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안산문예당 이미지극 '선동'을 보고

올해는 유난히 화가들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무대에 올려져 이색적인 트랜드로 부각됐다. 지난 6월 신윤복의 그림을 소재로 한 ‘그림 같은 세상’이 무대에 올려진데 이어 오는 20일 남산국악당 개관기념으로 겸재 정선의 그림을 영상과 소리극으로 표현한 ‘그림 손님’이 무대에 올려진다. 이와 때를 같이해 지난 13~15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무대에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들을 중심으로 그의 화선세계를 그린 이미지극 ‘선동(仙童·김청조 작·양정웅 연출)’이 올려졌다. 이 작품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연극의 불모지와 같은 지역의 문화기반을 다지는 한편 연극과 생활의 통합을 시도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야심있게 마련한 ‘연극-일상으로 가다’란 주제의 프로젝트의 결실이자 첫 창작품의 성공이어서 반가움을 더해 주었다.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그림이 있을까? 이 말은 극중 김홍도가 항상 머리 속에서 되뇌이는 화두이다. 극 중에선 되뇌이는 이 말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풍속화가 되고 자신 또한 그 곳에서 사는 신선이 되기도 한다. 이번 무대는 어머니의 작품을 아들이 연출해 화제를 모았지만 독특한 무대 디자인으로 극의 묘미를 잘 살렸다. 김홍도의 방대한 화선세계와 신선과도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무대의 4면을 막으로 둘러치고 객석을 무대 위에 설치, 관객들이 극과 동질화 될 수 있도록 했고 여기에 조명과 김홍도의 풍속화 등 영상이 더해져 새로운 시간과 공간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색다른 무대를 연출했다. 극은 노인 김홍도가 홀로 깊은 산 속 바위에서 비파를 튕기며 상념에 잠기다 산을 내려오는 영상이 흐르는 사이 피리를 부는 신선을 따라 배우들이 뒷걸음 치며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이윽고 홍도 앞에 붓이 등장해 서로 어울리며 그림을 그리고 사면의 막에서는 그림이 퍼져나간다.(1장 급류도-붓과 친구가 되다). 김홍도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사람의 냄새가 질펀한 풍속화를 그려나가고(2장 풍속도-사람을 만나다) 궁중에 화사로 들어간 김홍도는 그곳에서 외로운 세손 이산을 만나 그림을 완성한다.(3장 초상화) 무료한 생활에 일탈을 꿈꾸는 홍도(4장 신선도-자유, 이상향을 꿈꾸다), 이어진 막간극에서 금강산을 그리라는 명을 받아 금강산타령을 따라 산을 오르는 홍도. 화첩을 펼치고 금강산을 완성한다.(6장 금강산도-산인가? 사람인가?) 연풍현감이 된 김홍도는 기근으로 그림으로 그릴 수 없어 절망하고(7장 송하선인취생도), 마지막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노년의 홍도. 홍도의 화구를 매고 각 장마다 홍도역을 맡은 배우들이 모두 나와 한판 진혼굿을 펼치며 극은 마무리된다.(8장 단원굿-홍도를 부르다) 극은 출연배우 10명 가운데 1명씩 주인공 김홍도역을 맡아 표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각 장마다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림?’을 찾아가는 김홍도의 여정을 언어는 최대한 자제한 채 몸의 언어로만 표현해냈다. 배우들의 자연스런 움직임은 물론 직접 악기를 다루며 극의 이미지를 표현해 내고, 해학적인 표정들과 알듯말듯한 절제된 대사들, 특히 막간극에서 변사의 코믹한 대사를 따라 연기하는 배우들의 움직임까지 시종일관 관객들의 눈을 자신들의 움직임에 고정시키는 매력을 발산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모든 움직임을 1m도 안되는 곳에서 이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 김홍도가 자유로운 상상력의 연출가를 만나 그의 예술혼을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시간과 만난 자리이기도 했다. 김홍도의 그림을 해체했다는 연출가의 말에 호기심이 많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해체는 아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극이 모두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느낀 건 무엇인가 빠진 것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상념이었다. 