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덕고, 하수처리장·영통소각장 해결 ‘앞장’ [꿈꾸는 경기교육]

수원 영덕고등학교 학생들이 최근 지역의 고질적 문제인 ‘수원 공공 하수 처리장 악취 문제’,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이하 영통 소각장) 이전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다. 영덕고 학생들은 두 현안을 둘러싼 주민 피해·갈등 사례와 관련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분석하고 적정성을 토의했다. 수원 공공 하수 처리장 문제와 관련, 학생들은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혐기성 상태의 폐수 침전물(슬러지)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점을 지목, 슬러지 내 산소를 공급해 악취 유발 물질 발생을 막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미생물을 활용해 악취의 주요인인 황화수소와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앞서 제시된 대책이 갖는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영통 소각장 이전 문제를 다룬 토론에서는 소각장 이전 후 건물 재활용 방안이 제시됐다. 학생들은 영통 소각장 이전 후 문화 예술 공간, 청년·노인 복지 공간, 공유 오피스 활용안을 내세우고 토론을 진행했다. 양기원 영덕고 교사는 “이번 활동은 학생들이 지역 현안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학교 수업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이 생활 속 문제를 찾고 개선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 공공 하수 처리장은 슬러지 악취가 발생하며 반경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영통소각장의 경우 사용 기한이 경과함에 따라 이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 구운초, 카이스트 멘토단과 ‘리더십&녹색 첨단산업 융합 캠프’ 실시

수원 구운초등학교는 최근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멘토와 함께하는 ‘리더십&녹색 첨단산업 융합 캠프’를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녹색·첨단산업’과 ‘인성·리더십’ 두 프로그램을 축으로 지난 15~19일 5일간 진행된 캠프는 학생 가치관 형성과 인성·리더십 향상,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변화하는 기술·사회문화 트렌드를 익히고자 마련됐다. ‘녹색·첨단산업 중점 프로그램’은 ▲생명의 비밀 파헤치기 ▲환경 지니어스 ▲ChatGPT, 미래를 그려줘! ▲ Al야, 동화책을 만들어 줘! 등으로 구성, 운영됐다. 학생들은 미래 과학 기술과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 미래 시대의 과학 기술, 지구 환경과 상호 공존하는 지구 공동체 중요성을 배우며 미래 시대 인재상을 확립했다. 함께 진행된 ‘인성·리더십 중점 프로그램’은 ▲나만의 가치로 쌓는 리더십 ▲미래 리더를 위한 공평함의 감각 ▲나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방법 등을 주제로 전개됐다. 각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가치를 찾고 평등과 공평의 의미와 과제를 나누며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도록 짜여졌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멘토 대학생들과 생명 과학의 기본 요소 등 과학 탐구 활동, 환경 게임과 신재생 에너지 자동차 만들기 등을 실습을 진행하면서 일상 속 과학의 원리와 환경 문제의 실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이해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카이스트 K-Let 멘토들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활동으로 리더십 배양, 소통 및 감성 인식 능력 제고에 스스로 나서도록 도우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A 학생은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고 말로만 듣던 AI 활동을 체험하며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고 친구들과 나누며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우영 구운초 교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이끌어갈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육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강조다.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문화·예술시설 활용... 미래 아티스트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중 하나인 ‘늘봄공유학교’가 시·군 곳곳에서 자리잡으며 지역사회의 돌봄 수요에 응하고 있다.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공공 시설,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돌봄 거점’을 형성,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을 병행하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부천시는 상원초등학교를, 김포시는 지역 문화시설인 고촌아트홀을 거점으로 삼고 기관 특색을 반영한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양육 부담 경감, 교육 기회 보장을 통한 양육 및 사교육 부담 경감을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늘봄 공유학교 모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문화시설 거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 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첫번째 ‘김포형 늘봄공유학교’다. 지역 내 우수 시설의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위 학교가 운영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위치해 있는 김포시 고촌읍은 신도시 및 택지 개발로 청년층과 학생 인구 유입이 많지만 지역 교육 여건은 각 학교가 늘봄 대기 수요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포시는 고촌아트홀을 비롯해 오늘엄마 공동육아, 김포문화원 등 지역 7개 기관에 늘봄공유학교를 설치, 초등 늘봄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지역 5개 초등학교 1~2학년 40명을 방과 후부터 오후 7시까지 돌보고 있다. 차량 운행을 통해 학생들의 하교와 늘봄공유학교 등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분야별 전문 강사를 초빙해 △놀이 언어 수업(영어·일본어·중국어) △활동 수업(발레·놀이 체육) △음악 수업(바이올린) △심리치료 수업(스토리텔링·마술)을 진행 중이다. 특히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고촌아트홀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주말 음악학교’는 학생들이 수준별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 대상은 김포를 비롯해 부천, 고양 등 인접 지역 20개교로 훨씬 넓다. 교육은 음악 전공 전문 강사진이 트럼펫, 호른 등 금관악기와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를 비롯해 마림바, 팀파니, 비브라폰 등 학교에서 다루기 힘든 타악기류도 함께 가르친다. 이와 함께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주말에 ‘우리 동네 야외음악회’, ‘찾아가는 스쿨콘서트’ 등도 운영하며 지역 거점 주말 공유학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포교육지원청은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통해 지역사회 협력을 기반한 돌봄터, 학습터 안착을 추진, 학생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돌보면서 질 높은 맞춤형 교육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김지원 교사 인터뷰 줌-in “차별 없는 돌봄 ‘특화’... 지역사회 이끌 인재 키워요” “고촌지역 아이들이 차별 없는 돌봄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 그것이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의 역할입니다.” 김지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 전담 교사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역사회의 돌봄 참여’를 꼽았다. 사단법인 고촌아트홀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고촌 늘봄학교는 2015년 경기도교육청 이룸학교(꿈의학교 전신)로 출발해 지역의 초등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특히 (사)고촌아트홀은 31년째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김포청소년오케스트라’를 통해 매년 김포시를 포함한 인접 지역 청소년 400여명에게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예술 활동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 도교육청으로부터 늘봄공유학교로 선정된 이곳은 지역 돌봄 거점으로서 인근 5개교 1~2학년생 40명을 돌보고 있다. 김 교사는 “학년마다 1명씩의 선생님이 배정돼 아이들의 등하교부터 수업, 돌봄을 전담하고 있다”며 “1~2학년생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돌봄을 받다 3학년으로 진학한 학생 5명도 함께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오케스트라 교육 외에도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외국어 수업과 발레, 방송 댄스 등 체육 활동, 창의 미술 수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지만 여느 학교에서 운영하는 늘봄학교와 다른 한 가지 특징은 아이들이 중간에 학원을 가야 해 퇴소하면 이후 다시 입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학부모와의 협의를 거쳐 아이들의 일정을 담당 교사들이 확인, 학원 등·하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학교 밖에서도 아이들이 폭넓고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에 대해 학부모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는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단위 학교가 아닌, 지역 거점 공유 학교라는 특성을 띠기에 가능한 장점이다. 실제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차량 운행을 통해 학교가 끝난 아이들을 안전하게 늘봄공유학교로 등교시키고 있으며 아이들의 학원 등·하원부터 귀가까지 책임지고 있다. 