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화현장을 가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10주년 기념공연-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 초청

근대 협주곡의 독주 부분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라는 세 악기에 분담시킨 독특한 형식의 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 협주곡 다장조 작품 56. 협주곡으로는 음악사적으로 보아도 이처럼 편성된 곡은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각 악장끼리 통일성을 갖고 있고 개성적이고 리듬감 있는 모티브가 저음부에서 시작돼 단계적으로 모든 악장들을 통해 반복되는, 전체적으로 혁신적인 느낌과 다이나믹한 개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3중 협주곡을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의 일환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의 선율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이날 공연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격정적인 지휘자의 흐름을 따라 단원들이 함께 호흡하는, 순수 민간오케스트라로서 10년 동안의 관록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군포 프라임필은 지난달 30일 군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초부터 이어온 창단 10주년 기념 시리즈 세번째 연주회로 제55회 정기연주회를 겸해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 초청 음악회를 열었다. 레퍼토리는 작곡가 임준희의 교향시 ‘한강(Han-River)’ 한국 초연무대에 이어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다단조 Op.68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 협주곡 다장조 Op.56 등으로 진행됐다. 무대는 깔끔하고 정갈한 지휘자 장윤성의 지휘에 맞춰 관객들을 강렬하게 흡입하는듯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첫 테이프는 임준희의 한국 초연 교향시 ‘한강’이 끊었다. 수천년 한반도의 허리를 도도히 흐르고 있는 격정의 한강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음악을 통해 세계 속 한국의 도약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작곡된 곡이라고 밝힌 작곡가의 설명대로 흥겨운 우리 가락을 바탕으로 마치 국악기를 통해 듣는 착각이 들만큼 격정적인 우리 고유의 심성을 자극하는 곡이란 느낌을 받았다. 프라임필이 매번 정기음악회마다 국내 초연 창작곡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창작활동과 보급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두번째 연주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다단조 작품 68로 프라임필의 숙련된 기량을 볼 수 있는 순서였다. 초조함과 극적인 활기가 인상적인 1악장과 평화롭고 맑은 심경이 약간 어두운 듯한 낭만이 나타나는 2악장, 중후함이 느껴지고 부드러우면서도 평화롭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3악장,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 주제와 유사한 주제로 무겁게 시작해 박력에 찬 힘찬 피날레로 이어지는 제4악장 등 전체적인 구성과 구성력을 잘 살려냈다. 각 악장마다 살려내야 할 분위기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이끌어 나간 점도 돋보였다. 다만 중요한 순간마다 금관악기 파트의 불안함과 함께 2악장 마지막 부분에서 바이올린 솔로부문의 어색함은 아마도 전반적으로 프라임필의 역량이 깊숙이 녹아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인터미션 후 이날 공연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3중 협연무대로 프라임필과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의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 협주곡 다장조 작품 56이 이어졌다. 이 3중 협주곡은 근대 협주곡의 독주부를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세 악기에 분담시킨 독특한 형태의 협주곡으로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독주 등의 순으로 제1주제가 연주되고 목관악기의 섬세한 움직임과 후반부에서 독주 악기들의 화려한 기교가 되풀이된다. 이어 첼로 독주가 아름답고 서정적인 주제를 연주하고 피아노와 독주 바이올린, 독주 첼로가 앞의 주제를 변조하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대화를 반복한다.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 앙상블은 약간 빠르게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활력을 잃지않고 역동적이면서도 에너지가 충만한 연주를 들려줬다. 