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피아니스트 벤 킴 독일ARD콩쿠르 우승

한국인이 독일에서 가장 명성 있는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다. 3월 첫 내한공연으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 재미교포 피아니스트 벤 킴(23)이 현지시간으로 10일 열린 제55회 독일 뮌헨 ARD(독일 공영 제1방송)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벤 킴은 1983년 미국 오리건주 태생으로, 7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교포 2세. 5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8세 때 첫 독주회를, 12세 때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볼티모어 심포니, 오리건 심포니, 콜롬비아 심포니 등 미국 내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2000년 영 아티스트 월드 피아노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2004년 피바디 음대에서 열린 예일 고든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피바디 음대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연주자 과정을 밟으면서 레온 플라이셔와 문용희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한편 이 콩쿠르 성악 오페라 부문에서는 바리톤 양준모(32) 씨가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한 양씨는 지난 7월 독일 뮌헨 음대 전문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2001년 국립오페라단이 주최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MBC,방청객에 소화기 난사 사과

MBC ‘쇼!음악중심’ 제작진이 지난 9일 방청객을 상대로 한 ‘소화기 분사 사건’에 대해 해명성 사과의 글을 12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20분쯤 ‘쇼!음악중심’ 방송 후 MBC 본사 건물 정문에 모 인기 그룹 멤버를 기다리던 400여 명의 10대 팬들이 집단으로 몰려들어 차선을 점거하고 차량 보닛까지 올라가는 통제 불능상황이 발생,위급상태라 판단한 안전관리 요원이 소화기를 공중분사했으며 이로인해 일부 팬들이 바람에 날리는 소화기 가루를 맞는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소동이 벌어진 것은 10대 팬들이 오래동안 기다리던 가수 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이었는데도 자신들이 기다리던 차량이 빠져 나가는 것으로 알고 괴성을 지르며 달려 들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그렇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소화기가 동원된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였다고 생각하고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당시 현장에 있던 1000여명의 10대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오랜시간 기다리고도 400여명이 생방송 스튜디오에 입장하지 못해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MBC직원이 소화기를 분사했다”며 MBC 홈페이지 등에 강력항의했다. 이들은 신인가수 장리인의 데뷔 무대를 보기 위해 몰렸으며 이중 상당수는 장리인 데뷔곡의 피처링을 맡은 그룹 ‘동방신기’ 시아준수 팬이었다. 이들중 일부는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방청권을 받으려고 전날부터 밤을 꼬박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를 겨냥한 토종 오페라 '천생연분'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세계 무대를 겨냥해 만든 토종 오페라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10월13-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이 그것.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삼아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상우가 대본을, 작곡가 임준희가 곡을 쓴 작품이다. 연극과 영화,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이미 선보인 바 있는 '맹진사댁 경사'는 우리나라 전통 혼례에 초점을 맞춰 권선징악적 주제를 담고있다. 이번에 오페라로 새롭게 탄생한 '천생연분'은 원작에 비해 줄거리가 크게 바뀌었다. 청나라 유학생 몽완을 외아들로 둔 맹 진사는 김 판서와 사돈을 맺어 신분상승의 한을 풀려하고, 신분은 높지만 가난한 집안의 김 판서는 돈 때문에 손녀 서향을 맹 진사댁에 시집보내는 것을 허락한다. 우여곡절 끝에 청나라의 술과 여자만 생각하던 '오렌지족' 몽완은 김 판서의 손녀 서향의 몸종인 '천하일색' 이쁜이와 눈이 맞아 혼인을 하고, 바다 너머 세상을 동경하던 서향은 몽완의 하인 서동과 함께 먼 수평선으로 떠나는 배에 오른다는 내용이다. '해학과 풍자' 등을 담은 원작의 토대 위에 '인간 본연의 의지'와 '여성 해방 정신'을 첨가했다. 줄거리에 현대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면, 음악과 무대에는 한국적 요소를 집어넣으려고 애썼다. 음악에 있어서 '영산회상'의 타령 선율을 작품 전체에 걸쳐 사용했으며, 거문고, 가야금, 해금, 피리 등 국악기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된다. 무대에서는 동양화의 여백과 같은 색깔의 흰색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형미가 물씬 풍기는 장면이 선보인다. 예를 들어 여러 겹의 미닫이문이 등장하는가 하면, 젊은 남녀가 만나는 장면에서는 붉은색의 오작교가 흰색 바탕 위에 무대 전체를 가로지른다. 연출자는 최근 셰익스피어 원작의 토대 위에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가미한 '한여름밤의 꿈'으로 폴란드 그단스크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대상을 차지해 화제를 모은 양정웅(38) 씨. "'눈으로 듣는 오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인 양씨는 "흰 바탕 위에 오방색(황색, 청색, 백색, 적색, 흑색)을 번갈아 사용해 전통의 멋을 낼 것"이라며 "무대 자체가 심플한 동양화 화폭을 보는 듯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천생연분'은 국내보다는 해외 무대에서 먼저 검증을 받은 작품이다.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세계 초연돼 '풍부한 한국의 문화와 유럽적인 요소의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천300석 규모의 극장에서 이틀간 80%가 넘는 유료관객이 좌석을 채웠다. 전통적인 질감을 살린 의상과 무대 등에 주력한 독일공연에 비해 이번 한국공연은 극적인 긴장감과 구성, 시각적 스펙터클 등에 치중했다. 음악은 정치용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소프라노 김은주, 박지현, 테너 이영화 등 독일 공연진을 비롯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소프라노 전주원과 베이스 김진추,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테너 나승서 등이 번갈아 출연한다. 합창지휘 나영수, 고성진. 안무 김정선. 내년 6월에는 일본 도쿄문화회관에서 공연될 예정. 공연시간 평일 오후7시30분, 토ㆍ일요일 오후 4시. 1-12만원. ☎1588-7890(티켓링크). /연합뉴스

