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립합창단, ‘해설과 함께하는 Wonderful Musical’

용인시립합창단이 합창으로 만나는 유명 뮤지컬 넘버를 선보인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는 29일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에서 용인시립합창단 기획공연 ‘해설과 함께하는 Wonderful Musical’을 개최한다. ‘밝고,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하모니’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17년 창단한 용인시립합창단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문화예술 저변확대에 앞장서는 용인특례시 대표 예술단체다. 이번 공연은 정통 클래식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가곡, 트로트, 대중가요, 뮤지컬, 현대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용인시립합창단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뮤지컬 넘버를 합창음악으로 선보여 온 세대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무대로 기획됐다. 이번 무대에는 세계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 ‘사운드 오브 뮤직’, ‘지킬 앤 하이드’, ‘오즈의 마법사’ 등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이 오를 예정이다. 특히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 다수의 뮤지컬을 연출한 안진성이 안무와 연출을 맡고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윤미밴드’의 라이브 음악이 곁들여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시립합창단 관계자는 “용인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늘 연구하는 합창단이 이번 공연에선 모두에게 친근한 곡을 수준 높고 차별화된 합창 음악으로 해석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요한지파 3일 수원교회서 ‘말씀 대성회’ 개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요한지파(지파장 이기원)는 3일 신천지 수원교회에서 ‘말씀 대성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목회자 120여 명을 포함해 국내외 성도 등이 참석했다. 강의자로 나선 이기원 지파장은 ‘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를 주제로 계시록 예언의 뜻과 예언대로 이뤄진 성취 내용에 관해 전했다. 이 지파장은 약 한 시간 동안 계시록 전반의 내용과 실상을 막힘없이 전파하며 “계시록 22장 18~19절을 보면 계시록을 가감하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성회에는 신천지예수교회 주최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제2회 만국초청 계시록 특강’에 참여한 해외 목회자 2명의 소감문 발표도 진행됐다. 이들 목회자는 만국초청 계시록 특강을 통해 요한계시록을 배운 소감을 참석자들과 나눴다. 엘살바도르에서 목회하는 A목사는 지난 2월 열린 제1회 만국초청 계시록 특강에 참여한 후 신천지예수교회와 복음 교류 업무협약을 체결, 지난달 22일 교회 간판을 신천지예수교회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후 제2회 만국초청 계시록 특강에 다시 한번 참석했다. 그는 “신천지예수교회에서만 가르칠 수 있는 계시록 성취 실상을 배우며 진리란 무엇인지가 더 분명해졌다”면서 “전 세계 특히 한국의 목회자들에게 강력히 말한다. 신천지(예수교회)를 이단이라 부르는 것을 중단해달라. 진리를 배우기 위한 열린 마음을 하나님께 간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신천지 요한지파 관계자는 “이날 몰려든 인파에 이날 준비된 좌석은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동이 났고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인원이 몰릴 것을 대비해 현장 송출 모니터가 설치된 신천지 수원교회 위아원 만남의 장소에도 많은 인원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말씀 대성회에서는 만국초청 계시록 특강에 참석한 사람들의 소감문 발표까지 진행돼 개최 의의를 더하는 시간이었다”며 “이달 중순에 진행하는 말씀 대성회까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에는 신천지 강동교회에서 올해 마지막 ‘신천지 요한지파 말씀 대성회’가 진행된다.

