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의 수문장 올리버 칸(33)이 드디어 땀과 노력의 결실을 맛봤다.칸은 30일 구소련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야신상’ 수상자로 확정됐다. 칸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야신상을 차지해 94년 미국월드컵의 미셸 프로이돔메(벨기에), 98년 프랑스월드컵의 파비앵 바르테즈(프랑스)에 이어 세번째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준결승까지 6경기 동안 단 1골만 내주며 거미손을 과시한 칸이지만 결승전서는 브라질의 날카로운 ‘창’을 막아내지 못하며 2골을 허용, 아쉬움을 남겼다. 어렸을 때 몸이 유난히 약해 16세에 여러 클럽에 입단 신청서를 냈지만 모두 거절당해 축구 선수로서의 꿈이 꺾일뻔 했다. 하지만 끈임없는 훈련으로 상대 공격수가 자기를 보기만 해도 기가 꺾여 슛을 할 수없을 정도로 위압적인 존재로 변신한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칸은 18세이던 87년 프로에 데뷔했고 94년에는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할 기회를 만들었으며 드디어 95년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96유럽선수권, 98프랑스월드컵에서 후보 신세를 면치 못했던 칸은 주전 골키퍼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은퇴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0년에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유럽 최고의 골키퍼로도 뽑혔으며 2001∼2002시즌 독일리그,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팀 우승을 이끌어 전성기를 맞고 있다. 188㎝, 87㎏으로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집중력, 판단력이 뛰어난 세계 최고의 수문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오랜 부상의 나락에서 벗어난 ‘축구 천재’ 호나우두(25)가 24년동안 월드컵을 지배했던 ‘마의 6골’을 돌파하며 꿈에 그리던 골든슈를 품에 안았다. 호나우두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에서 후반 22분 총알같은 문전 쇄도로 가볍게 선제골을 터뜨린 뒤 34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쇄기골까지 뽑았다. 이로써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총 8골을 기록, 팀 동료 히바우두와 독일의 골잡이 클로세(이상 5골)를 제치고 생애 첫 월드컵 득점왕에 오르면서 조국 브라질을 통산 5번째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았. 또한 호나우두는 78년 아르헨티나 대회이후 24년동안이나 이어진 월드컵 득점왕의 ‘마의 6골’ 징크스를 깨뜨리며 현대 축구의 철통같은 수비망속에서도 독보적인 스트라이커의 존재를 과시했다. 4년 전 프랑스월드컵 이후 심각한 부상에 시달리며 2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던 호나우두는 이번 월드컵 개막전만 해도 재기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C조 조별리그 터키와의 1차전에서 통렬한 발리슛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호나우두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리며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3R 삼각편대’의 선봉장으로 돌아왔다. 득점왕이 차지하는 골든 슈에 이어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2연패마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호나우두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이 우상처럼 여기는 ‘축구황제’ 펠레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4년전 프랑스에서 4골을 기록했던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추가해 월드컵 개인 통산 12골을 기록, 펠레가 보유중인 브라질 출신선수 월드컵 최다골과 타이를 이룬 것. 뿐만 아니라 25살에 불과한 호나우두가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다면 게르트 뮐러(독일)가 수립한 월드컵 최다골(14골)을 갈아 치우는 것도 시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4년 전 프랑스에서 눈물을 흘렸던 ‘축구 천재’는 2002년 요코하마에서 마침내 펠레와 마라도나의 계보를 잇는 ‘축구 황제’로 발돋움했다.
‘삼바축구’가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했다.21세기 첫 FIFAF컵의 주인은 예상대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30일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득점왕 호나우두가 자신의 7호, 8호골을 후반 폭발시킨데 힘입어 라이벌 독일을 2대0으로 꺾고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오성장군(五星將軍)’ 브라질 삼바군단의 왼쪽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진 4개의 별은 이날부터 5개로 늘어났다. 17차례 월드컵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한 브라질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5회우승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을 월드컵 역사에 우뚝 세웠다. 58년, 62년, 그리고 지난 70년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원히 차지한 브라질은 94년에 이어 8년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은 통산 최다 우승 뿐 아니라 38년 대회 이탈리아에 이어 본선 7경기 전승 우승 기록을 재현했다. 