이들 앙상블이 부부 등 인척관계로 맺어져 있어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텐마크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면에서 보더라도 각 멤버들이 지닌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음악적 해석이나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에 못지않게 프라임필이 뒤에서 앙상블과 호흡을 맞추며 안정된 음악적 배경을 제공해 이들의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프라임필은 어느덧 10년이란 관록을 쌓았다. 관변 오케스트라에 비해 자생력을 갖춘 몇 되지 않는 민간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연간 100여회의 결코 만만치 않은 연주회를 소화해 내는 등 프로로서 경쟁력도 갖췄다. 이제는 민간오케스트라를 선도하는 프라임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날을 새로 개척해 가는 프라임필을 기대해 본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인터뷰 김홍기 단장 “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전문화된 오케스트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대표 민간 오케스트라 향해 큰걸음 지난달 30일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김홍기 단장을 군포문화예술회관 내 단장실에서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국내외 지휘자를 영입하고 우수한 기량을 갖춘 단원들을 상임화하는 모범적인 오케스트라의 위상을 정립해 가고 있다”며 민간 오케스트라가 계속 위축돼 가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음악 전반의 영역에서 단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등 프라임필을 활성화 해 경기필에 버금가는 오케스트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시립이나 도립 같이 관에 소속되지 않으면서도 시로부터 3억여원의 적은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시립 오케스트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좋은 모델이 바로 프라임 필로 지역 민간단체를 지원하면서 도시의 문화적 기반을 육성하고 위상도 함께 제고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전문단체 집중 육성지원사업 대상 단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전문 오케스트라로서 역량 강화와 전문성을 살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비평 장인종 음악평론가 ◇숨가쁘게 달려온 족적만큼 더 성숙해지면서도 열정을 지난달 30일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연초부터 이어온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 시리즈의 세번째 연주회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지난 2월 연주회에서 서광태의 ‘독도찬가’를 무대에 올린데 이어 이번 무대에선 임준희의 ‘한강’을 국내 초연했다. 이처럼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적극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은 창작활동과 보급을 활발하게 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한국 오케스트라만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는 데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임준희의 ‘한강’은 내셔널리즘적인 표제 내용과 묘사적 서법, 전통음악의 선율과 리듬 구조를 적극 도입한 교향시라는 점에서 19세기 후반 국민악파의 아이디어를 답습하고 있는 작품이다. 색채감 있는 악기 사용과 주제의 효과적인 배치에도 이처럼 양식화된 스타일에 기초해 있고 전통 음악의 요소 역시 오케스트라에 적용하는데 있어 상투적인 수법을 넘어서지 못함으로써 현대 창작음악에서 기대되는 신선함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양식화라든가 상투성이라는 말은 동시에 자연스러움과 익숙함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작품의 이러한 성격은 청중들에게 악곡의 음악적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고 감성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토대이기도 했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프라임 필 역시 이따금 포르테가 과도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자신감 있고 과감한 연주로 작품의 표제적 내용을 잘 살려냈으며 세부적 표현에 인색하지 않으면서도 악곡의 흐름을 무리없이 이어나가 청중들이 새로운 곡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어서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1번은 시종 안정감 있게 악곡을 소화해 내는 오케스트라의 숙련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순서였다. 특별히 개성있는 해석이 드러나는 연주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이 전체적인 균형과 치밀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의 특성을 잘 살려내는 역할을 했다. 