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남한산성,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으로 새장 열다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을 돌아보다①]

‘남한산성이 걸어온 길을 만나고, 기억하고,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담는다’. 한국의 11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이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개관으로 역사를 보존하고 전통을 계승하는 길이 열렸다. 지난 2014년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뒤 2020년 첫 삽을 뜬 역사문화관이 4년 만에 문을 연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남한산성역사문화관에서 개관식을 열고 상설전시인 ‘인류의 공동 유산, 남한산성’과 기획전시 ‘병자호란의 기억’을 선보였다. 남한산성은 서울의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진 산지에 있다. 백성과 나라를 지키던 군사 요새이자 비상시에는 임시 수도, 평상시엔 읍치의 기능을 하는 계획도시였다. 특히 7세기부터 이어져 온 축성 기술의 발달 단계를 잘 보여주는 곳으로 의미가 있다. 이에 역사문화관의 상설전시는 남한산성의 탁월함과 우수성을 보여준다. 통치경관, 군사경관, 민속경관 등 3가지 관점에서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풀어냈다. ‘통치 경관’에선 행궁, 인화관, 지수당, 영고 등 ‘남한지도’ 속 주요 시설을 살펴볼 수 있게 해 동아시아의 도시계획 원리를 풀어냈다. 고지도 속 남한산성의 모습은 벽면의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으로 상영, 통치경관 요소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 기술과 무기류의 변화를 통해 군사·지리적 요충지였던 남한산성의 ‘군사 경관’을 담아냈다. 남한산성은 해발 280m 이상의 산세를 따라 11km의 둘레로 세워졌다. 7세기 신라 주장성 옛터에 세워진 산성은 조선시대만 해도 인조 대 병자호란을 전후로 한 축성 방법, 숙종·영조 대의 축성 방법이 모두 나타나 축성술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전시에선 축성의 과정을 담은 영상과 함께 남한산성을 축조한 벽암대사의 진영 ‘국일도대선사벽암존자진영’도 살펴볼 수 있다. 해인사 국일암 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벽암대사의 진영은 1624년 축성된 뒤 400년 만에 남한산성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호패·산가지·부부합궁첩 등의 유물을 전시해 조선시대부터 4천여명의 사람들이 거주한 산성마을의 ‘민속 경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상설전에선 지난 2007년 ‘남한산성 행궁지 발굴조사’ 당시 출토됐던 초대형 기와를 실물로 전시했다. 이는 남한산성의 기초가 신라 주장성이라는 기록의 증거가 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 밖에 전시에선 남한산성이 등장한 핸드릭 하멜의 ‘하멜표류기’, 1954년 남한산성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경기도가 국외 홍보를 위해 발행했던 영문 안내서 원본 등을 볼 수 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많은 직원들의 노고, 관심과 기대 속에 몇달 전 경기문화재단이 역사문화관을 위탁 경영하게 됐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역사문화관이 산성도시로서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경관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014년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남한산성역사문화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도는 250억원(국비 125억원, 도비 12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2천963㎡ 규모로 역사문화관을 지었다. 지하 1층에는 ‘보이는 수장고’가 마련됐고, 지상 1층에는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다목적홀·강당, 지상 2층에 하늘정원 등이 있다.

