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과천·분당’ 집값 큰 폭 하락

올해 들어 일산과 과천, 분당 등 경기지역의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이들 지역은 신규물량 적체와 신도시 개발 등의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21일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집값 상승률이 고양 일산서구(-3.8%), 과천(-3.0%), 성남 분당구(-2.9%), 용인 기흥구(-2.8%) 등의 순으로 전국 최하위권를 기록했다.이 지역들은 최근 5년간(20052009년)의 추세와 비교하면 더욱 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천시의 경우 최근 5년간 평균 집값 상승률이 8.0%에 이르러 올해 상승률과 비교하면 무려 11.0%P나 하락했다.이는 과천시 재건축 용적률 하향 조정 발표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과천은 지난 2005년과 비교해 집값 상승률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이밖에 성남 분당구는 올 상반기 최근 5년 평균 집값 상승률 7.0%와 비교해 9.9%P 떨어졌고, 고양 일산 서구와 용인지역(처인구기흥구수지구)도 각각 7.0%P와 5.8%P 낮아졌다.일산과 용인지역은 신규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매물이 적체됐으며, 분당은 인근에 판교와 광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전국의 집값을 상승시켰던 과천과 분당 등은 기대감에 의해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과다한 입주물량이 쏟아졌던 곳이라며 집값 급등 이후에 작은 악재에 쉽게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집 안 팔린다… 입주 기간 연장을”

경기도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용인지역 아파트 계약자들이 입주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용인시 동천동 삼성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입주예정자협의회 100여명은 21일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에 입주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협의회는 이날 입주완료일이 이달 말인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기존에 살고 있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치르지 못할 위기라며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연 16%의 높은 연체이자를 감당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현재 2천400여가구 가운데 25%인 600여가구만이 입주한 상태라며 나머지 가구들은 잔금을 구하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데다 연체이자조차 갚기 어려워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형편이라고 밝혔다.협의회측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 되면서 각 건설사마다 입주예정자들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물산은 지원책은 커녕 입주예정자와의 대화조차 거부하는 등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협의회의 요구가 님비현상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국가적인 부동산 위기에 따른 것으로 개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이미 중도금 납입과정에서 무이자 대출을 해주거나 납입을 유예시켜주는 등 지원을 했다며 현행법 상 모든 결정은 시행사인 ㈜코레드하우징에서 해야 할 것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시행사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협의회는 입주예정자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잔금 이자 2년간 유예, 입주기간 연장 등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용인시를 비롯해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삼성물산 등에 전달했다.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대규모로 입주예정인 고양, 파주, 수원, 김포 등 곳곳에서도 입주기간 연기 등 최근의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특단의 대안을 요구하는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용인=최용진기자 comnet71@ekgib.com

미입주사태… 상가는 ‘한겨울’

대규모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미입주사태가 빚어지면서 이들 단지에 위치한 상가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아파트 입주율이 떨어져 상가계약을 하고도 개점을 미루거나 아예 미분양으로 남아 상권이 채 형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20일 상가정보제공업체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상당수의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율 50%를 밑돌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던 단지내 상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용인 성복동의 A아파트 단지 앞 근린상가는 입주 한달이 지났지만 골조만 세워진 채 중단된 3층 상가건물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 이 아파트 절반 이상이 미계약 물량으로 남아 입주민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상가 분양임대시장도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고양 식사지구 B아파트의 경우 그나마 1층 상가는 부동산중개업소 등이 들어와 절반 정도 분양됐지만 2~3층은 일부 계약자들이 상권형성을 곁눈질하면서 입점을 연기, 여전히 텅텅 비어 있다.이에 급전이 필요한 건설사는 뻔히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상가를 통째로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내년부터 2년간 1만가구 이상이 입주하는 김포한강신도시는 상당수 건설사들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일반분양을 포기하고 통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상황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파주 운정지구와 남양주 진접지구 등도 마찬가지로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입주율 저조가 상가시장 침체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상가뉴스레이다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 이전의 단지내 상가는 안정된 규모의 소비자들로 인해 꽤 인기 있는 투자상품이었지만 현재 대단위 단지의 입주율이 뚝 떨어지면서 상가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비싼 전세 대신 중·소형 ‘공략’

