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지방소득세에 대한 별도 불복

2014년경 지방세법 등이 개정되면서 지방소득세가 국세(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등)의 부가세 형태에서 지방독립세 형태로 변경됐다. 이와 같이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변경됨에 따라 그 신고 납부도 국세와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라 함)에 개인지방소득세를 신고하도록 신고제가 이원화되면서 납세자가 세무서와 지자체를 각각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예상되자 각 지자체는 그 신고 기간 중 ‘국세·지방세 합동신고센터’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문제는 <예컨대 국세인 양도소득세 자체의 부과처분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불복이 있는 경우 국세인 양도소득세에 대한 불복절차를 거침과 동시에 독립세라고 할 수 있는 지방소득세에 대한 불복절차도 별도로 밟아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물론 지방소득세 부과 자체에 고유한 하자가 있는 경우 지방소득세 부과에 대해 불복을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경우 지방소득세에 대해서는 별도의 불복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무방하고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소득세가 과거 국세의 부가세였을 경우에는 당연히 별도의 불복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었는데 현재는 지방소득세가 독립세 형태로 변경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보자면 이에 대해도 별도의 불복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지방소득세는 해당 국세인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 등이 부과되는 경우 바로 그러한 국세의 세액을 과세표준으로 해 부가적으로 부과가 된다는 점에서 그 법률적 성질은 여전히 국세에 대한 부가세적인 성격이다. 무엇보다도 바로 이러한 법률적 성질을 고려해 그 징수나 환급에서 부당성을 줄이기 위한 법률 규정이 있다. 즉, 지방세법 제103조의59에 의하면, 세무서장 등은 소득세 등을 신고받거나 납세고지한 경우 외에 이를 환급한 경우에도 그 부과·징수 등에 관한 자료를 지자체의 장에게 통보해야 하고, 지자체의 장은 소득세 등 환급과 관련해 통보를 받으면 해당 소득세 등과 동일한 과세표준에 근거해 산출한 지방소득세를 다시 계산해 환급 세액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환급하게 돼 있다. 따라서 만일 국세인 위 소득세 등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통해 해당 국세 부과처분이 취소돼 해당 국세가 환급된다면, 위 조항에 따라 지방소득세도 환급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소득세 등 국세의 부과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 해당 국세의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절차 외에 해당 국세에 관한 지방소득세에 대해서는 별도의 불복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노벨문학상' 한강, 포니정혁신상 시상식 참석 "일주일 특별한 감동"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첫 외부 행사에 참석해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1층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노벨문학상 발표 후 스웨덴 공영방송사와의 인터뷰를 제외하고 모든 인터뷰를 고사한 뒤 첫 외부 행사 참석이다. 이날 시상식은 노벨상 발표 전 이미 결정된 것으로, 한강은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재단 이사장인 정몽규 HDC 회장,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씨 등이 참석했다. 한 작가는 이 자리에서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거 같다"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면서 "저의 일상은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예측하면 늘 틀리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강이 받은 포니정 혁신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조성진,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있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2-⑧ 치첸이트사 군주 이름 새긴... '카사 콜로라다'

■ 카사 콜로라다 ‘카사 콜로라다’는 치첸이트사 유적지에서 가장 잘 보존된 건축물 중 하나로, 이름은 ‘붉은 집’이라는 뜻이다. 마야어로는 ‘작은 구멍들’이란 뜻의 ‘치찬콥’이라고 불렀다. 내부 방 중 하나는 복잡한 상형문자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는데, 고고학자들의 발굴 결과 역대 치첸이트사의 군주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다. 이 건물 한 귀퉁이에 869년의 기록이 적혀있는데, 이는 치첸이트사에서 발견된 연대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카사 콜로라다 건물 자체는 굉장히 보존이 양호한 상태에 속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 건물들은 무너져 돌무더기로 변해버렸다.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인근 유적은 ‘사슴의 제단’ 밖에 없다. ■ 엘 카라콜 천문대인 ‘엘 카라콜’은 높이가 22.5m로, 에스파냐 정복자들은 돔을 올린 중앙 탑의 원형 디자인과 나선형 계단을 보고 ‘달팽이’라는 뜻으로 ‘엘 카라콜’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마야인은 별을 보고 추수와 제례시기를 정했는데, 햇살의 각도가 출입문에 부딪혀 드리우는 그림자를 보고 동지와 하지를 아는 식이다. 건물의 가장자리에는 커다란 그릇 모양의 돌이 있는데, 돌 안에 물을 채워 수면에 비친 별을 관찰하여 달력을 정했다고 추정한다. 출입구 네 곳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나 있고, 상인방 문설주에는 비의 신 차아크 가면을 부조했다. 천문대 안에는 작은 창 몇 곳을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별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하였으므로 천체 관측용 시설이라고 추측한다. 박태수 수필가