“구두쇠 영감에게 찾아온 성탄절의 기적”…동화와 함께하는 가족발레 ‘스크루지’

성탄절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고전 동화 ‘크리스마스 캐롤’이 발레의 몸짓과 언어로 재탄생했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16~17일 양일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가족발레 ‘스크루지’ 공연을 선보인다. 작품은 2024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국비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을 재해석한 조윤라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작품은 소설 속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혹독한 삶에 찾아온 특별하고 따뜻한 하루 속 진정한 삶의 의미를 전한다. 지독한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는 ‘베풂’이나 ‘나눔’과는 거리가 먼 인색한 인물로, 그는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경멸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의 꿈속에 오래전 세상을 떠난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말리가 나타나고 말리의 유령과 함께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게 되는 초자연적인 경험을 한다. 스크루지는 진정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며 그동안의 인생을 반성하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통해 따뜻함을 배우게 된다. 새로운 작가정신으로 창작발레 활성화를 이끄는 조윤라발레단은 이번 작품에서 수준 높은 테크닉과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김희현, 김소혜 등 무용수들의 완성도 높은 공연과 함께, 기존의 클래식 발레에서 벗어난 독창적이면서도 색다른 발레를 선보이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미리 만나 행복함을 느끼길 바라며, 발레만의 색다른 매력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과 수원SK아트리움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수묵이 머금은 부유의 흔적, 박찬응 ‘표류의 감각’展…예술공간 아름에서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에서는 오는 15일까지 박찬응 작가의 ‘표류의 감각’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화가이자 대안공간 기획자, 지역 문화운동가 등으로 살아온 박찬응의 최근 작업과 코로나 이후 변화된 그의 삶에 관한 기록이 펼쳐진다. 작가는 공적인 삶을 끝내고 자유로운 삶을 갈구하며 펼쳐지는 최근 자신의 삶을 ‘표류(dérive)’라 보고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작가에게 2020년 코로나19와 팬데믹으로 이어진 그 시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표류에 접근하기 시작한 시기다. 작가는 작업실 안에서 사물과 사물 사이를 떠돌기도 한다. 종이를 돛대 삼고 붓을 삿대 삼아 더 먼 곳까지 부유하며 기억과 상상 속에서 헤매도는 표류의 상황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표류의 흔적들은 다양하다. 안양의 석수 작업실을 중심으로 신안 비금도, 제주 북촌리, 옥천 청마리, 의왕 월암동을 부유하는가 하면 멀리 프랑스 베네쿠트, 고메쿠트, 남프랑스 뚜르즈 가베로니, 노르망디 해안가 절개지까지 가서 떠돌며 작업에 몰두했다. 표류의 기록들은 작가만이 가진 수묵화의 감성으로 채색돼 함께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가 올해 펴낸 그림책 ‘소년, 날다’의 원화도 설치작업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홉 살 무렵 작가가 종잡을 수 없는 광풍에 휘말리는 꿈을 반복적으로 꾼 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상처의 꿈을 소환해 작업으로 표현했다. 홍채원 아름 관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작가의 표류과정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표류의 경로’와 ‘표류의 감각’, ‘표류의 기억’으로 섹션이 나뉘어 전시되는 기대해도 좋은 전시”라고 설명했다.

SDGs·ESG 최고 전문가 이창언 교수, ‘키워드로 읽는 ESG·SDGs’ 펴내 [신간소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이창언 신경주대 교수가 신간 ‘키워드로 읽는 ESG·SDGs’을 펴냈다. ‘SDGs 교과서’, ‘SDGs 다가서기’에 이은 이번 책은 일반인이 다가서기에는 어렵게 느껴지던 SDGs와 ESG를 쉬운 말로 해설했다. 책은 1부 ‘지속가능발전에 말 걸기’, 2부 ‘SDGs에 다가서기’, 3부 ‘SDGs, ESD, SDGs 거버넌스의 현지화’, 4부 ‘ESG’에 걸쳐 총 118개 키워드를 해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부에선 지속가능발전의 개념부터 각종 선언에 관한 해제와 지속가능발전과 문화, 도시, 평화, 민주시민교육, 기후위기 등 다양한 주제를 삶의 방식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한다. 2부에선 SDGs의 개념 정의, SDGs 합의 채택의 역사와 실천 과정, SDGs 가치와 지향 등을, 3부에선 SDGs 17개 목표는 물론 SDGs 거버넌스와 관련한 주제를 해설한다. 