고가 전셋값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입자들이 올 하반기 신규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형주택보다 관리비가 저렴한 중소형(전용 85㎡ 이하)이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18일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입주물량은 모두 13만3천733가구이며, 이 중 경기와 인천지역이 각각 5만152가구, 1만454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공급의 40% 차지 세입자, 관리비 등 저렴 눈독무엇보다 실수요자들에게 관심이 높은 중소형은 전체 공급 물량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경기지역의 경우 고양을 비롯해 용인파주광명 순으로 입주물량이 몰려 있다. 다음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고양 덕이식사지구(1만2천887가구)는 6개 블록에서 줄줄이 입주민을 맞는다.고양에는 전용 84㎥(304가구)의 중소형이 포함돼 있는 식사동 일산자이 1블록(1천244)을 비롯해 2블록(1천957가구), 4블록(1천288가구), 벽산블루밍 3단지(1천435가구) 등 1천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구성돼 있다.파주 교하신도시도 이달 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972가구)을 시작으로 남양휴튼(690가구)과 벽산한라(1천145가구)이 입주를 시작한다. 이어 중소형 가구가 밀집한 단지로는 광명 신촌휴먼시아와 광명역세권휴먼시아, 안양 두산위브(한신재건축) 등이 눈길을 끈다.인천지역은 인천소래휴먼시아3단지 국민임대(2천26가구)와 중소형이 무려 2천504가구를 포함한 고잔동 에코메트로2차(3천416가구)도 올해 입주자를 맞을 계획이다.이처럼 경인지역에 1천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공사가 속속 마무리 되면서 전세입자들이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스피드뱅크 관계자는 실수요자에게 관리비가 비싼 대형보다는 중소형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경인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이 많아 발품을 팔면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주택대출 리모델링 ‘유행’

최근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부담을 느끼는 대출자들이 주택대출 리모델링에 속속 나서고 있다. 미분양 사태 등으로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주택대출이자는 상승하면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으로 이동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8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 대출을 통해 내집 마련에 나선 고객들이 집 값은 떨어지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대부분의 고객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낮은 기준금리를 적용 받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를 선택, 최근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부담을 느끼고 있다.이에 상당수 고객들이 금리 변동성이 적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잔액기준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등 주택대출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떨어지는 집 값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이자는 상품에 따라 금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품을 잘만 선택하면 조금이라도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코픽스 잔액기준대출 상품은 일반 CD금리 등과 달리 6개월에 한번씩 이자율이 변동되면서 이자 상승반응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픽스 잔액기준 대출금리가 CD나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보다 현재는 0.2~0.8%p 정도 높지만 기준금리가 큰폭으로 상승할 경우 오히려 금리가 낮아질 수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사정이 이러하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농협 등에는 코픽스에 대한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은행 수원점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관련전화가 최근들어 하루평균 20여건을 넘었으며 국민은행 성남지점도 기준금리 상승 이전 1~2건에 불과했던 상담문의가 50% 가까이 늘어났다. 또 기업은행 수원지점에도 최근들어 하루 10여건을 넘어서는 등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수원점 관계자는 코픽스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일반 CD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잔액기준 코픽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기자 lms@ekgib.com

파주 운정·고양 식사지구 입주 몰려 일산 0.36% ‘뚝’

