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8강에 진출하며 한국축구의 새역사를 쓴 대표팀이 4강진입이라는 또다른 신화를 창조하게 될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입장권 구입이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시야장애석 일부가 판매될 전망이다. 19일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와 월드컵 티켓 공식 판매대행사인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 따르면 22일 스페인과 갖게 될 8강전 광주경기 입장권은 모두 매진됐으나 축구팬들의 시야장애석 판매문의가 쇄도하지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에 판매될 시야장애석은 모두 3천500여석으로 판매가격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0일 오전부터 조직위 입장권 인터넷 판매사이트(http://ticket.2002worldcupkorea.org)와 전화(1588-0000)를 통해서만 판매한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격전을 치른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한 뒤 오는 22일 스페인과의 한일월드컵 8강전과 관련해 이같이 전제한 뒤 “스페인이 우리보다 이틀 더 쉬고 나온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중요한 만큼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훈련의 강도를 달리 적용하며 회복을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또 “스페인 선수 개개인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경험많은 선수들로 구성된 스페인은 지금 우승후보군에 꼽히는 강팀인 만큼 이제껏 경기보다 더 힘든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 감독은 “하지만 우리는 전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며 늘 하던대로 물러서지 않고 경기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은 부상선수에 대해 “김남일의 부상은 우려되는 수준으로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반반이며 코뼈가 함몰된 김태영은 보호대를 착용하고 회복을 지켜봐야 겠지만 결코 무리하게 출전시키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히딩크 감독은 최근 부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의 간판 스트라이커 라울 곤살레스와 관련해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부상중인 최용수, 김태영, 김남일이 불참한 가운데 달리기와 볼 뺏기 게임 등을 하며 22일 광주에서 펼쳐질 스페인과의 준준결승에 대비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더 실시한 뒤 21일 광주로 떠날 예정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국 축구대표팀이 김남일과 김태영의 부상으로 오는 22일 스페인과의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부담을 안게 됐다. 18일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이 후반 20분께 점프한 뒤 내려오다 잠브로타의 발을 밟으면서 왼발을 크게 접질렀고 왼쪽 수비수 김태영은 격렬한 몸싸움이 계속되던 전반 중반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었던 것. 대표팀 의료진 관계자에 따르면 김남일은 19일 오전 현재 통증은 있으나 뼈에는 이상이 없어 추가적인 정밀진단 없이 물리치료에 전념할 계획이고 김태영은 이날 새벽 함몰된 코뼈를 세우는 수술을 받고 현재 보조기를 사용키로 한 상황이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스페인전에 이들이 출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촉박한 시간을 감안하면 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대표팀은 수비진용의 정비를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 김남일이 나오지 못할 경우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던 이영표 또는 박지성을 그 자리에 기용하거나 이번 대회들어 중앙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유상철을 수비에 치중토록 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왼쪽 윙백으로 뛰고 있는 이영표나 오른쪽 날개공격수인 박지성에게 김남일의 역할을 맡긴다면 최근 경기에서 나섰던 대표팀 진용에서 일부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리고 김태영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전천후 수비수 이민성이 그 자리에 대체투입되거나 오른쪽 윙백 송종국 또는 유상철이 아래로 내려와 홍명보-최진철에 이은 스리백의 한 자리에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피날레를 명예롭게 장식하겠다.’닮은꼴 스타인 한국의 홍명보(33)와 스페인의 페르난도 이에로(34)가 오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자존심을 걸고 불꽃대결을 펼친다. 