현악파트는 생동감 있으면서도 풍부한 질감을 잃지 않았고 목관파트도 수직적 균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면서 브람스 교향곡 특유의 음향적 색채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성공적이었다. 효과적인 다이나믹의 운용이나 강조돼야 할 음형들을 명료하게 제시하면서 악상을 전개해 나간 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다만 빠른 악장에서 가끔 호흡을 불안정하게 하는 아티큘레이션이나 관악기군의 도입이 지나치게 돌발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요인들로 인해 악곡 전체에 지속적으로 적절한 긴장과 이완이 배치되지는 못한 점은 아쉽다. 특히 호른 파트의 경우 몇차례 중요한 순간에 불안한 어택이 있었고 2악장 후반의 솔로 바이올린과 어울리지 못한 음향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전체 속에 제대로 용해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작품을 더욱 완성도 높게 재현하는데 옥의 티가 됐다. 인터미션 후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이 이어졌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베토벤 중기 시기의 에너지가 넘치지만, 베토벤의 다른 작품에 비해 구성이 산만하고 낭만주의로 한 걸음을 내딛은 시기에 바로크적 콘체르토 그로소의 형태를 활용한 점 등 여러 모순들이 내재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순을 연주 상에서 어떻게 대립시키고 통일시켜 나가는가가 관건인데,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은 약간 빠른 템포 속에서 활력을 잃지 않고 부분적으로 음형들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을 표면화시키면서 줄곧 에너지가 충만한 연주를 들려줬다. 반면 이러한 에너지가 무분별하게 발산되지 않도록 구심력을 제공한 건 조화로운 앙상블과 호흡이었다. 이들의 앙상블은 음악 표면의 정확성과 유사성에 있는 게 아니라, 음악의 심층에서 이뤄지는 역동성의 차원에서 발견된다는 점은 더욱 인상 깊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들이 가까운 인척관계로 이뤄진 트리오여서 “앙상블 능력이 좋다”고 말하는 건 단지 호사가들의 이야기일뿐이다. 각 멤버들이 보유한 빼어난 기술적 능력과 음악적 해석 및 표현력 역시 이번 무대에서 확인되는 대목이었고 이들의 앙상블 능력은 이러한 음악적 감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프라임 필 역시 안정된 음향적 배경을 제공하며 이 작품의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만 오케스트라가 전반적으로 반주자적 역할에만 머무른 감이 있었는데, 콘체르토의 특성상 좀 더 적극적으로 음악에 개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월 공연의 알브레히트 마이어와 이번 연주회의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등 수준 높은 협연자들과 함께 함으로써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올해 정기 연주회가 의미를 더하고 있다. 1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기념 자체보다는 음악과 활동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키고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을 때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숨가쁘게 달려온 족적만큼 더 성숙해지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는 프라임 필의 향후 활동을 기대해 본다.

색동연꽃…비움의 美學

미술작가에게 개인전은 자신의 작품을 고스란히 선보이는 자리다. 가까운 지인들이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평자들의 따가운 눈길도 감내해야 한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작가의 손을 떠나면 다른 누구와 공유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지난해 수채화에서 아크릴로 재료를 바꾼 작가 오혜련(50·여·수원 권선동) 은 또 다른 시도를 통해 관람객들과의 교감에 나섰다. 첫 개인전(지난해 단성갤러리)에서 선보였던 연꽃과 연잎은 색동과 어우러져 묘한 신비감마저 불러일으켰다. 바탕 전면에 색동을 칠하고, 그 위에 연꽃을 그려 넣었었다. 여기다 화면을 2~3개로 나누고 한쪽 배경을 단색으로 처리한 후 연꽃이나 연밥을 따로 담았다. 10일부터 16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도 연꽃이 등장한다. 1년 새 그는 어떤 모습의 연꽃을 선보일까. 짧은 시간이다. 같은 소재와 같은 패턴의 작품은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분주한 오 작가에게 그런 염려는 잠시 접어두는 게 좋을 듯하다. 이전 작업이 사물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화에 초점을 맞췄고, 선과 면으로 색동을 강조했다. “올해는 무척 바쁘게 지냈어요 홍익대 대학원 졸업 청구전을 열었고, 최근에는 논문을 끝냈죠. 그리고 바로 개인전을 준비했어요.” 헌 옷을 기우면서도 색감을 유지했던 게 색동이다.