행간에 녹여낸 담백한 노년의 위로…시집 ‘금강산 가는 길’ 外 [신간소개]

■ 행간에 녹여낸 담백한 노년의 위로…시집 ‘금강산 가는 길’ ‘나’에 대한 깨달음, 자연과의 소통을 행간에 옮겨 쓴 노년 시인들의 합동시집 ‘금강산 가는 길’(문학과사람 刊)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4인 4집’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권의 시집을 발간한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이 낸 일곱 번째 합동시집이다. 조병기 시인의 시는 계절의 변화를 담거나, 과거에 대한 응시를 통해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특징이 있다. 허형만 시인은 그리운 이에 대한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가족, 친구 등과의 추억을 담으면서도 세월이 남긴 외로움, 적막 등을 꾹꾹 눌러 묵직한 삶을 표현했다. 임병호 시인은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녹여냈다. 사모곡·사부곡을 중심으로 첫 번째 시집을 펴냈던 그는 여전히 가족의 이야기를 행간에 담아 따스하고 정감 있는 내용을 전한다. 정순영 시인은 종교적인 경지의 심오한 동경 등으로 시적 세계를 펼쳐낸다. 유한한 인간 세계에 대한 갈증과 고뇌로 ‘거짓없이 깨끗한 시’를 쓰려는 시인의 감정들이 전해진다. ■ ‘폭포’에 대한 다채로운 형상화…‘폭포 열기“ 지난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창적인 시 세계를 펼쳐 보인 김연덕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폭포 열기’가 나왔다. 사랑에 대한 강력한 몰입,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를 기록한 첫 시집 ‘재와 사랑의 미래’에 이어 3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폭포’라는 장대한 자연물을 주요 소재로 삼아 총 43편의 시를 6부로 나누어 묶었다. 시집에선 강물이 수직으로 급강하하며 연출하는 장관, 대자연의 풍경을 뚫고 돌연 솟아난 폭포의 드라마틱한 풍경이 중심에 놓인다. 특히 평면적인 언어의 질서를 거부한 채 시인이 긴 시간 골몰해온 사랑의 형태를 입체적인 골조로 드러낸다. 이번 시집에는 같은 제목을 단 11편의 연작 ‘gleaming tiny area’가 실린 것이 인상적이다. 기념품점을 나와 투명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기까지, 연작시만을 따로 읽었을 때 화자의 동선을 따라가 보는 재미가 있다.

