 군포시 인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현재 군포시 노인 인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근감소증 및 노인 낙상 예방에 관련된 논의도 이어졌다. 김완주 분회장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근감소증과 낙상이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여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하며, 이는 노인의 이동성과 자립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특히 근감소증은 낙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예방과 관리가 필수”라고 발표했다. 박상현 의원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예방과 개선 프로그램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구식 전 회장은 “모든 세대가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물리치료사회가 앞장서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나도 썼어 너도 써봐’ 개그맨 장용 시집 발간 기념 '북콘서트'

인천 대표 익살꾼이자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나눔 전도사로 활동 중인 개그맨 장용이 시집 ‘나도 썼어 너도 써봐(펴낸곳 마음시회)’를 들고 독자들과 마주했다. 장용은 시집 출간을 기념해 지난 25일 인천세종병원 비전홀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기록해 뒀던 짧은 글귀를 엮었더니 시집이 되더라”며 “‘누군가는 공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시집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인생 한 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대단치 않은 B급 시집”이라며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시집 ‘나도 썼어 너도 써봐’는 41년간 대중 앞에 서 온 장용의 인생 전반을 망라한다. 언제나 행복하고 화려하게만 보인 개그맨·방송인 이면에 짓눌렸던 감정, 세상에 내뱉고 싶었던 말, 가슴에 숨겨뒀던 얘기를 솔직하게 손글씨로 담아냈다. ▲‘나는 그렇게는 안 산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 ▲밝은 세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말 타고 놀자. 말에 밟혔다. 말 같지도 않은 말에 ▲책을 읽다가...나이가 억울하네, 이제 알다니 ▲신부님의 설교와는 다르다. 아내의 설교에는 대답을 해야 한다 ▲돼지머리는 누가 그렇게 웃겼을까? ▲서툴지? 맞네 사랑 등. ‘B급 시집’이라는 장용의 설명과는 다르게, 시집에 담은 시는 구절구절 정곡을 찌른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가슴 뭉클한 사연은 물론, 세대를 뛰어넘어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공감,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풍자·해학을 짤막한 몇 줄 시에 녹여냈다. 인천 토박이로, 인천세종병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장용은 시집 인세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 치료를 위한 의료나눔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시인 장용은 “내 인생에 시집을 낼 줄 몰랐다. 그동안 출판기념회 사회만 봤지, 주인공은 처음”이라며 “시를 읽는 누군가에게 웃음, 용기, 희망,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식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이사장은 “그의 시들은 모두 짧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는 깊고도 넓어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다”며 “일상을 살면서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장용의 시는 재미있고, 슬프고, 그립고, 아프다”고 했다. 한편, 시인 장용은 이번 ‘나도 썼어 너도 써봐’ 시집 발간을 기념해 전국 22명의 캘리그라피 작가들과 함께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다음 달 1일까지 인천세종병원 갤러리 란에서 한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담

담 박옥주 현이와 다툰 뒤 담이 생겼다. 잠도 못 잤다. 밤사이 담 위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눈은 봄이 오면 녹지. 현이와 나 사이 담도 눈 녹듯 사라졌으면... 내리는 눈에 녹는 마음 친한 친구와도 때론 다툴 때가 있다. 별것 아닌 걸 가지고도 토라지고 말도 하지 않는다. 어릴 때일수록 더 그렇다. 이 동시가 그 좋은 예다. ‘현이와 다툰 뒤/담이 생겼다.’ 담은 이쪽과 저쪽을 갈라 놓는 경계선이다. 쳐다볼 수도 없을 뿐더러 오고갈 수도 없게 한다. 높은 담장일수록 더욱 그렇다. 무엇 때문에 다퉜는지 모르나 현이와 다툰 아이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밤이 깊을수록 미웠던 마음이 사그라진다. 오히려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쳐든다. 친구 사이는 그렇다. 나라 사이에도 담이 생긴다. 그래서 생긴 게 국경이다. 그런데 국경 아닌 ‘이상한’ 국경도 있다. 우리나라가 그 좋은 예다. 같은 민족이면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지 햇수로 80년이나 됐다. 이 기막힌 운명 앞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그것도 갈라지기만 했으면 괜찮다. 적이 돼 3년 내내 피를 흘리며 싸웠다.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다. ‘눈은/봄이 오면 녹지.’ 맞다. 봄이 오면 겨울눈은 녹게 마련이다. ‘현이와 나 사이/담도 눈 녹듯/사라졌으면….’ 이게 어찌 동시 속의 아이뿐이랴. 정말로 녹아야 할 눈은 남과 북의 눈이다. 그리하여 삼천리금수강산에 통일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진동하기를!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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