연출가가 홍도의 그림을 이미지로 해체했을뿐 극의 해석은 관객들의 몫으로 돌려놓다고는 했지만 그 해체 이미지 뒤에 있는, 말하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어내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의 예술은 비언어극, 신체극 쪽으로 흐르는 것이 대세다. 안산문예당도 에딘버러나 아비뇽 등 해외진출을 위해 이 작품을 기획한 것으로 안다. 좀 더 다듬어 내년 해외 무대에서 안산문예당의 이미지극 ‘선동’이 빅 히트를 기록하길 바란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가야금앙상블 ‘사계’ / 명주실 12현의 가능성과 독창성을 말한다

가야금 창작 음악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매김해 온 가야금앙상블 사계(四界)가 창단 8년만에 전통음악의 총본산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첫 콘서트 ‘All about 12Jul’을 연다. 이번 연주회는 김대성, 윤혜진, 이태원, 임준희 작곡가의 초연곡들로만 구성해 명주실 12현 가야금의 가능성과 예술적인 독창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곡가 이태원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맡았고 김대성은 범패의 ‘짓소리’의 선율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가야금 4중주곡 ‘전설’을 선보인다. 짓소리(한문이나 산스크리트로 된 사설을 5음계로 짜여진 자유리듬에 얹어 합창으로 부르거나 같은 범패의 하나인 홑소리를 다 배우고 난 뒤 배우는 어려운 노래)로는 미묘한 음들, 변화무쌍한 장식음, 예상을 뒤엎는 음의 진행과 논리를 초월한 자유로운 전조, 반음 상행진행, 그리고 30분 이상 되는 곡의 길이와 전개방식 등등 흥분시키는 요소들이 많다. 이 곡은 인간의 탄생, 고뇌, 해탈의 과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짓소리의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을 기반으로 구조화했고, 화성적으론 범종의 맥놀이 현상에 의한 불협화음, 불교의식에 있어 발생하는 주변의 소리 등 범패의 헤테르포니성(이음성)을 기반으로 수직화했다. 두번째 곡은 듣는 귀로 만든 소리(연암 박지원)이란 뜻을 담은 윤혜진 작곡의 ‘이위지성(耳爲之聲)’. 소리를 생산하는 것, 생산된 소리를 귀로 듣는 것, 소리가 음이 되고 그것이 인간의 귀로 전달되며 그 들음이 소리와 의미를 만드는 일련의 연속적 과정에 대한 사고로 연주자의 호흡과 신체가 현과 맞닿아 이 모두를 생산하고 흡수한다. 세번째 곡은 네대의 12현 가야금을 위한 ‘잃어버린 소리’(임준희 작곡). 1천500년 전 우륵이 오동나무를 말리고 명주실을 꼬아 만들었던 가야금 소리의 최초의 흔들림을 12줄에 담아 더듬어보고 망국의 한과 유한한 생명에 대한 슬픔을 달래기 위해 하늘을 향해 펼쳤을 우륵의 춤을 상상하며 리듬과 소리를 골랐다. 전석 1만2천원. 문의(02)518-1450 ◇사계는 어떠한 단체? 여성 가야금 연주자 4명으로 이뤄진 실내악단으로 가야금 4대를 기본으로 12현 전통 가야금을 비롯해 개량된 18현·21현·25현 가야금 등과 그들이 직접 개발한 저음 22현 가야금까지 5음 음계는 물론 7음 음계 악기를 사용, 다양한 편성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작곡가들에게 전통 가야금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과 다양한 음색, 테크닉 등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 공연예술 집중 지원단체로 선정돼 바르샤바와 삿포로에서 두번의 해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댄스 지존들! 과천 흔들다

“춤은 즐기는 것이다. 이제 느껴라!” 춤은 그 자체가 메시지다.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는 땀내음과 열정으로 음미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댄스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이하 사춤)’가 과천시민회관에 상륙해 14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한달간 춤의 열정으로 과천을 뜨겁게 달군다. 2004년 10월 초연한 이후 지난해 11월 500회를 돌파한 사춤은 비보이 등의 춤 공연을 국내 공연의 트랜드로 만드는데 앞장선 선두주자로 댄스 퍼포먼스의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 올해에도 안산, 제주, 공주, 거제 등 전국 21곳에서 열린 순회공연에서 매진기록을 세우는 등 전국을 춤의 열풍으로 휩싸이게 했다. 