또 브라질은 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소속 대륙이 아닌 곳에서 열린 대회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소속 대륙이 아닌 곳에서 우승을 이뤄낸 나라는 브라질 뿐이다.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은 브라질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는 득점왕에 주는 골든슈를 차지, 지난 98년 대회 이후 오랜 부상의 질곡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알렸다. 호나우두는 78년 이후 24년간 계속되어온 ‘6골 득점왕’ 전통을 깼으며 7월1일 발표하는 골든볼(최우수선수) 수상이 유력해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독일은 당초 8강도 어렵다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진출, 차기 대회 개최국의 체면을 세웠다. 3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이번이 통산 4번째 준우승.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그리고 호나우디뉴의 ‘3R’을 앞세운 브라질의 ‘창’이 올리버 칸이 버틴 독일의 ‘방패’를 뚫은 한판이었다. 브라질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호나우디뉴와 카푸가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번갈아 침투하며 독일 수비진을 헤집었다. 독일도 질세라 베른트 슈나이더가 잇따라 브라질 골문 쪽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찔러 넣어 만만치 않았다. 독일도 몇차례 위협적인 공격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경기의 흐름은 브라질이 쥐었다. 호나우두가 두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칸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44분 클레베르손의 기습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튄 것이 브라질로서는 아쉬웠다. 후반 초반 옌스 예레미스의 헤딩슛과 올리버 노이빌레의 위력적 프리킥 등으로 이어진 독일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브라질은 22분 마침내 결승골을 뽑아냈다. 독일 진영에서 수비수의 볼을 빼낸 호나우두가 히바우두에게 볼을 건넸고 벼락같은 왼발슛이 터져 나왔다. 칸이 간신히 쳐냈으나 쇄도하는 호나우두의 오른발에 걸린 볼은 그토록 열리지않던 독일 골네트를 갈랐다. 기세가 오른 호나우두는 34분 클레베르손의 강한 땅볼 크로스를 히바우두가 살짝 뒤로 흘려주자 뛰어들며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 모서리에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독일은 노장 올리버 비어호프와 게랄트 아사모아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미하엘 발라크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편 결승전을 끝으로 한달간 지구촌을 달궜던 월드컵을 막을 내리고 2006년 독일 대회를 기약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국축구대표팀의 4강 신화를 이끈 ‘황새’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이 3·4위전에 나오지 못한 채 아쉽게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대회 개막 직전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황선홍은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인 터키와의 3·4위전에 출전하지 못해 지난 24일 독일과의 준결승이 은퇴경기가 되고 말았다. 경기 내내 벤치에서 후배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본 황선홍은 경기가 끝나고 아쉬운 축하행사가 끝난 뒤 그라운드로 나아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에 은퇴선언 당시 황선홍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격려했던 히딩크 감독은 작별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를 뜨겁게 껴안은뒤 그의 등을 두드려 주며 격려했다. 90년대 이후 대표팀의 중심에 항상 존재했던 노장 황선홍. 그는 변함없이 성원해준 관중들의 따뜻한 격려속에 14년간 정들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벗고 홀가분하게 후배들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물려주게 됐다. 지난 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 출전함으로써 A매치 100회 출전기록을 세워 국내에서는 차범근, 최순호, 홍명보에 이어 4번째로 ‘센트리 클럽’에 가입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후에도 스페인과의 8강전에 나와 이탈리아를 격침시켰고 이날 출장하지 못해 은퇴 경기가 되고만 독일과의 준결승에서는 선발로 출장,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독일전까지 황선홍이 출장한 대표팀 경기 횟수는 모두 102회. 그동안 영광의 순간도 수없이 많았지만 ‘골결정력 부재’라는 한국대표팀의 오명을 혼자 뒤집어 쓰다 시피한 과거도 오랫동안 대표팀의 공격수 자리를 지켜온 황선홍의 몫이었다. 