마지막으로 4부에선 최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ESG의 개념과 유사 개념, ESG 평가기관과 ESG의 관련 규제와 공시 등을 다루고 있다. 이 교수는 “ESG와 SDGs 학문 후속세대가 성장해 대한민국 ESG와 SDGs 학문과 이론체계, 내외를 아우르는 담론 체계의 형성, 우리의 역사·문화·지리적 맥락과 특색이 반영된 학문 구축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표 저자인 이 교수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NGO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편집위원장,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정책위원, SDSN Korea 집행위원, 한국지속가능캠퍼스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먹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통합하다 [전시리뷰]

한국화 분야의 대표적 원로 작가 이철주(1941~ )의 첫 회고전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이달 24일까지 진행된다.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변천하는 작가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 한국미술과 한국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관습을 깨고 새로움을 더하다 ‘먹을 통한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조형성의 탐구’. 작가 이철주가 한국화 작가로서 60여년에 걸쳐 추구해온 목표다. 지난 9월부터 진행된 이철주 작가의 첫 회고전 ‘꽃보다: 이철주의 작품세계’는 먹과 채색, 종이와 비단 등 틀에 갇히지 않은 재료와 탁월한 조형의식을 다룬 작가의 6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1960년대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추상미술을 비롯한 서구 미술의 파도와 수묵화로 대변되는 전통 고수의 강박에 강하게 노출된 세대의 미술인이었다. 작가는 수묵채색화의 학습을 거쳤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시기별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며 스스로 변화한다. 1972년 작 ‘찬가(讚歌)’는 군무를 선보이는 발레리나들의 모습을 그린 인물화다. 묵이 아닌 커피로 그린 이 그림은 초기작이지만 관습을 깨고 새로움을 더하려는 작가의 성향이 반영된 작품이다. 회화 재료가 아닌 식재료인 커피를 선택한 것은 사용 과정도 용이하지 않을 뿐더러 그 결과도 보장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통해 작가는 구습을 깨고자 했다. 한편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활발히 유입됨에 따라 국내 미술 작품이 외면받게 됐다. 작가는 위기를 벗어나고자 이 시기를 기점으로 통렬한 자기 비판을 선행한다. 이후 먹과 채색의 번짐과 퍼짐이라는 기법적인 변화에 한국적인 내용과 정서를 진하게 결합하는 데 집중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연화좌 위 부처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묘사된 ‘장생’은 먹과 색의 번짐에 의한 불균일한 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서예적 혹은 수묵화적인 아름다움 먹의 고유한 성질이기도 한 번짐과 퍼짐을 적절히 통제하며 간결함에 집중했던 초기작에 비해 극단적인 기법 활용은 대상의 형상을 변형하고 요약하는 추상미술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취향과 작품세계의 변화는 1990년대에 들어서며 작가가 선보이는 ‘우주로부터’ 시리즈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 걸쳐 작가는 ‘우주, 땅, 하늘’ 그리고 ‘무제’ 시리즈를 통해 동양적 세계관을 작품에 녹여낸다. 그리고 전통성과 현대성을 조율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는 2010년을 전후로 ‘꽃보다 아름다워라’ 시리즈를 내놓는다. 작가는 이 세상 어떤 것도 고정불변함은 없다는 것을 작품으로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과도 동그랗고 붉은 사과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깔과 형태의 변화를 겪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다고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 하늘과 땅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붉게 타오르던 운석도 형태를 잃어가며 미지의 우주를 담아낸다. 작가의 최근 작은 ‘꽃보다 아름다워라’라는 글씨를 종이에 쓴 뒤 이를 동일한 정사각형으로 등분해 여러 조각으로 잘라 새롭게 구성한 콜라주 하듯 붙인 것이 주를 이룬다. 여전히 먹과 한지를 재료로 하되 현대적인 조형성을 탐구하며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통합하고 조화시킨 것. ‘꽃보다 아름답다’는 내적인 의미는 갖고 있지만 먹의 조형만 남은 외적 형태는 서예적인 특징과 수묵화적인 아름다움이 결합돼 있다. 전시는 이달 24일까지.