방학이 되면 고촌 늘봄학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학기 중과 동일하게 차량을 운행, 아이들이 다니는 각 학교를 돌며 등교를 돕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 지금도 전체 정원의 20% 안팎에 해당하는 대기수요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고촌 늘봄공유학교도 개원 초기부터 학부모 사이에서 호응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룸학교로 출발할 당시만 해도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겪었고, 부족한 교육 과정과 돌봄 여건으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차량 운행과 더불어 지역사회 인재를 중심으로 편성한 체계적·전문적 수업 두 요인이 맞물리며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김포시교육지원청을 거쳐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역 사회 거점 공유학교’의 모범사례로 지정됐다. 김 교사는 “이곳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영어 등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강사진 상당수는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또는 활동 중인 지역 출신 인재들”이라며 “어떤 교육과정에는 이곳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가 직접 교육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돌봄 교실’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시설과 재능, 관심을 쏟아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지역사회 문화 시설을 거점으로, 지역의 인재들이 직접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고촌 늘봄공유학교만의 특징이 도교육청으로부터 “진정한 늘봄공유학교 모델은 이것”이라는 평가를 얻었다”며 “김포시 안팎으로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벤치마킹한 늘봄학교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고촌 늘봄공유학교의 또 다른 장점으로 ‘고촌지역이 아이들의 차별 없이 모두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을 우선 선발하면서 이들에게 무료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자신의 꿈을 키울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룸학교서부터 서서히 안착해 나간 돌봄, 교육 체계가 빛을 발하면서 이곳을 다니는 고촌지역 아이들의 분위기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현재 2개소인 늘봄교실을 확장, 지역의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며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지목했다. 김 교사는 “늘봄학교 운영 예산이 더 확대된다면 지역 내 아이들을 더 많이 수용해 고촌 늘봄학교가 ‘제2의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며 “또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 외에 더 많은 직업의 교육과정을 편성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방과 후를 보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가온·소윤재 학생 다양한 프로그램 ‘흥미진진’ “모든 공부 재밌고 유익해요” “발레와 스토리텔링, 영어, 일본어... 듣고 있는 수업이 정말 많고 재밌어요!”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다니고 있는 보름초등학교 1학년 윤가온 학생. 매일 학교가 끝나면 이곳으로 등교해 시간을 보내는 윤양은 고촌 늘봄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 대부분을 참여하고 있다. 윤 양은 “음악 시간에는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미술 시간에는 유명한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 화가의 작품을 똑같이 만들어보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을 그려봤다”고 말했다.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가 끝나면 줄넘기와 바둑 학원을 다닌다는 윤 양은 “학교가 끝나면 이곳 선생님과 버스를 타고 와서 수업을 듣다가 부모님이 데리러 오신다”며 “그때 집으로 가거나 줄넘기, 바둑 학원으로 간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학교 2학년 학생인 소윤재 학생도 고촌 늘봄공유학교에서 중국어, 일본어, 미술, 바이올린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소군은 “바이올린은 같은 선생님께서 쭉 가르쳐 주시다 보니 실력이 꽤 늘었다”며 “야구, 줄넘기, 미술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매일 이곳에서 나가는 시간은 다르지만 모든 수업이 재밌고 유익하다”고 말했다.

부천 상원초, 클러스터 공간 공유과밀·돌봄 걱정 ‘뚝’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중 하나인 ‘늘봄공유학교’가 시·군 곳곳에서 자리잡으며 지역사회의 돌봄 수요에 응하고 있다.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공공 시설,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돌봄 거점’을 형성,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을 병행하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부천시는 상원초등학교를, 김포시는 지역 문화시설인 고촌아트홀을 거점으로 삼고 기관 특색을 반영한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양육 부담 경감, 교육 기회 보장을 통한 양육 및 사교육 부담 경감을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늘봄 공유학교 모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부천교육지원청이 개발한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이다. 상원초 유휴 교실을 활용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으며 인접한 3개 초등학교 돌봄 수요까지 소화하고 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방과후 학교 2개 교실과 틈새 돌봄 교실 1개실을 구성해 지역 4개 초등학교 1~6학년생을 대상으로 돌봄과 각종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이를 통해 교육·돌봄(Educare) 통합서비스인 교육돌봄을 구현, 교육 기회 확대 및 격차 해소는 물론이고 학부모 양육 및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병행하고 있다.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거점, 즉 ‘클러스터 공간’ 활용으로 과밀 학급, 돌봄 공간 부족 문제를 안고있는 인근 학교의 돌봄 대기 수요를 함께 해소하는 데 있다. 또 일반적인 형태의 늘봄학교가 초등학교 저학년 중심으로 혜택이 구성되는 반면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모든 학년에게 방과후 교육을 제공하며 3~6학년 학부모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구현되는 또 다른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은 인근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사교육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방과후교육을 개설한 것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10개 부서, 20개 강좌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시간에 공백이 있는 학생들을 돌보기 위한 개방형 틈새 돌봄 교실도 함께 설치했다. 10개 부서는 △해리포터 마술 △드론 항공 △교과 융합 수학 △3D 스팀펜 △체력UP 키즈 체조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 아트 △성우 스피치 △목공 △생태 체험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3D 스팀 펜, 성우 스피치, 목공 등 사교육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부서에 학생 참여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타 학교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현황과 인기 강좌를 면밀하게 분석, 해당 학교 학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강좌를 겹치지 않게 편성하고 개강 시기도 주변 학교 대비 한 달 늦추는 등 혹시 발생할지 모를 돌봄 수요 쏠림 현상 예방에도 나섰다. 현재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4개교, 230여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주변 학교와 3~6학년생들의 돌봄 수요까지 흡수하는 장점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참여율이 76%포인트 상승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부천 상원 꿈나래 늘봄공유학교 인터뷰 줌-in “모든 학년, 다양한 교육... 사교육 덜고 만족 더한다” “지역 돌봄 초과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 운영을 담당하는 김언실 부천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밝힌 상원 늘봄공유학교만의 특징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지난해 부천교육지원청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개발 시범 지원청’으로 지정되면서 그해 10월 ‘늘봄공유학교’ 형태로 문을 열었다. 늘봄공유학교는 지역 내 돌봄 거점을 지정, 인접 학교별로 상이한 유휴 공간 보유 여부나 돌봄 수요 등 조건을 한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특정 학교가 돌봄 수요를 자체 해결하는 늘봄학교보다 포괄적이다. 상원초를 비롯해 상도초, 상일초, 신도초 등 4개교가 일대에 집중돼 있어 초등 돌봄, 방과후 학교 수요가 많지만 돌봄 교실 부족으로 항상 대기 수요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4개교 1~6학년생들을 함께 돌보고 있다. 늘봄 공유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마침 상원초가 도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남과 동시에 돌봄 교육 수행에 적합한 유휴 교실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상원 늘봄학교는 일주일에 최대 360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으며 특히 모든 학년이 균등한 비율로 돌봄 과정의 혜택을 받고 있다. 