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 한국축구가 무한질주를 계속하고있다.이번 월드컵에서 펠레가 꼽은 우승후보 중 하나인 포르투갈을 누르고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한국은 16강전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데 이어 8강전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며 도저히 믿기 힘든 4강 신화를 창조했다. 약관의 청년들이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4강에 진출,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적이 있지만 어찌 이번의 쾌거에 견줄 수 있을까. 이런 가파른 상승세라면 결승 진출은 물론 땀과 눈물, 그리고 환희의 상징인 ‘월드컵’도 국민 품에 안겨줄 태세다. 5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한국은 40위에 불과하지만 한국에 패한 팀들은 포르투갈이 5위인 것을 비롯 이탈리아가 6위, 스페인은 8위다. 지금까지 아시아의 맹주 정도로만 인식됐을 뿐 세계와의 높은 벽에 가로 막혔던 한국 축구가 ‘톱 10’ 중 3팀을 보기좋게 격파하고 이제는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8강진출로 세계정상권 진입에 신호탄을 쐈던 한국축구는 이제 강호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뛰어난 스피드를 앞세운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 전역을 휘젓는 놀라운 체력 등 전력과 경기 내용면에서도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참가팀이 16개국을 넘지 않은 1930년 초대 우루과이대회부터 78년 아르헨티나대회까지를 제쳐놓고 24개팀이 참가한 82년 스페인대회부터 이번 한일월드컵까지 4강에 한번이라도 들었던 팀은 204개 FIFA 회원국 중 한국을 포함해 불과 13개국에 불과하다. 따라서 13개국에 이름을 올린 한국이 새로운 축구강국으로 탄생했다는 데 논란의 여지는 없다. 또한 이번 4강 쾌거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축구의 역사도 다시 썼다는 의미도 지난다. 82년 대회 이후 4강은 축구의 양대산맥을 이뤘던 유럽과 남미가 독식했으나 한국으로 대변되는 아시아도 새 천년 첫 대회에서 당당히 4강진출국에 등재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진행형이다. 한국은 25일 오후 8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또 하나의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늠름한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우승 3회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전차군단’독일과 결승을 다툰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옛 영광을 재현하려는 독일도 집으로 돌려보내고 현해탄을 건너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본선 무대 6번의 도전 끝에 첫승을 일군데 이어 쾌속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의 아들들이 98년과 이번 대회에서 조국 네덜란드와 ‘제2의 고향’ 한국을 연이어 4강에 올려놓은 세계적 명장 히딩크 감독과 함께 다시 한번 기적을 연출할 지 관심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더도, 덜도 말고 2승만 더 하면 된다. 1차 목표물 독일 전차를 격파하라”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꺾고 새로운 축구강국으로 떠 오른 한국이 월드컵 정상 정복에 2승 앞으로 다가섰다. 22일 열린 8강전에서 연장접전까지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5-3으로 누른 한국은 앞으로 준결승과 결승, 2경기에서만 더 승리한다면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최대의 기적을 창조하며 ‘코리아 신화’를 만들 수 있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과 ‘붉은 악마’ 등 전 국민의 열렬한 응원에 힘 입은 이변의 수준을 넘어 진정한 실력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월드컵 첫승, 첫 16강 진출, 첫 8강 진출에 이어 첫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정상 정복을 위해 통과해야 할 첫 관문은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전차 군단’ 독일과의 준결승이다. ‘전차 군단’을 붕괴시켜야 유럽과 남미가 나눠 가졌던 월드컵 우승을 노릴 수있는 결승 티켓을 얻을 수 있다. 월드컵 우승 3회에 힘과 조직력을 갖춘 축구 강호 독일을 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포르투갈과 6위의 이탈리아, 8위의 스페인을 꺾었다면 11위인 독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있다. 대회 시작전까지만 해도 ‘녹슨 전차’로 평가 절하됐던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화력으로 우승 후보의 저력을 보여줬지만 약점은 있다. 8강전에서 독일을 괴롭혔던 미국처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역습을 편다면 ‘전차 군단’의 수비진을 헤집고 결승 진출을 보장받는 골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한국이 독일을 넘어 오는 30일 오후 8시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릴 결승에 오르면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4회)을 지닌 브라질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전력과 월드컵 경력에서 브라질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다. 한국이나 브라질 모두 긴장되기는 마찬가지고 전력과 경험에서 뒤져도 태극전사들에게는 그동안 보여줬던 투지와 정신력 뿐만 아니라 4천700만 붉은 악마의 응원이있기 때문이다. 