가까운 적 감시하는 현안, 왜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했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치나 옹성을 성 밖에서 볼 때 위에서 아래로 길게 파인 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현안이라 한다. 성 밖 적군의 처지에서 보면 긴 홈의 맨 위에 상대방의 눈이 있으므로 ‘성 위에 매달린(懸) 눈(眼)’에서 ‘현안’이라 이름 지었다. 정약용의 현안도설을 참고하면 “현안이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의 부속적인 장치”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적병이 성벽 밑에 바짝 붙어 괭이를 가지고 구멍을 뚫어 성벽을 헐거나 사다리를 사용해 성을 올라와도 아군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니 어찌 방어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서 현안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라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로 미뤄 현안은 성벽 가까이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는 장치임이 분명하다. 현안도설에도 ‘적지부성(성에 붙어 있는 적군)’, ‘적도성하(성벽 아래까지 도착한 적군)’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현안은 성벽 가까이 있는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이 확실하다. 그런데 현안의 이런 목적과는 달리 실제 보이는 범위가 매우 멀다. 지난편에 시설물 유형별로 하나씩 계산한 결과 최대 가시거리가 5.1m, 8m, 12.3m, 13m, 13.8m, 14.5m로 나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거리다. 이 결과를 보고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현안의 목적은 성벽 가까이에 붙은 적을 감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했을까, 다른 하나는 왜 측면은 설치하지 않고 전면에만 설치했을까다. 이런 의문을 풀어보자. 먼저 왜 좌우 측면은 설치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현안의 주목적은 감시 사각지대를 관찰하기 위함이다. 거꾸로 말하면 사각지대가 아닌 곳에는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좌우 측면이 이 경우가 된다. 치성의 측면은 감시 체계가 이중으로 갖춰져 있다. 하나는 인접한 원성이 담당한다. 바로 옆의 원성에 있는 타구와 총안을 통해 돌출된 측면에 가까이 붙은 적군을 감시하거나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웃하는 맞은편 치가 담당한다. 돌출된 맞은편 치에서 감시와 공격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철성(凸城), 즉 치를 돌출시킨 목적이다. 현안도설에도 “치가 서로 마주 보게 돼 있어 탄환이나 화살이 서로 미칠 수 있으므로 적병이 감히 성벽 밑으로 가까이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화성을 건설하기 200년 전에도 류성룡은 ‘일치포루 불수현안’, 즉, 포루가 하나 있으면 현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맞은편에 치가 있으면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포루의 당시 의미는 돌출된 치성과 그 시설물을 말했다. 따라서 정약용은 최종적으로 ‘전면에만’, ‘각각 몇 개씩’, ‘옹성과 여러 치성’에 현안을 두는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여러 치성이란 원성에서 돌출된 인공으로 만든 치성을 의미한다. 이제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를 했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만일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치, 포루, 적대, 옹성 경우에는 치성 위에 설치된 여장의 타구, 총안이 감시를 담당해야 한다. 공심돈의 경우에는 포혈(공안·空眼)이 맡는다. 공심돈의 경우 공안이 어느 정도 감시할 수 있는지를 계산해 봤다. 공심돈 공안의 본래 기능은 포를 쏘는 구멍이다. 하지만 어두운 내부에 빛을 받아들이는 채광창의 기능을 했고 그 구멍으로 공심돈 밖의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도 했다. 화성사업소 서북공심돈 실측조사보고서에 실린 ‘공안의 응사각(應射角) 범위도’를 활용했다. 계산해 보면 성벽으로부터 11.5m 지점 바깥이 응사 범위가 된다. 이 말은 11.5m 지점 이내 공간은 응사 범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즉, 치성의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포를 쏠 수도, 적을 볼 수도 없다는 말이다. 치성 전면에 11.5m까지 감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타구, 총안, 공안으로는 치성의 전면에 감시할 수 없는 공간이 발생했다. 감시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정조는 현안을 눈여겨봤다. 성벽 바로 앞까지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던 현안 기능에 먼곳까지 감시하는 역할을 추가한 것이다. 그것도 감시 사각지대인 11.5m까지 볼 수 있도록 현안을 만들었다. 이것이 현안 본래 목적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이유다. 서북공심돈은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현안이, 11.5m 밖은 공심돈의 공안(포혈)이 감시를 분담하는 체계가 이뤄진 것이다.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자초지종을 알게 되니 잘못 복원된 점이 더욱 아쉬워진다. 잘못된 작은 부분이 현안의 감시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존재를 무시한 느낌이다. 정리하면 치의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맞은편 치와 바로 옆의 원성이 감시와 공격을 이중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래 목적과 달리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한 이유는 감시 사각지대를 현안에 담당시켰기 때문이다. 현안에 대한 필자의 평가는 이렇다. 