김 장학사는 “늘봄학교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 등 돌봄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저학년을 우선시해 3~6학년 학부모들이 아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늘봄공유학교는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학교별 상이한 돌봄 여건과 늘봄학교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3학년 이상, 고학년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드론 항공 △3D 스팀 펜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아트 △목공 등 20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각 강좌는 학원에서 배우기 힘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편성, 공교육이 진로 탐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김 장학사는 “기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에 상당수 학부모가 1~2과목만 참여시키고 있다”며 “때문에 AI 코딩, 목공 등을 공교육에서 실시하는 데 대해 학부모들이 매우 좋아하고 있다. 특히 저학년이 중심이 되는 늘봄학교와 달리 모든 학년이 다양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복지적 측면에서 만족도가 정말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원 늘봄공유학교의 강좌 편성은 이곳만의 또 다른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바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되 인접 학교의 방과후 학교 과정과 겹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짜여진 프로그램들이라는 점이다. 늘봄공유학교 과정이 타 학교 방과후 학교 수요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천교육지원청의 조치다. 이 과정에서 부천교육지원청은 인접 학교의 방과후 학교 개설 과목을 모니터링, 인기 강좌를 제외했으며 개강도 타 학교 대비 한 달 늦은 지난 4월 실시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가 무료로, 비교적 더 넓은 학년층을 아우른다는 특성이 타 학교 방과후 학교 이탈과 폐강 등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 장학사는 “지난해 10월 개소 이후 일부 학생 사이에서 기존에 다니던 방과후 학교를 이탈하려는 사례가 발생, 주변 학교들로부터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에 학교별 방과후 학교는 계속 다니되 늘봄공유학교를 병행하는 구조로 상생, 교육 기회 확대를 모두 이루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틈새 돌봄’ 과정을 추가해 ‘꿈터’라는 별도의 돌봄 교실과 안전 관리 담당자를 별도 배치하고 있다. 이곳은 강좌 간 공백이 발생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 학생들이 언제든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의 역할은 방학 중 더 빛을 발한다. 오전 9시30분 시작, 오후 5시까지 상원초는 물론이고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 교육을 제공한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상원 늘봄공유학교에 ‘AI 미래교실’을 구축하는 등 시설 개선과 교육 프로그램 내실화를 병행,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장학사는 “상원초를 중심으로 늘봄공유학교가 운영되면서 지역교육지원청은 돌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큰 안정과 만족감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 돌봄 수요를 맞춰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월요일엔 드론, 금요일엔 목공 일주일 내내 지겨울 틈 없어요” “학교 끝나고 월요일은 드론, 목요일은 메이커아트, 금요일엔 목공 수업을 듣는데 너무 재밌어요.” 상원초 5학년 홍지아 학생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 3일은 학교를 마치고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강좌를 수강한다. 홍양은 상원 늘봄공유학교를 가지 않는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방과후 학교, 또 학교에서 운영하는 가야금 교육을 받고 있다. 일주일 내내 학교 안에서 늘봄공유학교와 방과후 학교 등으로 돌봄 교육을 받는 것이다. 홍양은 “드론 항공 수업에서는 비행기와 드론의 구조에 대해 배우고, 실제로 드론을 날려 보기도 한다”며 “목공 DIY 시간에는 목공예 세트로 미니 노래방을, 메이커아트 시간에는 레진과 클레이 등으로 미니어처 등 다양한 것을 만들고 있다. 정말 재밌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학교 2학년 임기범 학생도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드론 항공과 △3D 스팀 펜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아트 △생태 체험 등 일주일에 5개의 강좌를 듣고 있다. 임군은 “드론 항공 시간에는 스티로폼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날려 보기도 하고 생태 체험 시간에는 식물과 동물, 파충류에 대해 배운다”며 “또 코딩 시간에는 작은 로봇으로 실제 코딩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태권도 학원에 다니고 있는 임군은 하교 시간과 태권도 학원이 시작하는 시간 사이의 간극을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채우고 있다. 임군은 “학교가 끝나면 늘봄공유학교에서 여러 가지 수업을 듣다가 집에 들른 뒤 태권도 학원을 간다”며 “학교에서 듣는 강좌들 모두 좋지만 특히 3D 펜으로 작품을 만드는 시간이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민·관·학 ‘책임 돌봄’ 품앗이...‘늘 봄처럼 따뜻한’ 경기교육 [꿈꾸는 경기교육]

늘봄학교. ‘늘 봄처럼 따뜻함이 있는’, ‘늘 본다’는 늘봄과 학교가 결합한 이 제도는 합계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지며 아이 한 명 한 명에 대한 국가 책임이 절실해짐에 따라 등장한 돌봄 공백 해소 프로그램이다. 기존 ‘방과후 학교’와 ‘돌봄 교실’이 합쳐진 단일 형태로 학교,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해 학생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늘봄학교는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범 운영 중이며 정부는 2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지난해부터 ‘경기형 늘봄학교’ 시범 운영에 착수, 이달 기준 전체 1천332개 초등학교의 73% 수준인 975개교에 안착시키며 전국 시·도교육청 중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 경기형 늘봄학교... 돌봄 공백 해소·학생 맞춤 교육 구현 방점 경기도교육청의 늘봄학교 사업 모델인 ‘경기 늘봄학교’는 당면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돌봄 교육 모델을 발굴, 학생과 학부모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심화되는 돌봄 공백을 해소, 학부모 양육과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이끄는 게 핵심이다. 경기 늘봄학교는 지난해 기준 전체 초등학교의 11.6% 수준인 154개교가 시범 운영을 개시, 올해 975개교가 운영에 들어가며 참여 학교가 1년 새 5.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돌봄이 가장 필요한 초등학교 1학년생의 경우 1학기가 시작된 지난 3월 1천52개교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실시, 늘봄학교 전면 시행 준비에 나섰다. 여기에는 교사와 외부강사 5천600여명과 학생 2만7천270여명이 참여했으며 디지털 학력 향상 등 돌봄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특히 도교육청은 정부의 9월 늘봄학교 전면 시행 방침에 발맞춰 아직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375개교에 대한 준비에도 들어갔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학교 돌봄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25개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단기 인력을 채용하고 늘봄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대상 학교별 시설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도교육청은 학교 외 지역 인프라를 다양하게 활용, 경기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현재 도서관, 미술관 등 168개 기관과 협업해 늘봄 학교를 조성했으며 향후 300개 기관에 늘봄학교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장 연수, 정책 토론회 등을 실시해 늘봄학교 내실화와 추가 조성 및 안착에 매진할 방침이다. ■ 학교·거점센터·지자체... 민·관·학이 참여하는 경기 늘봄학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중심형 △센터 중심형 △지역 중심형 등 세 가지 운영 모델을 줄기로 경기 늘봄학교를 조성,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돌봄이 학교만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가용 자원을 공유해 다양한 돌봄 수요를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학교 중심형 모델은 단일 학교 운영 방안과 중심 학교 운영 방안이 적용된다. 단일 학교, 중심 학교 두 갈래로 구성돼 있으며 단일 학교 중심형은 39학급 이상 학교가 자체적으로 늘봄학교 전담 인력을 배치, 교내 돌봄 수요를 자체 흡수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중심 학교형 모델은 지역 내 한 학교를 클러스터, 즉 거점 학교로 선정하고 인접 12~30학급 정도의 소규모 학교 돌봄 수요를 함께 대응하는 형식이다. 센터 중심형 모델은 별도의 기관이 학교 돌봄 수요를 위탁하는 게 핵심이다. 지역 거점형 늘봄지원센터를 조성한 뒤 개별 학교 돌봄 업무를 전담하는 유형이 대표적이며, 고양 삼송거점형 늘봄센터가 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지역 중심형 모델은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과 지자체가 협업에 나서는 두 방안으로 나뉜다. 성남 오리초, 부천 상원초 등에서 적용되고 있는 지역 자원 활용 사례는 지역 내 공간,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인접 학교 학생에게 맞춤형 늘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흥 검바위초, 하남 신우초는 지자체가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과 함께 늘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지역 유휴 공간을 발굴, 시설과 돌봄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만들고 민간 법인에 늘봄학교 운영을 위탁하는 형태며 지역 내 복수의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늘봄학교 모니터링단과 현장 지원 자문단과의 협의,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각 돌봄 모델에 대한 구상을 조속하게 완료할 방침이며 지금도 보완을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9월 늘봄학교 전면 시행 시기에 맞춰 지역 특색을 살린 다채로운 돌봄 모델을 안착해나갈 계획이다.