준결승에서 독일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실력을 다시 확인시킬 기회는 있다. 결승에 앞서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한다면 우승이나 준우승보다는 못하겠지만 ‘세계축구 4강’이라는 확고한 자리를 지킬 수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1년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세계 40위인 한국축구를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55)은 지난 4일 한국의 조별예선리그 첫 경기이후 매 경기때마다 한국축구의 새역사를 쓰며 월드컵 4강까지 이뤄냈다. 네덜란드 명문 PSV아인트호벤을 이끌며 3년 연속(86∼88년) 우승했고, 88년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정상에 등극시킨 히딩크 감독. 91년부터 93년까지는 스페인 프리메가 리가 발렌시아의 사령탑을 지냈고 98년 프리메가리가 최고의 명문인 레알 마드리드를 맡아 도요다컵 우승을 차지했다. 95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히딩크는 96년 팀을 유럽선수권 8강에 올려 놓은 뒤 98년에는 프랑스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표를 썼다. 그러나 히딩크 생애에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은 네덜란드를 월드컵 4강에 올렸을 때보다도 전·승후반 90분 연장 30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것으로 뇌리속에 남을 전망이다. 2000년 12월18일 한국 대표팀 감독 계약을 맺은 히딩크는 500여일만에 한국축구를 세계축구의 중심으로 이끌어내며 48년 한국민의 숙원인 ‘월드컵 1승’과 ‘16강진출’에 이어 꿈에 그리던 8강에 진출시켰다. 그리고 6월22일. 히딩크 사단은 누구도 믿지 못할 월드컵 4강의 신화가 창조됐다. 히딩크는 선수로 활동할 당시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67년 프랑스 1부리그 리옹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히딩크는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70∼71년), 데그라파샤프(71∼77년)를 거쳐 미국 프로팀인 워싱턴 디플로매츠와 NEC니메가 등을 떠돌다 다시 데그라파샤프(81∼82년)로 복귀,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4강으로 이끈 뒤 “4강에 오른 것은 엄청난 성과다. 50대50으로 대등한 게임을 펼쳤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보다 휴식시간이 적었는데 우리가 이겼다는 것은 선수들이 그만큼 노력했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앞으로 잃을 것이 없는만큼 독일과 맞설 4강전도 지금까지 해 온대로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안정환 방출 파문’을 불러온 이탈리아 페루자 가우치 구단주의 극언과 관련, 실질적인 구단주인 가우치의 아들과 감독이 한국과 안정환에 대해 사과와 해명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안정환에 극언을 퍼부었던 루치아노 가우치 구단주의 아들인 알레산드로 가우치 부구단주는 21일 해외축구 전문사이트 사커리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정환은 골든골 때문에 방출된 것이 아니다”며 “사태의 발단은 이탈리아 언론의 과장보도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가우치 부구단주는 “어제 안 선수와 전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며 “아버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한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가우치 부구단주는 안정환의 거취에 대해 고려중이며 재계약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세르세 코스미 페루자 감독도 가우치 구단주의 전날 발언과는 달리 방출 결정을 되돌릴 수 있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코스미 감독은 “나는 안정환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보고 있다. 구단이 안정환과 다음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가우치 부구단주는 ‘안정환이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에 방출됐느냐’는 사커리지의 질문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그러면 안 선수가 일부러 볼을 골문 밖으로 차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은 언론의 왜곡보도에서 비롯됐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경기전 안정환이 이탈리아 팀을 공격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직접 통화해본 결과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가우치 부구단주는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한국이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연합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이변을 이어가고 있는 세네갈과 터키가 22일 오사카월드컵경기장에서 준결승 티켓을 놓고 충돌한다. 양팀 모두 예상을 뒤엎고 여기까지 왔고 이대로 결승까지 치고갈 기세여서 이날 경기는 브라질-잉글랜드전 못지 않은 대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 처음 얼굴을 내민 ‘테랑가 사자’ 세네갈은 첫 경기인 프랑스를 잡으며 돌풍을 예고한 뒤 결승토너먼트에 가볍게 올랐고 16강전에서는 죽음의 조를 1위로 통과한 스웨덴도 꺾었다. 