팀의 대들보이자 주장인 이들은 경력 등 모든 면에서 너무나 흡사하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이들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4회 연속 본선에 나왔고 팀내 A매치 최다 출장기록을 갖고 있는데다 플레이스타일도 흡사한 등 많은 점에서 일치한다. ‘대타’로 90년 처음 월드컵에 출전한 뒤 4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아 한국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홍명보는 A매치 129회 출장(9골)으로 한국 최고이고 정확한 볼배급과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 운영 능력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간주되고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최전방까지 볼을 몰고 나와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공격가담능력은 이에로보다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9년 9월 폴란드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에로는 90년 대회에는 벤치 신세였지만 이후 스페인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부상, 94년 미국월드컵부터는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A매치 89회 출전으로 스페인 최다인 이에로는 공중전과 몸싸움이 능하고 미드필더나 최전방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패스가 자로잰듯이 정확하고 날카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페널티지역 부근에서의 직접 프리킥이 위협적인 이에로는 특히 16년간 프로로 뛰면서 100골 이상 뽑았고 A매치에서도 27골을 수확하는 등 득점력도 갖췄다. 또한 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모진 시련을 겪은 것도 유사한 점이다. 홍명보는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한때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났고, 이에로도 같은 이유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 겨우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닮은 꼴’의 노장 중 누가 각자의 조국을 4강으로 견인할 지 관심을 모아지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더이상 ‘유럽징크스’는 없다. 유럽팀인 스페인, 독일을 딛고 결승까지 간다.” 한국축구가 FIFA 랭킹 6위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꺾고 대망의 8강 진출에 성공을 거두며 유럽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입증했다. 이처럼 한국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유럽축구에 강한 면모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8강전 상대인 FIFA 랭킹 8위인 스페인전과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4강 상대로 예상되는 독일전에서도 예상밖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지난 해 8월까지만 해도 극심한 ‘유럽징크스’에 시달려오며 이번 대회에서의 본선 첫 16강 진출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했었다. 한국은 지난해 1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지난 달 26일 가졌던 프랑스와의 평가전까지 32차례의 A매치 중 2001년 8월 체코전까지 유럽팀과 4차례 맞붙어 모두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대5로 참패를 당한데 이어 같은해 8월 체코와의 A매치서도 0대5로 대패해 세계축구의 중심무대인 유럽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해 11월 98 프랑스월드컵 3위팀인 크로아티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를 기록, ‘탈 유럽징크스’를 예고한 한국은 올해 3월 핀란드와의 친선경기서 2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지난달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프랑스 등 강호들과 맞붙어1승1무1패로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난 달 16일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골세례를 퍼부으며 4대1로 대승을 거뒀고, 5일뒤에는 ‘축구종가’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인 잉글랜드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유럽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은 5월 26을 수원에서 열렸던 FIFA 랭킹 1위인 98 프랑스월드컵 우승팀 프랑스와 맞붙어 박지성, 설기현이 한골씩을 기록하며 비록 2대3으로 역전패했지만 결코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한국은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2대0으로 완파한데 이어 최종전에서는 세계랭킹 5위인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1대0으로 누르고 16강에 진출, 강호 이탈리아마저 2대1로 꺾고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유럽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유럽팀 킬러’로 변모한 한국대표팀의 무서운 기세에 스페인과 독일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25·인터 밀란)가 팀의 통산 5회 우승과 득점왕,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골’이라는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호나우두는 17일 고베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1대0으로 앞서던 후반 42분 쐐기골로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며 이번 대회 5번째이자 월드컵 개인 통산 9번째 골을 터뜨렸다. 