시놉시스를 보면 일상의 짜증과 권태를 털어내는 환영의 몸짓 ‘오셨군요’를 시작으로 박자, 그리고 춤이 만들어지는 ‘정렬’, 주인공 준·선·빈과 그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서곡 ‘Overture’에 이어 몸 속의 생명들이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즐거운 파티로 묘사한 ‘몸 속의 생명들’ 등 ‘7세’, ‘15세’, ‘19세 클럽’, ‘관능과 유혹’, ‘불현듯 사랑이…’, ‘춤을 추세요’ 까지 20개 소주제를 따라 배우들의 거친 호흡과 춤으로 표현한다. B-boy, 힙합, 재즈에서 역동적이고 세련된 현대무용까지 무대의 에너지가 객석을 일으키고, 유쾌하고 흥겹고 속도감 있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감성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공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게 한다. 춤을 매개로 펼쳐지는 장면의 멋과 힘, 출연진의 화려한 개인기, 힙합, 재즈, 테크노, 고전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들이 하나의 이야기 속에 충돌없이 녹아들어가는 신선함은 물론 무대의 땀방울이 그대로 객석으로 전달돼 열정의 끝에서 분출되는 배우들의 거친 호흡을 코 앞에서 들을 수 있다. 국내 최고의 춤꾼들이 호흡을 같이 하며 실력으로 승부한다. 매차례 오디션마다 모인 최고의 춤꾼들이 2년 동안 함께 호흡하면서 감정표현도 능숙해져 앙상블 개인마다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춤에 관련된 최고의 기량을 펼친다. 초등학생 이상 입장 가능.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4시.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5천원, 청소년 1만5천원. 문의(02)500-1220·2128-7616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전시리뷰> 전시장을 캔버스 삼아 ‘공간을 그리다’

평면은 입체가 되고 입체는 평면이 된다. 미술도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평면회화와 조각, 한국화, 미디어, 퍼포먼스 등등. 특히 뒤샹부터 시작한 레드메이드 작품은 이것이 미술작품인지조차 모호하다. 그런데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품이 있다면 이것은 어떤 분야일까. 굳이 구분지을 필요는 없다. 감상자가 보고 느낀 감흥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작가의 창작의도를 엿보면 감상의 재미는 배가 된다. 황은화(46·수원시 권선구 구운동)는 3차원 공간에 2차원 평면을 그린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떻게 평면과 입체가 한 공간에 존재하는지…. 대안공간 눈(4~13일)에서 열린 개인전 ‘Another View Ⅱ’에 전시된 작품들을 들여다보며 그 해법을 찾아보자. 먼저 황은화는 작품을 만들기전 전시공간을 치밀히 관찰한다. 벽면과 바닥, 천장은 작품이 설치되는 위치와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서로 각을 이루는 전시공간이나 캔버스의 작품은 자연스레 3차원 공간을 이룬다. 이곳에 원형이나 사각형의 도형을 그려넣는 작업이다. 감상자의 위치에 따라 이러한 도형은 굴곡진 각을 따라 2차원의 완벽한 형태를 나타낸다. 그런면에서 적극적인 감상자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나 황은화는 시각적 환영을 의도하지는 않는다. 황은화는 “어떤 사람은 완벽한 형태의 원 등을 볼 수 있는 지점을 미리 표시해 두는 것이 어떻냐고 말하지만, 감상자가 동선을 따라 이동하다보면 자연스레 작품 전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공간의 예술시각화’라고 황은화의 작품을 평했다. 황은화는 캔버스에 머물지 않고 전시장 전체가 작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프(선)는 캔버스를 넘어 벽면이나 바닥으로 확장되고 원이나 사각형의 납작한 2차원 이미지는 3차원 공간(벽면)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합치된다. 공간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과 더불어 새로운 미술작품을 창작하는 황은화는 멀리서 대상을 바라보고 그리기를 반복한다. 고단한 노동이 필요한 이 작품은 정작 전시가 끝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벽면까지 확장한 작품을 뜯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안공간 눈에서 펼친 작품은 부조를 첨가시켰다. 