만약 터키마저 잡는다면 세네갈은 90년대회에서 카메룬이 거둔 8강을 뛰어넘어 아프리카 국가로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팀이 되고 포르투갈(66년), 크로아티아(98년)와 더불어 첫 도전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낸 팀으로도 역사에 남게된다. ‘투르크의 전사’ 터키도 새 역사를 창조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지난 54년 첫 도전에서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던 터키는 48년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그동안 쌓였던 한을 한꺼번에 풀어버리기라도 하듯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지만 중국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2라운드에 올랐고 16강전에서 홈팀 일본의 상승세를 잠재우는 등 갈수록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터키는 공공연히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외칠만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월드컵을 포함해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양팀은 다행히 큰 부상 선수나 출장 정지중인 선수들이 없어 최상의 전력을 내보내 후회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양팀의 주력 스트라이커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엘 하지 디우프(21)와 하산 샤슈(26)의 골 대결. 디우프는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직 골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총알같은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 진영을 헤집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고 언제라도 골을 터트릴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이에 맞서는 하산은 브라질전과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집어넣었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가 위협적이고 패스에도 능해 세네갈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이탈리아가 한국에 진 것은 심판 탓이 아니고 자기들이 골을 못 넣었기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판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심판들이 한국과의 16강전에서 패한 뒤 이탈리아 선수단이 계속 꼬투리를 잡는 판정 문제에 대해 따끔하게 반박했다. 국제심판들의 반박 요지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결정적인 골 찬스를 스스로 무산시켰다는 것. 한국-이탈리아전 주심을 맡았던 바이런 모레노 국제심판은 이탈리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에리가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이하고도)공을 하늘로 차버렸다”고 꼬집었다. 모레노 주심은 “토티도 수비수와 접촉이 없었는데 ‘시뮬레이션’을 했고 2번째 경고여서 퇴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데르스 프리스크 주심도 “이탈리아전에 큰 실수가 있었지만 그 실수는 심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선수에 의한 것”이며 “골라인에서 불과 2m 떨어진 지점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실수를 이탈리아 선수가 범한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위원회 에드가르도 코데팔 멘데스 위원도 “이탈리아 선수들은 몇 차례 골 찬스를 스스로 무산시켰다”며 “실수가 있었다는 그건 선수, 감독, 심판에게 모두 해당되는 것이지 심판만이 실수를 했다는 비난은 부당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연합
8강 신화를 이룩한 세네갈 대표선수들에게 유럽빅리그의 스카우트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진출한 세네갈은 그동안 아프리카에서도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등에 밀려 유럽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축구 개발도상국.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배를 받았던 역사관계로 세네갈 대표선수 23명중 21명이 프랑스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빅리그에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전에서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격파해 세계를 경악시켰던 세네갈은 조별리그를 거쳐 16강전에서 스웨덴까지 2대1로 제압하자 빅리그의 스카우트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세네갈 공격의 핵인 스트라이커인 엘 하지 디우프(21)와 미드필드 살리프 디아오(29)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이미 입단 계약을 맺은 상태고 나머지 선수들도 빅리그와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세네갈 대표팀의 주장인 알리우 시세(26)는 버밍엄과 이적 협상중이고 디우프와 투 톱을 이루는 앙리 카마라(26)와 게임메이커 칼릴루 파다가(25), 골키퍼 토니 실바(27) 등도 스카우트의 표적이다. 