[단독] 경기도무용단 ‘내부 갑질’ 논란…경기아트센터 ‘방관’ 의혹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이 직장 내 갑질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아트센터는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을 인정하고 인사위원회까지 열었지만 당사자에 대한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기아트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경기도무용단 기획실 내 PD 3명 전원이 부당 업무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기획실 업무 총괄직 A씨를 감사실에 신고했다. A씨가 지난 3월 기획실에 온 이후 지속적으로 PD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부당 업무지시 등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감사실에 신고한 한 직원은 “적합한 절차를 거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A씨는 기획실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고 면박을 줬다”며 “또 A씨가 자신의 경위서를 대신 쓰라는 지시까지 했다”고 말했다. 신고 접수 후 경기아트센터는 공정성 등을 이유로 해당 사안을 외부 노무사에 의뢰했고, 이 중 상당수의 내용이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기아트센터도 후속 절차에 따라 지난 8월 인권경영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안이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A씨에 대한 징계 등을 위해 개최한 인사위원회에선 징계 조치를 보류했다. 이에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PD들은 최근 A씨에 대한 경기아트센터의 징계 보류, 이로 인한 2차 피해 등의 내용을 노동부와 경기도인권위원회에 신고했다. 경기아트센터가 고충 처리 절차를 진행했음에도 무용단 내 갑질 논란이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특히 경기아트센터는 A씨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난 3월부터 A씨를 포함한 기획실 직원들을 여러 차례 면담하는 등 사전에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개월째 A씨에 대한 처분은커녕 피해를 호소한 PD 전원을 다른 부서로 배치해 A씨를 지나치게 감싸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논란이 수개월간 이어지면서 경기도무용단의 하반기 공연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해당 변호사는 “A씨는 고성과 폭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모든 내용에 대해서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인사위가 열리기 전 A씨가 ‘직장 내 따돌림’으로 PD들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상태라 징계를 보류했다. 해당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통해 다시 인사위를 열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이동 자유가 적은 A씨보다는 PD들의 인사이동이 수월하다고 판단해 분리조치를 한 것”이라며 “억울한 직원이 생기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 또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한강 책...엿새 만에 100만부 팔렸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책이 수상한 후 엿새 만에 누적 기준으로 100만부 넘게 팔렸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종이책만 103만2천부가 판매됐다. 온라인 기준으로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90% 가까이 되며 다른 유통망을 통한 판매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판매량을 100만부를 크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서점별로는 예스24 43만2천부, 교보문고 36만부, 알라딘 24만부를 판매했으며 전자책이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까지 합치면 110만부가 팔린 것으로 보인다. 책별로는 '소년이 온다'(창비) '채식주의자'(창비)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순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소설가 한강은 지난 10일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수상 직후 대형 서점 사이트가 마비된 데 이어 반나절 만에 13만부가 넘게 판매됐으며 주말을 지나면서 가속도가 붙어 14일 80만부를 돌파했고 15일에는 97만부, 16일에는 100만부를 돌파했다. 출간이나 수상 후 이처럼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한 건 출판계에 유례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100만부를 돌파까지 8개월이 걸렸으며 올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세이노의 가르침'도 100만부를 판매하는 데 1년 4개월이 걸렸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아…상의 의미, 생각해 봐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공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다”, “조용히 있고 싶다”며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3일 스웨덴 공영방송 SVT에 따르면 한강은 서울 자택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나는 평화롭고 조용히 사는 것을 좋아한다. 여유를 갖고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으며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인 지난 11~12일 사이 이뤄졌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왜 축하하고 싶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 작가는 “스웨덴 한림원으로 수상 전화를 받을 당시,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직후였다. 장난 전화인 줄 알았는데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며 “아들과 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수상을 축하했다”고 답했다. 앞서 한 작가는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씨를 통해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한 작가는 “아버지께 전화드렸을 때 아버지께서 마을 사람들과 큰 잔치를 하려던 상황이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쟁 등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잔치를 벌이는 것에 부담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역사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제주도 4·3 사건 등 과거사를 소재로 다루는 것에 대해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지만 그런데도 (비극은) 반복되는 것 같다”며 “나는 어느 시점에서는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운 분명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 작가는 “1년에 소설을 한편씩 쓰지 못한다.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집필에 7년이 걸렸다”며 “시간을 갖고 계속 글을 쓰다 보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작가는 오는 12월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한 작가는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이 완성되는 대로 10월이나 11월에 노벨상 수상 소감문을 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가을 들녘