가까운 적 감시하는 현안, 왜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했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치나 옹성을 성 밖에서 볼 때 위에서 아래로 길게 파인 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현안이라 한다. 성 밖 적군의 처지에서 보면 긴 홈의 맨 위에 상대방의 눈이 있으므로 ‘성 위에 매달린(懸) 눈(眼)’에서 ‘현안’이라 이름 지었다. 정약용의 현안도설을 참고하면 “현안이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의 부속적인 장치”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적병이 성벽 밑에 바짝 붙어 괭이를 가지고 구멍을 뚫어 성벽을 헐거나 사다리를 사용해 성을 올라와도 아군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니 어찌 방어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서 현안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라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로 미뤄 현안은 성벽 가까이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는 장치임이 분명하다. 현안도설에도 ‘적지부성(성에 붙어 있는 적군)’, ‘적도성하(성벽 아래까지 도착한 적군)’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현안은 성벽 가까이 있는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이 확실하다. 그런데 현안의 이런 목적과는 달리 실제 보이는 범위가 매우 멀다. 지난편에 시설물 유형별로 하나씩 계산한 결과 최대 가시거리가 5.1m, 8m, 12.3m, 13m, 13.8m, 14.5m로 나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거리다. 이 결과를 보고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현안의 목적은 성벽 가까이에 붙은 적을 감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했을까, 다른 하나는 왜 측면은 설치하지 않고 전면에만 설치했을까다. 이런 의문을 풀어보자. 먼저 왜 좌우 측면은 설치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현안의 주목적은 감시 사각지대를 관찰하기 위함이다. 거꾸로 말하면 사각지대가 아닌 곳에는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좌우 측면이 이 경우가 된다. 치성의 측면은 감시 체계가 이중으로 갖춰져 있다. 하나는 인접한 원성이 담당한다. 바로 옆의 원성에 있는 타구와 총안을 통해 돌출된 측면에 가까이 붙은 적군을 감시하거나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웃하는 맞은편 치가 담당한다. 돌출된 맞은편 치에서 감시와 공격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철성(凸城), 즉 치를 돌출시킨 목적이다. 현안도설에도 “치가 서로 마주 보게 돼 있어 탄환이나 화살이 서로 미칠 수 있으므로 적병이 감히 성벽 밑으로 가까이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화성을 건설하기 200년 전에도 류성룡은 ‘일치포루 불수현안’, 즉, 포루가 하나 있으면 현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맞은편에 치가 있으면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포루의 당시 의미는 돌출된 치성과 그 시설물을 말했다. 따라서 정약용은 최종적으로 ‘전면에만’, ‘각각 몇 개씩’, ‘옹성과 여러 치성’에 현안을 두는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여러 치성이란 원성에서 돌출된 인공으로 만든 치성을 의미한다. 이제 왜 불필요하게 멀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설계를 했을까에 대해 살펴보자. 만일 현안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치, 포루, 적대, 옹성 경우에는 치성 위에 설치된 여장의 타구, 총안이 감시를 담당해야 한다. 공심돈의 경우에는 포혈(공안·空眼)이 맡는다. 공심돈의 경우 공안이 어느 정도 감시할 수 있는지를 계산해 봤다. 공심돈 공안의 본래 기능은 포를 쏘는 구멍이다. 하지만 어두운 내부에 빛을 받아들이는 채광창의 기능을 했고 그 구멍으로 공심돈 밖의 적군을 감시하는 기능도 했다. 화성사업소 서북공심돈 실측조사보고서에 실린 ‘공안의 응사각(應射角) 범위도’를 활용했다. 계산해 보면 성벽으로부터 11.5m 지점 바깥이 응사 범위가 된다. 이 말은 11.5m 지점 이내 공간은 응사 범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즉, 치성의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포를 쏠 수도, 적을 볼 수도 없다는 말이다. 치성 전면에 11.5m까지 감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타구, 총안, 공안으로는 치성의 전면에 감시할 수 없는 공간이 발생했다. 감시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정조는 현안을 눈여겨봤다. 성벽 바로 앞까지 접근한 적군을 감시하던 현안 기능에 먼곳까지 감시하는 역할을 추가한 것이다. 그것도 감시 사각지대인 11.5m까지 볼 수 있도록 현안을 만들었다. 이것이 현안 본래 목적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이유다. 서북공심돈은 전면 성벽에서 11.5m까지는 현안이, 11.5m 밖은 공심돈의 공안(포혈)이 감시를 분담하는 체계가 이뤄진 것이다. 멀리 볼 수 있게 설계한 자초지종을 알게 되니 잘못 복원된 점이 더욱 아쉬워진다. 잘못된 작은 부분이 현안의 감시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존재를 무시한 느낌이다. 