시흥 검바위초, 아이는 안전·부모는 안심사각지대 없는 세심한 돌봄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시흥 검바위초등학교 아이누리돌봄센터. 시흥시 내에서 운영되는 ‘학교 안 지역 거점형 다함께 돌봄센터’ 명칭으로 경기도교육청과 시흥시가 시설 조성부터 운영까지 협업하고 있는 ‘경기형 늘봄’ 모델이다. 늘봄은 돌봄이 필요한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 학교 부담 경감과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안정과 만족을 주는 교육 서비스의 연장선상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지역 내 23번째 돌봄센터로 센터가 위치한 검바위초를 비롯한 인접 3개 학교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시흥시가 시설 설치와 운영을 맡고, 시흥교육지원청이 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곳은 ‘지역 중심의 돌봄 체계 구축 및 초등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운영 목표로 다양한 돌봄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도시화로 초등학생, 맞벌이 가구 증가... 민·관·학 머리 맞대 탄생한 거점형 돌봄센터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조성된 배경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흥교육지원청은 시흥시, 인접 학교들과 ‘민·관·학 돌봄 협력 협의체’를 구성하고 △돌봄 대기 제로화 △사각지대 없는 돌봄 실현 △지역 현황과 수요를 분석한 맞춤형 교육 돌봄 디자인 발굴·적용에 나섰다. 2018년 3만748명이었던 초등학생 인구가 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는 맞벌이 부부 수 증가와 안정적 돌봄 수요 증대를 의미했다. 올해 기준 초등학교 인구는 3만7천328명으로 2028년 대비 21% 늘었다. 더욱이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위치한 시흥 은계지구는 신도심과 구도심이 맞물려 있는 지역으로 2019년부터 신도심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 학급 과밀화 및 돌봄 대기 수요가 급증했다. 2022년 ‘모듈러 교실’을 도입하기까지 했지만 과밀 해소에 역부족인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은계지구는 인구 변동 추이 고려할 때 향후 구축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 예정돼 구도심 돌봄 수요 역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지역 민·관·학 돌봄 협력 협의체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돌봄 대기 해소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본격적으로 지역 중심의 돌봄 제로화 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역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움직인 결과 등장한 것이 올해 설립된 검바위초 돌봄센터다. 돌봄협의체는 △은계지구 신도심 학교 학생 과밀화 완화 △구도심 학교 유휴 공간을 활용한 지역 돌봄 대기 해소 △구도심 학교 활성화 방안으로 검바위초와 인접 은빛초를 공동 학군으로 지정, 검바위초 내 거점형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하는 데 착수했다. 이후 협의체는 법안 검토부터 타 지역 우수 기관 탐방, 학교 내 유휴 공간 재배치 방안 수립 및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 등 과정을 진행했다. 협의체는 2021년 검바위초에 체육관이 건립되면서 발생한 유휴 공간으로 거점 돌봄센터를 구축하는 리모델링 방안을 강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체육관 공간에 급식실이 들어서고 급식실이 있던 자리에는 도서관, 도서관이 있던 공간에 검바위초 돌봄센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꾸준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 검바위초 3자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으며 검바위초 돌봄센터 건립이 본격화됐다. 또 세 주체는 검바위초 돌봄센터 건립과 더불어 이전이 결정된 기존 도서관도 힘을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리모델링했다. 이는 지역 거점의 돌봄 대기 해소에 그치지 않고 원도심 학교 활성화와 학생 성장까지 견인하는 상생 효과를 일으켰다. ■ 학교 안에서 종일, 안전하게... 학부모, 학생 니즈 반영한 ‘책임 돌봄’ 실현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지난 3월 시범 개관을 거쳐 4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검바위초뿐 아니라 은빛초, 웃터골초 등 인근 4개교 학생 49명의 학생이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특히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오후 5시 정도까지만 운영되는 여느 학교 내 돌봄 교실과 달리 평일에는 방과 후부터 오후 8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지역 거점형 돌봄센터만이 가지는, 아이와 부모의 돌봄 니즈를 완벽하게 반영한 특장점이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급식·간식 지원, 숙제·독서 지도, 휴식 등 일반적인 돌봄 프로그램 외에도 참여 연극부터 시작해 미니 올림픽, 놀이 체육뿐 아니라 지역의 생태환경을 활용한 숲 체험, 푸드 테라피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쉼과 휴식이 있는 돌봄 자유 시간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인지 기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센터 곳곳에 레고블록 게시판, 인지 능력 향상 보드게임 등을 비치하고 있다. 이는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운영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2월 지자체를 중심으로 ‘초등 돌봄 요구 조사 자문단’이 구성, 학부모 등 주민 700여명을 대상으로 20일에 걸쳐 초등 돌봄 요구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 등은 지역 학부모들이 신체·정신 발달 프로그램, 돌봄 기반 쉬는 시간 제공,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시행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각 주체는 학부모 요구를 반영해 검바위초 돌봄센터에 다양한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는 검바위초 돌봄센터를 통해 선제적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학교 안에서의 안전하고도 책임 있는 돌봄을 실현하고 인근 지역 돌봄 대기 수요에도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기 시흥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시흥시는 최근 10년간 전체 인구가 29% 증가하며 경기도내 젊은 도시 4위로 발돋움, 돌봄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와 같은 지역 협력 돌봄 체계를 지속 구축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 학생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는 다양한 지원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자체, 학교, 교육 구성원과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늦은 시간까지 자유로운 입·퇴소... 학부모 만족도 높아” “아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돌봄과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데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림돌봄센터 이상하 센터장은 돌봄센터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아이들의 자유로운 입·퇴소를 강조했다. 검바위초 안에 위치, 지난 3월 임시 개소를 거쳐 4월 정식으로 문을 연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 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같이바라봄이 수탁 운영하고 있는 지역 내 23번째 돌봄센터다. 이 센터장을 비롯한 5명의 직원이 검바위초를 비롯한 인접 3개 학교 학생 49명을 돌보고 있으며, 1학년이 3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일선 학교가 운영하는 돌봄교실과 검바위초 돌봄센터 간 가장 큰 차이점으로 긴 돌봄 시간과 입소·퇴소 자유도를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돌봄교실은 오후 5시까지만 운영을 하고, 아이들이 학원 등의 이유로 한 번 시설에서 나가면 그날 다시 들어올 수 없기에 학부모의 니즈를 완벽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반면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외부 강사들이 각종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오후 7~8시까지 아이들이 시설을 자유롭게 들어왔다 나갔다 할 수 있어 퇴근이 늦는 학부모들이 아주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검바위초 돌봄센터의 경우 학교 안에 있어 아이들이 정규 수업이나 방과후 학교가 끝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기에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방학이 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에 주안점을 둔 조치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넘어 방학 숙제 지도, 기초 한글 교습도 병행하며 교육과 돌봄을 한데 어우르고 있다. 이와 함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 특화 프로그램인 ‘성장하는 푸드 테라피’와 ‘지금은 쉬는 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지를 묻는 초등 돌봄 지원 욕구 조사를 먼저 진행했다”며 “그 결과 학부모들이 자녀의 사회성 발달과 정서 안정을 가장 바라고 그 다음으로 휴식 제공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안전하길 가장 원하고, 이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진행 중인 성장하는 푸드 테라피는 학생들이 과자 등 먹을 것을 매개로 본인의 심리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술 치료는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데 반해, 다과를 먹으며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심리 지원이 필요해 보일 경우 상담과 검사를 병행하는 등 심리 안정화에 전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진행 중인 지금은 쉬는 중 프로그램은 단어 그대로 아이들 각자가 원하는 형태의 휴식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영화를 보고 싶은 아이는 영화 감상을, 축구를 하고 싶은 아이는 강사들과 체육 활동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아이들은 그림을 그린다. 이 센터장은 “아이들은 학원을 여러 곳 다니는 경우, 센터에 쭉 있는 경우 등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원하는 휴식의 모양도 제각각 다르다”며 “학부모들 역시 아이들이 센터에서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검바위초 돌봄센터 내 아동자치회를 통해 아동 인권 교육을 진행하는 등 아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도 키우고자 한다. 