현안은 돌출된 치의 전면에 설치한 “돌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치와 같다”고 평가한다. 치 한 개와 맞먹는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현안의 전면 설치 이유와 역할 추가에 대해 살펴봤다. 감시 사각지대까지 담당할 수 있게 가시권을 확장한 현안을 보면서 류성룡과 정조의 지혜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제44회 영평상 20일 개최…최우수 작품상 ‘괴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박태식)가 주최하는 제44회 영평상을 받는 영광의 얼굴들이 정해졌다. 1일 협회에 따르면 제4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이 오는 2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개최된다. 매 해 협회 회원들은 부문별 시상뿐 아니라 작품의 미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작품들 열 편을 골라 ‘영평 10선’을 선정해왔다. 지난 달 23일 본심사 회의를 거쳐 결정된 수상자(작)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 작품상 영화 ‘괴인’ ▲감독상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각본상 ‘막걸리가 알려 줄거야’ 김다민 감독 ▲남우주연상 ‘핸섬가이즈’ 이희준 배우 ▲남우조연상 ‘빅토리’ 현봉식 배우 ▲여우주연상 ‘그녀에게’ 김재화 배우 ▲여우조연상 ‘시민덕희’ 염혜란 배우 ▲신인감독상 ‘너와 나’ 조현철 감독 ▲신인남우상 ‘파묘’ 이도현 배우 ▲신인여우상 ‘화란’ 김형서 배우 ▲기술상(미술) ‘거미집’ 정이진 미술감독 ▲촬영상 ‘세기말의 사랑’ 박 로드리고 세희 촬영감독 ▲음악상 ‘탈주’ 달파란 음악감독 ▲공로영화인상 문희 배우 ▲신인평론가상 이승희씨 등이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FIPRESCI KOREA)상의 국내영화 부문은 ‘딸에 대하여’(감독 이미랑)에 돌아갔고 국외영화 부문은 ‘프리철수 리’(감독 줄리 하·이유진)가 차지했다. CJ CGV, 백두대간(아트하우스 모모), 엣나인(아트나인), 인디스페이스, 오오극장 등 기업과 극장이 협의해 결정하는 독립영화지원상은 극영화 부문 ‘정순’(감독 정지혜), 다큐멘터리 영화 부문에는 ‘수카바티:극락축구단’(감독 선호빈·나바루)가 각각 수상했다. 올해의 ‘영평 10선’에는 ‘거미집’, ‘괴인’, ‘딸에 대하여’,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서울의 봄’, ‘세기말의 사랑’, ‘잠’, ‘장손’, ‘파묘’, ‘핸섬가이즈’가 선정됐다. 박태식 회장은 “그간 협회가 선정한 수상작들과 수상자를 비롯한 영평 10선은 한국 영화의 지형도를 가늠하게 하고 비평의 시야를 보여주는 척도로 기능해왔다”며 “한국영화계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보탬이 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비평의 교류와 연구 및 인적 자원 발굴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레인보우선영, 광명 충현중 학생들과 지역사회 어르신 위한 ‘따뜻한 나눔’

한국레인보우선영 대표 겸 공예 작가 김선영이 광명 충현중학교 학생들과 지역 사회 어르신을 위한 친환경 공예 작품을 제작, 전달하며 나눔의 연대를 강화했다. 한국레인보우선영은 지난 28일 오후 4시 광명 소하동 소하 노인복지관 3층에서 김선영 작가와 충현중 1~6반 143명의 학생들이 함께 만든 작품 123점에 대한 기증식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김 작가는 충현중 3학년 207명과 여름철 곰팡이 제거, 공기 정화 등에 효과가 있는 이끼류의 일종인 스칸디아모스의 재료를 지원해 액자를 제작해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는 ‘모스나무 액자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김선영 작가는 지난 2012년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재료를 이용한 공예 수업을 전액 무료로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개인전을 열고 자신의 작품을 소외계층에 기증했다. 현재는 2024년 개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이날 화분 제작 및 기증에 참여한 1학년 3반 김무성 학생은 “소하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께 정성과 사랑을 담아 만든 작품을 기증하니 좋아해 주셔서 기뻤다”며 “마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했다. 앞으로도 이런 나눔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은경 소하노인종합복지관장은 “광명시 어르신들을 위해 정성스러운 나눔을 실천해 준 충현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지역 어르신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4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8. ‘전력 소비의 거인’ 데이터센터...친환경 기술로 탈바꿈 될까?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여덟 번째로 소개할 팀은 구현석(24), 김효연(23), 이서빈(24), 임준서(23), 한이지(23) 학생으로 구성된 ‘에코불망’이다. 이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의 기반인 ‘데이터센터’가 극복해야 할 환경문제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린 데이터센터’를 제시하고 있다. 이하 ‘에코불망’ 팀이 작성한 글.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현대 사회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전력 소비와 자원 사용이 폭증하면서 환경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시민들도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 현대사회 필수 ‘데이터 센터’, 환경훼손 우려에 주민 반발 잇따르기도…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디지털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필수 인프라이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환경 우려 등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고양시 일산서구에서는 지난해 건축 허가를 받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전자파와 화재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를 표했다. 