정리하면 치의 측면에 현안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맞은편 치와 바로 옆의 원성이 감시와 공격을 이중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래 목적과 달리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한 이유는 감시 사각지대를 현안에 담당시켰기 때문이다. 현안에 대한 필자의 평가는 이렇다. 현안은 돌출된 치의 전면에 설치한 “돌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치와 같다”고 평가한다. 치 한 개와 맞먹는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현안의 전면 설치 이유와 역할 추가에 대해 살펴봤다. 감시 사각지대까지 담당할 수 있게 가시권을 확장한 현안을 보면서 류성룡과 정조의 지혜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가을철 관절건강… 10분 모닝 스트레칭과 찜질·수분 섭취로 관리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피부와 안구 등에 건조함을 느끼기 쉽다. 관절도 예외가 아니다. 관절염이 심하지 않아도 아침에는 무릎, 발목, 허리가 뻣뻣해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삐걱거리면서 통증의 신호가 온다. 대게 한두 시간 뒤에는 사라져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는 가을에 기온이 낮아지면서 관절과 주변 조직의 혈액순환이 감소하고 움직임이 없이 잠들어 있는 동안에 근육, 인대 등의 구조물들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은 “관절은 기온과 습도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증상은 이유가 다양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 붓기 등과 함께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 시작의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관절염은 가을부터 한겨울이 지나기까지 기온이 낮을수록 관절의 유연성이 줄어들고 통증이나 부기가 심해진다. 이러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바로 일어나지 말고 5분~10분간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따뜻한 콩주머니나 핫팩으로 관절을 찜질하고 마사지하면 경직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통증이나 뻣뻣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관절의 건조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관절 주변에서 윤활의 역할을 하는 활액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활액은 관절의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여 관절의 건강을 돕는다. 권오룡 병원장은 “무릎의 뻣뻣함과 통증이 지속된다면 히알루론산 무릎 주사가 효과가 있다.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은 원래 우리 몸 관절 안에 존재하는 물질로 관절의 윤활제 역할을 하는데 주사치료로 보충을 해줌으로써 퇴행성관절염이나 관절의 경직이 있는 경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도와준다”고 전했다. 관절염은 대부분 무릎에 생긴다. 무릎은 체중을 지탱하는 주요 관절로 관절의 면적이 넓고 일상적인 활동에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다 보니 연골의 마모와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기 쉽다. 관절염은 50대 이후 중년의 여성에게서 발생률이 높은데 쌀쌀한 아침 관절이 뻣뻣하고 무릎에 미약한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관절염 조기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관절 건강을 유지하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무릎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적절한 체중유지, 무릎 주변 종아리, 허벅지 등의 근육을 단련하여 관절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키고 유연성을 높이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권오룡 병원장은 “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되기 시작하면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조직이기 때문에 완전치유가 어렵다. 특히 갱년기에 접어드는 50세 이후 중년의 여성은 무릎의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개인 상황에 맞춘 관절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특별전 [전시리뷰]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친필초고본이 수장고에서 나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지난 10월 8일부터 제2전시실에서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특별전’을 통해 소장품을 대중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연암(燕巖)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 친필초고본과 저작류 32종 83책을 선보인다. 친필 초고본은 전국에서 단국대만이 유일하게 보유 중이다. 박물관은 연암 연구와 자료 수집에 전 생애를 바친 연민(淵民) 이가원 선생의 기증 덕분에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10종 20책을 소장하게 됐다. 