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공기 남한서 ’펄럭’

북한의 인공기가 남쪽에서 공식적으로 게양되는 것은 불과 몇 해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반공을 국시로 삼고 있는 한국에서 인공기는 주적을 대표하는 절대적인 금기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인공기가 36억 아시아인들의 화합 마당인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분단이후 처음 깃발을 펄럭이게 됐다. 16일 오전 11시 메인미디어센터 개관식이 열린 부산 BEXCO의 국기광장. 인공기는 일본의 일장기와 중국의 오성홍기 사이에서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다른 43개국 국기와 함께 빗방울을 맞으며 서서히 하늘로 고개를 들었다. 국기 게양식때 흘렀던 국가는 당연히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되는 애국가였다. 분단이후 인공기가 한국에서 처음 공식 게양되듯이 애국가 연주와 인공기 게양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도 두 말할 필요없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인공기 게양과 개막식 동시입장때 한반도기를 드는 방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최근 남북한은 이산가족 만남과 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 교향악단 합동 연주 등 각 방면에서 교류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통일 아시아드’로 불리게 된 부산아시안게임은 남북한 선수들이 매트와 필드에서 함께 달린 뒤 선의의 악수를 하고 부둥켜 안는 장면을 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다./연합

2연속 종합2위 향해 ’진군’

‘36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9.29∼10.14)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단이 2연속 종합 2위 달성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선수단은 16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선수단·가족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단식을 갖고 결전 의지를 다졌다. 아나운서 손범수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단식은 선수 및 임원 소개에 이어 이연택 회장이 유홍종 선수단장에게 단기를 전달했고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필승 타고식과 연세대 합창단의 ‘이기자 대한건아’ 합창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결단식사에서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해달라”고 당부했고 유 단장은 “좋은 성적으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86년 대회에 이어 16년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전체 38개 종목 중 카바디를 제외한 37개 종목에 1천8명(임원 238명, 선수 770명)을 파견,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메달밭인 태권도에서 16개 체급 중 12개의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효자종목인 레슬링(6개), 유도, 요트(이상 5개), 사격, 펜싱, 볼링, 정구, 사이클(이상 4개), 양궁(3개), 탁구(2개)와 핸드볼, 하키, 축구, 배구, 야구(이상 1개) 등에서 총 83개의 금메달을 딴다는 전략이다. 중국이 150개 안팎의 금메달로 부동의 1위가 확실시되고 있고 일본이 70개 안팎의 금메달에 머물 것으로 관측돼 종합 2위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안양 SBS. 인천 SK 우승 담금질

프로농구 2002∼2003시즌 개막을 40여일 앞두고 경기·인천에 연고를 둔 안양 SBS와 인천 SK가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우승을 향한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창원 LG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던 SBS는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대학 팀 등을 상대로 10여차례의 연습경기를 갖고 내달 4일 귀국한다. SBS는 올 시즌 새로운 용병센터 안토니오 왓슨을 영입, 취약점이었던 골밑을 보강하는 한편 올해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양희승의 복귀로 포워드진이 더욱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지난 1일 귀국한 왓슨은 95년부터 핀란드, 프에르토리코, 베네주엘라, 아르헨티나 등에서 프로생활을 했으며 205㎝, 112㎏의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파워있는 플레이가 장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SBS는 지난해 베스트 맴버였던 김 훈, 김성철, 퍼넬 페리 등이 건재하지만 은희석의 군입대로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할 만한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SBS는 강대협, 김광운, 김상식 등이 포인트 가드 주전 다툼을 벌일 전망인 가운데 미국 전지훈련과 시즌 초반 교체 투입 등을 통해 이들 중 주전을 결정할 계획이다. 올 시즌 지난 해 이루지 못한 첫 4강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 SK는 지난 8일 미국 LA로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팀과 매일 연습경기를 갖고 있다. 문경은, 조동현, 홍사붕, 조니 맥도웰, 엘 아이크 등 지난 해 주전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인천 SK는 팀워크에 큰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문제는 주포인 문경은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돼 있어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고 조동현과 홍사붕이 무릎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 그러나 인천 SK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신인 한정훈이 경기때마다 한 껏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문경은의 백업 슈터로 손색이 없다는 성과를 얻었다. 해외 전지훈련으로 우승을 향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SBS와 인천 SK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된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부활 고종수’ 축구명가 ’선봉’

‘앙팡 테리블’ 고종수(24·수원 삼성)가 힘찬 부활의 날개짓을 하며 팀의 상위권도약을 위한 선봉에 나섰다. 고종수는 지난 14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2002 삼성 파브 K-리그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5분만에 이기형의 도움을 받아 그림같은 왼발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팀을 9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해 치명적인 무릎부상과 음주파동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고종수는 최근 K-리그에서 꾸준히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잊혀져 갔던 자신의 천재성을 서서히 되살리고 있다. 고종수는 지난 4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프로축구 최장거리 골기록인 57m 곡사포를 성공시켜 최단기간(114경기) ‘30(골)-30(도움)클럽’에 가입하는 겹경사를 누리며 부활을 예고한 뒤 이날 결승골로 팀의 중위권 진입을 주도했다. 수원은 최근 미드필드에 최성용, 손대호가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은데다 주전자리를 굳혀가던 김두현과 수비수 조병국, 조성환 등이 아시안게임대표팀에 발탁, 선발라인업 구성에 애를 먹던 것이 사실. 이런 까닭에 부상재발 위험이 있는 고종수를 중간에 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실정인 수원으로선 풀타임을 소화해내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주고 있는 고종수의 부활로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 하지만 고종수는 오랜 부상으로 체력훈련을 충실히 하지 못했던 탓에 90분을 소화하면서도 간간히 경기 중 활동량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미드필더로서 수비가담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전들이 대거 빠져나간 팀에서 엄청난 무게를 짊어지게 된 고종수가 성숙한 ‘명가(名家)의 간판스타’로 우뚝서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육상 100m 기록한계는 어디인가?

9초78. 팀 몽고메리(27·미국)가 15일 육상 100m에서 3년간 묵어있던 세계기록을 0.01초 앞당기자 과연 인간은 얼마나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기록은 지난 68년 짐 하인즈(미국)가 9초95로 처음으로 10초 벽을 깬 이래 신발과 경기복, 트랙, 훈련방법 등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앞당겨졌고 지난 99년 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9를 기록하면서 한계라고 여겨졌던 9초80의 벽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3년간 그린을 비롯해 단 한명도 다시는 9초80에 진입하지 못해 이것이 인간 한계가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왔었다. 다만 전문가들이 기대를 건 것은 이미 장비에 있어서는 완벽에 가깝게 발전했기때문에 기록 경신을 위해서는 스타트에서 기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몽고메리는 이를 그대로 증명했다. 몽고메리는 부정 출발로 간주되는 출발반응시간인 0.1초에서 불과 0.004초 뒤인0.104초만에 스타트 블록을 치고 나갔다. 또한 뒷바람도 기록 공인의 한계치인 초속 2m로 불어 기록 경신을 도왔다. 만약 그린이 9초79를 기록할 당시 이와 같은 환경에서 뛰었다면 기록은 9초77이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 ‘하늘’이 돕는다면 또 다른 기록도 조만간 나올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단거리 훈련의 초점이 빠른 스타트에 필요한 하체 근육강화에 맞춰져 있는 가운데 기록 단축을 낙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린의 독주였던 단거리가 몽고메리와 드웨인 챔버스(영국) 등에 의해 춘추 전국 시대로 재편돼 서로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