수많은 부침끝에 마지막 무대에서 월드컵 4강 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황선홍은 이제 더 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지만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환호한 4천700만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이용열(수원 숙지고)이 제83회 전국체전 태권도 도대표 최종선발전에서 남고부 페더급 정상에 올랐다. 이용열은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남고부 페더급 결승에서 다양한 발차기로 이문규(성남 송림고)를 판정으로 꺾고 우승했다. 라이트급에서는 원진국(성남 풍생고)이 정상에 올랐고, 핀급과 플라이급에서는 조민기(포천 일동종고)와 이동현(의정부공고)이 각각 체급 우승을 차지했다.’ 또 여고부 핀급에서는 윤성미(시흥 군자공고)가 안지은(성남 수내고)을 판정으로 물리치고 우승했고, 미들급과 웰터급에서는 장지은(수원정산고)과 김윤경(성남 효성고)이 1위에 올랐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안산 본오중이 제57회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3년만에 남중부 패권을 되찾았다. 지난 99년대회 우승팀 본오중은 29일 강원도 묵호중학교 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남중부 결승전에서 조재성, 김형만 쌍포의 맹활약에 힘입어 박지현, 임경민이 분전한 경북체육중에 2대1로 승리, 정상에 올랐다. 본오중은 첫 세트에서 세터 김준영의 안정된 볼 배급을 바탕으로 조재성, 김형만의 좌·우공격이 맹위를 떨치고 김원준과 임승민이 중앙에서 활약을 펼쳐 25-18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본오중은 2세트에서 갑자기 서브리시브 난조를 보이며 조직력이 무너져 초 중학급세터 조형민의 날카로운 토스웍을 박지현과 임경민이 왼쪽 공격으로 연결한 경북체중에 23-25로 내줘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갔다. 3세트에서 전열을 재정비한 본오중은 조재성, 정지성의 왼쪽 강타가 불을 뿜고 김형만이 오른쪽에서 고비때마다 결정타를 날려 15-8로 마무리했다. 본오중의 김형만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조재성은 공격상, 정지성은 수비상을 각각 받았으며 김성수 감독은 지도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어 열린 남고부 결승에서 성남 송림고는 경북사대부고에 1대3으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수원 유신고가 제83회 전국체전 야구 고등부 도대표 2차선발에서 첫승을 올렸다. 유신고는 29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B조 경기에서 김혁, 박윤석, 문대근이 이어던지며 산발 1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박윤석이 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쳐 고양 주엽고에 8대0,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1회말 2점을 먼저 뽑아낸 유신고는 3회 1점을 추가한 뒤 4회 이철희의 우중간 안타와 문대근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 찬스에서 홍석무의 좌전안타로 2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유신고는 계속된 2사 1,3루 기회에서 대타 박윤석이 중전안타로 1점을 추가, 6대0으로 앞선 뒤 8회 2점을 더 뽑았다. 한편 이어 열린 A조 경기에서는 구리 인창고가 29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부천고를 12대6으로 따돌리고 1패뒤 첫승을 기록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아쉽지만 잘했다’ ‘4년뒤를 기약하자’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대구월드컵경기장을 가득메운 6만3천여 관중은 벅찬 환희와 아쉬움의 눈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52년전 한국전에서 자유를 위한 피흘린 ‘혈맹’인 터키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없었고 오직 승자만 있었다. 6월의 뜨거움속에 조국의 명예를 걸고 뛰었던 한달간의 격전을 마무리하는 자리는 화합과 우정의 붉은 물결만 넘실댔다. 경기가 끝난 뒤 마련된 시상대에도 3위와 4위 자리가 따로 없었다. 4위를 차지한 우리 선수들이 먼저 오르고 3위가 된 터키 선수들이 나중에 오르는 순서상의 차이만 있었을 뿐 오로지 열심히 싸운 선수들을 위한 평등한 시상대만 놓여 있었다. 태극전사들이 관중에게 큰 절을 하고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코칭 스태프를 헹가래칠 때 응원단은 4강 신화 주역들의 이름을 하나씩 연호했고 수천발의 플래시가 그들을 축복했다. 히딩크는 그동안 선수들을 솔선수범해 이끌어 왔던 황선홍과 홍명보를 다시 불러내 같이 손을 맞잡았다. 명예롭게 은퇴하는 두명의 노장 선수들을 향해 관중들은 뜨거운 연호로 ‘사랑’을 전했다. 터키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를 때 관중은 ‘터키! 터키!’를 외치며 48년만에 진출한 월드컵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한 터키를 위해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태극전사들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답례를 하기 위해 달려가는 터키 선수들의 손에는 터키국기와 태극기가 함께 들려 있었다. 한국대표팀으로서는 지난 10일 조별리그 미국전(10일) 이후 19일만에 다시 찾은 대구.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패배의 위기를 일순간에 날려버렸던 안정환의 동점 헤딩골에 경기장이 터져 나갈 듯 솟아났던 함성은 이날 오히려 증폭돼 달구벌에 메아리쳤다. 