전시는 그 제목처럼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를 통해 관람객들은 열하일기의 시작부터 동행하면서 수도 없는 수정과 개작을 거친 그의 문학세계가 어떻게 세상과 접점을 만들어가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열하일기’는 조선후기 대문호이자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중국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특별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엮어낸 연행 일기다. 당시 박지원은 그가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청나라의 모습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지식인들과 나눴던 대화를 생동감 넘치는 필력으로 남겼다. 현재 열하일기의 필사본은 30여 종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본(異本)들 가운데 초고본 계열은 열하일기의 첫 원고에 가까운 자료들로서, 최초의 열하일기가 어땠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이는 친필 초고본은 그간 삭제되거나 수정돼 온 여러 버전의 이본들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그 원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열하일기 최초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행음청’과 ‘연행음청록’이 눈길을 끈다. 특히 ‘연행음청’은 박지원이 중국 사행을 떠나기 전의 43일간 써내려간 기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문장가로서의 연암 뿐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저술도 엿볼 수도 있다. 연암이 면천 군수 시절 조선후기 농업문제에 관해서 쓴 개혁론인 ‘과농소초’, 수령이 해야 할 일을 고찰하는 ‘면양잡록’ 속 ‘칠사고’ 등엔 그의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다. 특히 박물관 측은 전시된 문서들을 유리창 속에만 가둬놓지 않았다. 전시 공간에 디지털 액정화면 패드 속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표지부터 페이지별로 박지원 고유의 숨결이 살아있는 필체를 관찰할 기회인 셈이다. 전시를 기획한 기수연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찾는 방문객들이 연암 박지원의 통찰력과 지혜가 담긴 저술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그의 사유와 열정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청심환·공진단, 수능 만병통치약?... 안전한 복용법 알아보기

수능을 2주일여 앞두고 수험생들의 기력을 보강하기 위한 각종 한약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청심환과 공진단 등 한약을 무작정 구입해 복용하면 컨디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반드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수능 전날이나 당일 청심환이나 공진단 등을 주의 없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급하게 복용하기보다 신체 반응 등을 살펴보기 위해 수능일 1~2주 전부터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미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청심환(우황청심환)은 천왕보심단 등과 함께 수험생의 긴장완화에 좋은 대표적인 한약으로 알려져 있다. 청심환과 천왕보심단은 안정감을 가져다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심환은 주로 빠른 시간에 효과를 보기 위한 응급상황 시 처방하며, 천왕보심단은 장복이 가능한 심신을 보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청심환(우황청심환)은 신경 안정과 근육의 긴장 완화, 스트레스성 두통 및 불면증 개선 등의 효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중풍 등 뇌질환 발병 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 천왕보심단 역시 안정 효과를 위해 수험생들에게 추천되는 한약 중 하나로, 불면증, 불안 등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며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 협회 관계자는 “긴장이나 항진이 없는 상태에서 청심환(우황청심환)을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고, 천왕보심단 또한 설사,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수능을 망쳐버릴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습능력 향상과 면역력 강화의 효능이 알려진 공진단도 집중력을 높여 장시간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고 피로에 지친 몸을 빨리 회복시켜주는 효과가 있지만, 오남용할 경우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복용을 위해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내 몸에 맞는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며 “수능을 앞두고 유독 긴장이나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수험생은 한의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청심환, 천왕보심단, 공진단 등의 한약을 수능일 1~2주 전부터 미리 복용해 본 후 적절한 시점부터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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