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사고 잇따라

연말연시를 맞아 경기도내에서 아버지가 9개월된 딸을 마구 때리고 집어던져 숨지게 하는가 하면 택시운전기사가 목이 반쯤 잘려 숨진채 발견돼는 등 각종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의정부경찰서는 2일 생후 9개월된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로 배모씨(30·동두천시 생연동)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1일 새벽 12시45분께 자신의 집에서 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벽과 마당에 집어던져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은 배씨가 정신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구랍 10월 전처와 이혼한 뒤 혼자 아이를 키워왔다는 가족들에 말에 따라 배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아이를 때려 숨지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1일 새벽 0시5분께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D제과 안양영업소에 복면을 한 3인조 강도가 침입, 직원 안모(38), 한모(25·여)씨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휴이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금고안에 있던 현금 3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에앞서 구랍 31일 밤 11시께 파주시 교하면 문발IC 부근에서 서울 31바 8XX4호 영업용택시 운전사 김모씨(37)가 흉기에 목이 반쯤 절단돼 숨져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김씨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기석·이용성·조한민·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위안부 할머니들의 안식처 나눔의 집

“살아서 안되면 죽어 영혼이 되어서라도 우리의 한을 풀어야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안주한지 올해로 6년째를 맞는 광주군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작지만 큰 사랑이 있었기에 새천년의 첫날은 밝은 빛으로 열리고 있었다. 오전 11시20분께 들어선 ‘나눔의 집’마당에는 고요와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집안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더욱 쓸쓸한 새천년 새날을 맞이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50년의 한을 가슴속에 묻어둔 채 살아오고 계시는 분들 답지않게 9명의 할머니들의 표정 하나하나는 다른 누구보다도 밝아보였다. 지난 92년부터 매주 수요일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이용수할머니(74). 이 곳에서 살다가 고향이 그리워 대구로 낙향, 현재 경북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이할머니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뜨거운 눈물과 함께 힘겹게 꺼냈다. “광복이 찾아왔을 때도 광복의 기쁨보다는 참담한 기억들이 먼저 떠올랐다”며 “일본의 만행은 결코 용서할 수 없고 죽더라도 이 한은 못 풀지”라면서 흘리는 눈물이 곱게 차려입은 한복 치마위로 쉴새없이 떨어졌다. 11시 55분께 다까다(29)라는 일본사람이 이 곳을 찾아왔다. 3일전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다까하시(29·제빵사)의 소개로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한 다까다는 하루를 묵으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했다. 잠시 후 애국지사 가족회에서 할머니들을 위해 가습기 5대와 히터 1대를 가지고 방문하자 할머니들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연신 고개를 숙이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인은 물론 일부 의식있는 일본인 등도 이곳을 찾아 자원봉사나 온정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9년째 생활해오고 있는 나눔의 집 원장 혜진스님은 “할머니들을 만난 92년만에 해도 집도 못 얻을만큼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해 힘들었다”며 “할머니들의 한이 풀리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된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강요에 못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증언했던 故 김학순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이말처럼 ‘나눔의 집’할머니들은 오늘도 한을 풀기 위한 ‘소리없는 외침’을 계속하고 있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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