그는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 교육, 실종·유괴 방지 교육, 재난 대비 안전 교육 등 아동을 위한 5대 의무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각자가 갖고 있는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프로그램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집·학원 가기 전 들러...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요” “학교를 마치면 바로 이곳으로 와서 어떤 날은 일찍, 또 어떤 날은 좀 더 친구들과 있다 가곤 해요.” 시흥 웃터골초등학교 3학년 이호진 학생은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에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가는 시간이 다양하다. 이군은 센터가 위치한 검바위초 학생은 아니지만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전체 정원의 40%를 인접 학교 학생으로 모집하면서 함께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군은 “학교가 끝나면 이곳에서 조금 있다가 집으로 가거나 곧바로 태권도 학원 차량이 데리러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센터 안에서 가장 재밌는 활동으로 “돌봄센터 안에서 술래잡기 등 놀이 체육을 하는 것도 재밌고, 블록을 갖고 노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검바위초 3학년 권도경 학생은 학교를 마치고 많은 학원에 다니느라 검바위초 돌봄센터에 오래 있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권군은 “영어와 수학, 도자기 학원을 다니다 보니 학교 마치고 바로 이곳에 와도 2시면 나가야 한다”며 “놀이 체육이 정말 재밌어 보이지만 매번 준비 운동만 하다 학원으로 가야 해 많이 아쉽다”며 입을 내밀었다. 같은 학교 2학년 김정우 학생은 검바위초 돌봄센터에서 진행한 창의 미술 활동이 가장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학교를 마치면 오후 1시30분쯤 되는데 바로 이곳으로 와서 4시40분쯤 태권도 학원 차를 타고 간다”며 “종이로 우산을 만드는 활동도, 친구들과 노는 것도 모두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웃어 보였다.

성남여자중학교, 자유롭게 꿈꾸며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성남여자중학교 ‘존중과 배려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를 비전으로 성남시 수정구 영장산 중턱에 1972년 개교한 성남여자중학교는 올해 1월 50번째 졸업식을 진행한 ‘숲세권’ 학교다. 성남여중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민주적 참여를 통해 올해 학년 비전으로 △1학년은 ‘소중한 나와 너’ △2학년은 ‘함께 성장하는 우리’ △3학년은 ‘꿈을 찾아가는 행복한 동행’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자유롭게 꿈꾸는 배움터, 존중과 신뢰의 안전한 배움터, 참여와 소통의 민주적 배움터를 구현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 성남여중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로 선정돼 학생 질문 역량 배가를 통한 학업 성취도 제고, 미래 사회 인재 육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 6단계에 걸친 학생 평생 학습 마중물 ‘스스로 질문·탐구하기’ 성남여중은 교육청 지정 질문하는 학교 첫 선도학교 선정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 만들기’, ‘질문에 대해 탐구하기’ 역량 제고에 나섰다. 질문 기반 수업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를 기를 수 있고 이는 학업 성취도 향상과 더불어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깊이 있는 수업’과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질문에 대해 탐구하게 함으로써 학생의 학력을 향상키시고, 학생 간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현실적 여건도 반영됐다. 교사의 수업 열의와 학생의 학업 의지는 높지만 교육 여건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는 만큼, 학생들의 성실한 참여와 교사의 연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남여중은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역량이 개개인의 평생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남여중은 질문 기반 탐구 수업을 위해 6단계에 걸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질문하는 자체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하지 않도록 질문이 자연스러운 학교문화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성남여중은 ‘함께 존중하고 성장한다’는 학교 비전에 발맞춰 질문과 교과 수업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과정 재구성에 나서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 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교사 역량 개발에도 나선다. 성남여중은 깊이 있는 수업, 디지털·인공지능(AI) 활용 강화를 골자로 내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더불어 △개념 기반 교육과정 △이해 중심 교육과정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분석 등을 통해 학생들이 개념 기반 핵심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사 역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남여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의 핵심인 ‘질문하는 방법’ 가르치기에 나선다. 교과 특성 질문과 공통 질문을 구분해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생성형 AI 등 디지털 환경 기반에서 질문하는 방법도 함께 교육한다. 이와 함께 질문 기반 탐구 수업도 나선다. 질문을 기반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러 탐구 주제를 선정해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 사고력 향상에 나서는 한편, 원활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성남여중은 질문 기반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자기 평가와 교사 모니터링을 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 분석에 나선다. 질문 탐구 수업 전후 학생 학업 성취도와 발달 상황을 분석해 성과는 공유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 독서, 생태 교육, AI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질문 역량 교육 성남여중은 독서 교육부터 생태 환경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에 더해 생성형 AI를 통해서도 질문과 탐구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독서 교육의 경우 도서관에서 탐구에 필요한 책을 고른 뒤, 그 책을 선택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용 탐구에 필요한 질문 10개를 만든다. 이후 친구들과 좋은 질문의 순위를 매기고 토론한 뒤 질문에 대한 답 또는 대안을 스스로 찾아보고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또 학생의 질문과 탐구를 위한 학년별, 학급별 학생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성남여중은 학생회 차원에서 ‘환경 질문 나무 만들기’와 나눔장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한 뒤 환경을 지키는 방법 등 다양한 질문을 작성해 나무에 걸면, 간식이나 자체 제작한 물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받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특히 학생들이 내건 질문의 답변은 학생회와 환경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맡아 진행했다. 학교 수업 밖에서도 질문하고 답을 하며 질문이 일상화, 습관화되는 방법을 익힌 것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문 교육도 이뤄진다. 특히 성남여중은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 실천 학교’도 운영, AI 활용 방법과 그 안에서의 윤리의식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 생성형 AI 활용법의 핵심인 ‘좋은 질문하기’를 가르치는 질문하는 학교 과정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남여중은 ‘인권과 동물권은 무엇이 다른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법으로 없애는 데 대한 생각’, ‘육식주의와 잡식주의의 구분’ 등 질문의 핵심 요소인 사실적·개념적·탐구적(논쟁적) 질문들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 나가고 있다. 이들 과정을 통해 성남여중은 학생들이 질문 역량을 기르고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학습자로 성장, 개개인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터뷰 줌-in “질문하려 책 더 보고... 답 찾으려 깊이 학습” “주도적 탐구를 통한 질문이 학업 성취도 향상은 물론이고 학생 스스로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박현민 성남여자중학교 부장교사는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에 지원, 과정을 도입한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성남여중은 내년부터 중학교에 전면 도입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준비와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 배양을 위해 교과별로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접목 중이다. 개정 교육과정이 ‘깊이 있는 수업’, 즉 학생 개개인의 성찰 능력과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중시하는데, 여기에는 질문하는 역량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박 교사는 “질문은 개정 교육 과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질문하기 위해 수업이나 책, 콘텐츠 등의 내용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 깊이 있게 학습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사는 성남여중이 질문하는 학교 도입 초기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을 진행,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 설문 결과 1학년은 비교적 자신 있게 질문에 나설 수 있다고 답했지만 2학년, 3학년이 될 수록 서서히 자신감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며 “‘내 질문이 괜찮을까’라는 고민, 내 궁금함을 먼저 꺼내보이는 데 대한 부끄러움이 기저에 뒤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높은 학년일수록 낮은 학년보다 다른 학생의 질문을 더 많이 경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토대로 학년별로 학기 초에 어떻게 질문과 수업을 연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질문’에 대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생소한 것은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질문하는 학교 과정 자체가 올해 처음으로 이뤄져 참고할 만한 사례나 선행 자료가 없는 것도 난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성남여중은 지난해 도교육청 지정 탄소 중립 시범 학교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 관련 탐구활동을 진행했던 만큼, 그 경험을 질문하는 학교 안착에 접목했다. 