이날 경기 시작 1시간전부터 북을 치며 ‘대∼한민국’을 외치던 응원단은 물결 응원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응원단은 양팀 선수를 소개할 때 한국선수와 마찬가지로 터키 선수들을 뜨거운 박수로 맞았고 터키국가가 연주될 때는 본부석 왼쪽 스탠드에서 대형 터키국기가 펼쳐졌다. 한달간 열전이 펼쳐졌던 월드컵이 대미를 향해 치닫고 있는 29일 달구벌엔 새로운 희망을 담은 우정과 화합의 함성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브라질과 독일이 30일 오후 8시 요코하마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대망의 FIFA컵을 놓고 맞붙는다. 21세기 첫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이날 경기는 ‘삼바축구’의 화려한 개인기와 ‘전차군단’의 탄탄한 조직력이 월드컵 사상 처음 충돌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일하게 월드컵에 개근한 브라질은 ‘3R’로 불리는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삼각편대를 앞세운 파상적인 공격축구로 통산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려 하고 있고 이에 맞서는 독일은 골키퍼 올리버 칸을 중심으로 한 수비 조직력과 단번에 득점으로 이어지는 속공을 통해 4번째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이날 결승은 특히 8차례씩 우승컵을 나눠가진 남미와 유럽간 힘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은 물론이고 3파전으로 압축된 호나우두(6골)-히바우두-클로세(이상 5골)의 득점왕 레이스와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과 최고 골키퍼에게 주는 ‘야신상’ 등 각종 개인상도 가려 별들의 자존심 대결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브라질이 독일에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 남미예선에서 사상 첫 탈락 위기를 맞았던 브라질의 저력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는 수비 조직력이 특유의 개인기와 맞물리면서 시너지효과를 낸 데 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때만 해도 11골을 넣고도 3골을 내줬으나 벨기에, 잉글랜드, 터키 순으로 맞붙은 결승토너먼트에서는 5득점에 1실점만 기록해 한결 달라진 공수짜임새를 과시했다. 대회 최다인 4어시스트를 기록한 플레이메이커 발라크가 경고누적으로 빠져 공격에 누수가 생긴 독일은 8강 진출을 목표로 본선에 나섰다가 결승까지 올랐기에 ‘져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자세다. 독일의 유일한 카드는 압박이다. 득점포 클로세가 5골에서 발이 묶여 있는 독일로서는 한국과의 4강전에서처럼 육박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압박으로 3R의 공세를 허리에서 차단한 뒤 번개같은 속공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기습 외에 기대만 할 전술이 없다. 다만 수비만큼은 브라질에 비해 나은 게 위안거리. 골키퍼 칸은 조별리그 아일랜드전에서 내준 동점골이 유일한 실점일 정도로 신들린 선방이 압권이고, 수비형 미드필더 2명과 찰떡 궁합을 이루는 스리백도 뚫기가 쉽지 않다. 결국 ‘창과 방패’의 대결로 요약되는 대망의 결승전은 득점왕을 노리는 호나우두의 발끝과 야신상 내정자 칸의 손끝에서 명암이 갈라질 공산이 큰 셈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매일 일할 수 있는 곳을 택하겠다.”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한일월드컵 3·4위전을 끝으로 한국팀과의 계약기간을 마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래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날 경기를 평가하면 ▲오늘 경기를 이겨 3위에 오르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전반전에 수비에서 큰 실수가 있어서 좌절됐다. 하지만 후반에 팬들의 엄청난 성원과 함께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오늘 졌지만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큰 성과를 냈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지난 2월부터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매일 훈련할 수 있었다는데 만족하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일하고 싶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에인트호벤에서 영입의사를 타진했다는데 ▲리즈 유나이티드 건은 사실무근이다. 그러나 에인트호벤으로부터 대회 이전에 제의를 받긴 했다. 언제고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대표팀에 전념하고 싶다고 답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재계약을 공식 요청했는데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인정한다는 뜻이기에 우선은 기쁘다. 고려해 볼 것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수비수와 공격수의 발굴이 큰 과제다. 앞으로 내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영광일 것이다. -언제쯤 진로를 결정할 것인가 ▲일단은 다음주 축하행사에 참석한 뒤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몇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