이들은 프랑스 리그의 소속팀에서 확고한 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해 그라운드와 벤치를 들락거렸던 신세였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디우프의 걸출한 활약에 빛이 가렸던 카마라는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 골든 골까지 터뜨려 단숨에 축구영웅이 됐고 미드필드의 지휘자인 파디가와 여러차례 선방을 펼친 실바 역시 월드컵이 끝나면 빅리그 진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세네갈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스카우트 표적이 되는 것은 뛰어난 재능에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 또한 투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축구공에 인생을 건 세네갈 선수들은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 본선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대가이기도 하다. 세네갈 선수들에게 한일월드컵은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무대로 남을 전망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26·브라질)가 ‘영원한 축구황제’ 펠레의 명성에 도전한다. 오랜 무릎부상을 털고 이번대회에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호나우두는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5골을 터뜨려 독일의 클로세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 1위로 나선 상태. 호나우두는 득점왕 등극과 함께 브라질의 통산 5번째 우승, 게르트 뮐러(독일)가 보유중인 월드컵 역대 개인 통산 최다골(14골) 도전 등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생애 최고의 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호나우두가 가슴 떨리게 기다리는 기록은 자신의 우상인 펠레가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선수의 월드컵 개인통산 최다골. 20세기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였던 펠레는 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70년 멕시코월드컵까지 4회 연속 출전하면서 모두 12골을 터뜨렸었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4골을 기록했던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에서 5골을 추가, 월드컵 통산 9골을 기록중이다. 때문에 브라질이 이번 대회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호나우두가 펠레의 기록을 뛰어넘거나 최소한 타이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호나우두가 골만 많이 터뜨린다고 ‘축구 황제’로 불렸던 펠레나 마라도나와 동등한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통산 최다골 보유자인 뮐러나 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13골을 몰아넣었던 퐁테뉴(프랑스)를 ‘축구 황제’로 부르지는 않는다. 호나우두가 펠레-마라도나로 이어지는 ‘축구 황제’의 계보를 잇기 위해선 득점력 못지않게 화려한 개인기와 높은 팀 공헌도를 팬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또 브라질의 5번째 우승을 견인해야만 진정한 ‘황제’의 칭호를 받을 수 있다. 호나우두는 황제의 자리에 아주 근접해 있다. 호나우두의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돌파력, 가공할 슈팅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고 브라질의 핵심 스트라이커로서 팀 공헌도 역시 아주 높다. 게다가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리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만 무사히 통과한다면 5번째 우승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호나우두가 ‘축구 황제’ 펠레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브라질-잉글랜드 21일 시즈오카에서 열릴 브라질과 잉글랜드의 한·일월드컵 8강전은 최강의 창(브라질)과 방패(잉글랜드)의 싸움이다.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팀은 공격과 수비에서 각각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 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3득점, 3실점으로 독일(12골)을 제치고 최다 득점을 기록중인 반면 잉글랜드는 5득점에 그쳤지만 단 1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과시, 독일과 최소 실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히바우두-호나우두와 데이비드 베컴-마이클 오언의 ‘황금 콤비’대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나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3R 공격편대’의 파상 공세를 리오 퍼디낸드가 이끄는 잉글랜드 포백 수비가 어떻게 잘 봉쇄해낼 지가 승부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들 3R 편대는 팀의 13골 중 10골을 몰아넣었을 정도로 공격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특히 득점 공동선두인 호나우두(5골)와 히바우두(4골)의 존재는 알려진 대로 위협적이다. 화려한 개인기가 삼바 리듬을 탔을 때 나오는 선수들의 폭발적인 돌파력은 물론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소신도 공격 축구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밤베타, 데니우손, 루이장 등 주전급 후보들로 구성된 예비 전력이 실로 막강한 것도 숨은 강점. 그러나 약체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5골을 넣고도 2골을 내준 수비는 오언의 빠른 돌파와 베컴의 날카롭게 파고드는 패스를 막아내기에는 상당히 허술해 보인다. ‘죽음의 F조’에 속했던 잉글랜드는 스웨덴과의 첫판에서 대니 밀스의 실수로 1골을 줬을 뿐 이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덴마크 등 강호들과 잇따라 맞붙는 동안 단 1골도 허용치 않는 등 갈수록 수비 조직력이 단단해지고 있는 점이 무기다.