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최고의 골세리머니 ’쇼트트랙 스케이팅’

안정환이 미국전에서 동점골을 뽑아내고 보여준 ‘쇼트트랙스케이팅’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에서 각 선수들이 선보인 골 세리머니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 공식 사이트인 피파월드컵닷컴(www.fifaworldcup.com)이 전 세계 축구팬들을 상대로 실시한 ‘베스트 골 세리머니 인기투표’의 24일 현재 중간집계 결과 일명 ‘오노 세리머니’로 불리는 안정환의 골 세리머니가 전체 득표의 38%인 4천756표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안정환 다음으로는 나이지리아의 공격수 줄리아스 아가호와가 스웨덴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보여준 서커스 묘기 수준의 ‘7바퀴 연속 텀블링’이 2천537표(20%)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유니폼을 벗어 빙빙 돌리며 아프리카 전통댄스를 선보인 세네갈의 파프 부바 디오프가 2천312표(18%)를 얻어 3위에 올랐다. 4위에는 개막 이전부터 널리 알려져온 ‘반지키스’로 1천566표(12%)를 얻은 스페인의 골잡이 라울이 올랐으며, 다소 어설픈 앞구르기와 활쏘는 장면들을 결합한 아일랜드 로비 킨의 ‘귀여운’ 골 세리머니가 1천43표(8%)로 5위를 차지했다. 베스트 골 세리머니 인기 투표는 영어권과 비영어권으로 나눠 지금까지 1만2천214표가 취합됐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클로세’창’-’방패’최진철 대 격돌

‘공중은 내가 책임진다.’ 공중전에서 발군인 독일의 밀로슬라프 클로세와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한국의 늦깎이 수비수 최진철이 사활을 건 제공권 대결을 펼친다. 이른바 공중에서의 ‘창’과 ‘방패’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좌우 측면 센터링과 프리킥 등에 이은 헤딩 슛이 독일의 주된 득점방정식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독일은 예선 3경기와 16강전, 8강전에서 가공할 수준의 고공플레이로 상대들을 제압한 끝에 4강에 진출했다. 5경기동안 얻은 13골 중 무려 8골이 헤딩에서 나왔다는 점은 독일의 무시무시한 공중전 능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클로세가 상대 골지역에서 제공권을 완전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클로세는 182㎝로 장신은 아니지만 뛰어난 위치선정과 만만치않은 점프력을 보유한 선수로 헤딩슛이 주특기인데 머리로만 5골을 뽑아 ‘골든 헤드’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따라서 독일이 센터링 등 정형화된 공격루트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클로세와의 공중싸움에서 밀리게 된다면 화를 당한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의 최진철도 공중볼을 따내는 데 일가견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187㎝로 대표팀의 최장신인 최진철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전을 치르면서 농익은 공중플레이로 상대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몸싸움도 능한 최진철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공중전의 우위속에 악착같은 마크로 힘의 대명사인 비에리를 지치게 하더니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쉴 새없이 문전으로 날아오는 볼을 대부분 완벽하게 차단했다. 최진철이 공중을 압도하다보니 모리엔테스 등 스페인 공격수들은 결정적인 헤딩슛 찬스를 갖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믿음직한 최진철은 또 클로세 외에 미하엘 발라크(189㎝) 등 또다른 장신 공격수도 막아야 하는데다 체력도 떨어져 있지만 파이팅이 넘치고 있다. 최진철이 상대 공중전의 선봉장 클로세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한국의 결승행을 도울지, 클로세가 예의 위협적인 헤딩력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지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현-차기 개최국 대결 ’관심’