작품 ‘의자’<사진>는 의자 한 모서리를 돌출시켰는데, 이 또한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면 2차원 평면 의자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 ‘Red Studio’와 ‘Blue Studio’. 이 작품은 작가 자신만의 작업공간을 갖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다. “내 공간을 갖게 되면 어떻게 꾸밀까 생각해봤어요. ‘Red Studio’는 마티스의 ‘붉은 방’이나 ‘붉은 작업실’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었어요.” 공간에 대한 물음과 그 물음을 풀기 위해 고민하는 황은화의 작품은 그래서 늘 진행형이다. 공간을 거스르지 않고 포용하는 미적 감성이 아름답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전시회 소식>

▲‘9人光GO’ 작품전 안산 단원전시관 서양화가 9명이 모여 9가지 색다른 전시를 펼친다. 젊은 작가 9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인 구인광고(9人光GO)가 13일까지 안산 단원전시관 3관에서 작품전을 연다. 경수미·이민경·김선정·박수경·박진·박지연·이평안·김다라·홍수미가 참여한다. 이들은 유행처럼 확산되는 아트페어와 달리 주제 9편을 통해 메시지들을 전달한다. 미인시리즈로 알려진 김선정은 단추를 의인화시켜 미(美)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다룬 ‘DACHOO’ 시리즈를 선보이고 이민경은 ‘공간속의 공간’이란 주제를 통해 공간속의 평면을 재발견한 작업을 펼친다. ▲인체 조병완展…부평 구올담갤러리 비가 내리듯 인체에서 물감이 줄줄 흐른다. 살아 있다기보다는 영면의 잠을 자는듯한 포즈. 평온함보다는 지치고 고단한 자의 모습이다. 작가 조병완은 ‘나 또는 너’란 시리즈로 14일까지 부평 구올담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인체의 누드를 장지나 캔버스에 아크릴로 채색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머리와 팔이 거세된 채 그려진 누드작품은 빗줄기가 흐르듯 그려져 있다. 인체의 모든 액체가 아래를 향해 흐른다. 남성과 여성의 누드는 사선을 그으며 놓여져 있고, 불편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군포미술협회 약展…안양 롯데화랑 현대인들은 몸의 치유를 위해, 혹은 건강을 위해 약을 먹는다. 감기가 조금 걸려도 주사를 맞고 1주일치 약을 지어 정성 껏 복용한다. 치유를 위해 먹는 약은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약은 왠지 친숙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해악도 만만찮다. 군포미술협회 청년작가 6명은 ‘약’을 주제로 13일까지 안양 롯데화랑에서 전시를 연다. 강승훈은 공부방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느낀 이야기를 사회적 치유 관점에서 접근하고 서봉원은 굴곡이 있고 둘쑥날쑥한 모양의 상자에 부적 같은 문양을 그렸다. 인미영은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오방색을 사용했고 바느질과 알약을 부착한 콜라주 작품들을 선보인다. 문의(031)463-271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아주 특별한…송년의 밤

올 한해 ‘알프레드 마이어 초청연주회’,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게 초청음악회’ 등 창단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획 음악회로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자리잡고 있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프라임필)가 화려한 공연들로 2007년을 마무리한다. 프라임필은 9일 송년음악회를 시작으로 19일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홍혜경 콘서트, 22일 ‘Sumi Jo & Winners 2007’ 콘서트에 이어 20~21일 국립합창단·서울시립합창단의 메시아 등 풍성한 공연들을 준비했다. 먼저 오는 9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선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을 준비하는 송년음악회로 따뜻하면서도 사랑이 담긴 선율들을 선물한다. 