또한 안양, 용인, 양주 등 수도권 내에서 진행 중인 33곳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주민의 반대로 인해 차질을 빚거나 지연됐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수도권의 접근성을 이유로 여전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 시민 인식 조사: 절반 이상 우려 표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의 에코불망팀이 시민 106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약 67%가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31.1%) 조금 알고 있다(35.8%)고 답했지만,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한다는 데에는 절반이 넘는 60명(56.6%) 이상이 동의했다. 조사에 응한 시민 대다수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으며,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는 전력 소비, 탄소배출, 냉각 시스템으로 인한 물 소비 등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 소비와 자원 사용으로 인한 환경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은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그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그린 데이터센터는 태양광, 풍력, 지열 같은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며,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냉각 기술을 도입해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즉, 운영비용은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높이는 친환경 관리 체계의 데이터센터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틱 프로젝트’를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도했다. 바닷물의 자연 냉각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과 전력 사용을 크게 줄였으며, 기존의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각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친환경적인 설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과거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던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영감을 받은 이곳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설계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독자 냉방 시스템 등을 도입,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기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그린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향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친환경 기술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에코불망팀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시민 85.9%는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었다. 재생에너지의 사용, AI를 통한 에너지 효율화, 그리고 물 사용을 줄이는 냉각 기술 등은 데이터센터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이러한 기술 도움을 통해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기술 발전과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데이터센터가 계속해서 확장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그린 데이터센터는 우리의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글·사진=2024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에코불망’ 팀 / 정리=이나경기자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어린이 무용 프로그램 ‘가을바람 따라 살랑살랑’ 운영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들의 활발한 신체 활동을 위해 특별 무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다음달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10분에 ‘가을바람 따라 살랑살랑’을 운영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지난 여름방학 특별교육 운영 기간 어린이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이 ‘무용’ 프로그램인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추가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신체를 통한 감각, 신체 기능 발달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여름방학에 운영했던 ‘여름휴가’라는 주제의 무용프로그램을 ‘가을바람’이라는 주제로 변경해 운영한다. 어린이들은 ‘가을’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표현을 음성·신체 언어를 통해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며 잠재된 표현력을 발산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같은 주제의 각기 다른 관점을 공유하며 다른 시각과 표현을 가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프로그램에서는 ‘가을바람’에 대한 다원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생각을 확장하고 새롭게 감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 참여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가을바람’을 표현하는 규칙들을 만들어 ‘가을바람의 여행기’를 구성해 나갈 예정이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적극적인 신체 활동으로 건강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인구보건복지協 경기지회, ‘아빠랑 꽃 따러 가자 체험’ 성료