미로슬라프 클로세(독일)와 함께 이번 대회 득점 랭킹 공동 1위로 올라서며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골(14골) 기록 보유자인 게르트 뮐러(독일)를 5골차로 추격한 것. 우선 클로세와의 골든슈(득점왕) 경쟁은 라이벌들이 연이어 탈락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기 시작해 전망이 밝은 편이다. 호나우두는 C조 조별리그 터키, 중국과의 경기에서 1골씩을 기록하더니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채 치른 코스타리카전에서 2골을 넣은데 이어 이날도 골을 보태는 등 매 경기 골맛을 보고 있다. 하지만 클로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포함, 5골을 넣은 이후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골을 넣지 못해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클로세 외에 강력한 경쟁자들이었던 욘달 토마손(4골·덴마크), 헨리크 라르손(3골·스웨덴), 로비 킨(3골·아일랜드) 등이 소속팀의 16강 탈락과 더불어 득점왕 경쟁에서 떨어져 나간 것도 행운이다. 또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 경신 가능성도 호나우두의 득점 레이스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프랑스대회에서 4골을 넣었던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등 4경기만에 5골을 터뜨려 게임당 평균 1.25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페이스로 8강전, 준결승, 결승 혹은 3·4위전까지 치른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3∼4골을 더 보태 월드컵 개인 통산 12∼13골까지 넣을 수 있다. 산술적으로는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골 신기록이 힘들어 보이지만 절정의 골 감각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고 팀의 공격축구가 계속되면 소나기골을 터뜨릴 기회는 언제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더구나 브라질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들의 탈락속에 우승확률을 급격히 높이고 있어 사실상 결승전이 될 잉글랜드와의 8강전(21일)만 넘는다면 호나우두의 세마리 토끼몰이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수원월드컵구장은 골키퍼들이 가장 싫어하는 무대?’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결승토너먼트 1경기를 치러낸 수원월드컵구장이 국내·외 1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쏟아낸 구장으로 밝혀져 골잡이들에게는 ‘희망의 무대’인 반면 골키퍼들에게는 ‘죽음의 무대’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수원월드컵구장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통산 20골이 터져 경기당 5골씩을 기록하고 있다. 수원에서는 지난 5일 D조 미국-포르투갈전(3대2)을 시작으로 11일 A조 세네갈-우루과이(3대3), 13일 C조 브라질-코스타리카(5대2), 16일 16강 스페인-아일랜드전(1대1) 등 4경기를 치르며 매 경기마다 많은 골이 터져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수원경기장에서는 이처럼 많은 골이 터지며 약팀으로 지목됐던 팀들에게는 이변을 만들며 16강 진출을 이루는 계기가 된 반면 강팀들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어 중도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 대조를 이뤘다. 미국은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로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포르투갈을 3대2로 제압, 16강에 오르는 기틀을 다졌고 반면 첫 경기에서 카운터 펀치를 맞은 포르투갈은 끝내 예선탈락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1대0으로 제압해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세네갈은 수원 최종전에서 우루과이와 비겨 1승2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16일 스웨덴마저 따돌리고 8강에 오르는 돌풍을 이어갔다. 한편 한국대표팀은 월드컵 개막에 앞서 지난 달 26일 수원에서 가졌던 최종 평가전에서 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겨뤄 선전끝에 비록 2대3으로 패했지만 이를 계기로 본선에서 유럽팀들과의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반해 한국대표팀에 혼쭐이난 프랑스는 개막전에서 세네갈에 패하는 등 예선 3경기 동안 단 한골도 넣지 못한 채 1승도 못거두고 귀국하는 빌미가 됐다. 수원구장에서 터진 월드컵 20골 가운데는 특히 남쪽 골문에 13골이 들어갔고, 한국과 프랑스의 A매치 경기를 포함하면 25골 가운데 17골이 남쪽 골문에서 만들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준준결승에 오를 5,6번째 팀을 가린 17일 16강전 두 경기는 오심으로 인해 승자의 영광이 다소 퇴색된 경기였다. 특히 주심의 오판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어서 진 팀의 아쉬움을 더욱 크게 했다. 두 경기 가운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먼저 열린 미국-멕시코전의 결정적 오심은 후반 10분 발생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거세게 미국을 압박하던 멕시코가 오른쪽 코너킥을 얻었고 이를 루나가 강하게 왼발로 문전에 찬 볼을 미국 수비수 오브라이언이 마치 골키퍼처럼 손으로 ‘펀칭’한 것. 