자연이 주는 선물 신진호 부지런한 농부 할아버지의 땀방울 뽀얀 알곡 되어 주렁주렁 농군 할머니의 어깨춤 부르는 벼이삭의 수런거림 사락사락 나들이 나온 메뚜기 가족 흥에 겨워 폴짝폴짝 풍요의 바다 너른 들판 황금빛 이삭물결 남실남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린 농부들의 부지런한 노동으로 무르익은 곡식을 거둬들인다. 그 아름답고도 장엄한 광경을 이 동시는 음악성으로 보여준다. ‘주렁주렁’, ‘사락사락’, ‘폴짝폴짝’, ‘남실남실’. 우리말이 참 다양하고도 맵시 있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 시인은 들녘의 풍요를 인간으로만 찬송하지 않고 메뚜기 가족까지 합세시켜 상생의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삶의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바라만 봐도 넉넉해지는 것! 어릴 적 우리 동네 어른들은 누렇게 익은 논만 바라봐도 배가 부르다 하셨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논 둘러보기를 좋아하셨다. 나이 들어 보니 그 어른들의 삶의 행복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집 안에 숨겨둔 돈뭉치보다 자연의 풍요와 넉넉함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자연은 우리 모두의 것이어서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신의 선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좋은 선물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의무이리라. 시인은 몇 해 전에 ‘젓가락이 숟가락에게’란 시집을 상재한 바 있다. 사물을 대하는 시안이 예리하면서도 따듯해 읽을수록 삶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다. 동시도 부지런히 써줬으면 좋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한데우물과 단오 카페

어느새 가을이 깊었다. 무엇이고 시작은 끝이 닿아 있다. 사랑 끝에 이별이 닿아 있듯, 삶 끝에 죽음이 닿아 있듯 놓을 수 없는 끈이 인생이다. 가을이 봉숭아 꽃씨처럼 빛을 터뜨린다. 빛보다 빠른 건 없다. 빛은 형체 없는 세월 같다. 가느다란 허리의 가을 깃 따라 단오 카페에 발길을 내렸다. 예쁜 간판 곁에 연극배우 표수훈 사장과 디자인을 전공한 조민경 부부의 흑백사진이 다정히 걸려 있다. 표 사장은 상시 꺼내 놓은 미소로 반겼다. 은은한 향이 흐르는 커피잔에 정이 서렸다. 어제의 시 축제와 한데우물제를 꺼낸 그의 이야기는 잘 차려진 밥상처럼 풍미가 돋았다. 한데우물가와 마을 안내소 행궁 사랑채엔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촬영한 한옥과 한데우물이 가장 큰 스토리텔링이 됐고, 근처의 후소 오주석 선생의 옛터도 멋진 문화공간이었다. 노란 가을빛이 찻잔으로 쏟아졌다. 어제의 한데우물제는 밥과 국과 맛난 반찬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했다고 하며 남창동 시인 최동호 교수의 한데우물 발원문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행사는 K.S 국제 시 시상식도 있었다는데 골목에 시화전도 열리고 있었다. 표 사장의 마을 사랑은 특별했다. 남창동(南昌洞)이 창성을 의미한다고 하여 번성의 꽃 능소화를 마을 꽃으로 퍼뜨리려는 진지한 노력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카페 옆에 심어 놓은 능소화가 그것을 증거하고 있었다. 후대까지 생각하는 그의 마을 사랑은 무르익은 가을빛이었다.

색소폰으로 다시 태어난 트로트 ‘세대 공감’…‘전용섭 Saxophone Concert’

흥겨운 트로트 메들리가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 색소폰교육협회는 오는 18일 오후 7시 수원 영통구 진아트센터에서 ‘전용섭 Saxophone Concert’를 연다. 공연은 1930년대부터 2020년대의 가요 중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곡들을 선보인다. ‘목포의 눈물’, ‘찔레꽃’, ‘동백 아가씨’, ‘낭만에 대하여’ 등 20여곡의 트로트를 색소폰으로 연주해 옛 추억을 되새기며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 색소폰 교육협회장인 전용섭 색소포니스트는 월간 색소폰 골든 페스타 경연대회, 제네스트 마스터 색소폰 콘테스트, 전국 시니어 색소폰 경연대회, 제천 전국 아마추어 색소폰 대회 등의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색소폰 연주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색소폰 이야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색소폰 레슨’, ‘알기 쉬운 색소폰 연주기법’, ‘테크닉도 배우는 색소폰 합주곡’, ‘색소폰 기초 이론학’, ‘19세기 낭만 음악과 협주곡’ 등의 저서를 펴내 색소폰 관련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창호 음악 감독은 “클래식을 전공한 전용섭 색소포니트가 대중적인 트로트 곡을 감미롭게 연주해 청중과 소통할 예정”이라며 “색소폰으로도 다양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대중음악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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