경기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는 지난 26일 파주시 꽃재체험농원에서 경기 100인의 아빠단 체험 프로그램 ‘아빠랑 꽃 따러가자 체험’을 성료했다고 28일 밝혔다. 경기지역 100인의 아빠로 구성된 ‘경기 100인의 아빠단’은 보건복지부, 경기도,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가 저출생 시대 ‘함께육아’의 실천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도내 곳곳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전 신청한 경기 북부 지역의 단원 34명을 포함한 총 114명의 온 가족이 ▲꽃에 대한 해설 청취 및 식용 꽃따기 ▲꽃 사탕 만들기 ▲앞치마 물들이기 ▲토종 다래 스프레드 등 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또, 낚시와 동물 먹이주기, 모래놀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한 아빠 단원은 “주말에 알찬 프로그램으로 좋은 시간을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체험을 통해 아이한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권오수 경기도지회 본부장은 “아빠의 더욱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독려하고 가족 간에 상호 유대감이 강화되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며 “앞으로 더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올해 아빠단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에 헌신한 여러분이 주역…‘제9회 우서문화상 시상식’ 개최

우서문화재단이 지난 25일 오후3시 용인시 기흥구 소재 재단 강당에서 ‘제9회 우서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우서문화재단은 평생 농촌진흥운동에 헌신한 우서 오성선(1872~1950) 선생의 실사구시와 개혁정신을 계승하고자 지난 2015년 출범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숨은 일꾼을 찾아 격려하고자 우서문화상을 제정, 매년 부문별 후보자를 발굴해 표창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부터 사회봉사상, 농업인상, 청년농업인상, 공로상 등 총 4개 부문에서 후보자를 공개 추천받아 수상자를 선정, 이날 시상했다. 사회봉사상은 하남시 지역에서 벧엘나눔공동체를 운영하며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꺼이 헌신해온 강정자씨(64)에게 돌아갔다. 강 씨는 19년간 하남시 내 어르신과 노숙자를 대상으로 평일 무료급식을 진행해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없는 데 힘을 쏟았다. 급식소를 다녀간 어르신만 29만여 명이다. 또한 사랑의 쌀독 운영, 어르신 섬김의 날 등을 운영하고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교복 지원과 치료비 지원, 결연사업 등을 이어오며 지역 소외계층에 온정의 손길을 나눠 귀감이 되고 있다. 농업인상은 화성시 대표 친환경농업단지를 이끌며 신기술 도입과 확산에 노력해 지역농업 발전에 기여한 백승재씨(58)가 수상했다. 백 씨는 89h 2개 단지에서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선도농업인으로 화성시 에너지자립마을 실현, 우정읍주민자치위원 활동 등 지역주민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누렁이 농법, 벼온탕침법, 밀묘소식재배 홍보에도 적극 나서며 신기술, 신품종, 친환경영농 분야에서 지역 내 기술을 보급하는 데 힘 쏟는다. 특히 매년 토양검정 결과를 적용한 필지별 맞춤영농을 실천하는 등 과학영농 실현에도 노력 중이다. 청년농업인상엔 이천시에서 유전자 개량으로 우량 젖소 생산에 노력하고 생산기술을 공유해 지역 낙농인 소득증대에 기여한 박찬훈씨(38)가 선정됐다. 박씨는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청년농업인으로 후배 농업인에게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하고, 지역 단체 및 각종 봉사활동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 우유시장 개방에 대응하고자 청년낙농인으로 구성된 이천시수정란연구회를 설립, 회장으로 활동하며 직접 개발한 고품질 수정란 생산기술 노하우를 공유해 청년낙농업인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득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수상자를 추천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은 이동주 벧엘나눔공동체 사무국장, 조은경 화성시농업기술센터 지방농촌지도관, 유지수 이천시농업기술센터 지방농촌지도사에게 돌아갔다. 사회봉사상·농업인상·청년농업인상 수상자에겐 각각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이, 공로상에는 격려금 1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우서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헌신하는 분들을 포상하고 지원해 향토문화가 발전하고 살기 좋은 선진사회를 구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인의 취향을 만나는 책 전시장 [우리동네 독립서점_헤엄치는 뜰]

