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의 안식처 나눔의 집

“살아서 안되면 죽어 영혼이 되어서라도 우리의 한을 풀어야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안주한지 올해로 6년째를 맞는 광주군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작지만 큰 사랑이 있었기에 새천년의 첫날은 밝은 빛으로 열리고 있었다. 오전 11시20분께 들어선 ‘나눔의 집’마당에는 고요와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집안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더욱 쓸쓸한 새천년 새날을 맞이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50년의 한을 가슴속에 묻어둔 채 살아오고 계시는 분들 답지않게 9명의 할머니들의 표정 하나하나는 다른 누구보다도 밝아보였다. 지난 92년부터 매주 수요일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이용수할머니(74). 이 곳에서 살다가 고향이 그리워 대구로 낙향, 현재 경북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이할머니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뜨거운 눈물과 함께 힘겹게 꺼냈다. “광복이 찾아왔을 때도 광복의 기쁨보다는 참담한 기억들이 먼저 떠올랐다”며 “일본의 만행은 결코 용서할 수 없고 죽더라도 이 한은 못 풀지”라면서 흘리는 눈물이 곱게 차려입은 한복 치마위로 쉴새없이 떨어졌다. 11시 55분께 다까다(29)라는 일본사람이 이 곳을 찾아왔다. 3일전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다까하시(29·제빵사)의 소개로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한 다까다는 하루를 묵으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했다. 잠시 후 애국지사 가족회에서 할머니들을 위해 가습기 5대와 히터 1대를 가지고 방문하자 할머니들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연신 고개를 숙이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인은 물론 일부 의식있는 일본인 등도 이곳을 찾아 자원봉사나 온정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9년째 생활해오고 있는 나눔의 집 원장 혜진스님은 “할머니들을 만난 92년만에 해도 집도 못 얻을만큼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해 힘들었다”며 “할머니들의 한이 풀리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된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강요에 못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증언했던 故 김학순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이말처럼 ‘나눔의 집’할머니들은 오늘도 한을 풀기 위한 ‘소리없는 외침’을 계속하고 있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밀레니엄 축제물결 국도 불야성

구랍 30일 오후부터 시작된 밀레니엄 축제물결이 20세기 마지막 날인 구랍 31일 밤 절정을 이루며 고속도로, 국도에는 차량의 불빛이 불야성을 이룰 전망이다. 특히 강원도 해변에서 새천년의 첫 해돋이를 보려고 차량들이 영동선에 일제히 몰리면서 서울∼강릉간 15시간(평소 2시간30분) 소요되고, 파주 임진각까지의 소요시간도 평소에 3배가량인 3시간이 소요되는 등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일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내다봤다. 예매 2분만에 매진된 강릉 정동진행 기차는 구랍 30일부터 새천년 열차가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각 여행사들이 마련한 각종 밀레니엄 상품에 참가하는 100만가량의 인파를 이동시키고 있다. 또 서해에서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들이 변산반도와 대부도, 제부도 등 유명 해돋이 장소에 몰리면서 인근 서해안고속도로, 국도 등이 큰 혼잡이 예상된다. 새천년의 해돋이와 각종 행사를 참여하기위해 수도권지역을 떠난 인파들은 500만명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여행업체들의 예상이다. 이 수치는 연휴가 이틀인 것에 비해 단기간 가장많은 인구가 이동한 것이다. 강원도 평창군 면온 IC에는 구랍 3일부터 차량이 꼬리를 물었으며 경강국도 역시 세기말을 즐기려는 차량들이 이어져 정체현상을 빚고 있으며 수도권 유명 카페촌, 서해안 섬, 포구에도 인파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는 구랍 30일 이미 덕적도, 용유도 등의 배편이 매진됐으며, 영종도 을왕리 해변가 민박, 여관에는 방이 모자랄 정도다. 한국도로공사는 밀레니엄 참여 차량이 오는 2일 오후 수도권지역으로 가장 많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운전자들에게 우회도로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창우기자 cw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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