전세가격은 입주시장 중심으로 약세가 여전했다. 파주운정신도시와 고양 식사지구 등 대규모 새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일산(-0.36%)은 크게 떨어졌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 산본 등지이 약세를 보이면서 ▽신도시(-0.09%)가 최근 들어 비교적 큰 폭 하락했고 파주, 고양 등이 물량 증가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신도시는 ▽일산(-0.36%) ▽산본(-0.05%) ▽분당(-0.04%) 등이 내렸고 △평촌은 지난주에 이어 변동이 없었다. ▲중동(0.02%)만 소폭 오름세를 유지했다. 일산은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주변 입주아파트 영향을 받았다. 주엽동 문촌라이프 121~205㎡가 1천만원가량 조정됐고 일산동 후곡동신125~204㎡는 1천만원 정도 빠졌다. 수도권은 ▽고양(-0.14%) ▽의왕(-0.11%) ▽용인(-0.08%) ▽파주(-0.07%) 등이 내렸다. 수도권 역시 입주시장 주변의 약세가 나타났다. 주변 신도시와 택지지구의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는 파주시와 고양시는 일시적인 물량 증가와 새아파트 입주자들의 매물도 나오면서 조정이 이어졌다. 반면 ▲광명(0.26%) ▲남양주(0.1%) ▲시흥(0.06%) 등은 전세물량 부족으로 소폭 올랐다. 상반기에는 물량 여파로 조정됐다가 2분기 후반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출구전략 시동, 주택시장 '직격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커진 이자 부담으로 급매물이 늘어 집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거래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측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도 부동산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폭(0.25%포인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금리가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부동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의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술렁이고 있다. 집주인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매수 예정자들은 금리인상 이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는 3~4일 전에 비해 호가가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지만 매수자들은 종적을 감췄다. 이 아파트 50㎡형은 현재 호가가 9억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 준공된 아파트에 계약자들이 입주하지 않는 '미입주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에 직면해 건설사가 밀어냈던 입주물량이 올 하반기 들어 수도권에서만 7만7000여 가구 쏟아지면서 '입주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미입주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곳은 서울에서 강북 뉴타운지역과 일산(고양 덕이 식사), 파주(교하신도시), 남양주, 용인(신봉) 등이다. 일부에서는 인천의 송도 및 청라, 세종시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들 지역은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이 집중돼 수요를 초과해 공급이 이뤄진 곳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고 잔금을 대출받아야 하는 입주 예정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 미입주 아파트는 미분양만큼이나 골칫거리다. 계약자가 입주를 하면서 지급하는 잔금은 전체 분양가의 30% 가량 된다. 건설사로서는 100% 분양을 했더라도 입주율이 절반이라면 본래 회수할 금액의 70% 남짓만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예정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입주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면 최소 3조~4조원의 자금이 묶일 것으로 추산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중도금과 계약금을 낮추주다 보니 잔금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 곳도 적지 않다. 금융권 대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잔금 회수마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올해 원리금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도 44조원을 넘는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더 하락하면 미국처럼 가계 부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대출 상환을 위한 매물이 쏟아진다면 주택 시장은 더욱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자금사정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주택 건설 및 부동산개발 업계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조달금리까지 오르는 이중고를 맞이했다. 미분양 탓에 대출금을 갚기 위해 또다른 대출을 받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져 건설사의 부실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 침체 가속화 '우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커진 이자 부담으로 급매물이 늘어 집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거래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측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도 부동산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폭(0.25%포인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금리가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강남 재건축아파트 매수 문의 '뚝'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의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술렁이고 있다. 집주인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매수 예정자들은 금리인상 이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는 3~4일 전에 비해 호가가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지만 매수자들은 종적을 감췄다. 이 아파트 50㎡형은 현재 호가가 9억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거래공백이 2~3일 더 지속할 경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서민.중산층 급매물 출회 우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417조 8,000억원으로 금리가 0.25% 오르면 연간 9,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273조인점을 감안하면 빚을 많이 안고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일 수록 큰 부담을 지게된다. 이미 부동산 거래 실종에 따른 파행은 걷잡기 힘들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은 부동산거래 실종으로 고통받는 서민중산층 가계의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민.중산층이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급매물을 내놓을 경우 집값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올 하반기 '미입주대란' 우려 준공된 아파트에 계약자들이 입주하지 않는 '미입주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에 직면해 건설사가 밀어냈던 입주물량이 올 하반기 들어 수도권에서만 7만7,000여 가구 쏟아지면서 '입주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미입주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곳은 서울에서 강북 뉴타운지역과 일산(고양 덕이 식사), 파주(교하신도시), 남양주, 용인(신봉) 등이다. 일부에서는 인천의 송도 및 청라, 세종시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들 지역은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이 집중돼 수요를 초과해 공급이 이뤄진 곳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고 잔금을 대출받아야 하는 입주 예정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거래 중단 장기화로 잔금을 못 낸 입주자 중 상당수는 연 21%에 달하는 연체이자에 신음하고 있고 입주 지정 기간에 잔금을 못 내는 최악의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된다. ◈ 미분양.미입주 이중고에 시달리는 건설사 건설사들 입장에서 미입주 아파트는 미분양만큼이나 골칫거리다. 계약자가 입주를 하면서 지급하는 잔금은 전체 분양가의 30% 가량 된다. 건설사로서는 100% 분양을 했더라도 입주율이 절반이라면 본래 회수할 금액의 70% 남짓만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예정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입주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면 최소 3조~4조원의 자금이 묶일 것으로 추산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중도금과 계약금을 낮추다 보니 잔금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 곳도 적지 않다. 금융권 대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잔금 회수마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 ◈ 이자 부담으로 주택시장 침체 심화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도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결정을 미룰 경우 주택을 사고 파는 거래 자체가 급감해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가계의 소득과 체감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집값이 더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 위축도 불가피하다. 올해 원리금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도 44조원을 넘는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더 하락하면 미국처럼 가계 부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대출 상환을 위한 매물이 쏟아진다면 주택 시장은 더욱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자금사정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주택 건설 및 부동산개발 업계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조달금리까지 오르는 이중고를 맞이했다. 미분양 탓에 대출금을 갚기 위해 또다른 대출을 받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져 건설사의 부실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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