秋憶을 만드는…가을빛 전시회 풍성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가을의 문턱 백로(8일)도 지났다. 가을이 왔다. 조용히 사색하며 책장을 넘기거나 조용한 라디오 음악이 더욱 정겨운 때다. 여기다 말없는 미술작품과의 대화는 어떨까. 더위와 폭우에 아랑곳하지 않고 캔버스와 화선지를 마주했던 미술작가들의 알토란 같은 개인전을 소개한다. ◇강희진 개인전 ‘서정의 향기’란 전시제목이 푸근하다. 오는 17일까지 안양 롯데화랑에서 열리는 제5회 개인전. 소래포구·정선 등을 답사하며 실경을 화폭에 옮겼다. 수채화의 맑은 물맛과 함께 현장의 사실적인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군포미협회장을 맡고 있는 작가는 안정적인 구도로 나무와 풀, 농가 등을 균형감 있게 배치했으며 꿈과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장면을 연출했다. 문의(031)463-2715 ◇ 양동언 개인전 수묵화의 그윽한 향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월포는 16일까지 용인 소운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거친 산세가 인상적인 그의 화풍은 구산구곡을 휘감는 구름과 곧게 뻗은 소나무의 기백을 느낄 수 있다. 작품 ‘설악의 가을’은 검은 바위와 어우러진 단풍이 눈길을 끌며 부채에 담은 산수화와 문인화도 선보인다. 월포는 화성시 송산면에서 어도 한국화 연구학교를 운영중이며 성묵회·실사회·태민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문의(031)357-0041 ◇박지현 개인전 채색 물감으로 연한 밑그림을 그리고 꽃 무늬 모양의 한지를 오려 붙이는 작업을 반복한 후 순지(초배지)를 덮어 작품을 마무리한다. 오는 17일까지 수원 대안공간 눈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작가의 남다른 수고가 묻어난 작품을 전시한다. 꽃모양의 한지는 또다른 여백을 형성한다. 한국화의 멋이 여백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이치. 작가는 “저의 작품에서 여백은 또다른 공간을 형성한다며 한지란 재료 자체가 여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삶의 여백 또한 여유와 원활한 소통을 의미한다. 복잡한 삶의 숨통을 틔워주는 공간처럼 그의 작품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문의(031)244-4519 ◇이상민 개인전 엷은 판유리에 물의 흔적을 담았다. 작가는 순간 동안 형태를 변화시켰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의 흐름을 감지하고 유리 작업을 한다. 오는 19~22일 양평 갤러리 아지오에서 열리는 ‘파동의 존재와 물이야기전’은 우연한 의도로 형성된 물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엿 볼 수 있다. 문의(031)774-5121/이형복기자 bok@kgib.co.kr

