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교육현장을 가다 상업계 특성화고 상업계 특성화고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과거 상업계고는 상업경제, 회계원리, 컴퓨터일반, 사무자동화 실무 등의 과목과 학과들이 주를 이뤘던 것에서 시대적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이 더해져 기존에 없던 새롭고 전문화된 과목과 학과로 무장하고 있는 도내 대표적인 상업계 특성화고를 살펴본다. 평택 경기물류고 평택에 위치한 경기물류고는 ‘물류 분야’로 특성화 지정을 받고 관련 산업에 종사할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로, 1956년 안중상업고등학교로 개교했다. 이후 안일종합고, 안일여자종합고, 평택안일물류고 등 교명 변경, 학제 개편 등을 거친 뒤 2010년 ‘경기물류고등학교’로 개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기물류고는 현재 국제물류과 3개 반, 국제경영과 2개 반, 융합소프트웨어과 1개 반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올해로 66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 3색 학과, 글로벌 물류 인재 육성 경기물류고는 국제물류과, 국제경영과, 융합소프트웨어과 등 3개 과로 운영, 인성과 실력을 갖춘 글로벌 물류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국제물류과는 물류에 대한 체계적 교육과정을 통해 물류산업을 주도할 물류인을 양성한다. △1학년은 회계원리, 정보처리와 관리, 상업경제, 회계정보처리 시스템 △2학년은 컴퓨터시스템 일반, 회계실무, 성공적인 직업생활 등을 배우고 △3학년은 무역영어, 기업자원 통합관리, 사무행정, 컴퓨터그래픽, 유통 관리,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노동인권과 산업안전보건 등을 배운다. 졸업생들은 다양한 물류기업, 제조기업, 평택항만물류 같은 무역기업 등에 취업하고 있다. 국제경영과는 기업의 경영에 필요한 사무업무 및 회계, 세무, 금융 등 다양한 경영지원 역량을 함양하는 인재를 키운다. △1학년은 상업경제, 회계원리, 회계 정보처리 시스템, 정보처리와 관리 △2학년은 성공적인 직업생활, 회계실무, 컴퓨터시스템 일반 등을 배우고 △3학년은 창업일반, 기업자원 통합관리, 사무행정, 컴퓨터그래픽, 마케팅과 광고,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노동인권과 산업안전 보건 등을 배운다. 이들은 세무법인 및 관세법인, 금융기관, 제조업체, 유통업체, 물류업체 등의 사무직으로 진출한다. 융합소프트웨어과는 정보기술의 핵심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프로그래밍, 컴퓨터그래픽, 정보통신,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한 융합 소프트웨어 인재를 키우고 있다. △1학년은 상업경제, 프로그래밍, 정보처리와 관리, 응용프로그래밍 개발 △2학년은 성공적인 직업생활, 응용프로그래밍 개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컴퓨터시스템 일반 △3학년은 응용프로그래밍 화면구현, 시스템프로그래밍,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서비스 기획, 컴퓨터그래픽 등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돼 있으며 정보기술(IT) 관련 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직, 시스템 관리직 등에 종사하고 있다. ■ 서해안 물류산업의 중심... 진로 설계에 유리 서해안 물류산업의 중심인 평택항을 두고 배후 물류 산업 단지가 있어 학교 교육과정과 맞아떨어지면서 학생들이 진로 설계에 매우 유리하다. 경기물류고는 지난해 12월 경기경제자유구역청, 포승지구 입주기업협회 등과 물류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의 제안으로 평택항 근처 포승지구 입주기업협의체와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고졸 인력의 양성과 채용’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서로 만들어가자는 약속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입주 기업들은 인력난을 줄이고 졸업생들은 구직난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교내 프로그램으로 공무원 준비반, 공기업 준비반, 공채준비반 등이 있으며 취업 준비를 위한 로그인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교육과정에 따른 방과 후 프로그램(지게차준비반 등) △체계적인 방과후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통해 공무원시험(지역인재 9급) 준비 △NCS직업기초능력 방과후 프로그램, 명사특강 등을 통해 공기업 준비 △ITQ, ERP, 전산회계, 지게차운전기능사 등을 방과후학교로 운영, 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서해안 물류 중심지서… 진로설계 착착 경기물류고는 서해안 물류산업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물류 분야’ 특성화고로 학생들의 진로설계에 매우 유리하다. 학교는 이러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사업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기 위해 ‘특성화고 미래역량강화사업’, ‘중장기 발전계획’ 등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 2025 특성화고 미래역량강화… ‘사업목표’ 구체화 경기물류고는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2025 특성화고 미래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한다. 이를위해 △디지털 융합·활용 수업 운영 △디지털 이해 교육 지원 △진로 탐색·설계 △실력 성장 △인성·사회 적응력 제고 △직무능력 향상 △취업·진로 지도 역량 강화 △기업·대학 등 연계 교육 등에 구체적인 사업목표를 세웠다. 디지털 융합·활용 수업운영은 정규 교과 수업에서 디지털 활용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디지털 이해 교육 지원은 다양한 디지털 활용 기술 관련 특강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진로탐색 기회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진로 탐색·설계는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를 기초로 진로역량 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진로 상담의 기초자료로 활용해 진로와 취업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 실력 성장은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격증 취득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방과후 수업으로 컴퓨터 및 회계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자존감을 향상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 자기 관리,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해 인성·사회 적응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교사들에게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함양에도 힘쓴다. 