이번 송년음악회는 장윤성 지휘로 국내 정상의 소프라노 김향란(국민대 교수)과 테너 이현(영남대 교수)이 참여해 신원에벤에셀앙상블과 함께 대중들에게 친숙한 크리스마스 메들리와 오페라 아리아 등을 들려준다. 1부는 프라임필이 크리스마스 축제와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등으로 화려하게 문을 열고 신원에벤에셀앙상블이 ‘고요한 밤’, ‘구주오셨네’, ‘오 거룩한 밤’ 등 크리스마스 메들리들을 선사한다. 이어 베이스 유지훈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이상 날지 못하리’를 들려주고 바리톤 서동희와 베이스 유지훈이 오페라 ‘청교도’ 중 ‘나팔을 울려라’를 합창한다. 소프라노 김향란이 감미롭고 부드러운 아리아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불러주고 테너 이현이 푸치니의 오페라 ‘토란도투’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열창하며 김향란·이현·신원에벤에셀앙상블이 함께 ‘축배의 노래’로 새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밤을 마무리한다. 22일 열리는 ‘Sumi Jo & Winners 2007’ 콘서트에선 마에스트로 콜롬보 지휘로 신이 내린 목소리 소프라노 조수미와 국제콩쿨에서 우승하고 세계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매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이정원, 바리톤 서정학, 강형규가 아름다운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선보인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당당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제주와 울산까지 특별한 크리스마스 콘서트 투어를 통해 프라임필과 군포를 전국에 홍보할 예정이다. 한편 프라임필은 내년 1월13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을 초청,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과 경쾌하고 신나는 왈츠와 폴카로 꾸미는 신년음악회를 준비하는 등 내년에도 ‘또 한번의 새로운 출발 Hello 2008’이란 주제로 정상급 오케스트라로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문의(031)392-6419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공연리뷰> 음악 애호가들 심금울린 고별무대

박은성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지휘한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 가곡의 밤’이 지난달 30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지역 클래식 애호가들은 물론 김용서 수원시장과 오현규 경기도음악협회 회장 등 지역인사들이 참석해 박은성 지휘자의 마지막 수원 연주회를 아쉬워했다. 전체적으로 귀에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나 한국 가곡들로 장식된 이번 연주회는 소프라노 박지현, 바리톤 송기창,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이재욱 등 성악가 위주로 진행됐다. 교향악단만 무대에 올라 연주한 곡은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과 라 트라비아타 전주곡 뿐이었다. 이날 연주회는 광고나 영화,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들 귀에 익숙한 곡들을 성악가들을 통해 직접 들려줌으로써 일반인이 클래식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진행됐다.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나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가고파’ 등 귀에 익은 곡들은 성악가 목소리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너무도 잘 어울려 마치 음반이라도 틀어 놓은 듯 했다. 성악가들 개인마다 실력이 뛰어났지만, 특히 소프라노 박지현은 발성이 인위적이지 않고 듣기에 자연스러웠다. 발음도 정확해 전달력이 좋았고 강약을 잘 살린 발성과 호소력도 뛰어났다. 좋은 소리에 미모도 뛰어나 눈길을 모았다. 무대도 훌륭했지만, 객석 또한 보기드문 관람태도를 보여주었다. 박은성 지휘자를 아끼는 문화인들이 다수 공연장을 찾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작은 기침소리도 조심스러워 하며 성악가들의 노래를 감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첫 단독콘서트 슈·퍼·키·드 큰일 낸다