2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준결승 한국-독일전은 현 개최국과 차기 개최국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치른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조심스럽게나마 승리를 점칠 수 있는 단초가 바로 이같은 경기의 특수성에 숨어있다. 72년의 월드컵 역사를 되돌아 보면 현 개최국이 차기 개최국과 대결한 것은 모두 3차례로, 이 대결에서 현 개최국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현-차기 개최국 대결 사례는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의 이탈리아-미국전.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맞닥뜨렸는데 경기시작 11분만에 쥐세페 지아니가 터뜨린 결승골을 끝까지 지킨 홈팀 이탈리아가 차기 개최국 미국을 1대0으로 꺾었다. 이에 앞서 현-차기 개최국이 대결한 사례는 66잉글랜드월드컵과 50브라질월드컵에서 있었다.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 홈팀 잉글랜드는 차기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에서 격돌했는데 보비 찰튼과 로저 헌트가 각각 1골씩 넣어 2대0으로 승리하며 조 수위로 결승토너먼트에 올라 결국 우승컵까지 안았다. 첫 현-차기 개최국 대결은 50년 브라질대회 조별리그에서의 브라질-스위스전. 브라질이 선제골을 넣자 스위스가 만회골을 넣고 브라질이 다시 달아나자 스위스가 경기종료 2분전 극적 동점골을 터뜨리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펼쳐졌고 최종 결과는 2대2 무승부였다. 이처럼 월드컵 역사에서 현 개최국과 차기 개최국의 대결에서는 현 개최국이 3전 2승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월드컵 역사상 4번째인 한국-독일전은 조별리그를 넘어 결승토너먼트에서 처음으로 현-차기 개최국이 격돌한다는 점에서도 더욱 관심을 모은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전차’ 아킬레스건 노려

한국이 결승 문턱에서 만날 독일은 가공할 공격력을 갖췄지만 상대에게 감추고 싶은 허점도 여러 군데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데다 두 게임 연속 연장전을 치르느라 체력적으로 지쳐 있지만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효율적으로 파고 들면 충분히 승산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 치른 독일의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8강전에서 파악된 독일의 허점을 짚어 본다. ▲수비수들의 스피드와 순발력 부족 독일은 포백이나 스리백을 유동적으로 활용한다. 스리백일 경우 메첼더-라멜로브-링케(아일랜드전), 메첼더-켈-링케(미국전)로 이어지며 포백일 경우에는 메첼더-링케-레머-프링스(파라과이전)로 구성됐다. 독일 수비수들은 모두 장신이다. 메첼더가 193㎝인 것을 비롯, 레머가 187㎝, 링케가 183㎝, 켈이 186㎝, 프링스가 182㎝다. 한 마디로 공중볼 다툼을 벌여 이길 승산은 거의 없다는 결론이다. 독일수비는 큰 키와 반비례해서 스피드와 순발력이 떨어지며 움직임이 둔하다. 한국이 주로 공략해야 할 점이다. 측면공격수와 중앙의 미드필더(혹은 중앙공격수)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빠르게 파고 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긴 패스보다는 짧은 패스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측면 센터링도 낮고 빠르게 하는 것이 좋다. ▲공수전환시 수비 허점 독일 수비의 특징은 공격에 많이 가담한다는 것이다. 특히 리드를 잡기 전까지는 수비라인 전체가 올라 가거나 일부 수비수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일단 리드하게 되면 수비에 치중한다. 3-5-2포메이션에서 2-6-1로 빠르게 전환하거나 수비라인 전체가 올라 올 때 수비가 정비되지 않은 허점이 자주 발견되는데 이 때 상대공격을 차단, 역습한다면 득점으로 연결하기가 쉽다. 공격이 끝난 뒤 수비로 돌아설 때는 측면 미드필더가 수비에 가담하는 5-4-2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는 데 이 포메이션이 갖춰지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한국의 장기인 스피드를 앞세워 정비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 붙일 필요가 있다. ▲엉성한 오프사이드 작전 독일 수비수들은 떨어지는 스피드를 보완하기 위해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한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상관없이 중앙수비수의 조율에 맞춰 순간적으로 전진하면서 상대공격수를 곤경에 빠트린다. 그러나 오프사이드트랩이 별로 정교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선수가 전진하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오프사이드 트랩이 실패해 상대에게 결정적 찬스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과의 8강전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4번 공격을 차단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이상으로 찬스를 만들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형님 3인방 ’獨 94년 빚 갚아주마’