박 교사는 “질문하기 활동이나 관련 프로젝트를 할 때 아이들에게 어땠는지 물어보거나 소감을 쓰도록 하고 있다”며 “초반에는 약간 생경해했지만 지금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령 1학년의 경우 ‘영미 문화 탐구’ 시간에 ‘공항에서, 기내에서’라는 여행 관련 주제로 상황별 대화를 나눠보고 대화가 일어나는 시간과 공간 알아맞히기를 했다”며 “학생들은 기내에서의 비행기 이착륙, 입국 심사 등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문화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영화 ‘패딩턴’을 관람하고 세부 사항에 대한 이해 질문과 영화 주제 관련 토론 질문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며 “이때 아이들은 처음에는 ‘곰과 함께 살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하다가 나중에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등 주제에 점점 더 다가가는 질문을 구사했다.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여중은 정규 교과 시간 외에도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 질문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영어 에코 프레젠테이션’ 동아리를 통해 환경 관련 주제를 영어로 발표하며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활동, 지역 농업기술센터 초빙 강사와 질의 응답을 주고받으며 실제 작목을 재배하는 텃밭 동아리 등이 그것이다. 박 교사는 “책과 수업 외 모든 활동에 걸쳐 단순히 답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마주한 문제를 진로, 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질문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동적인 리딩보다 더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질문을 고민하고, 내가 무엇을 모르고 다른 사람이 무엇을 아는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중력과 학업 성취도, 사고력이 함께 배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구들과 생각 나누며, 공부 습관 키워요” “‘정답’을 찾는 게 아닌 질문을 편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질문과 답을 공유하면서 질문 자체를 고민하고 더 잘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성남여중 3학년 김도이 학생은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수업 과정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김양은 가장 인상 깊은 활동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친구들과 질문 자체를 고민하는 순간을 꼽았다. 김양은 “사회 시간에 관련 책을 읽고 질문을 글로 표현하는 활동이 있었다”며 “이때 혼자 질문을 고르지 않고 친구들과 어떤 질문이 좋을지를 서로 묻고 추천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더 질문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 관련 책을 읽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직업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무엇보다 내가 잘해 나갈 수 있는지를 성찰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부연했다. 같은 학년 임태연 학생은 수업에 질문을 접목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교과 수업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임양은 “기존에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말씀하시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노트 정리에 치중했는데,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심해 ‘어떻게 하면 수업 내용을 체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다”며 “질문하는 학교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수업을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모둠 활동을 통해 질문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분위기가 형성돼 질문이 더 편해지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양은 인상 깊은 활동으로 책을 읽고 도서 관련 질문을 친구들과 고민해 적어 보는 시간과, 생성형 AI에게 자세한 질문을 반복하며 원하는 그림을 얻어내는 활동을 꼽았다. 임양은 “질문을 자유롭게 하면서 질문을 더 잘하기 위해 내용을 한 번 더 숙지하고 정리하다 보니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상승했다”며 “여기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질문으로 다루는 활동도 진행하면서 더 깊이 궁금해하는, 그래서 더 찾아보고 공부해 보게 되는 습관을 들이게 됐고 학업 실력도 덩달아 오르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 교사 일대일 매칭…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교육’ 뒷바라지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도교육청은 사유하는 학생, 깊이 있는 수업 실현을 위해 ‘질문하는 학교’ 구현에 착수, 25개 선도학교를 대상으로 각종 지원책을 전개하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 과정이 올해 처음 운영되는 만큼, 교과과정 개편에서부터 학교와 교사 전문성 확충이 향후 질문 교육의 성패를 가르게 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전문 교사 간 매칭, 질문하는 학교 운영 모델 정책 연구, 질문 중심 교수학습법 포럼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선도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교육청은 학생의 자발적 질문과 토론이 일상화되는 ‘질문하는 학교상(像)’을 구현, 성과를 점차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 질문하는 학교-전문 교사 매칭·연수… 선도학교, 교사 전문성 배양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와 전문 교사 일대일 매칭 및 찾아가는 연수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그보다 앞선 지난 3월 워크숍을 통해 25개 선도학교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지난 4월부터는 선도학교와 전문 교사 간 일대일 매칭 연수 주제 협의를 전개했다. 이후 지난 5월부터 1학기 연수를 실시, 이달까지 교사들에게 ▲질문의 가치와 효과 ▲질문 형성 기법을 적용한 수업 사례 ▲질문하는 문화 만들기 등 ‘학생 질문 기법’을 공유한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에 필요한 질문 관련 전문성 함양도 실시하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 과정 운영의 핵심이 학생 생성형 AI 활용 역량인 만큼 학생이 좋은 질문을 고민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사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생성형 AI 기반 질문-탐구 중심 수업 사례 ▲AI 기반 주제별 연구 프로젝트 활용 사례 ▲에듀테크(Edu+Tech) 활용 학생 질문 기법 활용 수업 등 ‘생성형 AI 질문 기법’ 관련 연수도 병행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1학기 자체 점검을 거쳐 2학기인 오는 9~11월에도 동일한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며 추가 연수가 필요한 선도학교를 대상으로 그룹별, 교과별 연수를 전개할 예정이다. ■ 해외 우수 사례 섭렵… 질문하는 학교 운영 모델 정책 연구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질문 능력 신장을 위한 질문 수업 교수 학습 모델 개발과 확산을 위해 다양한 학교 운영 모델 연구에도 나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학생이 질문하는 교수학습 모델 개발 정책 연구’를 실시, 이달까지 5개월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과제는 학생 생성 질문의 가치부터 시작해 ▲질문 교육의 필요성 ▲질문 수업 현황 및 선행 연구 분석 ▲학생이 질문하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교수 학습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미국의 바른 질문 연구소, 프랑스의 라맹알라파트, 핀란드의 현상 중심 교수학습 등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미국 바른 질문 연구소는 교육·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더 나은 질문을 통해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자 설립된 비영리 교육 기관이다. 학생이 질문을 형성하는 데 있어 교사는 돕기만 해 질문 주체를 학생이 되도록 하는 ‘질문 형성 기법’을 개발한 기관이기도 하다. 또 프랑스의 라맹알라파트는 청소년 과학 교육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현지 초등학교 과학 수업에서 큰 비중으로 활용되는 교육법이다. 학생들이 호기심과 창의성, 비판적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란드 현상 중심 교수학습은 2026년 새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교과목을 넘어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에서 학습 주제를 정하고 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삼는 수업 방식이다. 도교육청은 이처럼 질문 학습 모델 발굴과 안착을 위해 해외 우수 질문 교육 사례를 선도 학교에 접목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도입,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 질문 중심 교수·학습 포럼, 성과 공유까지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11월 질문하는 학교 수업 사례 모델을 개발하고 우수 교수법을 공유하기 위한 포럼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교육청은 질문하는 학교 관련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 학교 교사의 질문 수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도교육청은 포럼과 더불어 교과별 질문 자료집과 수업 모델 홍보·영상 자료를 제작, 타 학교와 공유하고 향후 교사 역량 강화 연수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질문하는 학교 운영 모델과 교사 역량 강화 방안 발굴, 공유 등 전방위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학생의 질문이 일상이 되는 학교문화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로써 내년부터 사유하는 학생, 디지털·AI 교육이 본격화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을 도모할 방침이다.