디지털 교과서를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취업 지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취업·진로 지도 역량 강화를 위해 학생들의 취업·진로 지도를 하는 교사들의 관련 분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진행한다. 교사 연구공동체를 운영, 디지털 매체 활용뿐만 아니라 학생들 진로 상담에도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 아울러 기업·대학 등 지역 외부 전문가 등과 연계해 학생들이 대학에서 전공할 수 있는 영상 제작, 웹툰 제작 분야의 전문지식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 2023년부터 ‘중장기 발전계획’ 추진… 올해 정착 단계 경기물류고는 2023년부터 중장기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특성화고 미래역량강화사업 3년 차, 평택 미래 협력 교육 지구사업 디지털 이해 교육(심화), 디지털 미래역량 강화 정착단계, 경기콘텐츠 창의학교 운영 2년 차로 정착 단계로 진입했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인공지능(AI)·정보기술(IT)등 신산업, 첨단산업 분야 성장,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대응 방안 모색 △학교 중장기 발전위원회를 활성화해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협력과 공유방안 모색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해 특성화고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의 특성화, 지역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을 운영하고 사업의 질 관리를 위한 성과관리위원회 운영 등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중장기 발전계획 추진으로 디지털 관련 분야에 대한 다양한 특강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를 지닌 미래 기술인재 양성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교사 연구 공동체 활동을 통해 전문교과 교사와 보통교과 교사의 간극을 좁히고 학생들의 취업·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경기물류고는 2021년 그린스마트미래학교(공간재구조화) 사업대상교로 선정, 2024년 그린스마트스쿨 본관을 완공하고 같은 해 2월 준공기념식을 개최했다. 이에 도서관, 회의실, 시청각실, 홈페이스, 실습실 등이 학생들의 접근성이 향상됐고 다목적 소회의실, 야외무대 등을 갖추는 등 쾌적한 학습환경이 마련됐다. 올 3월 학생 및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체육활동 공간 조성사업 추진 협의회를 개최했다. 인터뷰 줌-in 김승원 교장 “졸업 후 인정 받으면… 직업계고 미래 밝아” “직업계고에 진학해 행복하게 공부하고 졸업 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면, 직업계고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지난해 9월 경기물류고로 부임한 김승원 교장은 ‘돌담의 미학’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각자 생긴대로 쓰임이 있으니 자율과 허용의 범위를 넓혀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교직원이 행복해야 학생도 웃는 얼굴로 마주할 수 있다”면서 “학생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미래의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은 △교직원이 행복하고 성장하는 학교 △존중과 배려를 통한 소통하는 학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협업학교 등의 교육목표로 담아 내고 있다. 김 교장은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을 ‘협력적 학교문화’로 요약했다. 그러면서 “존중과 배려,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는 학교문화가 중요하다”며 “협력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학부모와의 소통 창구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학교 업무를 과감히 개선하고 스마트워크를 위한 학교 맞춤형 협업 툴 등의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진로에 대해서도 특성화고의 특징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고는 대다수가 진학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전개하지만 특성화고는 학생의 희망에 따라 대학 진학과 고졸 취업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류고는 유행 따라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진로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산업의 특성과 미래 인재의 모습을 명쾌하게 설정해 교육을 진행하는 변별력 있는 학교”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특성화고는 특정 교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물류 특성화고의 교육과정을 도입함으로써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장은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그린스마트 사업 종료로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며 “사업비 58억원을 투입해 체육관 전면 리모델링과 인조잔디운동장 등 학교시설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꿈꾸는 경기교육
박화선 기자
2025-04-17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