“8년전 빚을 꼭 갚겠다.”94 미국월드컵대회에서 독일에 패해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태극전사 3인방이 8년전 빚을 갚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3명의 태극전사 중 8년전 독일전에 출전했던 선수는 골키퍼 이운재와 황선홍, 홍명보 등 모두 3명. 당시 2무승부를 기록중이던 한국은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전반 3골을 내리 허용한 뒤 후반 추격전을 폈으나 2골을 넣는데 그쳤고 결국 같은 날 볼리비아를 꺾은 스페인에 밀려 조 3위가 되며 귀국 짐을 싸야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이운재와 홍명보, 황선홍은 전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상대로 결코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비록 졌지만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냈었다. 당시 대표팀의 막내였던 이운재는 최인영, 박철우 골키퍼와 함께 출전했으나 스페인, 볼리비아전에서는 줄곧 벤치를 지켰었다. 독일전 전반 당시 주전 골키퍼인 최인영이 클린스만과 리들레에게 3골을 내주고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이운재는 독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운재가 골문을 지키는 사이 황선홍과 홍명보는 각각 1골씩을 터트리며 끝까지 독일의 덜미를 잡기 위해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것. 또 스페인, 볼리비아전에서 단 한 골도 기록못해 비난에 시달리던 황선홍은 후반 7분 박정배가 패스한 볼을 왼발로 컨트롤한뒤 오른발로 골키퍼 일그너의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밖에 스위퍼였던 홍명보는 공격적인 전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김호 감독의 지시에 따라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수행하며 후반 추격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홍명보는 후반 18분 독일 수비수 콜러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잡아 마테우스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려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장본인. 이미 8년이 지났고 당시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멤버 중 벤치를 지켰던 골키퍼 올리버 칸을 제외하고는 모든 멤버가 바뀌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8년전 뼈아픈 패배를 기억하며 안방에서 맞은 설욕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道야구협회, 끝없는 파행

지난 96년부터 6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도야구협회의 내홍(內訌)이 위험 수위를 넘기며 파행으로 치닫고 있어 정상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4일 도야구협회와 일선 지도자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협회 내분에 대해 야구인들의 단합을 호소하며 장기원 회장이 사퇴서를 제출한 뒤 부회장단의 요청에 의해 전임 장 회장이 권한을 위임하는 위임장을 써줬다. 그러나 이 위임장을 바탕으로 3인의 부회장 가운데 박모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자의 권한을 행사하며 협회 예금통장과 직인을 인수했고, 도체육회에 ‘공금계좌 변경’ 공문을 제출했다. 이에 박모 전무이사 등 20명의 이사 가운데 14명은 ‘이사회 소집권자가 궐위되었을시 재적이사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협회 규정을 들어 이사회 소집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사회 소집요청서에 서명한 한 이사는 “회장이 사퇴하며 써준 위임장은 원천무효”라며 “이사회나 대의원총회의 의결도 없이 부회장이 위임장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불법임으로 이를 시정치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위임장은 회장이 사임을 하기전 작성해준 것이기 때문에 유효하다”며 “회장 직무대행이 있는데도 이사들이 별도 서명을 받아 이사회를 추진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위임장을 둘러싸고 위법과 적법을 주장하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도야구협회의 내분은 감정싸움으로 까지 치닫고 있어 정상화의 길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게 일선 지도자들의 걱정이다. 한편 도체육회는 이달말까지 내분이 자체 노력으로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야구협회의 파행이 중대한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한-독 4강전 최종 담금질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 진출을 다툴 한국과 독일축구대표팀이 격전을 벌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4강전을 앞둔 마지막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24일 오후 7시 30분 경기장에 도착, 비가 내린 뒤 쌀쌀해진 날씨 속에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푸는 장면만 15분 동안 공개한 뒤 곧바로 비공개 훈련에 들어갔다. 이날 훈련에는 지난 10일 미국과의 조별리그에서 골반 근육을 다쳐 줄곧 훈련에 불참했던 최용수가 참가,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중원에서 수비를 책임지던 김남일은 발목 부상 때문에 축구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은 채 몸풀기에도 참가하지 않아 25일 독일과의 4강전 결장을 암시했고, 역시 발목을 다친 안정환도 볼을 차기보다는 재활훈련에 주력했다. 한국의 주장 홍명보는 “독일이 체격적으로 크지만 밀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혀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며 좋은 경기를 해서 요코하마에서 꿈을 이루겠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오후 5시 40분부터는 한국의 4강 상대인 독일이 비공개로 훈련을 실시하며 전술을 가다듬었다. 독일은 지난 13일 다리근육 파열로 조기 귀국한 수비수 외르크 뵈메를 제외한 선수 22명이 모두 참가했다. 8강전까지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강진출을 견인했던 특급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도 선수들과 함께 경쾌한 몸놀림으로 달리기에 참가, 최근 우려를 낳았던 장딴지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듯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