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대회 개막전 미드필드의 주전들이 대거 부상으로 탈락하자 포백 수비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 지금까지 강호들과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를 몰아붙이기 보다는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다가 베컴을 중심으로 역습을 노리는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미국-독일 4강 티켓을 놓고 21일 오후 8시30분 울산에서 맞붙게 될 독일과 미국의 준준결승전은 힘과 스피드의 싸움이다. ‘전차군단’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독일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거친 몸싸움, 탄탄한 조직력의 축구를 대표하고 미국은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역습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승리의 무게는 우승 3회, 준우승 3회, 3위 2회의 빛나는 전통과 선수 면면에서 앞서는 독일쪽으로 기운다. 그러나 미국은 포르투갈, 멕시코 등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꺾어 상승세를 타고 있고 특히 팀 플레이의 주축인 레이나와 도노반은 이전에, 헤지덕과 새네는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탓에 독일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13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한 독일은 예선 3경기와 16강전에서 모두 12골을 기록했지만 1차전 사우디때 8골을 제외하면 경기당 득점이 1∼2골에 불과해 심각한 골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5골로 득점선두인 클로세가 상대팀의 집중견제를 받자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노이빌레의 득점포가 가동되기 시작한게 그나마 다행이다. 치게-발라크-하만-슈나이더-프링스로 이어지는 미드필드진은 상대 진영에서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강하게 압박하는데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고 링케, 라멜로브, 메첼더가 지키는 스리백 수비도 노련한 경험에서 나오는 길목차단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발라크는 어시스트 1위(4개)에 오를 정도로 시야가 넓고 공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날카로워 미국 수비의 견제대상 1호다. 반면 미국은 도노반, 비즐리에서 시작되는 빠른 측면공격을 앞세워 30년 1회대회 4강진출의 신화 재연을 노린다. 이들의 스피드가 독일 미드필드와 스리백의 두터운 수비진을 뚫을 수 있다면 맥브라이드, 매시스의 발끝에서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폴란드전에서 무려 3골을 내준 느린 수비진이 마음에 걸리지만 수문장 프리덜의 철벽방어가 버티고 있고 예선라운드에서 경고누적으로 빠졌던 헤지덕이 복귀, 수비에 짜임새를 더했다. 두 팀의 골키퍼가 막상막하인 점을 감안하면 선취골을 얻는 팀이 무조건 유리할수 밖에 없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국과 더불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최고의 ‘이변의 팀’으로 평가받는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과 ‘투르크의 전사’ 터키가 베스트 멤버로 격돌한다. 22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맞붙을 양팀은 출장정지로 인해 팀의 주력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악조건을 딛고 16강전을 돌파했다. 세네갈은 플레이메이커인 칼릴루 파디가와 덴마크전 동점골의 주인공 살리프 디아오가 각각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스웨덴과의 16강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2대1로 이겼다. 또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어 최대의 파란을 일으킨 이후로는 단 한번도 정예 멤버를 전부 출격시키지는 못해 왔다. 덴마크와의 2차전에는 프랑스전에서 경고를 받은 주장 알리우 시세를 경고 누적을 우려해 출장시키지 않았고 우루과이와의 3차전에서는 덴마크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디아우가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것. 하지만 스웨덴전을 아무런 출혈 없이 치러낸 세네갈은 출장 정지로 벤치에 앉아있어야 하는 선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상에 시달리던 시세와 오른쪽 수비수 페르디낭 콜리도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해 전 선수가 출격 준비를 기다리고 있다. 조별리그를 힘겹게 통과한 터키도 전력의 손실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축 미드필더 엠레 벨로졸루와 수비수 엠레 아시크가 출장정지로 라인업에 없던 상황에서 홈팀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준준결승에 합류한 터키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본선 참가국중 가장 많은 옐로 카드를 받으며 ‘반칙왕’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터키는 첫 경기인 브라질전부터 2명이 퇴장당하는 등 지금까지 단 한 경기도 정상적인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열악한 상황을 뚫고 8강에 합류하며 파란을 이어가고 있는 세네갈과 터키가 최고의 전력으로 펼치는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