질문·토론하는 수업... 경기도교육청, ‘생각하는 인재’ 키운다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도교육청은 2027년까지 전 학년에 걸쳐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사유(思惟)하는 학생, 깊이 있는 수업 구현’을 제시하고 있다. 또 사유하는 학생상을 위한 학교문화 조성 방안으로 ‘질문하는 학교’를 도입, 경기도내 25개교를 대상으로 첫 선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은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 운영 과제로 △질문하는 학교문화 조성하기 △질문하는 방법 배우기 △질문으로 배우기 △질문하며 살기 등 네 가지를 수립했다. 각 과제는 선도학교 교육과정 수립 및 이행을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올해 처음으로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시행하는 학교들에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라 볼 수 있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가 네 가지 운영 과제를 토대로 학생 질문 역량 제고에 원활하게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올해 선도학교 운영 결과를 토대로 우수 수업 모델 및 사례를 발굴해 교육과정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 학생의 자발적 질문과 토론 일상화 지원 첫 번째 과제인 ‘질문하는 학교문화 조성하기’는 수업 혁신 기반 조성을 위한 질문하는 학교 운영 방안이다. 학생들의 자발적 질문과 토론이 일상화되는 교실문화를 만들어 학생들이 질문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질문의 권리와 의무 등 질문 예절을 배운다. 또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을 허용하는 열린 태도와 이를 발휘하기 위한 교실 공간과 온라인 공간을 조성, 학생이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도교육청은 질문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질문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질문 중심 수업 운영을 위한 교과별, 교과 융합 학습 공동체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또 질문 중심 수업 모델 확산 차원에서 각 선도학교와 지역 내 공개 수업, 학교별 사례 나눔에 나서고 있으며 교수법 연구 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해 질문 역량 신장에 노력하고 있다. ■ 질문을 생각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 마련 ‘질문하는 방법 배우기’는 학교급, 학년별로 수준과 흥미에 맞는 질문 생성 방법을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선도 학교로 지정된 각급 학교는 차별화된 질문 생성 능력을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 및 적용해야 한다.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의미 있는 질문은 교사가 학생에게 요구한다고 해서 곧바로 만들어지지 않기에 질문 자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하는 학교 과정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돼 선도학교들이 참신한 사례를 만들어가야 하는 만큼, 도교육청은 교육과정 수립을 선도학교 자율에 맡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선도학교들은 학교급별로, 학년별로 학생 수준과 흥미에 맞는 질문 생성 방법을 적용, 이를 교과 수업, 놀이, 동아리 활동 등에 반영하고 있다. ■ 디지털·인공지능 탐구 수업으로 미래 인재 육성 보조 ‘질문으로 배우기’는 교과별 특성에 기반해 학생들의 탐구 질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교수학습, 평가 모델 개발 및 적용으로 학생들이 여러 유형의 질문을 만들고,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교과 내용을 스스로 성찰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월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들과 신학기 시작 전, 교육과정별로 핵심 질문을 분석하고 이를 실제 수업에서 학생 질문과 연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재구성에 나섰다. 이에 각 선도학교는 과목별로, 활동별로 학생들이 구체적인 학습 자료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탐구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평가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은 각 학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및 에듀테크(Edu+Tech)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수업에 적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생성형 AI를 다루는 데 ‘원하는 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질문 능력’이 필수인 만큼 학생들이 이에 익숙해지고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질문을 통한 개인과 공동체 문제 해결 역량 함양 마지막으로 ‘질문하며 살기’는 학생들이 질문을 통해 자신과 공동체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활동이 내포된다. 질문하는 학교 과정의 취지가 학생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줄 수 있는 질문 역량을 키우는 것인 만큼 이를 학업과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례로 도교육청과 선도학교들은 학생들이 자치, 진로, 동아리, 봉사 등 다양한 창의적 체험 활동에서 질문을 통해 삶 속 문제를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업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알고 싶은 것을 정리해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하고 관련 동아리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또 수업 외 활동에서는 학교 안팎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운영, 학생이 문제 해결을 위한 성찰의 주체가 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광주 광수중, “호기심 키우는 학교...미래 주인공 자란다”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광주 ‘광수중학교’ ‘배움이 즐거운 마을 공동체 평화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광주 광수중학교는 1967년 개교해 5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광수중은 배움 중심의 수업과 협동 학습, 나눔과 돌봄의 문화로 구성된 교실문화, 학생과 교사의 교학상장과 교직원 간, 학부모 간 동방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문화를 추구한다. 이와 함께 참여와 소통을 통한 협력체제, 지역문화 복합체 중심축 구축, 지역 공동체 복원을 통한 마을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광수중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선도 학교로 선정돼 학생들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과 창의력을 배양하는 데 앞장선다. 학생이 꿈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며 삶의 주인이 되는, 평화 공동체로 성장하는 데 전념 중인 광수 중학교의 질문하는 학교 과정 첫 도전을 살펴봤다. ■ 학생 주도 교육 풍토에 뿌린 ‘질문 수업’ 씨앗... AI 교육도 ‘착착’ 광수중은 10여년 전부터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돼 오면서 단순한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전인적 성장을 위한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추구하는 풍토가 이미 갖춰져 있다. 올해 광수중은 이 같은 기반에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비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수업을 구현하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 학년 디지털 교과서 보급, 인공지능(AI) 적극 활용, 학생 성찰 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수중은 면 단위 지역에 위치, 학생들의 교육 기반 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부족해 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광수중은 일찍이 교내 무선망은 물론이고 학생 1인당 1대의 디지털 기기 환경을 구축했으며, 수업 활용에도 적극 임하고 있다. AI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학생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신장시키는, 질문하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조건이 이미 갖춰진 것이다. 광수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챗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생성형 AI가 문답을 기반으로 구동하는 만큼 학생 스스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답을 얻길 원하는지’를 알기 위한 성찰에 적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광수중은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습득한 뒤 학생 스스로 수업 내용에 대한 성찰의 과정을 거쳐 다양한 질문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학생 참여형 탐구 수업을 개발·적용하고 있다. 교사들 역시 AI를 이용한 질문하는 학교 수업 과정의 효율성을 체감하고 있다. 학생의 질문 역량을 강화하려면 학생 질문에 대한 교사의 개별적인 피드백이 필수지만, 한 명의 교사가 30명에 가까운 학생을 일일이 대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가 교과 내용을 기반으로 만든 AI 챗봇을 질문하는 학교 수업에 활용하면서, 학생들은 즉각적으로, 각자의 질문에 대한 피드백을 끊임없이 받을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됐다.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필요하지만, 반대로 AI 시대가 질문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배경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 광수중은 AI 챗봇을 활용해 질문 수업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로부터 반복되는 질문이 부끄럽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돼 계속해서 다른 질문을 고민하고 던져 보며 성찰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AI 챗봇과의 세밀한 문답 끝에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았던 프롬프트(AI에게 내리는 명령) 엔지니어링 기술을 스스로 습득해 나가기도 했다. 