독일 첼리스트 마리아 클리겔 내한공연

독일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마리아 클리겔의 내한공연이 29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클리겔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대상)를 차지하면서부터. 1986년부터 독일 쾰른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고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뛰어난 재능과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많은 작곡가들이 그에게 곡을 헌정하고 있으며, 작곡가 빌헬름 카이저-린더만도 그를 위해 1995년 '첼로와 퍼커션을 위한 넬슨을 위한 오마주'를 작곡하기도 했다. 클리겔은 2년 뒤인 1997년 남아프라카 공화국 전 대통령인 만델라 넬슨 앞에서 직접 이 곡을 연주했고, 만델라는 당시 큰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1693년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만든 첼로 '엑스 겐트론'을 독일의 한 예술문화재단으로부터 건네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의 '아리아',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 협연자는 2002년 2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빈 국립음대 피아노 교수로 부임한 피아니스트 얀 고트립 이라체크. 3만-7만원. ☎02-539-2952. /연합뉴스

강동원 "고향 사투리 억양 찾는데 1주일 걸려"

강동원은 이나영과 공연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멜로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멜로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 사투리를 사용하는 건 흔치 않은 일. 그런데 강동원은 '폼나게'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했다. 강동원이 경남 창원 출신이기 때문. 고향 사투리인 까닭에 반겼을 법도, 편했을 법도 한데 강동원은 정반대였다. 일단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부터 반대했다. "도망치는 것 같아 감독님께 안할 수 없느냐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난 사투리를 쓰는 게 더 나은데 네가 그렇다면 두 가지(사투리와 표준어) 다 준비해봐라'고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준비했는데 사투리가 더 윤수 역에 어울린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었죠." 그때부터 사투리 연습이 시작됐다. '본토' 발음이긴 하지만 한동안 사투리를 잊고 표준어를 쓰는 연습을 해와 대사로 읊자니 어색했다. 그래서 쓴 방법이 친구들에게 전화하기. "미묘한 억양 차이가 있잖아요.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억양 차이가 확 느껴지는 발음으로) '웬일입니꺼~'가 맞냐, '웬~일입니꺼'가 맞느냐고 물어봤죠. 하도 전화하니까 나중엔 친구들한테 '니도 잘 알면서 와카노'라며 구박만 받았습니다." 강동원은 표준어로 쓰인 대사를 일일이 고치는 '각색'작업도 벌였다. "사실 서울말 배울 때도 제겐 외국어나 다름없었어요. 고향말은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연기로 대사를 하려니 역시 쉽지 않더군요." 잘생긴 얼굴 탓에 송해성 감독으로부터 "앵글이 너무 잘 나왔으니 다시 찍자"는 구박(?)까지 받아야 했던 강동원. 사투리는 조금이라도 그의 외모의 허점을 보이려는 감독의 의도 아니었을까. 사형수 윤수와 세 번의 자살을 시도한 유정의 사랑을 그리며 눈물을 쏙 빼놓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14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세종체임버홀 "보름 뒤 다시 만나요"

지난 한 달 동안 계속된 세종체임버홀 개관 페스티벌이 16일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에드가 마이어의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미비점을 개선하기위해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주성)은 이날 공연 이후 약 보름 동안 세종체임버홀에 대한 보수공사를 벌인 뒤 10월 재개관할 예정이다.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 객석 앞쪽 일부와 2층 객석이 보수공사 대상이다. 또한 한층 나은 음질을 위해 천장도 손볼 계획이다. 세종체임버홀(476석 규모)은 종전의 컨벤션센터를 3개월의 리노베이션 공사 끝에 실내악 전용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 가장 심혈을 기울인 음향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장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세종문화회관 측의 주장이 빈말이 아니었음이 여러 차례 공연을 통해 입증됐다. 고음은 명료하고, 저음은 풍부하게 객석에 전달된다는 평가다. "작은 실수 하나조차 그대로 노출될 정도니 어떤 연주가가 감히 무대에 서려 하겠는가"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 하지만 무대에 섰던 한 연주자는 "다른 공연장은 소리가 좌우로 퍼져나가는 데 반해 세종체임버홀은 위 아래로 퍼져나가는 느낌"이라며 "그런 점이 연주자에게는 좋지만 청중에게는 좋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개관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하는 에드가 마이어는 현재 링컨 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로열 음악 아카데미와 커니스 음악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가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프로그램은 공연 당일 발표된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만돌린 연주자 마이크 마샬과 협의를 통해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어의 공연에 앞서 15일에는 200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데가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크로이처', 라벨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각 4만-6만원. ☎02-399-11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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