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기웠던 색동저고리는 한국적이며, 세계적이다. 하얀 새벽을 맞으며 개인전을 준비했다는 오 작가는 연꽃을 흰 여백으로 처리했다. 비움의 논리다. 가득 채우는 충만함보다 없어서 더 채울 수 있는 게 그를 자극한 게 아닐까. ‘비상’이란 시리즈에 등장하는 세로의 줄무늬는 나뭇결이나 길게 늘어트린 실타래 같다. 수직으로 땅과 하늘을 잇는 듯하고, 연꽃의 향이 넓리 퍼지는 통로인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오혜련 작가의 변화무쌍한 변신이 기대된다. 어디에 정착하려 하지 않는 노마드(Nomad) 기질이 다음엔 어떤 작업으로 표현될까. 문의(031)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美콘서트 처음부터 소송 휘말리며 난항예고…실추 이미지 美진출 타격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투어 콘서트가 시작 직전 취소돼 미국 공연이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투어 주관사인 스타엠은 “현지 공연기획사인 V2B글로벌의 자금문제였다”며 무대 설치를 위해 장비업체들이 돈이 지급되지 않자 작업을 멈추자 부랴부랴 현금을 맞춰 12시간만에 무대 세팅을 해야 했지만 공연 당일 업체들이 계약금으로 받은 수표가 지급 거부되는 사태까지 발생해 조명업체가 철수하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스타엠에 따르면 “무대는 밴드가 설 곳이 없고 돌출무대가 휘어졌으며 영상이 강조된 공연인데 스크린을 세울 수 없어 공연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LA당국의 관련 법에 따라 국내에서 공수해 간 장비를 쓸 수 없었는데 문제가 된 장비는 규격에 맞지 않는 초대형 LED스크린을 쓰려고 했다고 하며 현지 프로덕션 매니저와 프로모터조차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공연시작 3시간 전 LA 안전감시관으로부터 장비를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지 티켓 판매가 부진해 공연이 취소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비 측과 현지 프로모터는 “1만2천석 가운데 스폰서 티켓까지 포함해 모두 77%를 판매했기 때문에 취소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일축하고 비가 2주일 전부터 LA에 와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 프로모션을 한 입장에서 공연을 회피하는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올 가을 공연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실추된 이미지로 비의 미국시장 진출계획은 적잖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견해이다. 비의 월드투어 미국 콘서트는 처음부터 법적소송에 휘말리며 난항을 예고했다.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음반기획사 레인 코포레이션이 지난해 12월 열린 비의 라스베가스 쇼케이스 공연에서 ‘레인’(Rai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는데, 미국 내 Rain이라는 밴드의 소속사가 제기한 것이다. 이로 인해 비의 미국 콘서트는 LA공연만 제외하고 지난달 15일 하와이, 지난달 19일 애틀란타, 지난달 23일 뉴욕, 지난달 27일 샌프란시스코 등의 공연계획이 이미 취소됐으며 지난달 21일 재판결과 상표분쟁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한편, 이보다 먼저 비의 하와이 프로모터인 클릭 엔터테인먼트는 “비의 북미공연 판권을 가진 레볼루션 엔터테인먼트, 주관사 스타엠 등이 공연 시작 전 라이선스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50만 달러를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현지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여기에 마침내 미국 최고의 연예전문 사이트 티엠지 닷컴(tmg.com)이 지난 4일 “한국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로 불리는 아시아 최고의 팝스타 비가 미국에서 법적인 곤경으로 우박의 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티엠지 닷컴은 나아가 “호놀룰루의 프로모터가 처음부터 공연할 의사가 없었던 비로 인해 50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봤다며 연방법원에 고소했다”고 보도하고 로스앤젤리스 공연 취소에 대해서도 “LA의 로컬 프로모터도 공연을 1시간 반 앞두고 전격 취소한 비와 매니지먼트사에 대해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청수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믿을만한 소식통의 제보를 소개했으며 이밖에도 비를 고소한 하와이 프로모터 측은 비(Rain)의 상표분쟁을 알면서도 공연계약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를 음미해 보자. 우선 비의 미국식 이름 Rain 사용에 대해 이건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하물며 미국은 물론 월드투어를 갖는 엔터테이너가 그들 나라에 대해 Rain이란 동명이인 가수가 있는지를 한번쯤 확인해 봤으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요즘은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검색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초보적인 사항 조차도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절대적으로 비와 그 측근의 잘못이다. 