오브라이언의 펀칭이 아니었다면 이미 자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보르헤티의 헤딩이 골로 연결될 가능성이 컸던 장면이다. 페널티킥은 물론 오브라이언에게 퇴장 명령이 주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이를 외면했고 결국 힘이 빠진 멕시코는 미국의 기습 측면돌파에 추가골을 허용, 0대2로 침몰했다. 주심의 오판은 일본 고베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벨기에전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전반 3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절묘하게 넘어온 센터링을 벨기에 주장 빌모츠가 문전에서 뛰어올라 헤딩 골을 성공시킨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관중이나 TV 시청자나 어떤 상황인지 의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빌모츠가 점프하는 과정에서 브라질 수비수 주니오르를 살짝 밀었다는 주심의 판정이었다. 와세주 벨기에 감독은 “만일 주심의 노골 판정만 없었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또 당사자인 빌모츠는 “주심이 하프타임 때 녹화영상을 보고 와서는 후반 시작전에 ‘화면을 봤더니 반칙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오심을 인정했다”고 털어놨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독일 대표팀이 오는 2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벌어지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전에서 유니폼 상의에 검은 리본을 착용한다. FIFA 키스 쿠퍼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독일 대표팀이 간밤에 타계한 프리츠 발테르를 추모하기 위해 유니폼에 검은 리본을 달기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달 수 있다”고 밝혔다. 쿠퍼 대변인은 “어느 팀이든 (누군가를 기리기 위해) 유니폼에 리본을 부착하는 것은 자유”라고 덧붙였다. 독일 대표팀은 발테르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과의 8강전에서 검은 리본을 착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서 독일이 우승할 때 주장을 맡았던 발테르는 17일 81세를 일기로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한편 17일 경기에서 심판들은 지난 98년 프랑스와 브라질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 주심을 맡았던 모로코의 사이드 벨콜라 국제심판을 추모하기 위해 심판복에 검은리본을 착용했다고 쿠퍼 대변인은 소개했다.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각 팀 감독들의 얄궂은 운명이 화제를 낳고 있다. 16강과 8강 문턱에서 살아남아 있는 사령탑들이야 결전을 남겨두고 있어 상관이 없지만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탈락한 감독들은 대부분 쓸쓸한 본국행과 더불어 자신들의 거취까지 결정해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 놓여 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다 참담한 성적표를 안고 귀국한 프랑스의 로제 르메르 감독은 ‘아트사커의 전령’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스타일을 구겼다. 르메르 감독은 프랑스축구연맹과 여론의 경질압력에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축구계 내부에서는 차기 감독으로 필리프 트루시에 일본대표팀 감독과 장 티가나 풀햄 감독, 전 대표팀 주장 디디에 데샹을 이미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 당초 유임 쪽으로 기울던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도 조별리그 탈락의 불명예와 함께 경질쪽으로 가닥이 잡혀 퇴출위기에 직면했다. 어차피 계약직으로 ‘파리목숨’에 가까웠던 용병감독들은 깨끗하게 신변을 정리하고 떠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세사레 말디니 파라과이 감독은 이탈리아리그 명문클럽인 AC 밀란의 스카우트로 변신해 남은 축구인생을 보내겠다며 거취를 정리했다. ‘16강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중국 감독도 세계의 높은 벽에 실패를 맛보더니 “당분간 쉬고 싶다”며 홀연히 떠난 상황. 우루과이의 빅토르 푸아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날 곧바로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죽음의 조에서 침몰한 나이지리아의 아데그보예 오니그빈데 감독은 협회의 외국인 감독 영입 방침에따라 경질이 기정사실화 됐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신임을 받아 지휘봉을 유지한 감독이 있는가 하면 떠나려는 소매 깃을 붙잡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감독도 있다. 이번 대회 첫 퇴장 감독인데다 간판 스트라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와의 불화로 마음고생이 많았던 슬로베니아의 슈레치코 카타네츠 감독은 미련없이 감독직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축구협회가 극구 만류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으로 코스타리카에 귀화한 알렉산데르 기마라에스 감독도 재신임을 얻은 상태고 아일랜드의 마이클 매카시 감독도 2년간 계약을 연장해 입지를 재구축했다. 독일 출신의 빈프리트 셰퍼 카메룬 감독도 일단 2년간 계약을 연장키로 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있고 튀니지의 아마르 수아야 감독은 2004년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