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재홍…현대 상큼한 출발

현대 유니콘스의 ‘괴물타자’ 박재홍이 2002 삼성증권배 프로야구에서 시즌 첫 끝내기 안타로 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는 5일 수원야구장에서 벌어진 시즌 개막전에서 임선동-조용준-베라스의 특급 계투와 연장 10회말 박재홍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SK 와이번스에 3대2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임선동과 에르난데스를 선발로 내세운 양팀은 경기초반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다가 현대가 홈런 한방으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현대의 7번타자 박경완은 4회말 2사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 SK 선발투수 에르난데스의 143km 짜리 초구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SK는 막바로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 1사후 안재만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개의 도루를 잇따라 성공시켜 만든 2사 3루에서 채종범이 우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로 안재만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1대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SK는 7회에도 안재만의 볼넷과 정경배의 몸에 맞는 볼로 맞이한 2사 1.2루의 득점기회에서 역시 채종범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2대1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는 7회말 공격에서 이숭용이 에르난데스의 3구를 통타해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2대2 재동점을 만든 후 양팀은 9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갔다. 현대는 연장 10회말 선두타자인 대타 서성민의 좌전 안타와 박진만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박재홍이 좌익선상을 흐르는 결승 2루타를 작렬시켜 연장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임선동, 조용준에 이어 10회초 등판한 현대의 세번째 투수 베라스는 1이닝 1사사구 무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SK의 두번째 투수인 이승호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월드컵 개최도시 순례-전주

천년 고도 전주는 장구한 역사 만큼이나 전통이 살아 숨쉬는 유적지와 사찰 등 많은 관광명소를 간직한 고장이다. ◇경기장시설 지난 2001년 11월8일 개장한 전주월드컵 경기장은 전주지방 고유의 전통미를 살려 건설한 4만2천477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이다. 전주월드컵구장은 전주의 전통 토산물인 합죽선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지붕을 지지하는 4개의 대형기둥은 그 옛날 마을어귀에 서있던 솟대를 이미지화 하였다. 지붕과 기둥을 연결하는 케이블은 전통악기인 가야금의 12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전주가 소리의 고장임을 표현했다. 1999년 2월 62만7천929㎡의 부지위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어진 전주경기장은 시공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이겨내며 지난해 8월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에 선정될 만큼 규모나 시설면에서 세계 어느 축구전용구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전체 관람석의 87.59%를 덮게끔 되어있는 지붕은 폴리카바나이트라는 투명재질로 만들어져 잔디생육을 위한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으며 통풍성 또한 뛰어나다. 전주경기장에서는 모두 3경기가 열리는데 6월7일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10일에는 한국과 한조에 속해있는 포르투갈과 폴란드가 경기를 갖고 17일에는 D조 2위와 G조 1위간의 16강전이 펼쳐져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전주에서 경기를 갖게 된다. 전주경기장은 월드컵이 끝난 후 다목적 레저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월드컵 문화행사 전주는 이번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라는 점에서 동양문화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번째 행사가 4월27일부터 5월2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이다. 지난 2000년 처음 시작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신인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 거리음악제, 민속놀이 체험마당과 전통민속놀이인 ‘전주기접놀이’가 경기당일 펼쳐지며 첫 경기 전야제로 ‘온거리 맘판’이란 제목의 축하 퍼레이드가 열리게 된다. 또 월드컵 기간중에 전주종이문화축제를 열어 뛰어난 품질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전주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문화축제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6월15일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가 열려 한국의 소리를 세계에 알리고 대회가 끝난 이후 완산골연꽃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큰 행사가 준비돼 있어 월드컵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먹거리 전주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비빔밥은 평양냉면, 개성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전주 비빔밥과 함께 콩나물 국밥, 돌솥 비빔밥, 한정식 등 다양하고 맛깔스런 음식은 전주를 가면 반드시 맛봐야 될 음식들이다. 전주시내에는 약 100여개의 비빔밥 업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대표적인 업소가 38년 전통을 자랑하는 성미당이다. 기존의 비빔밥 업소가 흰밥 위에 각종 나물과 고추장 등을 얹어 손님이 직접 비벼 먹는데 이곳의 비빔밥은 주방에서 황포묵과 취나물, 미나리 등 20여가지의 재료를 넣어 직접 만든 비빔밥을 놋그릇에 담아 내놓는 것이 특징. 맛이 담백하면서도 고소하고 맵지도 않아 외국인에게 제격이다. 비빔밥과 함께 전주의 대표적 음식이 ‘콩나물 국밥’이다. 콩나물국밥의 원조인 삼백집은 55년 역사를 지지고 있으며 개업 당시 ‘하루 300그릇만 판다’는 뜻에서 음식점 이름을 삼백집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24시간 영업중. 육각수를 이용해 직접 기른 콩나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콩나물이 졸깃졸깃하고 국물맛도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전주에 오면 아침은 ‘콩나물국밥’, 점심은 ‘비빔밥’, 저녁은 ‘한정식’을 먹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개업 43년째인 백번집은 전주에서 성업중인 20여개의 한정식 업소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조선시대 사대부집의 손님접대 풍습에서 생겨난 한정식은 보통 40∼50가지 반찬이 올려질 정도로 상차림이 화려한 것이 특징. 이밖에 1인용 곱돌솥에 쌀과 밤, 대추 등 20여가지의 재료를 넣어 짓는 반야돌솥집, 국립공원 변산반도 앞바다에서 자란 백합과 전복을 이용해 만든 ‘백합탕’과 ‘전복죽’ 전문업소 초막집 등이 전주의 참맛을 전해주는 대표적인 음식점들이다. ◇볼거리 보물 제931호인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창건한 곳이다. 당시 제작된 영정은 전란으로 훼손됐으며 현재의 영정은 고종 9년(1872)에 새로 모사한 것이다. 전주의 전통한옥보존지구는 1900년대 초부터 전주시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조성되기 시작한 전통한옥 밀집지대로 서울 남산 한옥마을, 경북 안동 한옥마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통한옥 보존지역이다. 현재 보존지구 8만3천여평의 부지에는 50년 이상된 전통한옥 800여채가 들어서 있어 조선시대 한옥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월드컵 기간 외국인에게 한옥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방 11개가 딸린 ‘전통한옥 체험관’을 최근에 건립했다. 덕진공원은 고려시대에 형성된 자연호수를 도시공원으로 조성했다. 부지 4만5천여평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호수에는 매년 6∼7월 수만개의 연꽃이 개화해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호숫가에는 창포늪이 있어 단오절때면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한해 건강을기원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많이 찾는다.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년)에 창건돼 당시 호남지역 최대사찰로 미륵신앙 근본도량의 기능을 담당했던 곳이다. 국보 제 62호와 보물 제 27호로 지정된 ‘미륵전’과 ‘다층석탑’등 10여점의 국보와 보물이 소장돼 있어 화려했던 백제의 불교양식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전주시내에는 풍남문, 오목대, 한벽당, 전주향교, 조경단 등 우리 조상의 숨결을 느끼고 고유의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특히 전주예선경기 출전국의 대부분이 카톨릭국가임을 감안해 치명자산성지를 둘러보는 카톨릭 성지순례를 관광상품화 하였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