그리고 미국은 원래 공연절차가 무지하게 까다로운 나라라는건 공연을 취급하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로서 우리나라식으로 어떻게 대충하면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에 마구잡이로 덤비려다가 당한 망신이다. 아마도 중국이나 동남아에 장비를 갖고 들어가는 식으로 생각한 모양인데, 그래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미주지역 공개방송을 하러 갈 때도 대개는 현지에서 장비를 조달하고 있는 것은 제반 경비도 문제지만 까다로운 법규를 지키자니 현지 업체를 고용한다. 필자가 진즉 걱정했던 것은 뭐가 그다지도 급해서 신인가수가 겁도 없이 대규모 투어를 갖는가하는 우려였는데, 과연 현실로 터졌다. 웬만한 가수들은 미국에서 수년간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입지를 다진 후 음반을 취입하는게 우선 절차인데, 비는 투어부터 해 인지도를 알린 후 음반을 내겠다는거꾸로 작전을 편게 이런 불상사를 초래했으며 올 가을 공연에 과연 깨끗한 이미지로 부각될런지는 미지수이다./대중음악 평론가

日本 현대미술그 오묘한 세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들의 미술은 어떨까.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는 일본 현대미술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여름맞이 기획전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을 주제로 금산갤러리 등 실내전시공간 17곳과 야외전시공간 등지에서 제2회 아시아프로젝트인 일본현대예술페스티벌을 마련했다. 아오키 노에 등 작가 50여명의 회화, 조각, 판화 등의 작품 260여점이 전시되며 행사 기간동안 매주 토·일요일과 제헌절인 17일 헤이리 UV하우스에서 ‘녹차의 맛’ 등 일본 영화 8편이 하루 2편씩 상영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일본현대미술 1세대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기반한 ‘오타쿠’, 즉 마니아 문화로써 역사와 현실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오직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일본 전통화와 서구미술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은 채, 주변부로 관심을 돌리고 대중문화를 과감하게 차용해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전환시켰다. 특히 이들은 서구적이지만 결코 서구적이지 않은 일본적인 미술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통해 일본 현지의 생생하고 다양한 미술현장을 그대로 담은 게 특징이다. 전시가 열리는 예술마을 헤이리는 다양한 문화장르의 소통을 지향한다. 지난 1994년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 15만평 규모로 지난 1997년 발족됐다. 이곳에는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예술인 37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갤러리 등 문화예술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헤이리는 아시아 문화교류를 위해 지난해 ‘헤이리아시아프로젝트1-중국현대미술전’을 열기도 했다. 이정연 금산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전문가, 일반 대중, 미술 애호가 등은 물론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일본 현대미술의 현장을 체험하고 그들의 새로운 시각과 면모를 접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개막식에는 작가와의 대화 및 대담회가 열렸고 일본학생들의 반벨 연주를 비롯, 금관 5중주, 일본무용, 퍼포먼스 등이 펼쳐졌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갤러리 더 차이, 갤러리 바움(이정규 장신구), 갤러리 Moa, 고막원, 금산갤러리, 동화나라, 딸기가 좋아 (신관), 리앤박 갤러리, 식물감각, 엔토코, 진아트, 포네티브 스페이스, HAS 1, HAS 3, K-SPACE, UV 하우스 등 17곳이 참여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원. 문의(031)957-6320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김자경오페라단 창단 40돌 기획공연