좋은 질문을 통해 원하는 대답을 얻어 가는 노력이 반복되면서 교과 수업에서의 질문 수준이 향상한 것은 물론이고 이를 넘어선 지식 습득 효과도 나타난 것이다. ■ 좋은 질문을 위해 성찰하고 토론하는 교육문화 조성 광수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 운영 자체가 처음인 만큼 학기 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질문하는 방법 배우기’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좋은 질문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인 사실적, 개념적, 논쟁적 질문에 대한 개념을 가르치고, 유형별 질문을 직접 만들어 보는 한편 이를 보드게임 등 흥미 있는 활동으로 승화시켜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게 골자다. 광수중은 1학년의 경우 ‘서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나’를 교육 목표로 설정, 공동체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도록 교육할 예정이다. 학급 공동체가 한 학기 동안 교과, 체험학습 등 교육과정 속에서 함께 겪은 다양한 상황에 대해 여러 입장과 가치로 구성된 질문을 만들고 보드게임 형태로 문답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광수중은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질문과 답변의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성찰을 통해 교육 주체로서 바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3학년의 경우 ‘기후위기’에 대해 본질적이고 깊이 있는 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작은 질문을 여러 개 만든다. 작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문헌조사와 탐구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실천 방안 제시로 이어지는 과정을 펼친다. 각 교육과정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질문을 해야 하며,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하는가”를 익히는 자양분이 될 예정이다. 광수중은 올해 질문하는 학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실험적 교육과정을 지속 발굴, 적용해 교육의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에 학교 교육과정에 질문 수업을 융합할 수 있도록 학년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진행하는 한편 학생과 교사 등 학교 공동체가 공동체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도 운영해 배움에 대한 자체 평가도 진행한다. 학생 학급 자치회의 및 교사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질문하는 학교 배움 운영에 대해 ‘더 개발하면 좋을 점’ 및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방식이다. 교사의 역량과 전문성 강화에도 나선다. 광수중은 ‘질문하는 방법’과 ‘질문으로 배우기’에 대한 교육 주체의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교사 간 비전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연수를 실시한다. 또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별 사례 나눔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학생 주도 학습법... 좋은 질문이 답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을 넘어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영재 광주 광수중 교사가 전한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도입 취지다. 광수중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비, 학생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수업 구현을 위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이 교사는 개정 교육과정의 한 축이 ‘성찰’인 데 더해 학교 교육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체계가 본격 안착하는 만큼 ‘어떻게 질문하는가’가 정말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그는 “AI 디지털 시대가 질문 기반 수업이 가능하도록 AI·디지털 시대를 위해 질문하는 역량을 배양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이제 우리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통해 얼마든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내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하느냐”라고 짚었다. 생성형 AI에 얼마나 정교하게 질문하는지가 답변의 정확성과 질을 큰 폭으로 가르는 만큼 이를 토대로 실제 수업과 실생활에서도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확한 질문의 중요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과학 교과를 예로 들면 학생들에게 탐구 질문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지식을 찾는 ‘사실적 질문’, 특정 상황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생각하는 ‘개념적 질문’,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상황과 현상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토의하는 ‘논쟁적 질문’ 등 세 가지 측면이 그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교사는 학생의 질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별적인 피드백이 끊임없이 필요한데, AI를 활용한 질문 수업의 경우 챗봇 등을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즉각적으로, 개별화된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 명의 교사가 30명에 가까운 학생을 상대로 수업하는 구조에서는 질문에 대한 개별적 피드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해 정교한 질문을 AI에게 던지고, AI의 답변 중 일부 부정확한 내용만 교사가 최종적으로 다듬어 나가는 효율적이고도 자기 주도적인 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학교 교과 내용을 학습한 AI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때로 부정확한 답변이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를 바로잡아 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비판적 정보 수용 역량을 갖추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교육 과정 안착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고 이 교사는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도입한 것이 올해 처음인 데다,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질문’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부터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일단 학교에서 어떻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이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질문은 꼭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질문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고 어떤 형식을 갖춰야 하는 지를 가르쳐볼까’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광수중 교사들은 △외부 강사 초청 강의 △질문 수업 교수법 발굴 및 적용 사례 공유 △워크숍 실시 등 질문하는 학교의 기틀을 잡아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 광수중은 매 학기 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 기반 공동체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수업 시간에 배우고 질문한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에게, 또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공동체가 각 학생이 던진 질문을 함께 답하며 성찰하는 활동을 하는 방향이 될 예정이다. 이 교사는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꺼려지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닌, 스스로의 지식을 갈무리하고 주위에서 내가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교육과정의 핵심”이라며 “학생들이 ‘이런 것도 질문이 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게 교사들의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공동체 속에서 스스로의 지식과 모습을 돌아보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이를 통해 AI·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질문에 대한 고민… 일상 속 의사소통에도 도움” “평소에 선생님께, 그리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나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광수중 1학년 백서후 학생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느낀 점을 이같이 전했다. 백군은 주제별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작성했던 ‘성장 일기’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더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군은 “공부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것을 다른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했다”고 부연했다. 같은 학년 김효영 학생도 “질문 자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인상 깊게 나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양은 “수업이나 수행평가 활동 모든 부분에서 궁금한 점을 친구들에게 질문하고 서로 답하고, 또 질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의미 있게 대화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학년 성빛 학생은 과학 시간에 진행했던 ‘지식 시장’, 질문 사고팔기 활동을 인상 깊은 활동으로 지목했다. 성양은 “암석과 광물에 대한 수업을 듣고 난 뒤 질문 구매자와 판매자 역할을 나눠 질문을 듣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인상 깊은 질문을 하면 저도 좀 더 생각을 정리해 효율적인 질문을 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그간 생소했던 ‘질문에 대한 고민’이 학습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 속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양은 “친구는 물론이고 어린 동생들과 이야기할 때도 어떻게 내가 질문을 해야 내 의도를 알아듣고 원하는 답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와 더불어 어떻게 좋은 말을 할 수 있을까를 같이 생각하고 방법을 알게 돼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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