‘헤엄치는 뜰’은 지난 8월 부천시 원미동에 문을 열었다. 서점 주인 박하영 씨는 “주인의 취향이 담긴 책을 전시하듯 고르고,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 책을 매개로 인연을 쌓아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주인의 취향을 만나는 책 전시장 부천시 원미동의 ‘헤엄치는 뜰’은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방’을 표방하며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삶의 전환점마다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기 위해 자신 역시 또 다른 시작과 마주한 주인장 박하영씨. 시각예술 분야에서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어 오던 박씨는 자신이 하던 일과 독립서점 운영에서 비슷한 점을 느꼈고 아예 다른 도전이라기보다는 영역 확장으로 여기며 서점 문을 열었다. “책방이라는 공간이 주인의 취향이 묻어 나는 책을 늘어놓는 하나의 전시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독립서점에서 콘텐츠를 펼쳐 보이고 여러 모임을 기획하는 모습이 제가 일해 오던 방식과도 굉장히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막연히 서점이라는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현한 것이죠.” 박씨는 몇 년 전부터 때로는 취미처럼 때로는 습관처럼 독립서점을 다녔다. 여행을 가도 그 지역에 있는 책방을 둘러보는 것을 일정에 넣었고 그때마다 일반적인 카테고리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책을 분류해 보여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정리된 책을 보면 책방 주인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점도 흥미로웠고요. 그렇게 자신의 취향을 한껏 반영해 큐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 서점과는 차별화된 독립서점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방 사람들이 독립서점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책을 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내가 사는 동네, 혹은 내가 일하는 동네에 책방이 있다는 것은 쉬어갈 곳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 잠시 들러 새로운 생각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박씨도 “이미 ‘동네’라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그것으로 연결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제가 독립서점을 열게 된 것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제가 부천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 지역과 일상을 떼어 놓을 수 없어 이곳을 택했고요. 서로의 관심사와 주제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자 다양한 사람을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우리 동네를 벗어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다정하고 따뜻한 공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문을 연 ‘헤엄치는 뜰’의 책은 그동안 박씨가 좋아하던 책들로 채워 나가고 있다. 책을 모으고 읽는 것을 좋아했던 독자 박하영의 취향을 알 수 있는 큐레이션, 그런 박씨를 닮은 공간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더불어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방’을 지향하는 만큼 커리어 전환기에 필요한 책,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독립’을 앞둔 사람들을 위한 책, 새로운 취미에 도전할 때 읽으면 좋을 책 등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큐레이션도 늘릴 생각이다. “앞으로 ‘헤뜰리에’라는 이름의 예술 프로그램, 예술 독서모임을 기획·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평소 어린이들에게 관심이 많아 어린이 독서모임도 운영해 보고 싶고요. 어떻게 하면 진행자의 일방적인 가이드가 아닌 아이들이 자유롭게 세상을 탐구하는 독서 모임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삶의 단계에서 겪는 여러 변화엔 시작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 시작은 누구나 두렵기에 그만큼 용기와 위로가 필요하다. 박씨는 그 여정에서 “책이 좋은 친구가 돼 준다”고 말한다. “몸에 힘을 빼고 물에서 헤엄칠 때 자유로움을 느끼듯 ‘헤엄치는 뜰’을 방문하는 분들이 책방을 유영하며 자신 앞에 주어진 세상을 탐색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나만의 ‘만화아지트’가 돼 주는 곳⋯ 부천오정도서관 [공간의 재발견]

부천시에서는 매년 만화축제와 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런 문화적 노하우를 인정받아 2017년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인정됐으며 ‘도서관이 많은 도시’를 표방하며 도서관별 특화 주제를 뚜렷이 갖고 있다. ‘만화’가 특화주제인 오정도서관은 전체 장서량의 14%에 달하는 도서가 만화책 정도로 대표적인 만화도서관이다. 전체 장서량의 14%가 만화책 부천시는 ‘만화’라는 주요 콘텐츠를 갖고 있는 도시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이달 3일부터 나흘간 열리며 제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도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2017년 동아시아 지역 최초이자 세계에서 21번째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지정된 바 있는 부천시는 오랜 기간 축적된 ‘만화 도시’의 노하우와 문화 사업·교육·도서관·시민 역량이 결집된 노하우를 유네스코 네트워크로부터 인증받았다. 부천오정도서관은 부천의 11번째 도서관이다. 부천시는 2016년 행정체제 개편으로 책임읍면동제를 실시하며 일반구제를 폐지했는데 오정구청으로 사용되던 유휴공간에 ‘오정어울마당’을 조성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이 공간은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노인복지관, 생활문화센터 등 공공기관이 입주했으며 2024년 현재 행정체제 재개편으로 구청이 부활해 청사 공간 재배치 등을 거쳐 도서관과 여러 기관이 공존하고 있다. 부천시는 도서관이 많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오정도서관이 위치한 권역은 원도심으로 공공도서관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고 있던 지역이었기에 공공도서관 건립은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이었다. 