이번 순회공연은 서울서 시작해 지방으로 내려가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7월 대전, 8월 울산, 9월 춘천, 10월 성남 등 도시 5곳에서 순회공연을 펼친 뒤 서울에서 피날레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성남 백강오페라단(단장 이현수), 울산 현대오페라단(단장 천영진) 등과 공동 주관해 축적된 공연 노하우를 공유하며 특히 중간 대사를 한국말로 처리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한편 입장권도 2만~3만원으로 오페라 마니아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문턱을 낮췄다. 이번 무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실력파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의 3대 바리톤 중 선두를 달리는 임성규와 정지철을 비롯, 테너 장성구·민경환, 소프라노 김희정·하수연 등이 주역인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임미희·박수연 등과 호흡을 맞춘다. 카르멘과 사랑에 빠져 타락의 길을 걷는 비극적인 운명의 주인공 돈호세 역에 국내외적으로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테너 장성구·민경환·이현수가 꽃노래 등을 부르며 열연하고 돈호세와 카르멘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비극으로 치닫게 하는 운명의 인기 투우사 에스까미오 역에는 바리톤 임성규·정지철이 맡아 우리 귀에 익숙한 ‘투우사의 노래’ 등을 부른다. 돈호세의 순진한 약혼녀 역엔 소프라노 김희정과 이탈리아 무대에서 활약해온 하수연 등이 출연한다. 특히 화려함과 섹시함이 조화를 이룬 폭발적인 연기와 성량으로 알려진 메조 소프라노 임미희가 찔리면 붉은 피가 날듯한 거친 들장미 같은 카르멘의 사랑을 연출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니 상임 수석 객원지휘자인 지광윤이 밀레니엄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아 카르멘의 격정과 사랑, 그리고 투우장의 열기와 광기 등을 풀어낸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듯…

“하모니카로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감탄… 마음의 눈이 열리고 가슴이 활짝 펴지는 느낌입니다.” “단순한 하모니카 공연이 아닌 10여명의 연주자들의 화음이 어우러지는 소규모 오케스트라 같은 공연 너무 좋았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감탄하고 놀라움으로 확인한 공연. 한국 최고의 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6일 평촌아트홀에서 한뼘 남짓한 하모니카로 빚어내는 놀랍고 감동적인 단독 콘서트 무대를 펼친다. ‘하모니카 스토리’란 주제로 펼쳐질 이번 공연은 평촌아트홀이 진행하는 놀라운 연주가 시리즈 네 번째 무대로 마련됐다. 작은 하모니카 하나로 한국 대중음악계의 스타로 급부상한 전제덕은 그동안 화려하고 역동적인 연주를 펼쳐 하모니카가 단순한 서정적 악기라는 통념을 깨며 숱한 화제를 만들어 왔다.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13명의 밴드와 함께 스펙터클한 음을 빚어내고 있는 그의 공연은 속삭이듯 감미로우면서도 때론 몰아치듯 폭발하는듯한 사운드로 듣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전제덕은 최근 하모니카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통 펑크와 소울, 뉴올리언즈 펑크, 애시드 소울, 셔플 등 다양한 소울 사운드를 선보인 2집 음반을 출반했다. 2집 음반 레퍼토리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단독 콘서트에선 자신의 밴드뿐만 아니라 대규모 브라스 팀과 코러스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어쿠스틱 사운드로만 채워졌던 기존 공연과는 다른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 사운드이 결합된, 하모니카에 이펙트를 사용한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인다. 또한 강력한 펑크 리듬 위에 새로운 하이브리드 사운드를 선보여 하모니카에 대한 기존 통념을 날려버릴 예정이다. 다음달 6일 오후 7시30분 평촌아트홀. R석 3만원, S석 2만5천원, A석 2만원. 문의 (031)389-5200, 5252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공연·영화·연극·전시 관람…모든 이에게 균등하게

‘가난’이라는 죄아닌 죄로 일체의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했던 이들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사)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경기지부(회장 오상운) 경기문화바우처사업소는 올해 말까지 도내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저소득층(차상위계층)을 위해 100% 무료 문화생활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을 벌인다. 무료라고 질이 떨어지는 공연을 보여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현재 도내 각 지역에서 공연하고 있는 공연 중 상당수가 문화바우처사업소에 신청할 경우,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공연뿐만 아니라 뮤지컬, 전시회에 평소 보고 싶던 영화까지 대상자가 원할 경우 관람이 가능하다. 이동이 어려워 관람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무료로 ‘신나는 버스’가 운영되며 공연 시간이나 이동시간이 식사시간대와 겹칠 경우에는 한 명당 5천원의 식대도 제공된다. 문화바우처사업은 저소득층 중 특수소외계층인 장애인과 아동에게 우선 지원을 원칙으로 대상자의 선호도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의점은 문화바우처 대상자 1명당 연 5만원 지원 제한과 대중음악, 종교행사, 쇼·오락 프로그램 등 지나친 상업적 프로그램은 제외된다. 