올해는 슈퍼키드 허첵(29·본명 전덕호)에게 좋은 일들이 가득한 해였다. 무명에서 쇼바이벌로 뜨기 시작해 국내 알아주는 록 밴드들과 한 무대에 서기도 하고, 눈치보면서 음악을 하다가 집에서 정식 허락이 떨어진 해이기도 하다. 게다가 지난 9월 10년만에 아주대 건축학과를 감격스럽게도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말 첫 대형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이것만 성공하면 올해는 그에게 잊지못할 해가 될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허첵은 기분이 업된 무척 솔직한 청년이었다. 특히 함께 하루종일 생활한다는 슈퍼키드 멤버 이야기를 해 줄 때가 유독 솔직했다. 슈퍼키드의 멤버는 5명. 보컬 허첵과 보컬 파자마징고(24·본명 전진욱), 기타 좌니킴(29·본명 김주현), 베이스 헤비포터(25·본명 강조성), 드럼 슈카카(28·본명 정동명)로 구성됐다. 허첵은 스스로를 “보통 무난한 스타일로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큰 형”이라고 소개했다. 항상 좋은게 좋은 거지 싶은 생각에 넘어가는 편이지만, 원래 군대에서도 병장은 좋은 소리만 하는 법이란다. 허첵을 대신해 팀내 상병 역할은 좌니킴이 하고 있다. 허첵과 동갑인 좌니킴은 기타 연습을 상당히 많이 하고 즐기기 때문에 기본기가 무척 훌륭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단점을 꼽자면 기타 외 다른 것은 무엇을 해도 어설퍼 웃음을 준단다. 허첵의 팀원 소개는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담인 것 같았다. 파자마징고는 패션너블(fashionable)해서 자칭 홍대 패션 아이콘이라고 할 정도. 타고난 리듬감과 센스가 훌륭해 춤도 잘 추지만, 스스로도 센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소개했다. 팀 내 돈 관리를 할 정도로 일을 잘 하는 헤비포터도 마찬가지다. 똑똑하고 박학다식 해서 음악도 잘하고 센스도 좋고, 팀 내 필요한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그걸 자기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티를 내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마지막 나름 잘 생긴 느낌을 가진 슈카카는 팀 내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지만 팀원 중 소녀팬이 가장 많다. 평소 연습을 잘 안하는 것 같아 “연습 좀 하라”고 얘기하면 항상 “안 볼 때 연습을 한다”는 슈카카. 정말 밤에 연습실에 가면 드럼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단다. 팀원 소개를 들은 것이 아니라 왠지 허첵과 친한 친구 흉을 본 기분이지만 재미있었다. 연예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허첵이 보기에 다른 연예인들은 어떤가 물었다. “뮤직비디오 ‘나를 만나다’를 촬영하면서 친해진 김미려씨도 그렇고 털털하고 성격 좋은 연예인도 많다”며 “주변에 만난 연예인들을 보면 일반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솔직한 허첵이 하는 말이니 사실이겠지 싶다. “다들 알고 보면 작은 것에 행복해 하고 먹는 것도 좋아해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다른 점을 찾자면 공공장소에 나갈 경우 사람들이 알아봐 잘 다니지 못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번에 준비 중인 첫 대규모 단독 콘서트는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슈퍼키드 결성과정부터 지금이 있기까지 이야기들을 모아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한다는 설정. 허첵은 “대형 공연장 단독 콘서트는 처음이라 정말 열심으로 준비 중”이라며 “콘서트 3시간 후에는 관객과 함께 탈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슈퍼키드 평소 공연도 열광의 도가니라는 평을 듣는데, 더 심하게 탈진 지경에까지 갈 예정이라니 궁금하긴 하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쇼바이벌을 통해 보지 못했던 오리지널 슈퍼키드 노래들이나 내년 발매 예정인 2집 신곡들도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려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을 통해 친해진 김미려도 이들의 공연장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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