별도의 부지를 설정해 오정도서관을 건립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던 부천시는 오정구청을 공간을 활용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과 기간을 대폭 절감하게 됐다. 2017년 4월 개관한 오정도서관은 올해로 개관 7년을 맞았다. 연면적 2천147㎡로 오정구청 청사 1층과 2층 일부를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정도서관은 공간 조성 등 시작 단계부터 직원들이 참여해 다른 도서관과 차별화를 실현했다. ‘만화도시’라는 부천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만화 특화 도서관으로서 북카페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개관 초기인 2017년부터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까지 연평균 방문객 28만명이라는 기록이 말해주고 있으며 이용자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도서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평균 95%로 높게 나온 것도 오정도서관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서관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나만의 ‘만화아지트’가 돼 주는 곳 오정도서관의 공간 모티브는 조성 단계부터 참여한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골목길’을 콘셉트로 한 서가는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길이 이어지고 새로운 길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호기심과 지식, 이야기의 보고인 도서관의 특징과도 잘 어우러진다. 도서관 1층은 구청사 건물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내부에 계단을 만들어 서가 공간과 열람 공간을 분리했다. 자료실 내부에는 오정도서관의 자랑 ‘다락’이 있는데 작은 계단을 오르면 분리된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옥상과 아래층 공간은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2층에는 오정도서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만화아지트’ 공간이 있다. 만화 특화 도서관답게 전체 장서 9만8천544권 중 14%에 해당하는 1만4천46권이 만화 도서이며 2023년 기준 만화책 대출량도 전체 관외 대출량 15만9천717권 중 18%인 2만8천701권을 차지했다. 만화아지트는 학습만화 서가, 만화 열람좌석, 웹툰 서가, 우수만화 전시코너 등 다양한 만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웹툰을 비롯한 각종 출판 만화를 판타지, 로맨스, 액션, 일상, 기타 등 5개 장르로 구분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오정도서관은 만화 특화 도서관으로서 변별력을 갖기 위해 2024년 현재 만화를 소재로 한 11가지 프로그램을 70회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선정 시 만화로 한정 짓기보다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아이패드 모션툰, 캐릭터툰, 한컷 일기툰 등 디지털 드로잉 등 관련 콘텐츠로 그 폭을 넓혀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드로잉을 활용한 캐릭터 만들기, 굿즈 제작 등 온라인 공방 창업 수업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들의 관심 주제를 반영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취미활동을 넘어선 수익 창출의 기반을 제공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도서관 측은 만화도서 구입 시 이용자들이 많이 찾을 만한 책을 들이기 위해 2023년부터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기간 연 2회 만화 희망도서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수요조사에는 270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817권을 신청했고 그중 415권을 선정해 구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 4회 만화 신간도서를 수시로 확충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연간 자료 구입량 8천175권 중 13%에 해당하는 1천78권을 만화책으로 구입했다. 잠시 쉬고 충전할 수 있는 공간 오정도서관은 만화특화도서관이면서도 공공도서관 본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과의 협력·연계 등 독서복지 실현을 위한 도서관 사업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찾아가는 만화교실’ 3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내 대명초, 덕산중, 수주고 등 3개교에서 도서관 나들이, 찾아가는 저자특강, 발달장애 청소년 대상 도서관 체험 및 독후활동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오정도서관은 ‘톡톡 책읽는 오정’ 코너를 통해 매월 1회 일반도서 10권, 아동도서 10권을 추천하고 있다. 이는 독자들이 만화책뿐 아니라 일반도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갖고 독서량을 늘리도록 길잡이가 돼 주는 기획이다. 또 만화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다양한 장르를 접하고 즐기도록 분기별로 10~15권씩 선정해 장르 만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으며 연령대별 베스트 대출도서를 선정하는 등 이용객들을 배려하고 있다. 오정도서관은 구청이 부활함에 따라 구청사 내에 입주한 여러 공공기관과 더불어 책과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마음 먹고 책을 읽거나 빌리기 위해 찾는 문턱 높은 도서관이 아닌, 오며 가며 들러 잠시 쉬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부천오정도서관 주소 : 부천시 오정구 성오로 172(오정동, 오정구청) 운영시간 : 월~목: 오전 9시~오후 10시 (아동실, 만화아지트(오전 9시~오후 6시) 토~일: 오전 9시~오후5시 휴관일 : 매주 금요일, 법정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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