신청은 문화바우처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 안내를 확인 후 신청하면 된다. 문화수요가 높은 공연·영화·전시 관람 기회를 모든 이에게 균등하게 제공하고 만족도 높은 문화복지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문화바우처 사업은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등 16개 시·도 지역에 주관처를 두고 운영 중이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신나는 예술여행’사업이 지난해 문화바우처·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으로 통합되면서 올해말까지 이어진다. 김성모 경기도 문화바우처 담당자는 “현재 문화바우처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도내 문화단체는 110여곳으로 새로 가입하고 있는 지원단체들도 있어 다양한 문화혜택이 기다리고 있다”며 “과거 서류접수에 부담을 갖고 서비스를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오는 8월부터는 주민등록번호 조회로 접수를 간소화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의 홈페이지(www.artstour.or.kr) (031)232-4439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공연, 물놀이보다 재밌다

부천문화재단은 여름방학을 맞아 다음달 5일부터 8월25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등지에서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한 여름방학 어린이 특별공연 8편을 마련, 무대에 올린다. 첫 공연은 문화의 손길이 닿기 힘든 산골마을까지 순회공연 등을 통해 열정과 실력을 인정받은 한모음 실내악단의 영어국악동화 ‘호랑이와 곶감’이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구수한 옛날 이야기와 어우러진 친숙한 국악과 정성이 가득한 그림을 통해 어린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다음달 10일부터 22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 어린이극장에서는 극단 로기나래가 뮤지컬 인형극 ‘헨젤과 그레텔의 이상한 숲속여행’을 무대에 올린다. 어린이들에게 신비한 모험심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인형극이 가지는 다양한 표현을 통해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이어 다음달 25~28일에는 극단 백수광부가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세계적인 크리스천 작가인 맥스 루카도 원작의 ‘넌 특별하단다’를 가족뮤지컬로 꾸며 공연한다. ‘너는 단지 너라는 이유 만으로 특별하단다’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온가족이 함께 하기에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인형극 ‘꿈을 주는 그림이야기’는 7월31일부터 8월12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 어린이극장에서 열린다. 인형극단 봄은 관객들이 그림을 몸으로 느끼고 이야기 하고 그림 속에 숨어있는 작은 것들을 갖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춤교육연구회는 8월14일부터 19일까지 탈춤무용극 ‘미얄할멈이 들려주는 우리 춤이야기’를 복사골문화센터 어린이극장 무대에 올린다. 1부에서 전통춤으로 우치춤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2부에서 해설탈춤에 등장하는 미양과장을 극대화해 우리의 전통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경기지역문예회관협의회(경문협)과 극단 사다리가 공동제작한 뮤지컬 ‘개구리왕자’가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8월 24, 25일 양일간 공연된다. 인형들이 등장해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가 곁들여지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로 단지 사람의 외모가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정아트홀에서는 연극 ‘가믄장아기’(극단 북새통)와 뮤지컬 ‘나무인형 이야기’(극단 예성) 등 2편이 공연된다. ‘가믄장아기’는 검은 나무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여 키운 아이라는 뜻으로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삶을 배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놀이에서 출발하고 있다. 다음달 10일부터 22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 ‘나무인형이야기’는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 ‘피노키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으로 부천문화재단 상주극단인 극단 예성이 가족마당극에 맞게 만들었다. 8월8일부터 19일까지 오정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문의 (032)320-6323/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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